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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신보의 창간에 즈음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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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5.1
여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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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보》의 창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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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의 해방 이래 8개월여 이제‘독립’의 제호를 붙인 신문의 발간을 보게 된 것은 오인(吾人)에게 심심한 감개를 품게 하는 바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혁명기에 특유한 격동과 혼란의 8개월여의 과거를 다시금 냉정하게 회고하게 하며, 이 시기에 우리의 공적과 죄과를 다시금 돌아 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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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범속의 안목에는 단순한 기적과 비약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사에 기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약이란 필연의 제 과정의 압축된 경우를 의미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8·15해방이 주로 외적 노력에 의하여 재래(齎來)된 것이라면 이에 적응할 우리의 주체적인 요건의 성숙이 내적으로 압축된 과정에서나마 반드시 전취되어야 할 것은 필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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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이래 우리 민족 사회의 모든 정치적 혼란의 제 현상을 우리는 이 필연적인 자기성숙을 위한 진통의 표상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8·15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직 8·15를 향하여 막 달리고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8·15의 현실적인 골(goal)에 들어가기 위하여 아직도 우리에게는 주파하여야 할 일정한 거리가 남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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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제호로 하는 이 신문은 첫째로 민족의 전도에 남겨져 있는 이 주파거리에 대한 정당한 자각의 반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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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이래 우리민족에게 곤란을 가져온 주요 원인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적 재건을 위한 국제민주주의의 우호적인 원조가 미소(美蘇)가 공동으로 진주하는 형태를 취하였다는 점에 있음을 우리는 솔직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사의 금일의 정세는 일 국가 일 민족의 문제가 고려적인 해결의 방향을 취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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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반면에 여하한 국가 여하한 민족에도 성자적 박애주의를 고취할 만큼 세계는 여유에 충만되어 있지 않으며, 또 여하한 국가 여하한 민족에게도 의타적인 구제에 희망을 둘 만큼 나태의 권리가 부여되어 있지 않은 것을 우리는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통일 불가분의 조국건설을 지향하고 《독립신보》가 금일 조선에 탄생되는 이유를 우리는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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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독립신보》는 조국의 독립을 위한 신문인 동시에 또한 동시에 언론의 독립을 위한 신문이 될 것을 우리는 기대한다. 금일 조선과 같이 첨예한 정치정세에서 언론의 존귀한 사명이 독자적인 창의와 공정불편한 견지에서 확보되고 실현됨은 용이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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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나 무색투명의 공정이 본질적으로는 왕왕 대중의 자연생장성(自然生長性)에 대한 추구와 보수적인 현실파악에 대한 아부에 떨어지기 쉬운 경향을 고려하고, 그 반면 언론의 지향성에 대한 기계적 인식이 흔히 언론의 소아병적 당파성에 대한 안일한 영합에 떨어지기 쉬운 경향을 경계할 때에 진실한 언론 독립의 과제는 그 실천의 구체면에서 수많은 곤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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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독립신보》가 조선 언론의 민주적 재건을 위한 전열에 참가함에 제하여 특히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연구와 정진이 있기를 열망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언론에 부과되는 본래적인 공정한 정신을 혼연히 조화하여 민주주의 조선재건의 전선에《독립신보》의 기치가 찬연히 빛나기를 우리는 심사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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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바로미터인 것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공정하고 광범한 시야와 눈앞의 소리에 구애되지 않는 투철한 전망에서 평가되는 확고부동한 신념으로서 전 국민이 한가지로 신뢰할 수 있는 보도를 제공하고 당파와 주장의 장벽을 넘어 민족 전체의 동향이 그대로 반영되고 금일과 명일을 종합하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포착되는 민족의 이익이 그대로 반영되는 신문, 이러한 신문이 되기를 나는《독립신보》에 기대하는 바이다. 평소에 신뢰하는 동지들이《독립신보》를 일으킴에 제하여 고문의 영예를 보내준 호의에 답하여 소감의 일단을 피력하는 바이다.
 
 
12
( ─《독립신보》, 1946년 5월 1일)
【원문】독립신보의 창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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