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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달(溫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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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년(인종 23)
김부식
1
온달전(溫達傳)
 
 
2
온달(溫達)은 고구려 평원왕(平原王.혹은 평강왕) 때의 사람이다. 용모가 못생겨 우스꽝스러웠으나 마음은 순수하였다. 집이 가난하여 항상 밥을 빌어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떨어진 옷과 해진 신을 신고 거리를 왕래하니, 사람들이 그를 ‘바보 온달’이라 했다.
 
3
평원왕의 어린 딸이 잘 울어 대자 왕이 농담 삼아 말하기를,
 
4
“네가 늘 울어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분명 커서 사대부의 아내는 되지 못할 테니,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야겠다.”
 
5
하고, 왕은 매번 이 말을 되풀이했다.
 
6
그러다 딸이 16세가 되자, 상부(上部) 고씨(高氏)에게 시집보내려 하였다. 그러자 공주가 말하기를,
 
7
“대왕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너는 반드시 온달의 아내가 될 것이다.’ 하셨는데, 지금 어째서 전에 한 말씀을 바꾸십니까? 필부(匹夫)도 오히려 식언(食言)을 하려 하지 않거늘, 하물며 지존(至尊)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왕은 농담 삼아 말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대왕의 명령은 잘못되었으니, 저는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8
하니, 왕은 노해서 말하기를,
 
9
“네가 내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니, 진실로 내 딸이라 할 수 없다. 어찌 함께 살 수 있겠느냐?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가거라.”
 
10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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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공주는 값비싼 팔찌 수십 개를 팔꿈치 뒤에 매달고 궁궐을 나와 홀로 가다가,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나 온달의 집을 물어서 그 집에 이르렀다. 눈먼 늙은 어머니를 보고 그 앞에 가까이 가서 절하고, 그 아들이 있는 곳을 물으니, 노모는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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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가난하고도 지저분하여 귀인이 가까이할 사람이 못 됩니다. 지금 당신의 체취를 맡으니 향기롭기가 예사롭지 않고, 당신의 손을 만지니 부드럽기가 솜과 같으니, 반드시 천하의 귀인일 텐데, 누구의 속임수에 넘어가 이곳에 왔습니까? 내 아들은 굶주림을 참지 못해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러 산에 간 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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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공주는 나가서 산 밑에 이르러, 온달이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속마음을 말하였다. 온달은 발끈 성을 내며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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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녀자가 다니는 곳이 아니니, 틀림없이 사람이 아니라 여우나 귀신이다. 내게 가까이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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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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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홀로 돌아와 사립문 밑에서 자고, 이튿날 아침에 다시 들어가 모자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온달이 우물쭈물하면서 결정을 못하자,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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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몹시 지저분하여 귀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며, 우리 집은 몹시 가난해 귀인이 살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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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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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의 말에 ‘한 말의 곡식이라도 찧어서 나누어 먹을 수 있고, 한 자의 베라도 옷을 지어 같이 입을 수 있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마음만 같이 한다면 어찌 꼭 부귀를 누린 뒤라야만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20
하였다. 그리고는 금팔찌를 팔아서 밭, 집, 종, 소, 말, 그릇 등을 사들여 완전히 살림 장만을 하였다. 처음에 말을 살 적에 공주는 온달에게 말하기를,
 
21
“장사꾼의 말은 사지 말고, 꼭 국마(國馬)인데 병들고 여위어서 내버려진 것을 골라 샀다가 후에 바꾸도록 하시오.”
 
22
하니, 온달은 그 말대로 했다. 공주가 정성들여 길렀더니, 말은 날로 살찌고 힘도 세졌다.
 
23
고구려는 항상 3월 3일에 낙랑(樂浪)의 언덕에 모여 사냥하여, 잡은 멧돼지와 사슴으로써 하늘과 산천의 신에 제사 지냈다. 그날이 되어 왕이 나아가 사냥하자, 신하들과 오부(五部)의 군사가 모두 따랐다. 이때 온달은 기른 말을 타고 따라가서 항상 남보다 앞서 달렸고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잡은 것도 또한 많았다. 왕이 불러서 성명을 묻고는 깜짝 놀라며 특별히 여겼다.
 
24
이때 후주(後周)의 무제(武帝)가 군사를 내어 요동(遼東)으로 쳐들어왔으므로,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이산(肄山.혹은 拜山)의 들에서 싸웠다. 온달이 선봉이 되어 날래게 싸워 수십여 명을 목베어 죽이니, 모든 군사가 승승장구해서 분투하여 크게 이겼다. 공을 논하는 자리에서 모두 온달을 제일로 내세웠다. 왕은 가상히 여기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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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 사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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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예를 갖추어 그를 맞아들이고 벼슬을 주어 대형(大兄)으로 삼으니, 이로부터 총애와 영화가 더욱 두터워져 위엄과 권세가 날로 성해졌다. 양원왕(陽原王.혹은 양강왕)이 즉위하자, 온달이 아뢰기를,
 
27
“신라가 우리 한북(漢北)의 땅을 빼앗아 군현(郡縣)으로 만들어 백성들은 통한을 품고 부모의 나라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신(臣)을 어리석고 불초(不肖)하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군사를 주신다면, 한번 나아가 반드시 우리 땅을 회복하겠습니다.”
 
28
하니, 왕이 허락했다. 온달은 떠나면서 맹세하기를,
 
29
“계립정(鷄立亭 혹은 鷄立峴)과 죽령(竹嶺) 서쪽을 우리 땅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
 
30
하였다. 드디어 나아가, 신라 군사와 아차성(阿且城) 밑에서 싸우다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 길에서 죽었다. 장사를 지내려 하니, 널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공주가 와서 널을 어루만지면서,
 
31
“사생이 결정났으니, 아, 돌아가십시오.”
 
32
하니, 드디어 관이 들려서 장사를 지냈다. 대왕이 그 사실을 듣고 매우 슬퍼했다. (끝)
【원문】온달(溫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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