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울 십일월도 이처럼 다정한 적이 있더란가
3
종로 공기도 이렇게 가슴 넓히는 적이 있더란가
4
하, 하, 하, 웃음에 주름살이 피이어 하늘이 웃죽 물러선다
5
미끄러지듯 전깃불 밑으로 기어가는 택시 안에 정다운 둘이 내어다보고
6
조그만 놈이 종종 걸어 흘깃 눈으로 스치니
7
우리의 여왕은 주황빛 외투깃을 검은 목도리 우로 세우는구려
8
─ 덴 가쓰는 잡탕에 돈이 들어 팔보탕 정도더라
10
동무의 모자도 덮지 않은 머리가 제멋으로 너벌거렸다
11
길잡이야 우리의 길을 훨씬 돌음길로 잡아라
12
아스팔트 우에 우리의 걸음이 너무나 가비여우니
13
세 갈림길이 하나 닥치고 보면 돌아서기도 어려우리라
14
저 건너서 시시덕거리는 양복축들은 어우러져 춤이라도 출까보다
15
향료 바른 것처럼 아른한 감각이 살결을 지진거리니
16
가벼운 배에 따끔한 커피가 내 피를 온통 울려냈구나
17
꾿나잍 좋은 꿈 꾸소 대문을 콩콩 뚜드리시오 ─
18
자 ─ 우리도 여기서 동으로 서으로 손을 나누세 ─
19
……아차 하마터면 공연한 앞엣사람의 어깨를 칠 뻔했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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