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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사고(南師古)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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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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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師古[남사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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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花潭[서화담]·朴守庵[박수암] 이하로 楊蓬萊[양봉래]·南宮斗[남궁두] 등의 이렇다 저렇다하는 이야기는 다 주워 섬길 겨를이 없거니와, 다만 하나 南師古[남사고]의 이야기를 〈象村集[상촌집]〉에 적은 대로 소개하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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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師古[남사고]란 이는 明宗朝[명종조] 때 강원도 사람인데, 地術[지술]도 용하고 천문·卜筮[복서]·相法[상법]이 다 신통한 지경에 이르러서 말만 하면 맞았다. 明宗[명종] 말년에 말하기를, 오래지 아니하여 조정에 당파가 갈릴 것이요, 또 일본이 쳐들어올 터인데, 만일 辰年[진년]에 시작하면 오히려 건지려니와, 혹시 巳年[사년]에 가서 나게 되면 피일 수 없으리라 하며, 또 말하기를, 社稷洞[사직동]에 王氣[왕기]가 있으니 거기서 太平之主[태평지주]가 나시리라 하는 등 예언이 많았는데, 과연 宣祖[선조] 乙亥年間[을해년간]으로부터 조정에 동인 서인의 분당이 있었고, 壬辰[임진]의 난이 났고, 宣祖[선조]께서 社稷洞[사직동]으로부터 들어가 임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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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이 있읍니다. 師古[사고]가 임진년 난리에 대하여 예언을 하고, 그것이 꼭맞았다 하는 이야기는 이 외에도 허다히 있으며, 임진란 말고도 조선의 장래에 대한 허다한 예언을 한 것이 있다 해서, 예언자로서의 이인으로는 五[오]백 년을 통틀어 南師古[남사고]가 첫 자리를 차지함은 사람의 아는 바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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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에 말씀한 鄭北窓[정북창] 이하의 여러 사람은 다 명문 자제가 아니면 讀書之士[독서지사]에 속하는 이인으로는 도리어 미흡한 점이 있다고도 할 것입니다. 이인스러운 이인을 보려 하면, 부득불 내력도 컴컴하고 생활 상태도 세인의 상식에 벗어나는 사람의 사이에 구할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蔣道令[장도령]이란 이는 不知何許人[부지하허인]인데, 성중으로 왕래하면서 이집 저집 걸식으로 지내었다. 그 성은 蔣[장]이요 부친은 어느 시골 座首[좌수]인데, 三[삼]세에 어머니가 돌아가고 부친이 재취를 한 바에, 계모의 구박이 심하여 그만 집을 벗어나서 서울로 와서 빌어 먹노라 하며, 결코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므로 사람들이 蔣道令[장도령]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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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 동탕하고 眉目[미목]이 청수하며, 말도 잘 하거니와 노래도 잘 불러 소리가 금석에서 나오는 것 같으므로, 듣는 이가 차탄 감동하지 않는 이 없으며, 또 얼굴을 가지고 十八羅漢[십팔라한]의 형상을 짓되 낱낱이 똑같았다. 비럭질을 하여 一[일]일에 四[사], 五斗穀[오두곡]을 얻으면, 一[일] 두는 밥을 지어먹고 나머지는 다 걸인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때에 田禹治[전우치]가 신이한 方術[방술]을 가지고 교만이 대단하여 안하에 무인이로되, 혹시 노상에서 蔣道令[장도령]을 만나면 얼른 하마하여 절을 하고 감히 쳐다보지를 못하는데, 道令[도령]은 돌아다보지도 않고 입으로만 「너, 잘있었든?」하면 田[전]은 황송히 대답하기를 「예」하고 오히려 두려워하는 빛이거늘, 사람들이 괴이히 여겨 물은대, 田[전]이 가로되, 우리 나라에 시방 三仙人[삼선인]이 계신데 蔣[장]이 곧 上仙[상선]이요 그 다음은 鄭北窓[정북창]이요 그 다음은 尹君平[윤군평]이니, 내가 어찌 敬畏[경외]하지 않겠느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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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四[사]월 초에 술을 여러 말 먹고 大醉[대취]하여, 온 길을 휩쓸면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밤이 깊으매 그만 水標橋上[수표교상]에 가서 씨그러졌는데, 밝아 사람이 지나다가 보니 죽은 지가 오래고 屍身[시신]이 금세 무러서 죄다 버러지가 되어 날개가 돋쳐 날아가 버리고, 오직 입었던 옷과 버선이 남았다. 무인 洪世熹[홍세희]란 이가 평일에 蔣[장]으로 더불어 친히 지내더니, 壬辰亂[임진란]이 나서 李鎰[이일]의 軍[군]에 끼여 行[행]하여 鳥嶺[조령]에 이른즉, 蔣[장]이 짚세기를 신고 지팡이를 끌고 와서 손을 붙들고 인사하고 가로되, 「내가 정말 죽은 것 아니라 잠깐 江東[강동] 지방으로 약을 찾으러 갔었더니라」 하고 말이 맺자 홀연 간 곳이 없었다.
【원문】남사고(南師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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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8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