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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과 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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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7월
김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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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登山[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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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 靈氣[영기]를 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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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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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의 극빈자인 우리에게도 何休[하휴]라는 月餘[월여]의‘뽀너스’가 연 일차는 도라온다. 귀한 이 기회를 어찌 쓸까 이것이 6월만 잡아들면 우리 머리속에 떠오르는 복된 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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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못한 공부를 흠씬 해보자! 우등학생의 심리다. 실컷 잠이나 자자! 나 같은 잠팩이의 꿈꾸는 복락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무방타. 그러나 혹 책을 읽거나 또 잠에서 깨여 분방한 청춘의 형기가 벼룩같치 서물대면 어찌할까? 싸질머지고 가자! ‘乾坤有意生男子[건곤유의생남자]’를 불러 가며 수리같치 뜬 구름같치 떠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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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듸로 갈까를 뭇는가? 들도 좋다. 물도 좋다. 그러나 산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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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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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왜 가느냐?”나는 ‘산 미치광이’라는 내 별명을 지어준 우리집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흔이 듣는다. 사실 대답할 말이 없다. 하로 종일 아니 有時乎十數日[유시호십수일]을 도라다녀 와야 소득이란 상처, 빈 밥통, 깜아진 상판 이런 것 뿐이다. 무엇 하나“이때문에 갓다 왓소”하고 내놀것이없다. 억지 兼[겸] 眞情說吐[진정설토]로“그저 가고 싶어 갓다 왓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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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가의 등산 목적은 대개 功利[공이]를 초월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철학적 비판 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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泉流[천류]의 淸冽[청렬]·공기의 청정·끗모를 조망·산새의 노래·숭엄·幽閑[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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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내 심령의 갈구하는 배요 이 갈구를 오즉 산악이 채워줌으로 나는 산을 그리워하고 산을 차저가는 것이다. 그래도 구태여 등산의 고리를 묻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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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산은 위없는 운동이라 藥石[약석]없이 그대 몸이 든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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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결·호방·대담·침착·剛毅[강의]의 심성을 기르랴거든 산에 오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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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史實[사실]을 城纍성류]와 祠宇[사우]에 임하야 실지로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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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식물·지질·지리·천문·광물연구자도 산에 아니 오르면 井中蛙[정중와]를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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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詩囊[시낭]이 가법거든 산에 오르라 文藻[문조]가 말랏거든 산에 오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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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졸부를 꿈꾸거든 산에 오르라. 발뿌리에 채이는 한덩이 돌이 일확천만금의 그대의 꿈을 실현케 할 것이다. 그러나 부대 「登山日報[등산일보]」의 발간을 잇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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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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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용이 아름답지 아니할 때가 어이 잇스랴? 四節[사절]의 미가 각기 다르니 오를 수만 있스면 사절 곱집어 팔절도 오히려 부족타. 왼만한 산이며 춘추가 좋다. 遊山[유산]도 이때가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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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山[동산]은 오르기가 곤란타. ‘스키 ―’술 같은 것을 응용치 않고는 거의 불가능한 편이 만타. 큰 산은 역시 여름에 올라야 한다. 세계적 高岳[고악]이 답파된 것은 대개 이 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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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에 대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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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回程[회정]할 수 잇는 정도의 등산이면 별 준비가 없어도 좋다. 輕裝[경장]으로 한두 때 먹을 것만 메고 나서면 족하다. 그러나 일주일 이상 수십일씩은 數月[수월]을 요할 본격적 등산이면 이에 대한 충분 주밀한 준비가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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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강문제;등산자의 건강이 그만한 노고에 견델 만하여야 한다. 다소라도 몸이 허약커든 장기의 등산은 피하라. 인적 끊어진 곳에서 불행이 병이 나면 자신도 괴로우려니와 동반의게 더없는 누가 된다. 평시에 섭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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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먼저 오를 산악에 대한 문헌을 읽어 그 산에 대한 역사적 혹은 문학적 흥미를 길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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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수품을 충분히 준비하여야 한다. 일단 산에 든 후엔 휴대품 외에 아모것도 구할 수가 없다. 대상 휴대품의 목록을 만드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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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복 (카 ― 키색 상하·등산모 내의 二三襲[이삼습]·脚絆[각반]·短襪[단말]·장갑·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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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의 (간단한 ‘레인콭’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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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구 (털내의 한 벌‘스웨터 ―’. 털담뇨도 필요하나 짐이 되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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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낭 (모든 것을 담을 만한 것 防水布製[방수포제]를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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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登山杖[등산장] (혹 없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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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화 (농구화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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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합(군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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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登山鍋[등산과] (앨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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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통 (절대로 필요 큰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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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저와 알미늄제 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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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登山刀[등산도] (囊刀[낭도]여든 든든하고 큰 것을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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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小鉅[소거] (없어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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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斧[산부](필요가 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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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쿱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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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등과 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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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중전등 (전지를 습하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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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계·가위·종집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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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품 및 화장품 (앨콜·소화제·해독제·외용약〈옥도정기·맨토레담·암모니아수등〉·붕대·탈지면·제충약·모기약·비누·치솔과 치분·면도·면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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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二白萬分之一里程地圖[이백만분지일리정지도]. 五萬分之一地形圖[오만분지일지형도] 〈오르랴는 산의 지도는 절대로 필요하다. 떠나기 전에 미리 구하야 山勢[산세]와 里程[이정]을 조사하고 대강의 노정기를 작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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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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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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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 ㅍ (Rope) (登岩[등암]시 절대 필요 등암을 아니 하랴면 짐이 되니 휴대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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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細麻蠅[세마승] 20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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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필 (혹 원고지와 봉투 외에‘잉크’와 만년필 ‘스켓치뿍’같은 것은 취미유무에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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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기(코댁이 좋다. 원판을 앗겨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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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료품 (中路[중노]에서 전연 살 수 없는 곳이면 회정까지의 것을 전부 가지고 가야한다. 적어도 예정일수 보다 2일분의 여유는 잇게 하라. 구미와 체지에 따라 종류와 분량을 정하되 美食[미식]보다 滋養[자양]에 치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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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막 (노숙을 하랴면 없지 못할 것이다. 왼만한 산에는 대개 사찰이 잇서 밤을 드샐 수 있다. 먼저 지도로 사찰 유무를 상고하라. 천막은 ‘로ㅍ’와 함께 큰 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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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견고·정확한 것) · 서적(무게 적은 1, 2권이면 족하다. 시집·기행문 등이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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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자 (건강·취미·체력이 비슷한 3인단이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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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에 대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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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떠나기에 임하야 다시 한번 물품목록을 보며 휴대품을 상고하라. 그러나 모든 것을 중량을 적게 하야 짐을 들 되게 하라 것이다. 힘 過[과]하게 지고 떠나면 중로에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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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비는 가지고 도라올 량 치고 넉넉히 가지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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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떠난 후 특히 건강에 조심하라.(과식치 말고 편히 덥게 자고, 물은 가려 먹고 征露丸[정노환] 같은 것을 식후 2, 3개식 복용하면 좋다. 발이 부릇거든 하로 길이 끗나는 대로 정이 씻고 부르튼 곳을 실바눌로 뀌여논 후 옥도정기를 바르되 실은 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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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머 급히 멀리 것지 말라. 徐徐不息[서서불식]·침착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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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登岩[등암]은 장쾌하나 목숨을 걸고 하는 모험이라 자신잇는 곳 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미리 이 방면의 서적을 읽고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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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독사와 맹수를 조심하라.(獸患[수환]보다 蛇患[사환]이 크다. 부대 脚絆[각반]을 든든이 치고 두터운 장갑을 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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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산물은 유세가 급하니 비 온 뒤의 越川[월천]을 조심하라. 서로 줄을 부뜰고(혹은 매만 잘 되면) 적은 아동은 허리를 들어 밀어주면 제가 그처럼 간 줄 알고 아주 조와한다. 그래 자미가 잇서 대고하는 중에 크로을의 打足[타족]만은 알게 된다. 그 담은 허리쯤 차는 수중에서 팔 헤는 법을 가르키며 고개를 돌리여 호흡법을 연습식힌다. 타족만 잘 해도 몸이 뜨고 잘 가는데 손동작이 된다면 숨 안 쉬고도 열간 쯤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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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담 숨을 쉬고 연습만 잘 하고 말만 잘 들으면 일주일쯤 배와서 漢江[한강] 왕복하는 소청년을 종종 보게 된다. 크로을이 어지간이 되거던 平泳法[평영법] 橫泳法[횡영법] 潛水法[잠수법] 飛込法[비입법]을 하나식 가르친다. 육상에서 많이 동작연습을 식힌 후 준비운동 겸 수영만 잘 한다고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물론 지도할 것이요. 구조법일라던지 운동상식에 대한 것을 가르침은 수영 배우는 자를 아니 인간을 위하는 것이라고 밋는다. 또 결코 과로하도록 연습식히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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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중 춥다던지 입설이 파래지거나 소드럼이 나면 상륙식혀야 된다. 쓸데없이 물에서 오래 이것 놀 아님을 알게 하며 수영위생에 대한 상식을 엄수할 것이다. 예를 들면 수영전후의 식사라던지 준비운동 수면 휴식 기타 병에 대해서도 또 수영으로 일어나는 일사병이라던지 쥐나는 것에 대한 구급처치의 방법을 알릴 필요가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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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영을 하면 안될 간질병 뇌빈혈 및 뇌충혈이 잘 일어나는 사람 심장이나 폐병 각기 치질 감기로 열이 높흔 자 취한 자 등이 수영함은 불가하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릴 필요가 잇다. 끗흐로 주의할 것은 바다에서 수영을 배운 자가 강이나 호수에 와서 갑작이 뎀벼들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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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에의 자기 실력을 밋고 처음으로 헤면서 그 정도로 할 것은 아니다. 수영 중에는 언제던지 머리에 물이 안말르도록 종종 물에 적실 일이다. 자신없이는 깊흔 데 가지 말 일이요 빠진 사람을 함부로 들어가 헤염처 건지지 말 일이다. 둘이 다 ― 죽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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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약하고도 강한 것이요 다정스러우면서 냉정하고 온순하지만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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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央[중앙]」2~7호, 1934년 7월 1일 所收[소수])
【원문】여름과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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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 여름과 등산 [제목]
 
  김상용(金尙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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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4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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