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1933년 문단총결산 - 소설계의 동향 ◈
카탈로그   본문  
1933.12
김동인
1
1933년 문단총결산
2
小說界[소설계]의 動向[동향]
 
 
3
나는 그 새 십수 년간을 비평에 붓하지 않았다.
 
4
때때로 그 경향이며 동태에 대하여는 붓을 잡아 본 일이 없다.
 
5
왜? 그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었다. 사람― 더구나 혈기에 뛰노는 젊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엄정한 解剖批評[해부비평]이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깨닫기 때문에….
 
6
주관에 지배받기 쉬운 청년기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指導[지도]비평이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지도비평이 아닌 한 개의 感想[감상]비평이라는 것은 그것을 창작이라는 의미에서는 가치를 용인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지도비평이라는 의미 아래에서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
 
7
자기가 甘味[감미]를 좋아한다고 남에게도, 감미 아닌 것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강제치 못할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小主觀[소주관]으로서 타인을 강제치 못할 것은 비평에 있어서도 꼭같은 것이다.
 
8
그 새 조선의 비평계에 있어서 횡횅된 무수한 소위 비평이라는 것― 그것은 그 9할이 모두가 자기의 소주관으로서 타인을 강제하려는 종류의 것이었다.
 
9
문예라 하는 것은 이러이러한 필요상 생겨난 것이며 따라서 또한 이러이러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철칙을 무시하고 자기류의 문예관을 제조하여 가지고 온갖 문예를 그 소주관으로 제한하려는―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의 떼와 마찬가지의 것이었다.
 
10
그리고 그러한 비평이 너무도 많이 횡횅하기 때문에 생긴 놀랄 만한 악폐는 묵과하지 못할 것이니 신문 잡지사 투고계로 몰려 들어오는 작품의 9할 이상이 다 한결같이 그 그릇된 소주관 비평의 방식을 襲踏[습답]하였다 하는 점은 이것을 웅변으로 설명하는 배다.
 
11
소설계뿐 아니라 문예계 전반에 亘[긍]하여 이런 그릇된 소주관적 비평 때문에 침윤된 폐해는 놀랄 만하다. 먹은 묻어나기 쉬운 것이며 또한 퍼지기 쉬울 것임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관념이라 하는 것은 물들기 쉬운 것이며 또한 전파되기 쉬울 것이다. 이 그릇된 소주관적 비평 때문에 조선 문예계의 혼돈은 말할 것이 없었으며 문예 애호가로 하여금 조선 문예의 장래를 근심케까지 하였다. 그릇된 사상이라 하는 것은 언제든 청산을 당할 때가 있는 것이며 단지 세월이라는 것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의 태도로써 이 ‘혼란’ 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근심한 때가 있었다. 일부 청년들의 소주관적 비평이라 하는 것이 한때 조선의 문예계를 이렇듯 혼란되게 만든 것이었다.
 
12
소주관을 벗어날 만한 중립적 냉정을 얻기 전에 비평을 붓한다 하는 것은 이렇듯 위험한 노릇이다. 비평에 언뜻 손을 대기 힘든 까닭이 또한 여기 있다. 내가 그 새 비평을 피해 온 것도 이러한 이유의 아래서다.
 
13
1932년에 시작되어 1933년에 걸치어서 조선 문예계에서 특별히 주의할 만한 두 가지의 색채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14
하나는 정통 문예도에 입각한 작품에 대한 동경이(작가들에게 앞서서) 독자들 새에 차차 농후하여 가며 여기 따라서 아직껏 그릇된 소주관적 문예관을 가지고 있던 일파의 사이에도 차차 순수문예에 접근하려는 운동이 현저하여 가며 그러기 위하여 변증법적 사실주의라 하는 이론까지 수입하였다 하는 것이다.
 
15
아직껏 기교 무시의 기치를 높이 들고 소재를 소재대로 내어놓고서 어떠냐 어떠냐 하고 독자들에게 强迫[강박]하던 그들도 비로소 눈이 떴다. 소재는 어디까지 소재며 소재를 문예로 화케 하는 유일의 방도는 기교라는 점과 기교에 의지해서뿐 문예는 박진력을 가진 한 개의 진정한 작품으로 화할 수 있다는 점을 늦으나마 겨우 깨달은 것이다.
 
16
문예에 있어서 작자 개인의 주의 경향은 문제삼을 것이 없다. 갑이 감미를 좋아한다고 을에게까지 강제할 것이 못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자 개인의 기호며 성벽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감미를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사탕의 호불호며 선악을 말할 권리가 있으나 그 호불호라 하는 것은 사탕 제조의 기술에 있어서 비로소 결정될 문제다.
 
17
문예에 있어서는 역시 같다. 아무리 그 작품의 작자의 성벽이며 사상에 일치점이 없다 할지라도 기교로 보아서 완전한 작품일진대 예술품으로서의 감명은 능히 독자에게 줄 것이니 서로 그 성벽이며 사상이 상반된 ‘톨스토이’ 의 작품과 청년기의 ‘알치바세프’ 의 작품에서 다 능히 그 감명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 양자의 소설이 다 기교로 보아서 완전한 작품이라는 데 이유가 있다.
 
18
우리는 사상으로 미루어 작품을 고른다는 편벽된 관념에 지배되기 싫다. 변증법적 사실주의라는 신발명의 문예 이론도 그것을 작자 작자 간의 개인적 사상 불공통이라는 이상스런 눈으로 보고자 하지 않는다.
 
19
그 이론이 아무리 이상야릇한 불구적 근거 아래서 작성되었건 안 되었건 그 이론의 결말이 아직껏 그들이 불필요시하던 순수문예에의 접근이라는 것을 발견할 때에 우리는 이것으로서 금년 문예계에 있어서의 가장 커다란 수확으로서 환영치 않을 수가 없다.
 
20
길고 긴 생명을 가진 예술이라 하는 것이 인간 사회의 한때의 감정 때문에 변동이 생겨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이란 동물도 사회에 거주하는 것인 이상 한 시대의 작품에 그 시대의 사상 경향이 안 끼일 수는 없는 것이로되 끼여야만 된다는 이론은 결과와 원인을 거꾸러쳐 놓은 이론으로서 우리의 마땅히 배격할 배다.
 
21
이 배격할 만한 이론이 아직 그 뿌리가 남아 있는 것은 유감이지만 창작 방법 이론에 있어서 순문예에 접근하려는 노력과 그 동경을 보여 줌은 금년 문예계에 있어서 가장 경하할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명년에는 그 이론상에 더욱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22
둘째로 금년초에 들어서면서 현저하게 된 경향은 신문소설에 대한 인식이 차차 옳게 되어 간다 하는 것이다. 아직껏은 소설 애호가에 있어서나 평자에게 있어서나 신문소설이라 하는 특수한 소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다.
 
23
신문소설은 근대의 산물이요, 또한 갑자기 발달된 특수 부문의 소설이니만치 거기 대한 오인이 많았다.
 
24
‘노벨레’ 라고 일컫는 장편소설뿐이 소설계의 유일의 존재이던 시대에 ‘콩트’ 라 하는 형식이 생겨날 때에 세인이며 評家[평가]는 모두 이것을 이단시하였다. 재래의 표현 방식과 완전히 구별되는 이 새로운 형식을 무시하였다. 길고 짧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형식 표현에 있어서 재래의 것은 廣面的[광면적]이요 완만한 데 반하여 이 새로 생겨난 형식은 너무도 急突的[급돌적]이요 예각적인 때문에 이것을 소설이라 부를지 어쩔 것인지 쉽게 판단을 내리지를 못하였다.
 
25
지금에 앉아서 생각하면 전자는 장편의 형식이요 후자는 단편의 형식이라는 간단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으나 단편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처음 보는 당신의 인물들은 이를 무시한 것이었다.
 
26
신문소설이 조선에 갓 수입되었을 때에 모든 평객들은 이를 보통형의 소설에 律[율]하여 평하였다.
 
27
신문소설이 어떻게 생겨났느냐? 어떤 필요로 생겨났느냐? 그리고 또한 어떤 필요 하에 생겨난 것이라면 어떤 것이어야만 되겠느냐? 가장 중대한 이런 문제를 몰각하고 재래의 장편소설형에 율하여 이를 평하려 하였다.
 
28
그 오류가 금년 철에 들어서면서 좀 눈뜨기 시작한 것이다.
 
29
신문소설이라는 것은 재래에 우리들이 장편소설이라 칭하던 그 종류의 소설과는 온전히 구별되는 것이다. 신문소설이라 하는 것은 어떠한 특수한 목적 때문에 생겨난 특수한 소설이다. 우리가 아직껏 장편소설이라 부르고 단편소설이라 부르는 그런 종류의 소설과는 온전히 별개의 존재다. 재래의 소설에 있어서 길다고 반드시 장편소설이 아니요, 짧다고 반드시 단편소설이 아니요, 각각 그들의 특수의 형식과 방법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문에 연재한다고 반드시 신문소설이 아니요, 신문소설에는 신문소설 특유의 형식과 방법이 있으며 이것이 갖은 자라야 신문소설이라 할 것이다 하는 인식이 차차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30
그리고 또한 신문소설의 명작이라 일컫는 자와 보통 소설의 명작이라 일컫는 자는 근본부터 그 성질이 다르다 하는 점도 겨우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31
어떤 특수한 목적(예술적 감흥 이외의)을 가지고 그 목적을 달성키 위하여 제작된 것이 신문소설인지라 신문소설을 엄격한 의미로 말하자면 문예 부문에 속할 자가 아니라 할 수도 있다. 그것을 마치 어떤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씌어지는 종류의 소설과 같이 문예 부문에서는 온전히 제외하여 버려도 괜찮은 종류의 소설이다. 여기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금년의 소설壇[단]에 있어서의 큰 수확의 하나이다.
 
32
또 한 가지 그냥 넘기지 못할 사건은 비정통파의 작가들이 차차 정통계로 개가를 하려고 새로운 방법 이론을 발명하는 동안 정통파의 작가들이 거의 붓을 내어던지고 휴식을 한 점이다.
 
33
그날그날의 糊口[호구]를 위하여 문예 부문의 서자인 신문소설에 붓하는 것 뿐 정통파의 작품은 금년에는 태무하였다. 작년부터 금년에 걸치어서 〈新東亞[신동아]〉잡지의 압도적 세력에 눌려서 다른 잡지들이 거의 전멸하여 버린 것도 정통파의 작품이 태무한 원인의 하나이다. 독자층에 있어서는 순무예에 대한 동경이 겨우 농후하여 가는 이때에 작가 측에 있어서는 정통파의 작품 제시가 없는 것은 ‘아이로닉’ 한 일이다. 그 대신 아직껏 別派[별파]로서 自任他任[자임타임]하는 작가층이 모두 정통파로 접근하려는 현상이 현저하기는 하지만 하여간 독자에게 있어서든 작가에게 있어서든 評家[평가]에게 있어서든 이것은 적적한 일이다.
 
34
吾人[오인]은 작가의 사상을 검토하려 하지 않는다. 그 사상의 좌우전후임을 논하지 않고 작품 기교에 있어서 어떤 ‘레벨’ 까지 도달한 작품을 제작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족하다. 소설계의 별파라고 자임하든 어떻든 그 작품이 기교상으로서 독자에게 박진력과 讀興奮[독흥분]을 주는 작품이면 그것은 문예로서 인정할 따름이다. 그런지라 아직껏 ‘카프’ 혹은 그 동반자라고 자임하던 사람들(예컨대 李箕永[이기영] 씨ㆍ李孝石[이효석] 씨ㆍ兪鎭午[유진오] 씨 기타 數 氏[수씨])의 작품에서 완벽에 가까운 기교를 발표할 때에 문예라는 것이 도달할 최후의 장소를 생각하며 欣然[흔연]히 이를 맞지 않을 수가 없다.
 
35
문예라는 것은 이론으로 제작될 종류의 것이 아니라, 기교의 극치라하는 것은 그 작가의 천품에 의지하여서만 보일 수 있는 것이요 이론으로써 도달치 못할 천국이다.
 
36
이러한 관점 아래서 ‘카프’ 에서 작년부터 금년까지에 전개시킨 그 새로운 이론을 근거삼아 몇 개의 우수한 작가가 나타날지 이것은 오인이 괄목하고 기다리는 배다. 아직껏 그릇된 이론이라는 굴레 밑에서 자기의 천품을 발휘치 못하고 있던 우수한 일이 몇 개의 그 껍질을 깨뜨리고 뛰어나올지 매우 흥미있는 문제다.
 
37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소설계에 있어서 전보다 달라진 사정이 있다.
 
38
즉 다른 것이 아니라 정통파 비정통파를 막론하고 금년에 들어서면서는 소설가라는 명칭을 획득하기가 이전보다 퍽 어려워졌다 하는 점이다.
 
39
이전에도 정통파에 인정을 받기는 매우 어려웠다. 왜? 거기는 그 작가의 작가로서의 수완이 있어야 된다는 전제가 있었으므로… 거기 반하여 좌경 작가가 되기는 아주 쉬웠다. 되었건 안 되었건 살인 방화 소설을 수편 써내면 벌써 작가로 지목을 받았으므로….
 
40
그렇던 것이 작금에 이르러서는 좌경 문예에도 기교가 필요하다는 이론이 전개되면서 차차 거기서도 粗製濫造[조제람조]의 작가가 적게 되고 어떤 정도까지의 문예적 소질이 없으면 거기도 입문을 하기가 좀 힘들게 되었다. 이것도 금년의 소설계에 생긴 특수한 사정의 하나이다.
 
41
위에서 작금의 소설계의 경향을 대략 말하였다.
 
42
이제는 금년에 비교적 작품을 많이 발표한 이들에 대하여 좀 알아보겠다. 금년에 발표된 창작 소설이 합계 몇 편이나 되는지 그것을 이제 새삼스럽게 일일이 조사를 하고 다시 읽어 가면서 말하자는 것은 여간한 용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목록만 대략 뒤져 가면서 과거에 읽은 기억을 회상해가면서 쓴다는 것은 좀 대담하고 무모한 일일는지 모르나 그러한 방침 아래서 하겠다. 그리고 또한 불행히 내 손에 들지 못하여 보지 못한 작가들에 대하여서도 생략하여 버릴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들추어 낼 필요가 없는 작가들의 것에 대해서도 약하기로 한다.
 
 
43
李無影 氏[이무영 씨]
 
44
금년 중에 제일 많은 작품을 발표한 사람으로서 씨를 들 수밖에 없다. 희곡과 소설을 합하여 10편에 가까운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45
이 작가에 대하여 가장 크게 애석히 생각되는 것은 이 작가는 어떤 선입관념의 지배 아래서 붓을 잡는다 하는 것이다.
 
46
씨의 작품에는 반드시 어떤 운동이라 하는 것이 있고 어떤 운동가라 하는 것이 나온다.
 
47
지금 世相[세상]에 있어서 소위 운동이라 하면 계급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은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작가의 작품에 나타난 운동이며 운동가들은 이 윤곽이 너무도 몽롱하다. 그리고 말미에 있어서는 흔히 ‘운동’에서 생겨나는 ‘환희 ’와 ‘감격’ 을 집어 넣는다.
 
48
여기 이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墓穴[묘혈]이 있다. 국한된 범위 안에서 취재를 해야만 된다는 기형적 선입관 아래서 붓을 잡기 때문에 그의 붓이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고 일종의 기형적 ‘운동’ 이라 하는 데서 종시되고 만다. 「펼쳐진 날개」에서 「破鏡[파경]」에서 「루바시카」에서 우리는 한결같이 몽롱한 인물의 몽롱한 행동을 볼 수가 있다. 아무 실재성과 박진력을 가지지 못한 인물과 사건을 뒤섞어서 한 개의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 놓으려는 고심을 볼 수가 있다.
 
49
사람으로 본 氏는 비상히도 얌전하고 열이 있고 성실한 청년이다. 지금 기성과 신진을 무론하고 적지 않은 수효의 인물 중에 씨만치 경건하고 진실한 태도로 붓을 잡는 사람은 절무하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붓에도 상당히 숙련과 정확이 있다. 그러면서도 씨의 작품이 너무도 몽환적이요, 비실재적이요, 일종의 희극으로 종시되는 것은 그릇된 선입관념이 씨에게 너무도 든든히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50
그런 선입관념에서 해탈되어 자유로이 붓을 날릴 수 있는 날의 씨에게 많은 촉망을 가진다.
 
51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는 바이다.
 
 
52
李箕永 氏[이기영 씨]
 
53
금년에 합계 몇 개의 작품을 발표하였는지는 모른다. 내 눈에 뜨인 것은 「鼠火[서화]」와 「朴勝昊[박승호]」 두 편뿐이다.
 
54
그러나 금년 창작계에 있어 가장 우수한 작품을 보여 준 사람으로서 씨를 뽑지 않을 수가 없다.
 
55
아직껏 ‘카프’ 계의 작가의 공통된 결점으로서 언어―문장의 驅馳[구치]에 졸렬이 있었다. 소설이라는 것은 문장예술인 이상 첫째로 그 문장의 우수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카프계의 아직까지의 표방이 ‘내용’ 에 있었기 때문에 문장을 附屬物視[부속물시]하고 어수로이 여기었다.
 
56
지금도 이기영 씨의 작품에도 문장의 거친 곳이 많다. 그러나 표현에 있어서든 수법에 있어서든 작품적 침착에 있어서든 成家[성가]가 된 사람이다.
 
57
소질은 단편에보다 장편에 있고(씨 자신은 씨의 주관으로써 이를 부인 할 지 모른다) 寫實[사실]문예의 완벽에까지 도달한 사람이다. 씨에게 좀더 문장의 능란이 있고 ‘로만티시즘’ 의 양념이 가미되면 현 문단의 최대 작가 두고 간단히 결론을 맺겠다.
 
58
통틀어 말하자면 그 새 한동안 생겼던 그릇된 창작 이론 때문에 독자들은 신문예에 속하는 소설에 굶주렸더니만치 차차 그 요구욕이 독자층에 강렬하여 가는 것은 감추지 못할 사실이다.
 
59
그러한 때에 아직껏 순문학을 지키던 작가들은 모두 그들의 개인적 사정때문에 전직을 하여버리고 도리어 순문학의 형식론을 打罵[타매]하던 좌경 문인들이 부지불각중에 순문학으로 접근하여 오는 것은 금년 소설계에 있어서 가장 주의할 만한 한 개의 현상이다.
 
60
'33년도 인제는 다 갔으매 이 기이하고도 경축할 만한 운동이 '34년에 가서는 어떻게 진전될는지 괄목하고 기다릴 만한 일이다. 총망중에 쓰기 때문에 알아보기 힘든 말이 있다 하면 그 점은 널리 용서하여 주기를 바라며 붓을 놓는다.
 
 
61
(〈每日申報[매일신보]〉, 1933.12.21~27)
【원문】1933년 문단총결산 - 소설계의 동향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평론〕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8
- 전체 순위 : 4852 위 (4 등급)
- 분류 순위 : 979 위 / 1794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1) 김덕수
• (1) 사위
• (1)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김동인(金東仁) [저자]
 
  1933년 [발표]
 
  평론(評論) [분류]
 
  # 문학평론 [분류]
 
◈ 참조
 
 
  # 이기영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1933년 문단총결산 - 소설계의 동향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