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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과 연말(年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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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12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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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年末[연말]
 
 
2
은행 잎사귀가 황금 비늘처럼 내리덮인 뜰에는 아침마다 찬 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살얼음 잡힌 강물 위로 쌀쌀한 저녁 바람이 스쳐 지날 때마다 그윽한 숲 속에서 까치가 구슬피 울부짖습니다. 잎 떨린 감나무 가지마다 새빨간 감이 도롱도롱 매달리어 머지않은 운명을 슬퍼하는 듯하고 기러기 울고 지나는 쓸쓸한 달밤에 오동잎이 하나씩 둘씩 떨어집니다.
 
3
벌써 첫눈이 내렸습니다. 더 높은 국화꽃의 희미한 향내가 하늘 끝까지 사뭇 찼습니다. 이리하여 겨울이 오고 금년이 또 저물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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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봄의 새싹과 같이 우쭐우쭐 커 가는 사람, 자라가는 사람이거니 살을 에어 갈 듯이 추운 날에도 펄펄 내리는 눈 속에서라도 씩씩하게 뛰어 놀며 춤추고 운동하는 가장 용감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5
그리고 고요한 밤에는 새끼도 꼬고 신도 삼으며 공부도 하여야겠습니다. 겨울이라 하여 병신같이 들어앉았을 때가 아닙니다. 해 있을 동안은 반드시 밖에 나가서 추위와 싸워 견디는 힘과 대항하는 힘과 싸워 이기는 힘을 길러야 하고 기나긴 밤에는 손이 부르트도록 부지런히 일하고 책상 머리에 앉아 열심으로 공부하여 독서에 재미 붙여 속으로 겉으로 똑같은 힘을 지어 가야겠습니다.
 
6
다른 동물들은 모두 땅 속과 깃 속에 숨고 모든 식물은 죽은 모양으로 있으되 우리 조선 소년은 다른 때보다도 겨울에 더 몸이 빙산같이 튼튼히 자라나고 마음이 눈같이 깨끗이 커 나며 아는 것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한 해 두 해 겨울과 연말을 보낼 적마다 새 봄의 나라를 세울 일꾼으로서의 있어야 할 것들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영원히 봄나라를 우리의 것이 되게 하는 한 길이며 해마다 겨울과 연말을 맞이하는 우리로서의 반드시 깨달아야 할 깊이 느껴야 할 생각입니다.
 
 
7
〈《어린이》6권 7호, 1928년 12월 송년호, 편집인〉
【원문】겨울과 연말(年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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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과 연말 [제목]
 
  방정환(方定煥) [저자]
 
  어린이(-) [출처]
 
  1928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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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