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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2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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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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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언젠가 소설이란 문학적 형식은 잡음이 가장 많이 섞일 수 있는 장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소설의 생활이란 뜻이고 번잡한 시정과 항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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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이론적으로 따져서 말한다면 소설은 시민 사회의 가장 전형적인 문학 형식이라는 뜻으로도 된다. 사회와 인간이 복잡화하고 분열되어 직업은 전문화, 기계화하여 인간성은 왜곡되고 모든 것이 뒤엉켜 있는 세태 풍속의 혼란한 누적 가운데서 진리의 보물을 찾는 것이 소설이다. 시는 개인과 집단이 원시적으로 통일되어 그 곳에서 사람의 감흥이 흐를 때 곧바로 음률로 표현화할 수 있던 시대의 산물이고, 소설은 화폐가‘충실을 불신으로, 애를 증으로, 미덕을 악덕으로, 노복을 주인으로, 주인을 노복으로, 무분별을 분별로, 그리고 분별을 무분별로’전환시키는 지극히 복잡한 사회적 시대에 발달한 예술 형식이다. 시가 새로운 양식에 의하여 개조되지 않으면 갱생될 수 없다는 것도 이것을 말함이며 소설이 현실 사회의 격렬한 분열과 모순의 반영을 회피하는 곳에 유지될 수 없다는 것도 이것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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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이효석 씨를 예로 든다면 이씨는 소설을 이끌고 시정으로부터 들과 산으로 나갔다가 헛되이 낙엽만 밟고 실패한 작가이다. 씨의 최근의 수작(數作)은 다시 시정으로 도로 돌어온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은 좋으나 아직 시야를 넓혀 항간에 몸을 붙이지 못하고 도중에서 다방을 기웃거리는 느낌이 있는 것은 유감이다. 「장미 병들다」를 보면 군데군데에 이러한 소심한 악취미의 향락이 눈에 띤다. 활짝 옷을 열고 시민 사회의 와중에 몸을 던지라. 이러한 속에서 이효석 씨의 장래는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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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대의 작가로는 예컨대 박태원 씨를 들어도 좋다. 씨는 작가 생활의 심리적 천작에서 고(故) 이상과도 친근할 듯하다가(씨의 구보의 일기 등의 일 계열) 단연 몸을 떨쳐 천변 부근으로 소설을 유도하는 데 의하여 일보 전진한 작이다. 그 뒤 「수풍금」,「성군(星群)」등에서 다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얼치기 세계를 헤매는 느낌이 없지 않으나 씨는 다시 「천변풍경」에서 재출발해야 할 작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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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38년 2월 15일, ‘고기도(cogito)’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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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천(金南天) [저자]
 
  193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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