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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효자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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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7
채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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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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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大地) 위에 벌여놓인 모든 물건들을 꿰뚫을 듯이 더운 불볕이 내려쪼이는 삼복 여름 어느 오후였었다. 나는 학교에서 하학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오다가 마침 주인집으로 들어가는 길 어귀에서 칠복(七福)의 어머니 최씨부인을 문득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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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이를 보자 곧 ‘칠복의 소식을 듣고 올라온 것이다’ 고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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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칠복의 얼굴과 그 다리를 걷어치고 앉아 아편주사를 하던 모양이며, 까치 뱃바닥 같은 흰 손이 다시 서대문 감옥의 우중충한 붉은 담과 그 안에서 누렁 옷 입고 쇠사슬 차고 노역(勞役)을 하고 있을 그의 죽어가는 듯할 형상이며-그에 대한 여러 가지 일을 주마등과 같이 연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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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칠복의 어머니)는 몇 해 전에 칠복을 찾으러 서울까지 한번 올라와 본 일은 있었으나 결코 다른 무슨 볼일을 본다든지 혹은 구경을 하려고 일부러 서울까지 올라올 그럴 팔자는 못되었었다. 그때에 내 앞에 서 있는 그 이의 행색도 과연 세상의 가난과 고생은 혼자서 다 짊어지고 있는 듯이 야속하게도 초라하고 곤궁하게 보였다. 그이의 몸에 걸친 옷-땟물이나 빨아 입었는지 뚫어지고 해어지고 때묻고 땀에 녹아 몸에 칭칭 감기는 낡은 삼베치마와 적삼은 옷이라 하기는 너무도 걸레조각만도 못하였다. 희끗희끗 반백이나 된 머리털은 화투 바구리같이 부풀어 뜨고, 먼지가 소복히 앉은 버선발에는 뒤축 없는 짚신 한 짝과 다 찢어진 고무신 한 짝을 짝맞춰 끌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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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림차리로 얼룩덜룩한 보퉁이 하나를 옆에 끼고 불붙여 지지는 듯한 칠월 노양(老陽)에 사라질 듯이 낡은 참대 지팡이를 의지하고 서서 무엇을 찾는 듯이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 듯이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을 맥없이 바라보는 총기 없는 눈동자며, 나이보다 훨씬 더 늙어보이는 햇빛에 그을은 그 얼굴의 추렷이 슬픈 듯한 표정이며, 모두가 일부러 그처럼 차리고 꾸미려 하여도 할 수 없을 만큼 지긋지긋한 빈궁의 특수한 기분이 그 주위에 떠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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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깊은 느낌이 있어 옛날 박진사(朴進士: 칠복의 선친) 집의 호화롭던 부귀와 삼십 년이 채 못 간 오늘날 그 유족의 모진 영락(零落)과의 기수로운 대조(對照)를 볼 때에 성쇠의 무상함을 안타까와하는 비애의 눈물을 흘리지 아니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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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이의 옆으로 가까이 가서 인사를 하였다. 그이는 웬 사람인가하고 의아하는 듯이 어리뚱하고 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실상 나는 고향에서 장성한 이후로 별로 그이와 접촉한 일이 없었다. 만일 칠복에게 대한 깊은 인상이 없었더라면 나도 그이를 몰라보고 그대로 지나가 버렸을지도 모를 것이었었다. 그러므로 생각지 아니한 곳에서 뿔 돋친(四角)모자를 쓰고 왜사람 옷(洋服)을 입은 나를 갑자기 만나게 된 그이가 나를 첩경 몰라본 것도 또한 괴이치 아니한 일이었었다. 나는 무어라고 자기 소개를 하여야 좋을지 몰라 어물어물하고 섰는 동안에 나의 얼굴을 자세히 굽어보고 있던 그이는 그제야 어렴풋이 나인 줄을 알았는지 내 팔을 움켜잡으며 ‘늙으신 어머니’ 의 특유한 자애의 기분이 넘치는 듯한 말로 또한 반가운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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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자네가 아무개 동생, 어따 저…… 오동이지? 참 많이두 컸다…… 몰라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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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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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옳지 옳아…… 저 뒷골 조선달 막내지? …… 자네 댁두 다 편안허신가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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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디 왜 이렇게 올라오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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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나는 모름이 아니나 물어보았다. 얼굴이 그을어서 표정의 변화가 잘 나타나지 아니하는 그이의 얼굴은 그래도 변하였다.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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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이 사람 말두 마소…… 우리 칠복이가 지녁 산다네 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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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핑 돌아 주름살 잡힌 얼굴로 힘없이 흘러내렸다. 공연히 나의 눈가도 갑자기 싸하여지며 앞이 어른어른하여졌다. 나는 잠깐동안 외면을 하고 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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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서 저리 들어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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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우리 주인집으로 들어가기를 청하였다. 나는 그이와 서서 이야기하는 동안 퍽은 가슴이 갑갑하고 거북스러웠었다. 마치 소낙비가 오려는 여름 석양처럼 그이는 그대로 서서 머뭇머뭇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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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니 거그가 어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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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따 저 아무개(나는 우리 주인의 아명을 불렀다)네 집 말씀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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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는 의외에 만족한 듯이 나를 따라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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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러면 가니 마니 허겄넌가…… 나두 시방 그 집 좀 찾을라구 이러구 섰었네……(그이는 우리 주인의 주소와 성명을 적은 종이조각을 내어 보였다) 내가 시방 어디루 갈 디가 있넌가…… 좋으나 낮으나 일가나 찾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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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칠복이란 사람은 그때에 사실 아편 중독자로서 절도범으로 잡혀 오개월 징역선고를 받아가지고 서대문 감옥에서 복역하는 중이었었다. 그 이튿날 그이는 칠복을 면회하려고 우리 집 주인 P씨와 같이 서대문 감옥으로 갔었다. 나는 저녁때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그이가 문간을 의지하고 서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차라리 아니 만난 것만 못하였다고 생각은 하였으나 그렇다고 그대로 묵묵히 지나가 버릴 수도 없고 또 한편으로 칠복의 생활에 대하여 호기심도 가졌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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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널 칠복이 만나보섰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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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물어보았다. 그이는 그 누추한 치맛자락을 들어 눈물을 씻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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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만나부았네만 참말이지 눈으루넌 못 보겄데…… 아이고…… 자식이 그 죽을 고생을 허넌 걸 보구 내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내가 챠라리 죽어버리기나 했으면 이런 꼴 저런 꼴을 모두 안 보련만 모진 목숨이 죽어지지두 않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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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후유 한숨을 내쉬며 새로이 흐르는 눈물을 씻었다. 그이의 치맛자락으로 문대는 얼굴에서는 검은 검질이 문질문질 벗어져서 희뜩희뜩한 자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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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을 다만 심상히 보았더니 그후에 그이가 시골서 올라올 때에 근 열흘 동안이나 걸어오느라고 햇볕에 얼굴이 타서 그렇게 된 것이란 말을 칠복에게 들어 알았다. 나는 무어라고 좀 위로라도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다만 묵묵히 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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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나 편히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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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또 한마디 물었다. 그이는 기가 막히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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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구…… 이 사람아, 말두 말소…… 편헌 게 다 무엇인가…… 얼골이라고 똑 생전에 볕내(日光) 한번두 못 쐬야 본 놈( )름 누렇게 뜨구…… 빼빼 말러서 뼉다구에 가 가죽만 붙었네…… 그런디다가 종기까지 났다던가…… 그러구 배넌 고파 죽겄넌디 시키넌 일이 어찌 되(疲困)던지. 뼉다구가 부러지넌 것 같다구 그러데…… 암만히두 그 속에서 죽지 다시 살어나오던 못하겄데…… 아이구 그것이 죽다니…… 내가 그 꼴을 보다니…… 지상(妓生)년 반지 하나 갖다 잽혀먹은 죄루 그런다니 그것이 그리 큰 죄라구…… 도루 찾아주먼 구만이지…… 애편 침질이사 제 돈 갖구 제 맘대루 허넌디 무슨 상관덜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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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마지막에는 원통도 하고 섧기도 한 듯이 흑흑 느껴 울었다. 나는 P씨의 집에서 칠복이와 얼마 동안 같이 있었으므로 그에게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응당 그러리라고 생각하였다. 그가 잡혀가던 그 전날도 칠원짜리 모르핀 한 병을 아침에 사다가 종일 앉아서 병까지 모조리 부셔 쓰고도 그래도 모자라서 그날 밤에는 학질 앓는 사람처럼 불불 떨며 끙끙 앓다가 새벽녘에 형사에게 채워간 것이었었다. 이러한 심한 중독자로서 잡혀가면서부터 일조에 뚝 잡아 끊게 된 것이었으므로 얼마 동안 그의 고통은 약간이 아니었을 것이요, 가뜩이나 야위었던 그라 뼈와 가죽만 남았다는 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몸이 야위는 것은 아편을 끊은 뒤의 일시적 현상이요, 좀 지나면 갑자기 식욕(食慾)이 증가되고 살이 찌는 것이므로, 감옥에서 주는 그 푸달진 밥으로는 창자를 틀어쥘 시기가 칠복에게도 올 것이 었었다. 그리고 종처는 그가 잡혀가기 전부터 엉덩이와 팔다리와 온 몸뚱이에 모두 생겼었다. 그네는 모르핀을 증류수에 타서 쓰거나 주사하는 침을 소독을 하기는 고사하고 급한 때는 개울창 물에도 따 쓰며 침 한 개를 가지고 여럿이서 돌려가며 쓰기까지 하므로 으례 종처가 생기지 않지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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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복이가 입옥하기 전 얼마 동안의 그의 육체는 산 사람의 살이라기는 너무나 썩은 송장에 가까왔었다. 그의 사지와 몸뚱이는 전부가 흉측스럽게 찌그러지고, 아물려진 검푸른 묵은 종처와 불그레하니 툭 솟은 끝이 녹두알같이 노랗게 곪은 새 종처와 시꺼먼 때묻은 고약 조각으로 덮여버리고 말았었다. 더우기 그 보기만 하여도 진저리가 나는 다리를 걷어치고 앉아 날카롭고 깎은 성냥개비로 늑신 곪아서 물렁물렁한 종처를 따짝따짝하다가 신문지 조각을 대고 꾹 누르면 푹 솟쳐나오는 녹두 비지 같은 누런 고름과 검붉은 피며 삼복 염천에 송장 썩는 것 같은 그 고약스런 냄새- 그러고 나서 담벼락에 붙여두었던 때묻은 고약을 뜯어 꾹 눌러붙이고는 다시 흰 삐르병(이것은 모르핀 한 대쯤 풀어 쓰기에 꼭 알맞은 병인데, 그는 언제든지 잘 간수하여 주사침과 함께 몸에 꼭 지니고 다녔다)에 냉수를 떠다가 종이에 싸고 싸고 또 싸서 다 해어진 지갑 속에나 그들이 흔히 잘하는 행티로 헌 궐련갑 속에 넣어두었던 모르핀 한 봉지를 꺼내어 조심스러이 물에다 풀어가지고 주사침으로 빨아 올려 여기저기 살 좀 성한 곳을 찾아내어 한 대 쑥 찌르고는 그대로 담벼락에 기대고 앉아 산코를 드르렁드르렁 골고 있는 모양이며, 눈깔사탕을 입에다 넣고 우물우물하기, 호콩 사다 까먹고 방바닥 어질러놓기, 흘끔흘끔 곁눈질하여 가며 손 거친 짓하기, 금시에 어디서 돈더미도 인왕산만큼 얻어올 듯이 어수선하게 희떠운 소리로 지껄이기, 기생 오입하던, 하나도 그럴 듯도 싶지 않은 자랑하기. 나와 같이 있는 나이 어린 K군과 말다툼하기-이처럼 하는 짓과 꼴이 추하고 궁상스럽고 밉살머리스럽고, 게다가 엉큼스럽기까지 하여 무어라고 한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귄다는 친구라는 것은 하나 빼놓지 않고 모두가 아편장이였었다. 그들은 돈푼이나 있을 때에는 입에 든 것이라도 서로 나누어 먹을 듯이 형님 동생 하고 가장 정다운 듯이 지내다가도 한편에서 돈만 떨어지는 날이면 아편 한 대 호콩 한 조각이라도 막무가내로 주지 아니하는 것이 일반 행티다. 또 아편장이의 거짓말이란 참 엉터리가 없는 것이다. 칠복이만 하더라도 방금 침질을 하고 있는 것을 내한테 들켰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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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무엇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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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다지면 번연히 주사침을 주먹에다 쥐고 머리를 긁적긁적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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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내가 하기는 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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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기막힌 웃음이 나올 만큼 시치미를 뚝 잡아떼었다. 제아무리 몸이 튼튼하고 마음이 얌전하다는 사람이라도 한번 아편에 중독이 되어 몇 해 지나고 나면 육체는 눈뜬 송장이 되고 행신은 개차반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나는 최씨부인에게 다섯 달이라야 그다지 길지도 아니하고 또 지금은 처음이라 그렇게 고생스럽지만 이제 좀더 지나면 차차 나아간다고 몇 마디 위로를 하여 주고 돌아섰다. 그러나 그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울다가 생각하다가 한숨도 쉬며 탄식도 하면서 해가 저물어가는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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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최씨부인은 면회를 하고 나서 간수 하나를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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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칠복이 대신 나를 가두어 주던지 그렇지 아니하려거든 나를 이 자리에서 당장 죽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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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참이나 울며 승강이를 하다가 필경은 등을 밀려 쫓겨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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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내일 또 와서 얼굴이라도 다시 보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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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고 겨우 돌아왔다고 P씨는 이야기를 하였다. 과연 그 이튿날 첫 새벽에 그이는 여러 사람의 만류하는 말도 듣지 아니하고 서대문 감옥으로 혼자 가서 간수와 실컷 승강이만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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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헛된 수고를 한 사흘 거푸 하더니 그만 지쳤던지 다시는 더 가지 아니하고 다만 P씨의 집에 있으면서 틈틈이 학생들 빨래도 빨아주고 가다가는 행상 같은 것도 하여 가며 이제 칠복이가 나온 뒤에 데리고 내려갈 차비를 푼푼이 주워 모았다. 그러다 두 달에 한 번씩 허락하는 면회를 하기 위하여 그날을 꼭 알아두었다가 첫새벽에 서대문 감옥으로 쫓아가기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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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하는 동안에 최씨부인에게는 일각이 삼추 같은 세월도 어김없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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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여름도 소소한 가을도 다 지나고 음울한 듯한 겨울의 묵은 해도 며칠 사이에 봄다운 듯한 양기로운 새해로 바뀌고 말았다. 나는 동기방학에 고향에 돌아갔다가 정초에 다시 올라와 보았더니 어저께 출옥하였다고 칠복이가 P씨의 집에 있었다. 그의 형상은 알아볼 수 없이 변하였었다. 그처럼 야위었던 그가 부숭부숭한 감옥살이 져서 매우 비대하여졌었다. 그 살로 해서 그의 납작한 빈대코는 더욱 파묻혔으나 평생에 자기의 앞길을 말하는 듯한 그의 세모진 눈은 조금 동그스름하여 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쩐지 아무 힘없이 보이는 누르텡한 그 부깃살과 길게 기렀던 머리를 빨갛게 깎은 민대가리며 무의식 중에 무엇인지를 무서워하는 듯 꺼려하는 듯한 표정이나 몸짓이 이상스럽게도 감옥 냄새도 나고 딴 세상 사람인 듯도 싶었다. 그는 그의 어머니 손으로 헌 것이나마 깨끔하게 빤 두툼한 솜옷을 푸근히 입고 만사가 모두 마음이 놓이고 몸이 가뿐가뿐하다는 듯이 도리어 권태의 기분까지 생기는 듯이 이 방 저 방 학생들 있는 방으로 돌아다니며 감옥에서 지내던 이야기를 하였다. 그날 저녁에 나도 그를 일부러 청하여다 앉히고 몇 번째 되풀이하기 때문에 좀 싱거워하는 듯한 그의 감옥 생활담을 들었다. 그는 지지리 고생하던 일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이야기를 하였다. 다 듣고 나서 나는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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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렇게 고생을 좀 해보니까 맘이 어떻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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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물어보았다. 그는 감개는 무량하나 말은 궁한 듯이 여러 번 더듬더듬하다가 필경-그에게는 상당치 아니한 참된 표정과 열정적 어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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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말이지 기가 막히네…… 사실 말이지 내가 내 발등을 멫번이나 찍을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네……그때 맨 첨에 나를 만나러 오셨을 때-우리 어머니 말씀이여-그 허시넌 말씀이며 그 형상이란 참…… 어쨌던 올라오실 때 차비가 모자라서 그 더운 폭양에 열흘이나 걸어서 겨우 평택이라던가서 차를 타구 오셨다니까 그래 얼굴이 모다 타서 허물이 벗어지구…… 아이구…… 그때 증말 내 손에 칼이 있었으면 내가 내 손목을 똑 잘라버렸을 거네…… 글쎄 세상에 나 하나만 믿고 살어가시넌 어머니 한 분께 그런 고생을 다 허시게 허구…… 내 몸 망치구…… 삼십 년 동안을 가까이 두구 홀어머니 몸으루 이만큼 길러주시느라구는 약간 고생을 하셨나…… 참말이지 내가 벼락을 안 맞아 죽넌 게 이상해…… 그새 지난일은 생각만 해두 기가 막히네…… 어머니나 일가들은 고사허구라두 친구들 볼 낯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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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숨 한 번을 길이 내쉬더니 머리를 쳐들고 천장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 잠잠히 앉았었다. 약속 없는 침묵이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얼마 후에 그는 다시 고개를 서서히 돌리며 침통한 어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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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나두 인젠 삼십이 다 되어오구 어머니도 나날이 더 늙어가구…… 맘을 고쳐 먹어야겠네…… 아니…… 고쳐 먹어야 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에 고쳐 먹었네…… 증말이지 인젠 다시 살어난 듯싶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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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소리는 애처로왔다. 그의 얼굴 표정과 언사에 비록 부자연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하여간 참된 참회의 빛이 나타났었다. 그래서 나는-그것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를 생각해 볼 생각도 날 틈이 없이-알지 못하는 사이에 흥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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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 생각했네…… 그래야 헐 일이 아닌가…… 그것이 결코 자네 어머님만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자네 말대루 자네 나이두 발써 스물아홉인지 서른인지나 되었으니까 자네 앞일두 좀 생각해 보아야 않겠나…… 자네가 인제 그렇게 맘을 고쳐 먹었다니까 별루 지난 일을 끄집어내어 가지구 이랬니 저랬니 헐 거야 없네만, 시골서넌들 이렇게 말하너니…… 조상에게 죄 짓고 부모에게 죄 짓고 자손에게 죄 짓고 더 나가서넌 도덕에 법률에 사회에 민족에-가지가지 죄를 지어 세상에 용납을 못할 놈은 아편쟁이라구…… 하여간 기뿌구 고맙네…… 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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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나는 그에게 그가 비록 나이로는 몇 살 위였으나 도리어 연하의 사람을 훈계하듯이 그러한 어조로 타일렀다. 그는 말없이 머리를 숙이고 감격한 뜻을 보였다. 이상스럽게 열정의 기분을 띠고 잠깐 동안 침묵이 계속되었다. 칠복의 말이라면 으례 시들하게 알고 언제든지 조롱의 태도를 가지던 P군까지도 무추룸하고 묵묵히 앉았었다. 한참만에 나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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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서 한시라두 바삐 어머님 모시구 시골로 내려가소…… 내려가서 농사를 짓던지 허다못하면 남의 집 머슴살이라도 해서 인제 다 그런 걱정 좀 안허시게 하소…… 그러면 내일이라두 내려가게 되겠나?…… 차비나 어떻게 변통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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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차비도 차비려니와 또…… 저…… 어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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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는 그에게 고유한 눈짓으로 나를 흘끔 보며 계면쩍어하는 듯한 미소를 띠고 차마 말을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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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여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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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나는 준절히 물었다. 그는 역시 머뭇머뭇하다가 진실한 빛을 힘써 나타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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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들으면 또 부왕헌 소리라구 헐지 모르겠네만 아마 잘만 서둘면 수가 하나 생길 일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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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수가 무슨 수여? 자네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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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따 저…… 다른 게 아니라- 조원봉이란 사람을 저기(감옥) 있을 때 알았지-아즉 아무보구두 이런 말 허지 말소-그런디 그 사람이 어느 시골 부자-아주 토지가 썩 많은 부자놈의 자식인디 제 아비가 돈을 잘 안 주어서 좀 몸똥거려 가지구 물 건너루 뛸라구 따들석 거리넌 중이라나-하나를 끌어 올리다가 전만(錢萬)이나 소개해 주면 둘이서 적게 먹어두 천 원 하나씩은 먹게 될 터이니까 좀 안해 볼라냐구 그러데- 사실 내가 지금 맨손만 쥐구 시골루 내려간들 말뿐이지 무슨 별수가 있나? ……다행히 잘 되어서 전 천이나 생기면 그놈 가지구 시골루 내려가서 장사 낱이나 허구 그리느라면 내 심평두 페잖겠다구…… 그런디 그 사람은 나보담 나흘인지 먼첨 나왔었넌디. 내가 나오던 날 거기(감옥)까지 일부러 왔데…… 그래서 여기 일은 모다 내가 주선해 놓기루 허구 자기넌 어제 밤차로 김제(金堤)루 내려갔으니까 아마 모레나 글페쯤은 올라오겠지…… 아닌게아니라 사람은 참 똑똑허데…… 법률두 잘 알구…… 그리구 간수놈들을 마구 해내넌 걸 보면 무섭단 말이여…… 하여간 이번 일만 잘 되면 수가 생기네…… 내일은 동막을 가서 전주(錢主)나 좀 찾어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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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장차에 올 성공을 미리 즐기는 듯이 빙그레 웃었다. 나는 그의 말을 모두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성공을 암축하였다. 마침 방문이 살그머니 열리며 최씨부인이 고개를 반쯤 내밀고 방안을 살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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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복이 여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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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의 말소리와 기거 행동은 언제든지 조용하고 조심스러웠다. 의복도 좀 깨끔한 것을 입고 얼굴에는 다소간 안심과 기쁜 빛이 떠돌았다. 그러나 깊은 수심과 불안의 그림자는 여전히 그 얼굴의 어느 구석엔지 자리를 잡고 사라지지를 아니하였다. 그이는 조용히 들어와 방구석에 가 사리고 앉아서 칠복의 범연한 얼굴을 자애 깊은 눈으로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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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허구 나허구 내리가넌디 찻삯이 을매나 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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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물었다. 칠복은 잠깐 동안 까막까막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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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원만 있으면 되야요…… 웨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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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원이면 마흔 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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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69
그이는 손가락을 꼽아가며 한참 동안 무엇을 생각하더니, 새까맣게 때가 묻은 주머니로부터 싸고 싸고 한 종이뭉치 하나를 꺼내 들고 펴기 시작하였다. 나는 ‘돈이겠지’하고 생각하였다. 과연 그이는 그 속에서 여남은 장이나 되는 일원짜리 지폐를 펴들고 한 장씩 한 장씩 손 끝에 침을 묻혀가며 세어보더니 그중에 한 장을 따로 집어 칠복을 주며
 
70
“어따 - 이놈으루 담배나 사먹어라 - 여그 마흔 닷냥(九圓) 남은 놈으루 찻삯 허구 가다가 벤또라던가 즘심이라던가 사먹구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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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복은 그 돈 일 원을 시쁘다는 듯이 집어넣고 나서 그래도 내가 자기를 비웃지나 아니하나 하는 눈치를 보려는 듯이 피슥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이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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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새벽차 타구 내리가자…… 늦인 차(急行)는 돈 더 주어야 헌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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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급허잖어니 메칠 더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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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칠복은 ‘노인네들은 남의 속도 모르고 다 저런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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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야야 메칠이 다 무엇이냐…… 어서 내리가장개……이 집(P씨)두어련 살림에 딴 식구 둘이나 두구 멕이기 심 안 들겄냐…… 제일 염치 없어 못 있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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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어따 걱정 말으세요…… 다 되는 수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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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나두 모르겄다…… 너두 사람인디 또 그렇게 이 늙은 어미 속을 탤라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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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더 말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칠복은 그 소위 ‘수’ 가 생기기까지 서울서 머물러 있기로 하고 매일 조원봉이가 올라오기만 고대하였다. 그러나 모레쯤 올라온다던 조가는 한번 간 후로 함흥차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는지 아무 소식도 없었다. 칠복은 매일 동막을 가네 마포를 가네 하고 나가 돌아다니다가 해가 저문 뒤에 들어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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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일은 다 되었는데 이 사람이 웬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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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걱정을 하며 몹시 조민하였다. 이처럼 이렁저렁하는 동안에 한 달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동안에 최씨부인의 주머니 속에 든 돈 구 원은 그의 담뱃값, 군것질, 활동사진 구경, 설렁탕, 전차삯으로 매일 일 원씩 오십 전씩 스실사실 다 없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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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머니는 그의 그림자와 같이 그의 주위를 충실하게 따라다니며 일절 생활의 모든 것을 아리탑탑하게 보살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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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은 고금동이요 인심은 조석변이라더니 변하기 쉬운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최씨부인의 기대하던 보람도 없이 다섯 달 동안의 옥중 생활과 출옥 후의 참된 참회와 굳은 결심의 효과도 없이 칠복은 다시 변하고 말았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의 주머니 속에서 마지막 떨이로 일 원 남은 것을 가져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는 군것질도 아니하고 담배도 사지 아니하고 아침에 잠깐 나갔다가 곧 돌아왔을 뿐인데 바로 그 이튿날 그는 나에게서 돈 일 원을 취하여 갔다. 나는 좀 마음에 걸렸으나 그대로 두고 보았다. 그러한 지 사흘 되는 날 아침에 나와 같이 있는 K군이 지갑 속에 들어 있는 돈 삼 원-오 원 속에서-을 누가 꺼내갔다고 두덜두덜하였다. 그 안날 밤에 그 방에서 잔 사람은 K군과 칠복이와 나뿐이었었다. 나는 묻지 않고라도 칠복의 소위인 줄을 알았지만 그대로 아무말 없이 씻어 덮어버리도록 하였다. 이삼일 후에는 내 지갑 속에서 돈이 몇 원 축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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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며칠 후에는 주인집 밥탕기가 두어 개나 없어졌다. 또 얼마 후에는 무엇이 없어지고 누구는 지갑을 잃어버리고 외투를 잃어버리고 하였다. 그는 이처럼 절제-아편장이게 절제(節制)란 말이 우습지만-없는 주사질로 인하여서 다시 시작한 지 불과 한 달이 못되어 모르핀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그는 자기 말로 둔종이 났노라고 어기죽어기죽하고 다니다가 내가 손 다친 곳에 요오드포름을 발라서 잘 낫는 것을 보고 생판에 그것을 갈아다가 밥풀에 이겨서 종처에다 붙이고 다녔다. 그리고 가다가 돈은 없고 모르핀은 떨어지고 하면 그 세모진 눈을 뒤집어쓰고 돈을 얻으러 모르핀을 사러 그 알량스런 두루마기와 모자를 잡히려 헤매고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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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다가 그도 저도 못하고 몸에 인기가 돌기 시작하면 하루거리 앓는 놈이 직 돌아온 것처럼 입술이 새파래지고 부들부들 떨며 이불을 무릅쓰고 누워서 배가 아프네 가슴이 아프네 죽네 사네 하며 그대로 내버려두면 곧 죽기라도 할 듯이 졸경을 치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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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할 때마다 그의 속을 잘 아는 그의 어머니는 눈물을 비죽비죽 흘리고 돌아다니며 기어코 단돈 이삼십 전이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변통하여다가 그를 주었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불불 떨며 웅숭스리고 슬슬 기어서 어디론지 갔다가 얼굴에 좀 산 빛을 띠어 가지고 원기 있게 걸어 들어오고 하였다. 그러하다가도 어느 때에는 며칠씩 지갑 속에 지폐장이나 불룩불룩하게 들고 모르핀도 넉넉히 사다 쓰며 군것질도 한층 올라 눈깔사탕이나 과실붙이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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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것을 볼 때마다 나는 ‘그러면 그렇지…… 또 어디 가서 무엇 하나 슬쩍…… 전당포……’ 하고 이렇게 그의 돈 생기는 경로를 연상하였다. 그의 형상은 다시 전 모양-아니 그 전보다 더 한층 심하게 변하여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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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렇게 피가 밭고 기름기 빠진 쭈글쭈글한 가죽과 가시 같은 뼈다귀며 우부숙하게 길어난 머리털과 앙상한 얼굴에 푹 가라앉은 눌어 앉은 눈언덕이며 더우기 그 십리나 들어간 눈을 딱 감고 숨소리도 없이 쭉 뻗고 누웠는 모양은 누가 보든지 죽은 송장이라고 않지 못할 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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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족한 성적(性的) 만족의 욕망을 위하여의 것’ 에게 도리어 중독이 되어-아편이나 모르핀 주사를 하게 되는 동기가 달리도 또 있지만-필경은 성적 기능이 쇠퇴되어 버리는 것과 같이 칠복이도 역시 성적 방면에는 무관심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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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처를 한 후로 아직 장가도 들지 아니하였으려니와 혹 그가 장가를 든다 하면-그는 그러할 의사도 없지만 그의 어머니는 그를 장가를 들이지 못하여 무한 애를 썼었다 -그것은 절대로 무의미한 노릇일 것이다. 이렇게 되고 난즉 “그 따윗 자식은 뒤어지거나 말거나 내버려 두지 않고 옴탁옴탁 가축을 하여 준다” 고 최씨부인까지 주위 사람들의 동정을 잃고 미움을 받게 되었었다. 그러나 그이가 속조차 없는 것은 아니었었다. 혼자 앉으면 오장육부가 바스러지도록 속을 태우고 눈병이 나도록 울고 ‘에라 이까진 세상 죽어나 버리겠다’던가 ‘에라 자식이 아니라 전생의 원수다. 죽던 살던 나는 모른다. 나는 나 갈 데로 간다’라고 결심을 하고서 그 칠복의 ‘그 얼굴’ 을 한번 보면 그이의 눈에서는 그만 눈물, 애처로와하는 눈물이 비오듯이 쏟아지며 그 눈물에 먹었던 결심은 눈 긁듯이 풀려버리고 다만 가슴만 죽도록 안타까울 뿐이었었다. 이것이 지극한 ‘어머니의 자애’ ‘절대의 사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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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을 두고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던 조원봉이는 삼월이 거의 지날 때야 올라왔다. 그 소위 토지 잡히고 돈 쓴다는 김제 부자도 물론 같이 올라왔다. 그러한 중에 있던 칠복이는 갑자기 하늘이라도 올라갈 듯이 신이 나서 그 모양새를 하여가지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며칠 동안 분주히 돌아다녔다. 하루는 칠복이가 빙글빙글 웃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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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어떻게 잘 되어가나? …… 자네 덕분에 생전 못 가볼 명월관 구경이나 한번 허넌가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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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잘 되다뿐인가…… 다 되었네 다 되야…… 모레가 돈 건넬 날일세 모레…… 요새 좀 있으면 사구라 피구…… 그 자동차에다 기생 떠싣고 우이동으로 뿡 돌아가서…… 응응…… 척 그런단 말이여, 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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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비꼬는 말도 알지 못하고 혼자 신이 나서 한참이나 무어라고 너절하게 늘어놓더니 자기 어머니와 무어라고 몇 마디 하고는-모레 온다고 묻지도 아니한 말을 당부하듯이 하고 그대로 또 나가버렸다. 나가서는 영영 돌아오지 아니하였다. 바로 그 이튿날 저녁때였었다. 나는 저녁을 먹고 나서 마침 배달하여 주는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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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자칭 부호의 사기단’이라 하고 그 옆에 다시 ‘멀쩡한 부자패들’ ‘없는 토지를 잡히려’ 라고 주(註)를 내고 사실에는 “전북 김제군 ××면 ××리에 사는 김××와 같은 주소의 사기 전과자 조원봉과 모르핀 중독자요 절도 전과자인 원적을 전북 군산에 두고 현재 주소가 일정치 못한 박칠복 이 삼 인은 위조문서를 가지고 막대한 금전을 사기하려 다가 사실이 발각되어 방금 종로서에서 인치 취조중이라 하며, 특히 전기 삼 인 중에 박칠복이라는 자는 지난 일월 이후로 시내의 각 큰 상점에서 빈번히 피해를 당하던 절도사건의 유력한 혐의자로서 신체검사를 한 결과 수십여 장의 귀금속과 기타 값 많은 물건을 잡힌 전당표를 발견하고 또 자백까지 있으므로 불일간 일건 서류와 같이 검사국으로 넘긴다더라” 하는 것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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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돌아왔다. 대자연은 자애의 옷을 입고 곱게 곱게 너그러이 춤추는 밑에서 모든 생물들도 웃으며 노래부르며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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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것으로도 능히 그 비애를 나누지 못하는지 인왕산 밑에 따로이 한 세상을 벌여가지고 우중충히 섰는 서대문 감옥의 귀먹은 듯이 굳이 닫친 철문을 야윈 두 주먹으로 힘없이 두드리며 “칠복아!…… 칠복아!” 라고 구슬피 부르짖으며 애달피도 우는 늙은 부인이 있었다. 바로 그 감옥 속에서 또다시 누렁옷 입고 쇠사슬에 얽매여 아편에 주려서 빈사의 지경에 이르른 칠복은 이 소리를 듣는지 못 듣는지!
【원문】불효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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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만식(蔡萬植)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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