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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오랜 옛날! 까마귀 한 마리가 공작새 기죽지 털을 다섯,여섯 개 얻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자기의 시꺼먼 기죽지 사이에다가 꽂고 산속으로 날아가서 여러 새 들 앞에 가서 자랑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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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새들은 참말 그 깃이 아름답고 훌륭한 데 놀라며 칭찬을 한 후에 드디어 까마귀를 새들 중의 임금님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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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까마귀가 새로이 임금님이 된 잔치를 크게 벌이고 모두 춤을 추는데 까마귀 임금도 같이 춤을 추다가 그만 그 훌륭한 털이 모두 빠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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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니까 여러 새들이 그때야 속은 줄 알고 모두 분해서 달려들어 까마귀를 물고 쪼아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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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지금은 참말 공작새가 어디서인지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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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떠냐? 내 날개야말로 훌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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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공작새는 부채같이 무지개같이 그 예쁜 날개를 활짝 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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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러 새들은 까마귀에게 한번 속아본 뒤임으로 그렇게 쉽게 공작새 말을 믿지 못하고 모두 의심스럽게 보고 있는데, 그중에 눈 큰 ‘올빼미’가 있다가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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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놈도 우리를 속이는 거짓말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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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러 새들은 전과 같이 우르르 몰려들어 공작새를 물고 쪼아서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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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제4권 제2호,192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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