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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투철한 지성이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들고 저널리즘 위에서 자기 신장을 꾀하려는 데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아카데미즘이 민중과의 교섭을 상실하고 점차로 진리 유린과 학문 봉쇄의 성보(城堡)로 변신해 버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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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가 비평의 정신을 상실하여 학문을 대중의 계몽에서 보육하려는 진리 유지의 근본적 성임(聖任)을 망각해 버린 시대에 있어서 발랄한 지성이 합리적 정신에 의하여 자기를 파악하고 자기를 관철하려는 지향을 버리지 않은 채 저널리즘의 위에서 그의 행로를 구하였다는 것은 이 불행한 시대가 희미하게나마 아직도 긍지를 잃지 않았다는 하나의 표지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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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만인의 것이다. 지성이 만약 진리의 유지를 꾀하는 데서 자기를 보육하는 것이라면 그가 시사성과 일상성을 통화여 민중의 현실 생활의 속에 침투되어야 할 것은 이(理)의 당연한 바라 하겠다. 이리하여 지성은 넓은 사회의 가운데서 시련을 받고 이 기를 거쳐서 하나의 라디칼한 것의 파지(把持)에 도달한다. 이것은 발랄한, 생기 있는 현대적 지성의 내적 본능이 걸어가는 하나의 자기 행정(行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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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 최재서 씨가 지난 5년 동안에 험준한 문학적 현실을 걸어온 행정이 즉 그것이고, 지금 도달한 지점과 전 성과를 모은 것이 평론집『문확과 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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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 목차를 더듬어서 개개의 문장을 읽어 가면 씨가 아카데미즘에서 무엇을 들고 저널리즘으로 나와서 점처 어떠한 방향으로 지성의 신장을 꾀하였는지가 명료하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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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작품「현대 주지주의 문학 이론」「비평과 과학」「비평의 형태와 기능」등은 아카데미의 체취가 아직 남아 있는 노작이면서 동시에 최씨가 그이 해박한 현대 영문학에 대한 지식의 피력(披瀝) 속에서 현대를 구출할 지성에의 요망을 얼마나 안타까이 품고 있는가를 〇시(〇視)함에 족하다. 현대 영국의 지적 광명으로서 씨는 리챠즈, 흄, 엘리어트, 리드, 루이스 등을 면밀히 성찰하고 티보데를 돌아 보아 비평의 성능을 잡으려고 애쓴다. 이는 씨가 비평과 계몽이 지성의 내적 본능임을 깨닫고 점차 아카데미즘을 이탈하여 문학적 현실 족에서 자기의 위치를 설정하려는 자세로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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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씨는 「현대시의 생리와 성격」에서 김기림의「기상도」를 분석하고 이상과 박태원의 작품의 이해를 통하여 조선 문단의 주류 속에 몸을 던짐에 이른다 이상의 예술을 . 지적 각도에서 규정하여 그의 계보를 명백히 한 노력은 이 시기의 최씨의 가장 큰 공정에 속할 것이다. 이어서 씨는 이태준 등 현 문단 중견의 가운데로 널리 눈을 돌려 이 평론집으로 하여금 가장 흐미있는 수개의 작가론을 갖게 하였고 다시 현재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시적 노작에 대하여도 가치있는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았다.「시와 도덕과 생활」과「시단 전망」의 두 논문은 임화를 필두로 하여 모윤숙, 임학수, 조벽암, 이용악, 이찬, 장만영, 등의 시집과 시의 제 문제에 대한 의의 있는 고찰을 시(試)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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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씨는 몸을 우리 문학 가운데 묻으면서도 결코 지적 반성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구라파 정신의 장래와 인문주의의 거취를 살펴 보는 몇 개의 작품, 예컨대「지성 1옹호」와 「현대적 지성에 관하여」가 그것이고 다시 현대인의 문화적 교양과 지식의 윤리를 성찰해 본 것으로「취미론」「모랄론」「센티멘탈론」등 일 계열의 호(好)문장이 있다. 이 밖에 소설의 장르적 시론도 자미(滋味)난 것이거니와 단편집에 모은 단문도 간간히 지적하여 풍자와 역설이 묘미를 내어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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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책은 그 방면에 이미 정평이 높은 김용준 씨의 장정에 이원조 씨의 명쾌한 서문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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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공부하거나 문학에 취미를 갖는 분만이 아니라 널리 지적 긍지를 아직도 잃지 않은 현대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서 이 평폰집을 권할 수 있다. 이 책 한 권을 봄으로써 나는 우리 문학의 앞길을 낙관할 수 있다고 거듭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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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부 광화문통 210 인문사 진체〔振替〕경성 28633번 최재서 저『문학과 지성』4•판 303혈〔頁〕정가 1원 30전 송료 12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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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38년 7월 12일.‘신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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