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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인국(小人國) 열전(列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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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5.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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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人國[소인국] 列傳[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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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람의 반대로 작은 사람에 관한 기사도 역대 사기의 중에 가끔 나옵니다. 支那[지나] 고대로부터 侏儒[주유]니 僬僥[초요]니 하는 그 조그만큼씩 한 종족에 관한 전설이 일반에 믿어져서,<後漢書[후한서]> 東夷傳[동이전]에 東沃沮[동옥저], 대개 시방 우리 함경도로부터 間島[간도] 방면에 걸치는 반도 옛 나라의 동방 해중에 女國[여국]이 있어 남자가 없고, 그 나라에 神井[신정]이 있어 그 우물을 들여다보고는 아이를 배어 낳으며, 女王國[여왕국]으로부터 동방 四[사]천 리를 내려가면 侏儒國[주유국]이니, 사람의 키가 三[삼], 四[사]척이니라 하는 기사가 있는 터입니다. 侏儒[주유]라 함은 본래 난장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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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列子[열자]> 湯問篇[탕문편]에는 중국에서 동으로 四○[사공]만리 되는 곳에 僬僥國[초요국]이 있으니, 사람의 長[장]이 一[일]척 五[오]촌이니라 하고, <史記[사기]>의 仲尼世家[중니세가]에는 僬僥氏[초요씨] 三尺[삼척], 短之至也[지단지야]니라 한 기사가 있읍니다. 정사 아닌 소설의 중에는 이 侏儒[주유] ‧ 僬僥[초요] 따위 꼬맹이 사람이 바람에 불리기도 하고, 비에 곁묻기도 하고, 중국으로 날아와서 떨어진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있읍니다. 이를테면 <述異記[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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魏[위]나라 시절에 河間[하간] 땅 王子元[왕자원]의 家[가]에 우중에 小兒[소아] 八[팔], 九枚[구매]가 뜰에 와서 떨어지니, 長[장]이 六[육], 七[칠]촌쯤 되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저희 집은 河[하]의 동남에 있더니 바람에 날려서 그대 집 뜰에 떨어졌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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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는 것 같음이 그 일례입니다. <三才圖會[삼재도회]>에는 동해상에 靖(정)이라하는 小人國[소인국]이 있어 長[장]이 九[구]촌이니, 海鶴[해학]이 잘못 알고 찍어 삼키는 일이 있으므로, 밖으로 나오려면 반드시 떼를 짓는다 하는 좀 심한 이야기조차 있읍니다. 일본의 선주민은 시방 아이누인데, 아이누리보다도 앞서서 그 땅에 거주하는 인종에 코로포쿠루라는 종족이 있었음을 아이누들이 전하니, 이네는 몸이 어떻게 작던지 비올 때에는 근대 (蕗[노]) 잎사귀 하나 밑에 二[이], 三○[삼공] 인씩 들어서서 비를 긋고, 타민족과 싸울 때에는 敵人[적인]의 가랑이 밑을 드나들고, 어깨 위로 오르내리면서 神出鬼沒[신출귀몰]한 짓을 하여, 무섭기보다 귀찮기가 짝이 없었다는 옛말이 내려옵니다. 코로포쿠루란 것은「근대 잎사귀 밑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希臘[희랍] 신화에 Pigmies 라는 난장이 종족이 있어 그 신장이 十三吋[십삼촌]밖에 아니 되니, 이 피그미라 함은 希臘語[희랍어]에 「한 토막 팔뚝」이라는 뜻을 取[취]한 이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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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족은 나일 강 水源池[수원지]에서 살았다 하기도 하고, 인도 지방에 있었다고도 하는데, 호머의 적은 것을 보건대, 겨울이 되면 鶴[학]이 이 피그미 인의 국토로 옮겨와 사는데, 이 학의 떼가 옴은 피그미 인에게는 전쟁 개시의 通寄[통기]와 같으니, 왜 그러냐 하면 그네의 밀밭을 보호하기 위하여 군대를 소집하지 아니치 못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 피그미 인과 학과의 싸우는 광경은 여러 가지로 예술상의 재미있는 제목이 되어 있음은 사람들의 아는 바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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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歐[북구] 신화에는 알프 아임의 종족이 또 꼬맹이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결국 한 신화 전설에 그치는 것이지마는, 정사 중에 一代[일대]의 명인으로 위인이 短小[단소]하여 가지가지 삽화를 남긴 기사도 수북하게 있음은 무론이요, 또 <宋史[송사]> 五行志[오행지]에는 孝宗[효종] 乾道[건도] 五[오]년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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潮州城西婦孕過期[조주성서부잉과기], 產子如指大[산자여지대], 五體皆具者百餘[오체개구자백여], 蠕蠕能動[연연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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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라 하는 것 같은 초기괴적 사실이 기재되어 있읍니다. 또 태아, 또 기형 태아의 말린 것 같은 것을 실제에 있는 소인종으로 오해한 예로 <酉陽雜爼[유양잡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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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章武[이장무]란 이가 人腊(인석)을 가지니 長[장]이 三寸許[삼촌허]에 百骸[백해]가 다 구비하니, 사람들이 말하기를 僬僥國人[초요국인]이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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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과, 元末[원말]의 陶宗儀[도종의]가 그 自著[자저]인 <輟耕錄(철경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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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正乙巳[지정을사] 秋[추]에 平江[평강] 땅 金國賢[김국현]이란 이가 人腊[인석]을 가지고 팔거늘, 나도 하나를 사니, 長[장]이 六寸許[삼촌허]에 口耳目鼻[구이목비]가 사람과 다름 없고 또한 髭鬚頭髮(자수두발)이 있어 臀下(둔하)에까지 덮이니, 그 털이 다 황색이러라. 전하는 말은 至元間[지원간]에 외국으로부터 世祖皇帝[세조황제]께 진상한 것을 어느 공주에게 하사하였더니, 未幾[미기]에 죽으매 臟腑[장부]를 빼고 다른 물건을 집어넣어서 말린 것이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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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등은 다 태아를 말린 것일 줄 우리는 생각합니다. 또 支那[지나]에서는 큰 가물은 魃[발]이란 귀신이 세상에 나와서 재앙을 퍼뜨린다 하여, 사람이 자꾸 괴상한 기형아를 낳으면, 이것을 魃[발]이라고 잡아 없애던 예가 <史記[사기]>에 더러 있읍니다. 이것이고 저것이고 간에, 고대의 인민은 말하자면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부터 세상에 엄청난 큰 사람도 있는 동시에, 엄청난 작은 사람도 있음을 심리적으로 확신하여서, 이로부터 종종의 상상적 비약이 나왔음은 대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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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엄청나게 힘이 센 이, 걸음이 빠른 이, 살빛이 이상한 이, 더욱 백인(센둥이) ── 피하의 색소가 부족하므로 생기는 이른바 선천성 白皮症[백피증]의 사람, 또 남녀추니 ── 一身[일신]에 남녀 양성을 겸한 이른바 半陰陽人[반음양인] 내지 天閹[천엄](내관), 實女[실녀](고녀), 또 전에 약간 말씀한 남녀가 성을 바꾸는 이 등 여러 가지 기형인 ‧ 변태인들은 그것이 우리의 평상한 형태와 어그러지는 의미에서 죄다 사람인 채로의 괴물입니니. 여기 誇張[과장](엄살)과 상상을 더하여 얼마만큼 재주를 부리면 가지가지의 신기 妖異[요이]한 물건이 쉽사리 생겨날 수 있음을 앙탈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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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람의 마음에 자리를 잡고 내려와서 시방 와서는 다만 그림자로 남아 있기도 하고, 혹 오히려 보금자리를 그냥 가지고 있기도 한 여러 가지의 요괴 신령이란 것의 내력을 밝히려 하면, 그야 물론 여러 방면, 여러 각도, 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두루두루 쑤시고 파고 바르집어야 할 것이지요마는, 이러한 요괴 신령의 중에는 특별히 그것들의 가진 형상은 사람의 배냇병신, 특별히 태중에서 나온 기형아의 기괴한 相貌[상모]를 보고, 그것을 잡아 늘려서 만들어 낸 것이 많으리라 하는 一[일] 고찰을 여기서 우리가 시험삼아 말씀해 본 것입니다. 기독교의 성경에는 하나님이 당신을 본으로 하여 사람을 만들었음을 말해 있읍니다마는, 이와 한가지의 논법이라 할지, 여하간 우리의 요괴 신령의 형태 내지 성질은 실상 사람의 어느 종류, 또 부분, 특별히 배냇 병신의 그것, 곧 人妖[인요]의 유를 모본으로 하여 만들어 낸 것이리라 함을 추상한 것입니다. 大方家[대방가]의 꾸지람하여 바로 잡아 주심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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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八年[일구삼팔년] 五月三日[오월삼일]∼五月二六日[오월이육일] 每日申報[매일신보]>
【원문】소인국(小人國) 열전(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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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3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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