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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랄의 확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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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6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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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의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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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문학의 성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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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의 문학에 대하여 그 성격을 규정하는 것처럼 힘드는 일은 없다. 그것도 7,8년 전과 같이 문화나 문학현상이 비록 대립의 자세에 의하여 일망정 정확한 방향을 취하고 나갈 때에는 어느 정도까지의 과학적 안광(眼光)만 갖추고 있는 자라면 그다지 곤란한 일은 아니었으나 애매한 개념에 의하여 운위되는 정세에 처하여서는 동시대인이 그가 종사하는 동시대 문학현상에 대하여 틀림없는 과학적 규정을 갖기는 대단 힘드는 일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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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많은 논자들에 의하여 우리 문학이 가지고 또는 장차 가져야 할 성격이 분석되고 논단될 때에 항용 정체니 모색이니 혼돈이니 불안이니 하는 개념으로써 그것을 개괄해 버리려 드는데 이것은 그 어감의 일종 막연한 애매성에 의하여 어디라고 꼬집어 낼 수 없는 분위기를 묘사했노라고 자신할는지는 모르나 그것 자체로서는 하등의 과학적 명확성도 기하기 어려운 심히 자의적인 관념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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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 문학의 현재의 성격을 규정하려는 노력이 이러한 술어나 개념 속에 숨어버리는 것에 의하여 만족하지 않고 비록 독단이나 도그마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혹종의 분석과 결론과 판단을 가지려는 태도에 나는 일보의 과학적 전진을 인정하려는 자이다. 세태소설과 심리소설, 풍속·세태 문학과 내향·내성의 문학 등으로 현금의 우리 문학의 현상을 분석하고 규정해 보려는 수많은 논자의 노력이 즉 이것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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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이것을 로만이라든가 노벨이라든가 시라든가의 장르사적 고찰에 의하여 본격적 고전적 소설이니 20세기적 소설이니 하는 등의 구별을 문학형태의 위에 설정해 보려는 태도도 없지 아니하다. 이러한 노력이 아직 과학적 예지에 의하여 채 정돈되지 못함으로써 약간의 독단을 범하는 혐(嫌)이 있고 합리적 핵심을 명확히 잡지 못하여 다소의 혼란을 면치 못함은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예를 들면 임화 씨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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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세태라든가 풍속이라든가에 대한 정당한 문학적 관념을 준비하지 못하고 막연한 상식적 관념이라든가 또는 고현학(소위 모데르노로지오)의 역(域)을 넘지 못하는 이해를 가지고 이에 임한 때문에 적지 않게 위험한 논단을 결론으로 얻은 이도 없지 않은 모양이다(한설야 씨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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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풍경」(박태원 씨 작),「탁류」(채만식 씨 작)나 이상의 작품에 관련하여 나도 세태 풍속의 문학적 가치를 운위해본 적이 있었고 또는 혹은 내 자신의 문학적 태도에 대하여는 작금 1년간을 통하여 고발의 정신과 모랄론과를 관련시켜 누차 표명한 바가 있으므로 별로 그것을 되풀이할 생각은 없으나 제씨와는 다소 다른 태도에 의하여 나는 우리문학의 성격을 고찰해보려는 입장에 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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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본래부터 작가는 작가적 실천, 또는 작품행동을 떠나서 어떠한 주장이나 규정을 가지기는 대단 곤란할 뿐 아니라 태반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혹종의 비평가는 현재의 문학현상을 분석하여 그 성격을 규정해 보는 것으로써 만족할지는 모르나 작가는 항시 가지고 있는 성격의 분석에서 가져야 할 성격의 결론으로 옮아가야만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자기의 문학적 실천과 작품행동을 어떠한 방향으로 끌고 나갈까를 생각하지 않고서 우리 문학의 제현상에 대하여 운위하는 것은 작가에겐 공허하고 허망되고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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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랄론의 입자에 의하면 나는 풍속과 세태를 딴 의미에 있어서 인정하고 다시 내성적이라든가 심리적이라고 지칭되는 나의 작품의 경향을 다른 성격으로 추진시켜 양자의 융합을 잡아서 로만 개조의 방향을 취하여보려는 것이 당면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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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何故)냐 하면 모랄론의 입장은 과학적 개념이 갖는 합리적 핵심을 잃지 않고 과학의 기능이 달성한 진리를 일신상의 도덕으로 파악해야 그것을 풍속의 가운데서 완전히 문학적으로 표상화하려는 곳에 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성적이니 심리적이니 자기 성찰이니 하는 것을 강렬한 이론적 모랄로 파악 발전시키고 이것을 가지고 세태 풍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우리들이 가지려는 문학의 구체적 성격을 구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것 없이는 현재와 같은 시대에서 문학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임무, 그것을 나는 아세아적 정체성의 극복이라고 막연히 표현하려 하거니와, 를 다해볼 길이 없을 것 같이 생각한다. 이런 입장에서 나는 다시 기(機)를 보아 풍속 관념의 문학적 설정을 위하여 약간의 고찰을 가져 보려고 하나 그것은 물론 이 자리에서 논위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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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1938. 6. 1]
【원문】모랄의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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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천(金南天) [저자]
 
  193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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