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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국 춘신(北國春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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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 3
이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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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 춘신(北國春信)
 
 
 

1. 1. 이야기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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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예지내지 문예란의 간행 활동이 제법 발랄한 모양 같다. 양적으로 그 수효가 격증하였을 뿐더러 각지의 편집 체모도 긴밀하고 각종의 내용 수준도 확실히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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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수요의 향상의 표상임을 생각할 때 저윽이 반갑다. 그러나 한편 이 먼 곳까지 뛰어오게 되는 그 현상을 과중한 물거품은 일종의 압박감을 가지고 반가운 마음을 도리어 무겁게 눌러 문질러 버리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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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초부터 원고의 청탁을 받은 것이 열 군데 ─ 두 곳의 수필과 여덟 곳의 창작이었으나 하는 수 없이 두 편의 소설과 두 편의 소품과 두 편의 수필을 될 수 있는 대로 부탁받은 차례로 이럭저럭 썼을 뿐이다. 이것이 최대한도의 정성이었다. 빈한한 머리 속을 아무리 짜내도 한달에 열 편에 가까운 독립된 창작은 솟아날 수 없는 까닭이다. 낮을 완전히 빼앗기고 밤만을 가지게 되는 잡무의 몸에 신선한 정력도 있을 리 없지만 그보다도 더 이야기가 없는 것이다. 겨울 벌판같이 한산하고 늙은 유방같이 고갈하고 ─ 부대낄 대로 부대껴 시심(詩心)을 잃게 되는 머리 속에 윤채 있는 이야기가 솟을 리 만무하다. 설혹 이야기의 싹이 뾰족이 솟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충분히 성장하고 발효한 여가가 없이 어느결엔지 말라 버리는 수도 있다. 시들시들한 끄트머리가 머리 속을 데굴데굴 굴다가 한달쯤 지나면 형해(形骸)도 없이 온전히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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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피었다가 순일(旬日)을 지나 서리 속에 꺼져 버리는 능금꽃의 경우와도 흡사하다 할까. 동요를 잊은 아이란 생각만 하여도 측은하며 청중 앞에서 문득 말을 잊은 말꾼의 꼴이란 만화와 같이도 비참하다. 이야기 없는 작가는 확실히 노래를 잊은 카나리아보다도 더 참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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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없는 날이 있다. 조개같이 입을 다무리고 돌같이 침묵하는 그런 날은 쓸쓸하고 막막하기 짝없으나 그러나 그런 때는 또 스스로 회화를 대신할 생각과 정서가 있는 법이다. 이야기 없는 작가의 잡망(雜忙)한 현실에는 생각과 정서조차 없는 때가 있다. 사상이 얼음장같이 얼어붙어 심야(心野)는 극지와 같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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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값갈만한 특수한 생활체험을 가지지 못한 때 작가는 불가불 그 소재를 독서, 여행, 견문, 상상, 의사(疑思) 등에서 얻을 수밖에는 없으나 이 모든 것은 다만 심신의 안정에서만 올 수 있는 것이니 어수선한 심사에는 독서는커녕 상상의 능력조차 상실되어 버린다. 과학자가 연구실에 박혀 시험관을 노리듯이 작가도 공방(工房)에 박혀 좌우간 책상을 노리는 시간이 많아야 되니 창작은 일종의 발명인 까닭이다. 자유를 잃은 정신, 해방되지 못한 심경, 낮을 빼앗긴 처지에서 좋은 이야기가 빚어질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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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라고는 하나 대체 한 사람의 작가가 한달 혹은 일년에 몇 편의 작품을 쓸 수 있으며 써야 옳을까. 월 열 편, 연 백여 편을 쓸 수 있으며 써야 될까. 한 마리의 누에의 입에서 한도 이상의 과잉의 실을 뽑으려는 것과도 같은 격이다. 기계를 거쳐 다량으로 나올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이상 아무리 발버둥쳐도 불가능사인 것이다. 조제 남조(粗製濫造)의 다산을 기함보다는 차리라 소량의 가작을 요구함이 퇴보된 문학사회의 신사도가 아닐까. 문학의 수준을 높여감은 소수의 가작의 정점의 축적이니 그렇게 함은 곧 문학 사회를 이롭히는 소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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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의 공상이 허락된다면 ─ 세상에도 신비로운 영특한 기계가 있어 그 속에 원고를 넣기만 하면 즉각으로 가장 공정하고 정교하게 그 작품의 우열이 단정되고 따라서 그 가격 ─ 가치가 아니라 ─ 까지도 수학적으로 교묘하게 기록기 위에 표시되었으면 하는 허황한 생각이 난다. 그런 기계만 있다면 편견 많은 문학사회도 스스로 교정될 것이요, 작품 그것도 악의와 심술과 파벌을 떠나 순수하고 정당하게 감식될 것이며, 작가도 역량을 따라 공평하고 떳떳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 ‘문학’은 참된 옹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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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은 일종의 날개 돋친 몽상인 것이나, 그러나 가령 이제 날개를 떼고 백보를 물러서 침착하게 현실에 비추어 생각할 때 공상 속의 영특한 기계는 곧 정확한 편집자로 환치할 수 있다. 정확한 편집자의 도의적 태도로 말미암아 많은 왜곡은 바로잡힐 수 있고 문학은 공정하게 옹위되어 작가도 재능과 역량을 굳이 아끼지 않고 즐겨 발휘하려 하여 정진에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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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극도로 뒤틀리고 얼크러진 현실의 토대 위에 서서 그런 명편집자를 바라는 것부터가 다시 생각하면 공상의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생각은 처음부터 공상이요, 잠꼬대임을 면치 못하게 되었음을 슬퍼한다. 모두가 이야기의 빈곤의 탓임을 더욱 슬퍼한다.
 
 
 

2. 2. 시절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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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빈곤한 위에 북방에서는 시절조차 빈한하다. 춘궁이란 빈농의 빈궁을 말하는 것이나 춘궁을 낳는 시절 그것부터가 빈한한 것이다. 시절이 빈곤하니까 이야기도 빈곤한지는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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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철을 잡아들었음에도 한란계의 수은주는 간신히 영하 4도의 경역을 방황하고 있다. 20도 이하의 극계에서 4도까지 솟은 것도 장하기는 하나 다시 영도를 솟아 따뜻한 지경까지 사지를 쭉 뻗기까지는 전도양양 한 것이다. 잔뜩 주럽 든 수은주는 먼 꿈을 부둥켜안고 영(零) 너머의 상공을 별같이 까맣게 우러러보며 육신을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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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얼리는 것은 영도요, 얼음을 녹이는 것도 영도다. 영하의 온도가 눈을 녹일 수는 없음은 냉혈의 짐승이 불을 모름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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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의 눈은 두텁고 들의 눈도 좀체 녹아 버릴 것 같지는 않다. 눈은 발자국부터 녹는 법이다. 밟히지 않은 눈 벌판은 처녀의 육체같이 어느 때가지나 성스럽게 희다. 산골짜기에는 자색의 그림자가 두텁고 과수원에는 푸른 그림자가 엷다. 푸른 그림자 ─ 눈 위에 떨어지는 그림자는 검은 것이 아니요, 푸른 것이다. 산호수(珊瑚樹)같이 잎새 없는 가지가지가 눈 위에 거꾸로 쓰러져 한 포기의 나무의 전모를 목판화같이 그대로 푸르게 찍어 놓는다. 흰눈과 푸른 그림자의 조화는 애잔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푸른 꽃’과 같이 푸른 나무는 일종의 신비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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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절 속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은 푸른 나무의 투영화일 것 같다. 오랍뜰 양지쪽은 그래도 어느덧 눈이 녹고 땅이 말라 먼지가 봉긋이 솟게 되었다. 집 뒤 성벽 위 잔디밭에는 철을 가리키려는 듯이 이름 모를 새가 날아와서 아름다운 빛깔의 깃을 양명한 잔디 위에다 편다. 앵도나무 가지에는 참새가 많이 내린다. 참새는 시절을 가리는 법 없이 언제나 까불고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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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평이 넘는 뜰 안에는 그러나 아직도 봄빛은 멀다. 딸기밭과 묵은 화단은 눈 속에 깊고, 해당 포기와 장미나무의 붉은 가지에도 꽃 소식은 아득하다. 돌을 덮은 솔 겨우살이의 가는 줄기와 같이 낙엽송과 살구나무의 휘추리들도 아직 물기 없이 앙상하다. 더한층 앙상한 것은 뜰 복판의 억새의 덤불이니 베지 않고 그대로 두었던 이 가을의 풀은 만추의 소슬한 풍채를 애잔한 줄거리에 그대로 지닌 채 해를 넘었다. 용감하다느니 보다 대담스럽다. 슬근슬근 바람에 나부끼는 이파리에는 지난 가을 달밤의 추억이 묵은 전설같이 빛나 보였다. 다만 소나무, 잣나무, 향나무, 전나무 등의 상록수만이 유일의 푸른빛이나 그 중에서도 향나무의 풍모가 가장 풍성하여 훌륭하고, 가령 전나무의 꼴은 아직도 그대로 서방(書房)에 버려둔 철늦은 크리스마스 트리보다도 신선한 맛이 도리어 못하다. 금빛 은빛으로 찬란하게 치장한 성수(聖樹)가 생생한 야수(野樹)보다 도리어 신선함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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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자연보다도 흔히 더 아름다운 탓인가. 악마디 솔포기 위에 남은 한 덮개의 눈도 그것이 눈으로 보이기보다도 먼저 성수 위에 얹어놓은 한 편의 솜으로 보이는 것이다. 예술은 흔히 도리어 자연을 정정(訂正) 하고 규정하는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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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일광이 풍성하게 넘치는 낭하에 의자를 내놓고 유리 밀창으로 뜰을 내다볼 때 시절에 앞서 생각은 먼저 봄을 빚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옆에서는 철늦은 아이들의 털실 편물을 뜨던 말던 마음으로는 뜰 앞의 한경(寒景)을 철 이른 봄빛으로 정정하고 채색할 수 있다. 20평의 앞뜰이 따뜻한 복도의 사상 앞에 순식간에 물들어 버리는 것이다. 장미와 해당이 꽃 피고, 솔 겨우살이가 푸른 옷을 입고, 딸기밭이 물들고, 부활된 화단에는 양패랭이 꽃, 카카리아, 프록스, 샐비어, 비연초가 화려하고 향나무가 욱신욱신 향기를 뿜는다. 이때 교회당에서 흘러오는 종소리야말로 바로 부활의 노래가 아니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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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를 꾸미는 것과 똑같은 솜씨로 양일(陽日)의 사상은 눈앞의 모든 자연을 한껏 아름답게 교정하고 재창(再創)할 수 있는 것이다.
 
 
 

3. 3. 빈곤 속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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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은 빈곤할망정 빈곤하면 빈곤한 대로 그 스스로의 준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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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은 무시하고 말살하고 역행하는 온실 안의 화려한 풍속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외기(外氣)에 주럽 든 모든 것에도 그 어디인지 밝은 양기가 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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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 가지에는 꽃눈이 붕긋이 생겨나고 얼었던 풀밭에서는 클로버의 잎새가 파랗게 녹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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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두엄에서는 아침이면 안개 같은 김이 숨결같이 솔솔 솟기 시작하였다. 외양간에 갇혀만 있던 유우(乳牛)는 두엄 앞 양지쪽에 해방되는 날이 많아졌다. 흑백의 아롱진 등허리에서는 이 역 더운 김이 무럭무럭 솟는다. 유유히 새김질하고 섰는 모양은 제법 느릿한 봄의 자태이다. 지난해에는 공칙히도 새끼를 배지 못한 물암소였으나 휘엿한 잔등의 모습이 올에는 어김없이 한 배쯤 생길 것 같다. 걸찍한 우유를 진시 실컷 못 먹었음이 한 된다. 올에는 우유 섬이나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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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鷄舍)에서는 가장(家長)되는 수탉이 암탉들을 거느리고 날개를 푸득이며 길게 지둥치듯 운다. 게으른 기지개의 음성과도 흡사하다. 겨우내 알을 잊었던 암탉들도 골골골골 알을 저으며 낳는 날이 많아졌다. 몇 배씩이나 까려는지 병아리 갈 준비를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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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의 양들도 아침부터 양지에 나와 놀게 되었다. 지난해 남양에서 가져온 그들은 한철 동안 털도 무척 자랐다. 그러나 빈지 앞에 누워 눈을 갸름칙하게 감고 깜박깜박 졸고 있는 그들에게는 아직도 더운 남국의 꿈이 잊혀지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얼핏 더운 시절이나 당하면 쓸쓸한 향수도 사라져 버릴까. 그들에게는 봄이 지리하게도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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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봄 준비는 비단 이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니 ─ 가령 학교를 도망하고 집을 떠나 남쪽으로 실종하려던 두 소년 그들 역시 봄을 준비하려던 것이 아닌가. 적어도 봄을 그리워하고 새봄을 지으려고 한 것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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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와 N은 18세의 동갑이요, 한 학차의 학우이다. 하루는 학교로 간다고 나간 것이 학교에는 꿩 구워 먹은 소식이요, 어디론지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N의 부친이 며칠 내의 아들의 기색으로 민첩하게 눈치채고 학교로 달려가 보았을 때에는 물론 두 아이의 꼴은 없고 ─ 그제서야 학교 당국도 실색하고 Y의 부친을 부른다, 가정과 학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하며 설레었으나 파장 후의 소동이었다. 두 소년의 실종은 확실한 것이었다. 속히 찾을 배책을 함만 같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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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뿐 아니라 두 소년의 출석은 최근 오랫동안 부정하였고, 실종의 전날 N은 근읍의 친척을 찾겠다고 칭탁하고 급감에게서 승차할인권을 얻었고, 집에서는 신학기 교과서대를 칭탁하고 수십 원의 찻삯을 우려냈다. 그날 아침 여전한 차림으로 집을 나와 학교와의 딴 길인 역에 이르러 남행 첫차를 탄 것이었다. 두 소년의 근래의 태도가 완이는 해졌으나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거기까지는 짐작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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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부에 Y의 형이 있다. 첫길로 즉시 그곳에 수배의 전보를 친 것이 공교롭게 들어맞아 형은 다음날로 곧 두 소년을 데리고 왔다. 그렇게 간단하고 수월한 수색도 드물 것이다. 남쪽으로 멀리 내빼려던 두 소년은 서투른 솜씨와 미흡한 계책으로 뜻도 못 이루고 중도에서 좌절당한 것이다. 소년의 봄 꿈은 물거품같이도 여지없이 깨트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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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調問)의 결과 실종의 동기도 손쉽게 알려졌다. Y는 N보다 1년 위 상급생으로 온순하고 우수한 소년이어서 N의 부박성에 건듯하면 끌리는 경향이었으나 그렇다고 도피 계획의 원모자가 어느편인지는 종시 실토하지 않았다. 두 소년은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거리의 카페에 눈을 피하여 드나들게 되었다. 차차 거듭하는 동안에 Y는 한 여급의 은근한 눈길을 입어 나중에는 정의 편지까지 받게 되었다. 그 편지가 말썽거리였으니 책상 서랍에 간직한 것을 하루는 부친에게 들켰다. 그러나 부친은 모든 것을 암묵에 붙이고 일언반구의 책망도 없었다. 그것이 도리어 소년에게는 가책의 매였다. 때마침 학교에서도 자주 꾸중을 듣게 되자 그는 모든 비밀이 드디어 학교에까지 알려진 것이라고만 짐작하여 일종의 암시에 걸리다시피 되어 그때부터 부친을 대하기도 부끄러워지고 심드렁한 마음에 학교도 싫어지고 도피행의 일념이 생길 뿐이었다. 그 생각에 기름을 부은 것은 물론 N이었다. 다정하던 터에 더욱 의기투합하여 두 소년은 드디어 도행(逃行)을 결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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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후의 구체적 생계의 성산도 없고, 속세의 파도에 대한 두려운 감정도 모르고 ─ 온전히 막역한 취중의 일이었다. 확실히 봄을 생각하고 꿈에 취하였던 것이다. 철늦은 봄이 두 소년에게는 너무도 일찍이 온 셈이었다. ─ 3월초, 치성(雉城)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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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36. 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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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석(李孝石)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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