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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시감(文藝時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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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2.13~
채만식
1
文藝時感
 
 
2
1. 文壇風景
 
3
(1) 카프가 중심이 되고 동반작가가 그에 화(和)하여 이데올로기 문학이 황금시대를 이루었던 그때.
 
4
그에 대립된 기성문단측——춘원(春園) ‧ 동인(東仁) ‧ 상섭(想涉) ‧ 인근(仁根) 등과 그편의 평론가들은 그러한 이데롤로기 문학을 절대로 배격하고 그 가당치도 아니한 이상(이 아니라 공상)주의를 비추었다.
 
5
의식없는 노동자들이 눈 깜박할 사이에 훈련된 투사가 되어 스트라이크를 일으킨다.
 
6
도회에서 온 인텔리 지도자의 어필 한번에 농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가 지고 소작쟁의를 일으키어 쟁의를 한다.
 
7
이것이 천편일률로 되어 나오는 당시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불가침할 내용이었었다.
 
8
——이데올로기를 강제주입했고,
 
9
——인간성을 전연 무시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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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극단으로 왜곡시켜 가지고, 거세된 문학인 선전 비라가 제 작되었던 것이다.
 
11
그리하여 사실로 그러한 조건을 해가지고 공박받기에 알맞은 과오를 범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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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오는 그러나 이미 청산이 되었다. 그런데 과거에 프로문학의 그러한 과오를 치고 비웃고 하던 기성문단 측에서 내용은 다르나 형식이 같은 동일한 과오를 당당히——정말 당당히——범하고 있음을 본다.
 
 
13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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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를 강제로 주입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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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을 전연 무시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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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극단으로 왜곡시켰다고 프로문학에 대하여 수죄(數罪)를하던 기성문단 측의 춘원 ‧ 동인 ‧ 인근 ‧ 상섭 그리고 더 센다면 심훈(沈熏) ‧ 독견(獨鵑) ‧ 태준(泰俊) ‧ 영택(榮澤) 또 그리고 한용운(韓龍雲 : 이 분이 소설을 썼음을 나는 통곡한다) 등의 소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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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를 절대로 강제 주입시키지 아니하였는가?
 
18
——인간성을 완전히 살리었는가?
 
19
——현실을 과학적으로 파악하였는가?
 
20
그것이 현재는 물론이려니와 과거 프로문학의 그러한 과오를 치고 비웃고 하던 당시에 제작된 그들의 문학에서도 말이다.
 
21
손쉽게 예를 들어가지고 보자.
 
22
춘원의『이차돈(異次頓)』을 보라.
 
23
인간을 종교의 힘을 빌어가지고 선(善)으로 인도하는데, 그 선의 내용은 민족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소설『이차돈』에 일관하여 흘러감이 보이는 춘원의 의도다. 이것이 이데올로기의 강제주입이 아니라고 옹호 할 수 있을까?
 
24
이 이데올로기를 그러나 춘원의 문학에서 제거한다면 춘원의 독자에 게는 그것은 다만 어휘가 풍부하고 문장이 유창한 것으로 ‘고운 불란서 인형’임에 불과하게 되고 말 것이다.
 
25
그뿐이 아니다.
 
26
『개척자』의 주인공,『무정』의 주인공을 비롯하여『재생』에서『흙』에서 『유정』에서 춘원은 잔혹하게도 의식적으로 그 주인공들의 인간성을 도륙하였다.
 
27
나는 이것을 단언하고 싶다.
 
28
춘원이 만일 그와 같이 인간성을 도륙치 아니한다면 그의 작품은 과거와 현재보다 더 높이 평가되리라고. ——
 
29
『그 여자의 일생』에서도 ‘금봉’은 다른 방계인물들보다 그 성격이 훨 씬 애매하다. 더우기 춘원이 이상하는 ‘선’의 표본인 ‘학재’는 현실적 으로 보면 한 위선가요 ‘아야쓰리 인형’에 불과하다.
 
30
현실을 그리는 데 있어서도 춘원은 ‘이랬으면 좋겠다’는 것을 그리지 정말로 ‘이러한 것’은 의식적으로 그리기를 피한다.
 
31
인간성을 무시하지 아니하며 현실을 왜곡시키지 아니하고서 춘원은 춘원다운 작품을 내놓지 못하게 된다면 여기서 비로소 춘원의 천재(天 재才)가 한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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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춘원 이외에 동인은 영원히 오지 못할『운현궁(雲峴宮)의 봄』을 기다리던 끝에 ‘거목이 넘어짐’을 울고 있고, 『흑풍(黑風)』에서 한노인(韓 老人)은 중국국민당을 구가하여 조선청년에게 교훈( ! )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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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無影)은 작중에 나오는 동반자의 그림자가 너무 얇고, 혁주(赫 宙)의 조선문단에서의 정체는 미지수다. 그리고 심훈은 ‘영원의 문학청년’의 대상(代償)으로 형식 다르고 내용 같은 농촌 진흥소설을 썼고, 태준의「성모(聖母)」상은 어찌 후광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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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 채만식은?” 이렇게 물으면 “응 애초에 존재가 변변치 아니하였으니 문제 이외지만, 펜네임으로 탐정소설을 써먹고 그리고 시방은 소설을 쓰고는 싶은데 못 써서 훌쩍훌쩍 울고 있다”고 자백한다.
 
 
35
인간성의 무시와 현실에 맹목인 것——이것이 위에서 말한 몇 작가에게도 볼 수 있는 통폐지만, 더우기 심한 것은 인근 ․ 독견 ․ 영택 ․ 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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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인(이분은 다시는 소설을 쓰지 아니할 것을 나는 믿으니 여기서 더 끌어내는 것이 군일이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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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작품의 남자 주인공은 어쩌면 그렇게 호남아로 활달하고 용감하고 훌륭하며, 그 여주인공들은 어쩌면 그렇게 골고루 미인이요 정숙하고 그런데 박명하고 다정다한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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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마치 이 세상에 정말로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흰떡을 가지고 작가가 자기 맘에 알맞도록 빚어서 아롱다롱 물감까지 칠해가지고 또다시 수족에 실을 비끄러매어 요리조리 마음대로 놀리고 있는 ‘꼭둑각시’에 지나지 못한다.
 
39
——자본가는 으례 만화식으로 뚱뚱하고 배가 부른데 눈이 작고 욕심장이고 호색하고 몰인정하고, 노동자 ․ 농민은 으례 반항적이고 불쌍하고 안해를 빼앗기고 걸핏하면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이 단결을 해서 무얼 하고 무얼 하고. ——
 
40
이러한 프로문학에 보내던 공박과 조소를 다시 한번 생각하여 본다면 그들의 얼굴이 붉어지지 아니치 못하리라.
 
41
혹은 그것을 로맨티시즘이라고 변명할지 모르겠으나 그렇다면 그렇듯 죄많은 로맨티시즘과는 문학은 영영 절연을 해야 할 것이다.
 
 
42
효석(孝石)의 작으로 내가 최근에 본 것은『성화(聖畵)』다. 효석과 나아가는 지향(志向)에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우의(友誼)로 야지 없이 그 소감을 말하라면 그것은 ‘성화’라기보다 ×화라고 하고 싶다.
 
43
그러나 그것보다도 나는 효석의 작품에서 한 사도(邪道)의 경향이 보임을 슬퍼한다.
 
44
박태원(朴泰遠)이라는 작가가 총수가 되어가지고 지드 전집이 텍스트북이요, 횡광(橫光)을 고문으로 철없는 유정(裕貞)이 그에 추종하려 들며, 회남(懷南)이 방파제가 되어 있는 소위 신심리주의의 일군이 자라 나고 있다. 실재한 것이니 결코 무조건으로 그 존재를 부정하지는 아니한다.
 
45
다만 효석이 그 파류(波流)의 경향을 보이려고 하는 것을 슬퍼하는 것이다.
 
46
소설에 있어서 인간심리의 세밀한 해부와 관찰……물론 필요하다.
 
47
사실 박태원 같은 작가의 치밀한 심리관찰이나 교묘한 표현에 대하여는 경의를 표하지 아니하는 바 아니다. 그러면서 그가 그것 때문에 소설의 본의를 어느 틈엔지 잊어버리고 말았음을 애석히 여긴다.
 
48
그들은 결국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말초신경 작용의 일상실험 보고 가 아니면 변태심리 환자의 심리연구 재료서를 만들고 있는 때문이다.
 
49
물론 이것은 그 존재의 조건을 가진 세계적 한 풍조임에 틀림이 없다.
 
50
그러나 효석이 그에 기울어짐은 결코 반가와할 일이 아니다.
 
 
51
2. 當世白鷗詞
 
52
(1) 한인(閑人)이 되었으니 위선 그에 알맞은 한담(閑談)이 먼저 나올밖에……
 
53
백구야 날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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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잡을 내 아니라
55
성상(聖上)이 바리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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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좇아 내 왔노라
57
이제란 공명(功名)을 하직하고
58
너와 함께 놀련다.
 
59
이 옛시조가 생각힌다.
 
60
팔자 하고는 상지상(上之上)이다. 룸펜(?)이 되었다고 바닷가로 물러나와 갈매기나 바라보고 앉았으면 배가 부를 그런 팔자라면 돈 만 원이나 주고라도 사고 싶은 팔자다.
 
61
설마하니 바닷가에서 그 갈매기 알을 주워 뜨건 물에 잠가가지고 평양 거리로 돌아다니며 “갈매기알 사소” 할 지경이라면 그런 배포 유한소리는 나오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62
그 양반 은행에 예금이 있거나 배당 많은 주는 아니 가졌더라도 조그마한 지주(地主)는 되었었겠지.
 
63
만일 내게도 은행헤 저당되지 아니한 조그마하나마 토지가 있다면 그보다도 더 배포 유한 소리를 하고 냉큼 시골로 내려갔을 것이다. 아니 그놈을 추수해다가 먹으면서 유유하게 나타나고 싶은 일에 전심하였을 것이다.
 
64
그러나 지금 “각인은 각기 그 소유한 토지에 발을 디디고 섰거라” 하는 법령이 내린다면 나는 꼼짝 못하고 전신주나 가로수에 대롱대롱 매달려야 할 이 세상의 수많은 동지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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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은 ‘덕불고(德不孤)’라고 했다는데 나는 ‘빈불고(貧不孤)’라고 하고 싶다.
 
66
부자가 되면 그때에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하나? 그것을 보고 싶어서 라도 부자가 한번 되어 보아보고 싶다.
 
 
67
10년……
 
68
10년 동안 신문기자를 하다가 그만둔 것이 바로 엊그제다.
 
69
“순사도 10년을 다니면 재물이 붙어서 그래도 담배가가 밑천이나마 생기는 법인데 나는 10년 신문쟁이를 했으되 그만둔 오늘 밑진 것은 인간이요 남은 것은 부채(負債)라”고 친구더러 허허 웃으면서 이야기한 일이 있다.
 
70
이 말에 응당 분개할 친구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각 신문사에 친소간 나는 많은 친구가 있다. 그들은 초년병도 있으려니와 이미 10년이 넘은 사람들도 있다.
 
71
“그러면 우리는 다 지금 인간을 밑지고 있다는 말이냐?”
 
72
이렇게 책하며 분개할 것이다.
 
73
또 한편에서는 이렇게 공박할 것이다.
 
74
“그것은 네가 허랑하고 규모가 없는 때문이다. 보아라, 아무 사(社)의 누구 아무 사의 누구…… 모두 번영을 이루고 생활의 기초가 잡히지 아니하였느냐.”
 
 
75
(2) 어제 이야기가 좀더 계속이 된다.
 
76
“10년 신문기자에 밑진 것은 인간이요 남은 것은 부채다”라고 하고 나는 허허 웃었다.
 
77
그러면서 나는 시원하였다.
 
78
과거에 실직으로 쓰라린 고초를 나는 많이 겪어왔다. 찬 2월에 밥값 조르는 하숙에 돌아가기가 싫어 계동(桂洞) 뒷산에 가서 사흘 굶고 사 흘 밤 잠을 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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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직업도 2년을 놀면서 글자 그대로 천신만고하여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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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채 자리가 잡히지 아니해서 1년 반 만에 다시 잃어버렸다.
 
81
그러니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커다란 생활의 위협을 느끼면서 몹시 당황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체격에 부당한 형용일지 모르지만 태연 자약하였다. 도리어 시원하고 어깨가 홀가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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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정을 모르는 친구는 “박정 낭군처럼 싹이 없는 직업이라서 내던져버리고”라고 할는지 모르나 결코 나 스스로가 직업을 내던진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러한 대담한 사람은 되지 못한다.
 
83
“이거나마 버렸다가 이보다도 더 못하면!” 하는 공포에 언제까지나 물고 늘어져 있을 소심한 소시민이다.
 
84
“이것이 내가 할 노릇인가?” 하는 무기력하나마 자성(自省)은 늘 흉중에서 떠나지를 아니하였다. 그러한데다가 과거 10년은 그만두고라도 그러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욱 밑지고 남을 것은 없을 터이니 차라리 작파하고 선뜻 나서서 무슨 별다른 도리를 차려야 하겠다.
 
85
더구나 엷은 얼음을 밟듯 하되 보장도 없는 그 직업이건만 그래도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이렇게 마음만 잔뜩 불안하였지 몸뚱이는 몇 조각에 나누어 쓰도록 분주히 지내오다가 결국 내 의사로는 못하고 직업을 잃게 된 것이다.
 
86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 내 얼굴을 보기가 부끄럽기는 하지만 “아이고 차라리 잘 되었다” 하고 시원히 여긴 것이다.
 
 
87
그 뒤에 오는 것은 나는 다시 주사위 두 개를 손바닥에 놓고 쌀쌀 흔들어 나머지 후반생(後半生)의 행로를 역으로 치부나 해보자는 것이다.
 
88
웃으려거든 다음 말까지 다 듣고 나서 한꺼번에 웃으라.
 
89
그래 이리저리——마치 소설을 구상하듯 이 계획을 혼자서 뭉뚱그려가지고 실지에다 부딪쳐 본 것이, 놀라지 마라 20여 일에 두 차례! 그것이 마치 돌에다 내부딪친 닭의 알처럼 바스러졌으니!
 
90
그러고도 지금 제삼차의 계획이 구상되어 가는 중이다.
 
 
91
3. 文化惠澤의 分配率
 
92
스탈린의 ‘인텔리 지도(指導) 육훈(六訓)’이라는 것이 동경에서 오는 어느 잡지에 번역 소개된 것을 보았다.
 
93
그것을 의미대로 다시 써놓으면 다음과 같다.
 
94
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라.
 
95
② 생각도 아니하고 못 배기겠거든 남에게 말은 말아라.
 
96
③ 말을 아니하고 못 배기겠거든 글로 쓰지는 말아라.
 
97
④ 쓰지 아니하고 못 배기겠거든 인쇄는 말아라.
 
98
⑤ 인쇄하지 아니하고 못 배기겠거든 발행은 말아라.
 
99
⑥ 발행을 아니하고 못 배기겠거든 그 이튿날 도로 다 사들여라.
 
100
내숭한 영감쟁이다. 이것은 ‘인텔리 지도육훈’이 아니라 ‘인텔리 박 멸법’이다. 빈약한 머리로 끙끙 생각하느니보다 너희(인텔리)도 ‘눈을 기술에로’라고 할 수 있는 그곳에서는 가당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조선의 인텔리는 사정이 그렇지가 못하다.
 
 
101
우리 이 세대의 바로 선배들이 남이 하던 것을 본받아 기를 들고 북을 울리며 권학가(勸學歌)를 불렀다. 물론 한 대세였었다.
 
102
학당(學堂)이 생기고 학교가 되고 모자라면 야학을 시작하고——지금도 유지들은 학교가 모자란다고 위정자를 공박하며 많은 교육기관의 설치를 부르짖는다.
 
103
재력이 넉넉한 집의 자제들은 말할 것 없지만 어려운 집안에서는 땅을 팔아 학자(學資)를 대고 그도 못하는 사람이면 갈돕만주를 팔고 신문배달을 하여가면서 고학이라도 하였다.
 
104
그래서 지식을 가진 많은 인재가 생겨나 가지고 각 문화사업에서 그 역군 노릇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더욱더욱 향학열을 높였다.
 
105
그러한 결과 지식군의 범람시대가 왔다. 그 가운데서 재력이 넉넉하여 자력으로 무엇이나 소위 사업이면 사업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문제가 아니 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요, 전답이라도 팔아서 공부를 하면 곧 군수(!)라도 하고 큰 돈벌이라도 할 줄 믿었던 가난한 부형의 자제들은 머리속에다 지식만 쟁여가지고 있을 뿐이지 아무 데도 쓸모가 없다. 아니 논을 아니 팔아서 머리속에 지식을 쟁이지 아니하였다면 그는 차라리 그 논이나 꿍꿍 파고 있었을 것이다. ——머리는 귀족인데 밥그릇은 빈민——그니러까 그들은 우울하다. 그리고 불안을 느낀다.
 
106
하얀 손으로는 흙이 파지지 아니하는 줄 알면서 취직운동을 하러 오는 그들에게 유지와 선배들은 말막음으로 농촌에 돌아가라고 한다——호미 한 자루 살 밑천도 없는 그들을 보고!
 
107
지식을 논과 바꾸었으되 그것을 풀어 먹을 일자리를 골고루 주지 아니하니 권학가는 결국 부도수형이다.
 
 
108
경제적 기구가 현대화하여지고 그에 알맞은 문화가 그 위에 건설되고 그래서 조선도 그것을 남에게 자랑하려 든다. 그러한 자랑(!)을 얻었으니 그 이면에 숨은 인텔리의 비애쯤 면할 수 없는 희생이라고 한단다. 대세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그러면 이만큼 문화가 향상된 그 혜택을 조선 사람 전체는 어떠한 비율로 분배하고 있느냐?가 따져볼 거리다.
 
109
대영제국이 아무리 지구 위에서 혁혁하게 빛날 때에도 근로하는 그 나라 대중이 고생살이만 하였지 그 국민적 영광으로 그들의 배가 부른 적이 없으며, 오늘날 그 대영제국이 몰락이 되어가되 그것 때문에 그 나라의 근로대중이 더 배가 고프지는 아니할 것이다.
 
110
불온하다는 마르크스를 굳이 끌어낼 것도 없고 의식족이 지예절(衣食足而知禮節)이요 창름실이 지영욕(倉廩實而知榮辱)인데 허리띠를 졸라매고 목구멍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동족의 몇 사람만이 문화를 향락하는 것을 쳐다보고만 있으면 그만인가?
 
111
배(梨) 주고 속 얻어먹기도 분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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