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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8
심훈
1
남가일몽
 
 
2
……그리하여서 우리에게도 아주 자유로운 날이 왔습니다. 이날이란 이 날은 두메 구석이나 산골 궁벽한 마을까지 방방곡곡이 봉화가 하늘을 구슬릴듯이 오르고 백성들의 환호하는 소리에 산신령까지도 기쁨에 겨워 사시나무 떨듯 합니다.
 
3
서울 장안에는 집집마다 오래간만에 새로운 깃발을 추녀 위에 펄펄 날리고수만의 어린이들은 울긋불긋하게 새 옷을 갈아입고 기행렬(旗行列) 제등 행렬( 提燈行列)을 하느라고 큰 길은 온통 꽃밭을 이루었읍니다.
 
4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고생스러웠던 옛날을 조상(弔喪)하는 마지막 눈물이 주름살 잡힌 얼굴에 어리었고 새파란 젊은이들은 백주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씩 끌고나와 제각기 얼싸안고는 길바닥에서 무도회를 열었읍니다. 세로 뛰고 ─ 가로 뛰고 ─ 큰 바다로 벗어져 나온 생선처럼 뜁니다.
 
5
해는 벙그레 웃으며 더럽힌 역사의 때를 씻고자 서해 속으로 목욕을 하러 들어가고 달은 둥근 얼굴을 벙긋거리며 솟아올라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한이 땅 위를 오랜지빛으로 어루만져 줍니다.
 
 
6
나는 지금 일을 같이 해온 동지들과
7
높직한 노대(露臺) 위에 올라 앉아서 평생(平生)에
8
좋아하는 맥주잔을 맞대고 어울려져서
9
○○ 노래를 우렁찬 목소리로 부르고 있습니다.
10
한 병 두 병 어찌나 통쾌한지 한꺼 번에
11
열두 병 스물네 병 폭음 경음 통음!
 
 
12
막 나팔(喇叭)을 불었읍니다.
 
13
어찌나 취했는지 땅덩이가 팽팽 돌고 하늘이 돈짝만해서 정신이 대단히 몽롱 한 지라 도무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읍니다. 그래서 아리숭아리숭 한 환혹(幻惑)의 세계로 찾아 들어가는 중입니다.
 
14
모기 빈대와 격투를 해가며 종야불매(終夜不眛) 전전반측(展轉反側) 곰곰 생각에 부지하사(不知何事)를 위지통쾌(謂之痛快)외다. 그래서 가끔 찾아오는 조그만 꿈의 일절을 베껴 놓습니다.
 
 
15
─《별건곤》(1927. 8).
【원문】남가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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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훈(沈薰) [저자]
 
  1927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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