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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 (瓊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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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3
나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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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희 (瓊姬)
 
 
 

1. 一[일].

 
3
「아이구 무슨 장마가 그러케 심요」
 
4
며 담를 붓치 々 마님 은 오간만에 오신 사돈마님일다.
 
5
「그러게 말이지요. 심한 장마에 아희들이 病[병]이나 아니 낫습니가. 그동안 하인도 한번도 못 보셔요」
 
6
며 마조 안져 담를 붓치 머리가 희긋々々고 이마에 주름살이 두어줄 보이 이 李鐵原[이철원][댁] 主人[주인]마님일다.
 
7
「아이구 별 말을 다 십니다. 나 역 그셔요. 아들은 츙실하나 어멈이 엇 슈일 젼붓터 가 압흐다고 더니 오날은 이러나 다니 거슬 보고 왓셔요」
 
8
「어지간이 날이 더워야지요 조곰 잘못 면 병 나기가 쉬워요 그셔 좀 걱정이 되셧겟습니」
 
9
「인져 낫스니요 이 노여요 그런 기가 일본셔 와셔 얼마나 반가우셔요」
 
10
며 돈 마님은 이졋든 거슬 작 놀나 각 듯시 말을 다.
 
11
「먼다가 보고 늘 이 노이지 안타가 그도 일년에 한 번식이라도 오니 집안이 든々요」
 
12
主人[주인]마님 김부인은 담를 터리에다 탁々 친다.
 
13
「그럿타 말다요. 아들이라도 이 아니 노일 터인 처녀를 그러 먼다 보시고 그럿치 안켓습니가. 그런 몸이나 츙실셧지요」
 
14
「녜 별 병은 아니 낫나 보아요. 제 말은 아모 고도 아니 된다 나 어미 걱졍 식힐가 보아  말이지 그 좀 주리고 고이 되엿겟셔요. 그셔 얼골이 칠 요」
 
15
며 뒤겻을 항야
 
16
「아가 々々 셔문 안사돈 마님이 너 보러 오셧다」
 
17
다.
 
18
「녜」
 
19
 경희 지금 시원 뒷마루에셔 오간만에 맛난 오라버니 과 안져셔 오라버니 은 버션을 깁고 경희 안진 봉틀에 긔 오라버니 양복속젹삼을 하며 일본셔 지 에 어느날 어듸를 가다가 함맛터러면 젼차에 치울번 엿드란 말 그셔 지금이라도 각만 면 몸이 아슬々々다는 말이며 겨울기 오면 도모지 다리를 펴고 자본 젹이 업고 그셔 아에 이러나면 다리가 々 다 말, 일본에 하로 걸너 비가 오  한번은 비가 심게 퍼붓고 學校上學時間[학교상학시간]은 느져셔 그 굽 놉흔 나막신을 신고 부즈런히 가다가 너머져셔 다리에 가죽이 버셔지고 우산이 모다 찌져지고 옷에 흙이 뭇어 엇지 붓그러웟셧지 몰낫셧드란 말, 學校[학교]에셔 工夫[공부]든 이야기, 길에 다니며 보든 이야기 헤 마침 어느  活動寫眞[활동사진]에셔 보앗든 어느 兒孩아해가 아바지가 작난을 못게 니 아버지를 팔아 버릴냐고 광고를 쎠다가 제 집 門[문] 밧 큰 나무에다가 붓쳣더니 그  마참 그 兒孩[아해]만한 六七歲[육칠세]된 남가 父母[부모]를 이러버리고 彷徨[방황]다가  두 푼 남은 돈을 들고 이 廣告[광고]로 아바지를 살냐고 門[문]을 두다리든 樣[양]을 半[반] 이야기는 中[중]이엿다. 오라버니은 어느듯 바누질을 무룹 우에다가 노코 「하々 허々」 며 滋味[자미]스럽게 듯고 안졋든 라.
 
20
「그셔 엇더케 되엿소」
 
21
뭇다가 눈쌀을 찝흐리며
 
22
「얼는 다녀오」
 
23
간절히 청을 다.
 
24
엽헤 안져셔 에 풀을 먹이며 熱心[열심]으로 듯고 안졋든 시월이도 혀를 툭々 찬다.
 
25
「암으렴 네 얼는 다녀오리다」
 
26
경희 이레케 對答[대답]을 고 제 이야기에 자미 잇셔々  것이 깃버셔 우스며 압마루로 간다.
 
27
경희 사돈 마님 압헤 졀을 謙遜[겸손]히 며 인를 엿주엇다. 一年[일년] 동안이나 이져버렷든 졀을 일전에 집에 到着[도착]할 에 아버지 어머니에게 엿다. 으로 이번에  졀은 익슉엿다. 경희 속으로 일본셔 날마다 세루 가로 며 작난든 각을 고 지금은 이러케 얌젼다 며 우셧다.
 
28
「아이고 그 좃튼 얼골이 엇지면 저러케 못 되엿니 오작 고이 되엿셧실나고」
 
29
사돈마님은 자비스러온 音聲[음성]으로 말을 다 일부러 경희의 손목을 잡아 만졋다.
 
30
「 심 시집살이  손 갓고나. 女學生[여학생]들 손은 비단결 갓다 네 손은 웨 이러냐」
 
31
「살性[성]이 곱지 못셔 그요」
 
32
경희는 고를 칙으린다.
 
33
「졔 손으로   입고 밥지  먹엇다니 그럿치요」
 
34
경희의 어머니 담를 다시 붓치며 말을 다.
 
35
「져런 그려면 집에셔도 아니 든 거슬 지에 가셔 구나. 네 일본학교 규촉은 그러냐?」
 
36
사돈마님은 작 놀낫다. 경희 아모 말 아니 다.
 
37
「무얼요 졔가 졔 苦生[고생]을 사누라고 그지요. 그것 누가 식히면 하겟습니. 學費[학비]도 넉넉이 보 주지마는 기는 별나게 밧분거시 자미라고 담니다」
 
38
김부인은 아모  업시 어제 저녁에 자리 속에셔 에게 드른 이야기를 다.
 
39
「그건 왜 그리 고을 니」
 
40
사돈마님은 경희의 이마 우에 넙펄々々 나려온 머리카락을 두 귀 밋헤다 워주며 젹삼 위로 등의 살도 만저보고 얼골도 씨다듬어 준다.
 
41
「일본에는 겨울에도 불도 아니 인 지 그고 반찬은 감질이 나도록 조곰 준지 그것 엇지 사니?」
 
42
「녜, 불은 아니 나 견여 나면 관계치 안아요. 반찬도  먹을만치 주지 모져러거나 그럿치 아니 요」
 
43
「그러자니 모도가 고이지 그런 네 형은 그동안 병이 나셔 너를 못 보러왓다. 아마 오날 져녁 은 올 터이지」
 
44
「네 좀 보주셔요. 발셔부터 엇지 보고 십헛지 몰나요」
 
45
「암 그럿치 너 왓다는 말을 듯고 나도 보고 십허 엿 兄弟[형제]리 그러치 아니랴」
 
46
이 마님은 원 시집을 멀니 와셔 부모 형뎨를 몹시 그리워 본 經驗[경험]이 잇터라. 이 말에 깁흔 同情[동정]이 낫타난다.
 
47
「거긔를  가니? 인져 고만 곱게 입고 안졋다가 富者[부자]집으로 시집가셔 아들 낫코 자미드랍게 살지 그러케 고 것 무엇 잇니?」
 
48
아직 알지 못야 그러케 지 못 거슬 일너주 것 갓히 경희에게 야 말을 다가 마조 안진 경희 어머니에게 눈을 向[향]야「그럿치 안소 말이 올치요」 것 갓다.
 
49
「녜 하든 공부 맛칠 지 가야지요」
 
50
「그거슨 그리 만히  무엇니. 사니 골을 간단 말이야? 郡[군] 主事[주사]라도 단 말이냐. 只今[지금] 世上[세상]에 사도 화 가지고 쓸가 업셔々 々 ……」
 
51
이 마은 여간 걱정스러워 아니 다. 그러고 관졀 게집를 日本[일본]지 보여 공부를 식히 사돈 영감과 마이며  그러케 호며 체 무엇허자 것인지를 몰나 답々  적은 오 젼붓터 잇스나 다른 집과 달나 사돈집 일이라 속으로 늘 「져 게집를 누가 데려가나」 辱[욕]을 면서도 할 수 잇 로 모른 체 여 왓다가 오날 偶然우연 조흔 期會[기회]에 걱정오든 것을 말거실다.
 
52
경희는 이 마 입에서 「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 셔 무엇 니」  이 말이 나올 줄 알앗다. 속으로「올치 그럴 줄 알앗지」엿다. 그러고 어졔 오셧든 이모님 입에서 나오든 말이며 경희를 보실  마다 걱졍시 큰 어머니 말과 모다 一致[일치]되 것을 알앗다.  昨年[작년] 여름에 듯던 말을 금년 여름에도 듯게 되엿다. 경희의 입살은 간질々々엿다.「먹고 입고만 는 거시 사람이 아니라 호고 알어야 사이야요. 당신처럼 영감 아들간에 첩이 넷이나 잇 것도 흐지 못 닭이고 그것으로 속을 쎡이 당신도 알지 못 죄이야요. 그러니 녀편네가 시집 가셔 시앗을 보지 안토록 난 것도 가라쳐야 고 녀편네 두고 첩을 엇지 못게  것도 가라쳐야만 니다.」고 십헛셧다. 이외에 여러 가지 례를 들어 셜명도 고 십헛셧다. 그러나 이 마 입에셔 반드시 오날 아에 다녀가신 할머니의 말과 흔「얘 녯날에 녀편네가 흐지 안아도 壽富貴多男[수부귀다남]고 잘 만 살아왓다. 녀편네 東西南北[동서남북]도 몰나야 福[복]이 만탄다. 얘 工夫[공부] 女學生[여학생]들도 버리 방아만 케 되더라. 사가 첩 하나도 둘 줄 몰느면 그거시 사냐?」든 말과 갓히  이 마님도 할줄 알앗다. 경희는 쇠 귀에 경을 읽지 고 졔 입만 압흐고 저만 오날 져녁에  이 각으로 잠을 못 자게 될 거슬 각엿다.  말만 시작게 되면 답々여셔 속이 불과 갓히 탈 것 연 오 동안 되면 뒷마루에셔 기다릴것을 각야 차라리 일졀 입을 담을엇다. 더구나 이 마은 입이 걸어셔 한말을 드르면 열 말 그짓말을 봇여 女學生[여학생]의 말이라면 엇더튼지 흉만 보고 욕만 기로 수단이 용 줄을 알앗다. 그셔 이 마님 귀에 좀체름 변명이라든지 셜명도 조곰도 고지가 들니지 안을 줄도 짐작엿다. 그러고 어느  경희의 형님이 경희더러「얘 우리 시어머니 압헤셔 아모 말도 지마라. 더구나 시집이야기 일졀 말아라. 女學生[여학생]들은 예사로 시집 말들을 더라. 아이구 망칙 셰상도 만하라. 우리 자라날  어가 처녀가 시집 말을 보아 신다 그  아니라 여러 女學生[여학생] 흠담을 어 가셔 그러케 듯고 오시지 듯고만 오시면  나 드르라고 빗노코 시난 말이 졍말 내 동이 학이여셔 그런지 도모니 듯기 실터라. 日本[일본]가면 게집 버리너니 별々 못 드를 말을 다 신단다. 그러니 아모조록 말을 조심라」 付托[부탁]을 밧은 것도 잇다. 경희  이 마님 입에셔 무슨 말이 나올가 보아 이 조릿々々 엿다.
 
53
그셔 다른 말 시작되기 前[전]에 뒷마루로 다라날랴고 궁딍이가 들셕々々 엿다.
 
54
「잇다가 급히 입을 오라범 속젹삼을 던 거시 잇셔々 가보아야겟습니다」
 
55
고 경희 알튼 니가 진이나 만콤 시원하게 그 압흘 면고 뒷마루로 나서며 큰 슘을 한 번 쉬엇다.
 
56
「왜 그리 느졋소? 그셔 그 아바지를 엇더케 소」
 
57
오라버니은 그 동안 버션 한 을 다 기워놋코  한 에 압벌을 이다가 경희를 보자 무룹 우에다가 놋코 밧삭 갓가이 안즈며 궁금든 이야기 츨 칫쳐 뭇난다. 경희의 눈쌀은 찝흐려젓다. 두 이 실쥭젓다. 시월이는 빨를 키다가 경희의 얼골을 눈결에 실젹 보고 눈치를 엿다.
 
58
「자근 아씨 셔문안 마님이  시집 말을 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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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에 경희가 할머니 다녀가신 뒤에 마로에셔 혼자말노「시집을 갈  가더라도 하도 여러 번 드르니 인졔 도모지 실여 죽겟다」든 말을 시월이가 부엌에셔 들엇다. 지금도 자셰히 들니지 안으나 그런 말을  것 갓다. 그셔 자근 아씨의 얼골이 저러케 불냥거니 엿다. 경희 우셧다. 그러고 바누질을 붓들며 이야기 츨 연속다. 안마루에셔 如前[여전]히 두 마은 셔로 술도 전며 담도 잡수면서 경희의 말을 다.
 
60
「기가 바누질을 다 요?」
 
61
「녜 바누질도 곳잘 요. 남졍의 윗옷은 못지요마는 제 옷은 여 입지요」
 
62
「아이구 저런 어느 틈에 바누질을 다 홧셔요. 양복 속젹삼을 다 요. 학도 바누질을 다 나요」
 
63
이 마은 果然[과연] 女學生[여학생]은 바눌을 쥐울 줄도 모로 줄 알앗다. 더구나 경희와 갓히 셔울노 日本[일본]으로 쏘다니며 공부 다 고 덜넝고  사 흔 학이 제 옷을 여 입다  말에 놀낫다. 그러나 역시 속으로난 그 바누질 이 오작할가 엿다. 김부인은 의 칭찬흐나 뭇난 말에 마지 못야 답다.
 
64
「어듸 바누질이나 제법 안져셔 훌 나 잇나요. 그도 차々 철이 나면 연히 의사가 나 보아요. 가라치지 아니 도 제 절노 게 되던구면요. 어려은 공부를 면 의사가 틔우나보아요」
 
65
김부인은 말을 엇다가 다시 말을 다. 이 마님 귀에  거짓말갓다.
 
66
「양복 속젹삼은 작년 여름에 南大門[남대문] 밧게셔 日女[일녀]가 와서 가라치든 봉틀 바누질 講習所[강습소]에를 날마다々니며 홧지요. 제 족하들의 洋服[양복]도 셔 입히고 帽子[모자]도 셔 씨우고  제 오라비 여름 양복지 셔요. 日語[일어]를 아니 션고 친게 되여셔 다른 사람에게 가라쳐 주지 안 것지 다 가라쳐 주더요. 낫에 화가지고 와셔 밤이면  열두시 로 한 시지 안저셔 온거슬 보고 그로 그리고 모다 치수를 적고 셔요. 나는 그게 무엇인가 엿더니 나종에 봉틀 회사 감독이 와셔 그「이제지 일어로만  거시야셔 부인네들 가라치기에 불편더니 님의 든 으로 퍽 유익하게 쓰겟습니다」 말에 그런 것인줄 알앗셔요.  가라치면 어듸든지 그러케 쓸가 잇던구면요 그  아니라 그 졈잔은 일본 사들의게도 엇지 존를 밧지 몰나요. 기 가 왓단 말을 어듸셔 드럿지 감독이 일부러 일젼에  차자왓셔요. 일본서 졸업고 긔어히 긔 회사의 일을 보아 달나고 더요. 처음에 月給[월급] 一千五百兩[일천오백냥]은 쉽요. 차々 올느면 三 年[삼년]안에 二千五百兩[이천오백냥]은 밧다요 다른 녀 제일 만흔 거시 七百[칠백] 쉰냥이라 아마 기는 일본지 가셔 공부 닭인가 보아요. 저것도 기 가 봉틀에 한 것입니다」
 
67
며 마즌 편 벽에 유리에 늘어 걸어 노은, 압헤 물이 흘느고 뒤에 나무가 총총 村[촌] 景致경치를 턱으로 가라친다. 경희의 어머니 결코 여긔지 의 말을 할냐고 한 거시 아니엿다. 거시 自然[자연] 月給[월급] 말지 게 된거슨 不知中[부지중]에 여긔지 말엿다. 김부인은 다른 부인들 보다 더구나 이 사돈 마님보다 훨신 開明[개명]을  婦人[부인]일다. 根本[근본] 性品[성품]도 결코 남의 흉을 보 부인은 아니엿고 혹 부인들이 모혀 녀학의 못된 졈을 여 흉을 보던지 면 그럿치 안타고지 반를  젹도 만흐니 이거슨  긔  경희를 몹시 긔특히 아 닭으로 녀학은 비누질을 못다든가, 를 아니 다든가, 살님살이를 할 줄 몰는다든가 하 말이 모다 일부러 흉을 드러 말거니 다. 그러나 공부셔 무엇지 왜 경희가 일본지 가셔 공부를 지 졸업을 면 무어셰 쓰지는 역시 김부인도 다른 부인과 갓히 몰낫다. 혹 여러 부인이 모혀셔 님은 그러케 공부를 식혀셔 무엇나요? 질문을 면「누가 아나요. 이 셰상에 게집라도 화야 다니요」이러케 긔 아들에게 늘 드러오든 말노 어물々々 답을  이엿다. 김부인은 과연 알앗다. 공부를 만히 할록 존를 밧고 월급도 만히 밧 거슬 알앗다. 그러케 번질 ─  양복을 닙고 금시게줄을 느린 졈잔은 감독이 조고마 녀자를 일부러 차자와셔 졀을 수업시하 것이라든지, 종일, 한 달 三十日[삼십일]을 악을 쓰고 속을 이 普通學校[보통학교] 敎師[교사] 만야 六百[육백] 시무냥이고 普通보통 五百兩[오백냥]인「쳔々히 놀면서 一年[일년]에 평풍 두 짝만이라도 잘만 노하 주시면 月給[월급]은  四十圓[사십원]식은 듸리지요」 말에 김부인은 과연 공부라는 거슨  야할 것이고 면 조곰  것보다 일본지 보셔 식혀야만 할 거슬 알앗다. 그고 어느 날 저녁에 경희가「공부를 면 만히 야겟셔요. 그야 남의게 존를 밧을 외라 져도 사 노릇을 할 것 요」든 말이 아마 이셔 그던가 보다 엿다. 김부인은 인제붓터는 의심업시 확실히 긔 아들이 경희를 왜 일본지 보라고 를 쓰던 것 지금 世上[세상]에 女子[여자]도 男子[남자]와 히 만히 가라처야  거슬 알앗다. 그셔 김부인은 이제지 누가「님은 공부를 그러케 식혀 무엇 니가?」 무르면 등에셔 이 흐르고 얼골이 벌거케 취지며 이럴 마다 아들만 업스면 곳이라도 데랴다가 시집을 보고 십흔 각도 만핫셧스나 지금 각니 아달이 뒤에 잇셔々 긔 부부가 경희를 데려다 시집을 보지 못게  거시 多幸[다행]게 生覺[생각]된다. 그러고 지금붓허는 누가 뭇든지 간에 녀도 공부를 식혀야 의사가 나셔 가라 치지 아니 바누질도 할 줄 알고 일본지 보여 공부를 만히 식혀야 존를 밧을 것을 분명히 셜명지라도 할 것 갓다. 그셔 오날도 사돈마님 압헤셔도 부지즁 여긔지 말을  金夫人[김부인]의 態度[태도] 조곰도 躊躇[주저] 빗도 업고 그 얼골에 깃붐이 가득고 그 눈에「나는 이러 영광을 누리고 이러 자미를 본다」 表情[표정]이 가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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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마님은 半信半疑반신반의로 엇더튼 지 들엇다. 처음에 물논 거짓말노 드를 만 아니라, 속으로「너는 아마 큰 게집를 버려 노코 인제 시집 보 것이 걱졍이니 저러케 업 칭찬을 나보구나」며 이야기 金夫人[김부인]의 눈이며 입을 노려보고 안젓다. 그러나 이야기가 졈졈 기러갈록 그럴 듯다. 더구나 監督감독이 왓드란 말이며 尊待[존대]를 드란 것이며 사도 여간 郡主事군주사은 바랄 수도 업 月給[월급]을 二千兩[이천냥]지 주겟드란 말을 드를   셜마 저러케지 그짓말을 할가  각이 난다. 사돈 마님은 아직도 참말노 알고 십흐지 안으나 엇지 김부인의 말이 그짓말 갓지 아니 다.  벽에 걸닌 繡[수]도 確實[확실]이 自己[자기] 눈으로 볼  아니라 쉴  업시 박휘굴느 裁縫[재봉]틀 소리가 當場[당장] 自己[자기] 귀에 들닌다. 마 은 도모지 이상다. 무슨 큰 失敗[실패]나 것도 갓다. 良心[양심]은 스로 自服[자복]엿다.「가 녀학을 잘못 알아왓다. 정말 이 집 과 갓히 게집도 공부를 식혀야겟다. 어셔 우리 집에 가겨 우식히든 孫女[손녀] 들을 일붓허 學校[학교]에 보야겟다고  결심을 다. 눈압히 암울々々오고 귀가  ─ 다. 아모 말 업시 눈만 먹々々 고 안졋다. 뒤겻흐로 부러 두러오는 시원 바람 중에는 절믄 우숨소리가 사접시를 트릴만치 자미스럽게 혀 드러온다.
 

 
 

2. 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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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운 자근 아씨 무얼 그러케 심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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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헤  함지를 힘 업시 노흐며 을 씻는다. 얼골은 억죽々々 얼고 머리 평양머리를 셔 언고 알눅달눅 면주 수건을 아므러케나 씬 나이가  四十[사십] 假令[가령]된 장사는 의례히 하로에 한번式[식] 이 집을 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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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々니 작난 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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瓊姬[경희]는 압치마를 치고 마로 혜 셔々 셧투른 칼질노 파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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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틈에 감치 당그 거슬 다 흐셧셔요. 날마다 다니며 보아야 자근 아씨는 도모지 노으시 거슬 못 보앗습니다. 冊[책]을 보시지 안으면 글씨를 쓰시고 바누질을 아니 시면 저러케 김치를 당그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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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편네가 녀편 할 일을  것이 무어이 그리 신통할 것 잇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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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근 아씨 갓흔이나 그러치 어느 女學生[여학생]이 그러케 을 먹 이가 잇나요」
 
77
장사는 무룹을 치며 경희의 압흐로 밧삭 앗다. 경희 방긋 ─ 시 웃다.
 
78
「그건 장사가 잘못 안 것이지 女學生[여학생]은 사 아니요 女學生[여학생]도 옷을 입어야 살고 음식을 먹어야 살 것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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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그게 말이지요. 누가 아니요 그러나 자근 아씨갓치 그러케 아는 녀학이 어 잇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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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稱讚[칭찬] 만히 밧엇스니 이나 한 시무냥아치 살!」
 
81
「아이구 어멈을 저러케 아시네.  파러 먹을냐고 그런 거슨 아니야요」
 
82
변덕이 듸룩々々 두 의 살이 축 쳐진다. 그러고 너는 나를 잘못 아고나  怨罔원망 으로 두둑 입셜이 죽다. 경희 겻눈으로 보앗다. 그 을 짐작엿다.
 
83
「아니요 부러 그지 稱讚[칭찬]을 밧으니 조와셔……」
 
84
「아니야요 稱讚[칭찬]이 아니라 졍말이야요」
 
85
다시 졍다이 밧삭 안지며 허허…… 너털우쉼을 한 판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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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졍말 몃를 두고 날마다 다니며 보아야 자근 아씨쳐럼 낫잠 한 번도 지무시지 안코  무엇을 시 아씨 처음 보앗셔요」
 
87
「 장사 오기 前[전]에 자고  쟝사가 가면  자 걸 보지를 못엿지」
 
88
「 저러케 우쉰 말을 하시네.  쟝사가 아모 나 아참에도 다녀가고 낫에도 다녀가고 저녁 도 다녀가지 學校[학교]에 다니 學生[학생]갓치 時間[시간]을 맛처셔 다니나요! 응? 그러치 안쇼?」
 
89
며 툇마루에셔 돌에 풀 갈고 잇 시월이를 본다. 시월이
 
90
「그요. 어가 압흐시기 前[전]에 한번도 낫잠 지무시 일 업셔요」
 
91
「여보 장사 이 다 쉬면 엇지 할나고 이러케 한가이 안저셔 이야기를 오」
 
92
「아니 관게치 안아요」
 
93
 장사의 말소는 아모 힘이 업다.  장사는 이 자근 아씨가 「그셔 엇졧쇼」며 밧아만 주면 이야기 할 것이 만핫다. 저의 집  방아 튼 일군에게셔 드른 요 新聞[신문]에 어느 녀학이 學校[학교] 간다고 나가셔 몃칠 아니 드러오 고로 수을 보니 어느 사에게 임을 밧아셔 쳡이 되엿드란 말이며, 어느 집에서는 며누리를 녀학을 엇어 왓더니 버션 깁  올도 차질 쥴을 몰나모다 드로 엿드란 말, 밥을 엿 반은 엿드란 말, 날마다 四方[사방]으로 쏘다니며 平均[평균] 한 마식 들어 온 녀학의 흠담을 랴면 不知其數[부지기수]이엿다. 그셔 이러케 신이 나셔 무룹을 치고 밧삭 드러 안졋셧스나, 경희의 말 답이 너머 冷[냉]졍고 점잔음으로  장사의 속에셔 쳐 오르든 거시 어느 듯 거품 지듯 졋다. 장사의 은 무어슬 일흔 것 갓치 空然[공연]히 셔운다.  바구미를 들고 이러실가 말가 하나 엇지  이러실 수도 업다. 그셔  바구미를 두 손으로 눌는 로 안져서 모른 체 고 칼질 경희의 모양을 아위로 훌터도 보고 마루를 보며 션반 우에 언젼 소반의 수효도 셰워 보고 精神[정신] 업시 얼 진 것 히 안젓다.
 
94
「흰  냥아치 고 피  두냥 반어치만 노케」
 
95
김부인은 고흔 돗자리 위에 붓질을 면서 두러누엇다가  경희의 조와 피 고 아들이 잘 먹 흰 을 노라 고 주머니에셔 돈을 다. 장사 멀간이 안젓다가 작 놀나 노흐라  수효를 몃 번式[식] 되푸리 세워셔 노코 뒤도 도라다 보지를 안코  바귀미를 이우고 나가다가 다시 이 宅[댁]을 오지 못면 을 못 팔게 될 生覺[생각]을 고 「자근 아씨 일  와요 허々々」며 門[문]을 나셔々 큰 쉼을 쉬엇다. 生三八[생삼팔] 두루막이 고룸을 달고 안젓든 경희의 오라버니 이며 경희며 시월이며 셔로 얼골들을 치여다보며 말업시 씽긋씽긋 웃다. 경희는 속으로 깃버다. 무어슬 엇은 것 갓다.  장사가 다시는 남의 흉을 보지 아니 하리라 生覺[생각]할 에 큰 敎育[교육]을  것도 갓다. 경희 칼자루를 들고 안져서 무슨 生覺[생각]을 곰곰이 다.
 
96
「 기 못 할 거시 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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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골에 愁色[수색]이 가득야 실음업시 두 손갈 을 마조 잡고 안젓다가 簡單[간단]히 이 말을 고난 다시 입을  담을며 한심을 산이 지도록 쉬이 한 녀인에게 아모도 모로는 큰 걱졍과 셜음이 잇 것 갓다. 이 녀인은 僅[근] 二十年[이십년] 동안이나 이 집과 親[친]게 다니 녀인이라 경희의 兄弟[형제]들은 아주머니라고 이 女人[여인]은 경희의 兄弟[형제]를 긔의 親[친]족하들갓치 貴愛[귀애]다. 그셔 심々여도 이 집으로 오고 속이 傷[상]할 에도 이 집으로 와셔 웃고 간다. 그런 이 녀인의 얼골은 항상 검은 구룸이 우고 조흔 일을 보던지 즐거운 일을 당던지 헤 반드시 휘 ─ 한심을 쉬우 싸코 싸인 셜음의 原因[원인]을 알고 보면 누구라도 同情[동정]을 아니 할 수 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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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女人[여인]은 노年[년] 과부라. 남편을 일은 後[후]로 哀切[애절] 복통을 하다가 다만 滋味[자미]를 붓치고 樂[낙]을 삼 거슨 千幸萬幸[천행만행]으로 엇은 遺腹子유복자 壽男[수남]이 잇슴이라. 하로 지나면 壽男[수남]이도 조곰 크고 한  지나면 壽男[수남]이가 한 살이 는다. 겨울이면 추울가 녀름이면 더울가 밤에 자다가도 困[곤]히 자는 壽男[수남]의 투덕々々 볼기을 몃번식 덕々々든 世上[세상]에 둘도 업 貴[귀] 아들은 어느 듯 나이 十六歲[십육세]에 이르러 四方[사방]에셔 婚姻[혼인]자 말이 일  업셧다. 壽男[수남]의 어머니는 로이 며나리를 엇어 흔 滋味[자미]를 볼 것이며 남편도 업시 혼자 폐 밧을 生覺[생각]을 다가 자리 속에셔 눈물도 만히 흘녓다. 그러나 항여 이러케 눈물을 흘녀 貴重[귀중] 아들의게 사위스러올가 보아 할 수 잇 로 슯흠을 깃붐으로 돌녀 각고 눈물을 우슘으로 이룰냐 엿다. 그셔 알살이 돈이며 물등속을 며누리 엇으면 줄냐고 모핫다. 唯一無二[유일무이]의 아들을 장가듸리넌 리 것도 만코 보 것도 만핫다. 그셔 며누리 션을 시어머니가 보면 아들이 가난게 산다고  고로 壽男[수남]의 어머니 일졀 中媒[중매]에게 기고 궁합이 맛 것으로만 婚姻[혼인]을 定[정]엿다.  며누리를 엇고 아들과 며누리 사이에 玉[옥]과 갓흔 손녀며 金[금] 갓흔 손子[자]를 보아 집안이 들셕고 滋味[자미]가 퍼부울 거슬 날마다 想像[상상]며 기다리든 며누리는 果然[과연] 오날의 이 한심을 쉬우게  원수일다. 열닙곱에 시집온 後[후]로 八年[팔년]이 되도록 시어머니 조고리 하나도 여셔 情多[정다]히 드려보지 못 쳘천지 한을 시어머니 가에 켜준 이 며누리라. 壽男[수남]의 어머니 本來[본래] 性品[성품]이 順[순]고 德[덕]스러움으로 아모조록 이 며누리를 잘 가라치고 잘 들냐고 도 無限[무한]이 쓰고 남 몰누게 腹腸복장도 만히 쳣다. 이러면 나흘가 저러케 면 사이 될가 야 혼자 궁구도 만히 고 타일느고 가라치기도 數[수]업시 엿스나 어제가 오날갓고 일도 일반이라. 바눌을 쥐어주면 곳 졸고 안젓고 밥을 하라면 죽은 쑤어 노으나 거긔다가 나이가 먹어 갈록 만 엉 가는 거슨 더구나 사을 기가 막키게다. 이러니 로 속이 傷[상]고 날노 기가 막히는 壽男[수남]의 어머니 이 집에 올 마다 이 집 며누리가 시어머니 져구리를 얌젼히  거슬 보면 나 이 며누리 손에 저러케 져구리 한아도 엇어 입어 보지를 나 며 한심이 나오고 경희의 부즈런 거슬 볼 에 나는 왜 져런 민첩 며누리를 엇지 못엿가 며 한심을 쉬우 거슨 연 人情[인정]이리라. 그럼으로 이러케 멀건이 안져셔 경희의 김치 당그 양을 보며  장사가 한참 들고 간 뒤에 간단 이 말을  헤 한심을 쉬우 그 얼골은 참아 볼 수가 업다. 머리를 숙이고 골몰이 칼질든 경희 임의 이 아주머니의 설음의 原因[원인]을 아 터이라 그 한심소리가 들니자 왼 몸이 르々 도록 同情[동정]이 간다. 경희 이 刺戟자극을 밧 同時[동시]에 이와 갓치 朝鮮[조선] 안에 여러 不幸[불행] 家庭[가정]의 形便[형편]이 方今[방금] 제 눈압헤 보이 것 하다. 힘 잇게 칼자로々 도마를 탁 치 경희는 무슨 큰 決心[결심]이나  것 갓다. 경희 굿게 盟誓[맹서]엿다.「내가 가질 家庭[가정]은 決[결]코 그런 家庭[가정]이 아니다. 나  아니라 내 子孫[자손], 내 親舊[친구], 내 門人[문인]들의 들 家庭[가정]도 決[결]코 이러케 不幸[불행]게 지 안다. 오냐 내가  한다」였다. 경희 충 다. 안 부억에셔 을 々 흘니며 풀 쑤 시월이를 러간다.
 
99
「얘 나고 하자. 붓막에 올나 안저셔 풀막이로 졀냐? 아궁이 압헤 안저셔 울냐? 엇던 거슬 엿스면 좃켓니? 너 하라 로 할 터이니, 두 가지를 다 할 줄 안다」
 
100
「아이구 고만 두셔요, 더운」
 
101
시월이 더운 혼자 풀을 져면셔 불을 너라고 々 든 中[중]이다.
 
102
「아이구 이년의 八字[팔자]」恨歎[한탄]을 며 눈을 멀건이 고 밀집을 러 고 안졋든 라, 자근 아씨의 이 말  마는 더운 中[중]에 바람갓고 괴로움에 우슘일다. 시월이는 속으로「저녁 진지에 자근 아씨의 질기시 옥수々를 어듸가셔 맛잇는 거슬 엇어다가 셔 듸려야겟다」엿다. 마지 못야.
 
103
「그러면 불을 셔요. 제가 풀은 져울 거시니……」
 
104
「그 어려온 거슨 오동안 졸업 네가 라」
 
105
경희 불을 우고 시월이 풀을 졋다. 위에셔「푸々」「부굴부굴」  소리, 아에셔 밀집의 탁々 튀 소리 마치 경희가 東京[동경] 音樂學校[음악학교] 演奏會席[연주회석]에셔 듯던 管絃樂奏관현악주 소리 갓기도 다.  아궁이 져 속에셔 밀집 헤 불이 기며 漸[점]々 불빗이 强[강]고 번지 同時[동시]에 차차 아궁이지 갓가와지자  漸[점]々 불이 弱[약]져 가 것은 마치 피아노 져 헤셔 이 지 칠에 붕々던 것이 漸[점]々 々도록 되 音律[음률]과 갓히 보힌다. 熱心[열심]으로 졋고 안진 시월이 이러 滋味[자미]스러운 거슬 몰누겟고나 고 제 각을 다가 져는 조곰이라도 이 妙[묘]한 美感[미감]을 늣길 쥴 아 거시 얼마콤 幸福[행복]하다고도 각엿다. 그러나 져보다 몃 十百倍[십백배][묘] 美感[미감]을 늣기 者[자]가 잇스려니 각할 에 제 눈을 여 바리고도 십고 제 머리를 듸려 바치고도 십다. 건불이 별안간 파란 빗으로 變[변]다. 아 ─ 이것도 사인가, 밥이 앗갑다 엿다. 경희 不知中[부지중]「滋味[자미]도 스럽다」엿다.
 
106
「체 자근 아씨 별것도 다 자미잇다고 십니다. 면 국물 흐르 것도 滋味[자미]잇다 시고, 마로 걸질을 치시면, 아직 안친 한 편  마루의 연 거시 보기 滋味[자미]잇다시고, 마당을 쓸면 틔 만하지 것이 滋味[자미]잇다 시고, 나종에 무엇지 滋味[자미]잇다고 실지 뒤간에 구덱이  것은 滋味[자미]잇지 안으셔요?」
 
107
경희 속으로「오냐 물논 그것지 滋味[자미]잇게 보여야 할 거실다. 그러나  눈은 언제나 그러케 밝아지고 내 머리 어느 나 거긔지 發達[발달]될지 불상고 寒心[한심]스럽다」엿다.
 
108
「얘 그런 말이 나왓스니 말이다.  언제 니?」
 
109
「왜요? 모 야겟셔요」
 
110
「그러면 저녁 늣지?」
 
111
「아마 느질 걸이요!」
 
112
「일즉 이 나더라도 천에 겨 살아라. 그러면 것는방 아씨고 져녁놀 터이니 늣게 드러와셔 잡수어라.  손으로 한 밥맛이 엇던가 보아라 히々々」
 
113
시월이도 갓치 웃다. 엇제면 사이 저러케 人情[인정]스러운가 다. 누가 나 먹으라고 단 참외나 주엇스면 져 자근 아씨 갓다 듸리게 속으로 혼자말을 다. 果然[과연] 시월이 이러케 고마운 소리를 드를 마다 惶悚[황송]스러워 엇지 할 수가 업다. 그셔 입이 잇스나 엇더케 말할 쥴도 모로고 다만 자근 아씨의 잘 먹 果實[과실]은 아지라, 제게 돈이 잇스면 사다가라도 듸리고 십흐나 돈은 업슴으로 사지 못되 틈々이 어가셔 옥수수며 살구 곳잘 求[구]다가 듸렷다. 이러케 경희와 시월이 이 이가 조흘  外[외]라 이번에 경희가 日本[일본]셔 올 에 시월의 자식 點童[점동]이게 큰  기네들보더 더 조흔 作亂작난감을 사다가 쥰 거슨 시월의 가 녹기 前[전]지 잇즐 수가 업다.
 
114
「얘 그런데 너와 일할 것이  하나 잇다」
 
115
「무엇이야요?」
 
116
「글셰 무어시든지 내가 하자면 겠니?」
 
117
「암을얌요. 지요!」
 
118
「너 왜 그러케 우물 덩을 더럽게 놋니」
 
119
「도모지 더러워 볼 수가 업다. 그러니 내일붓허 셜음질 뒤에  날마다 나고 우물 덩을 치우자 너 혼자만 하라 거슨 아니다. 그러케 겟니?」
 
120
「녜 제가 혼자 날마다 치우지요」
 
121
「아니 나고 갓치 …… 滋味[자미]스럽게 하々々」
 
122
「 滋味[자미]요? 하々々々」
 
123
부억이 들석하다. 안마루에서 드르시든 경희 어머니  우슘이 始作[시작]되엿군 하신다.
 
124
「아이 무어시 그리 우순지 기 가 오면 밤낫 셋이 몰겨 다니며 웃 소 도모지 살 못견겟셔요 젊어슬  말 구르 거시 다 우습다더니 그야말노 그런가 보아요」
 
125
壽男[수남] 어머니에게 對[대]야 말을 다.
 
126
「웃 것 밧게 조흔 거시 어 잇습니가. 에를 오면 산 것 갓습니다」
 
127
壽男[수남] 어머니  휘…… 한심을 쉰다. 마루에 혼자 러져 바누질든 것는 방 씨 우슘 소가 들니자 한 발에 신을 신고 한 발에 집신을 며 부억 문지방을 드러시며.
 
128
「무슨 이야기오? 나도……」다.
 

 
 

3. 三[삼].

 
130
「마누라 지무시오?」
 
131
李鐵原[이철원]은 사랑에셔 드러와 안방 문을 열고 경희와 김부인 자는 모긔장 속으로 드러신다. 김부인은 작 놀라 니러 안다.
 
132
「왜 그러셔요 어듸가 便[편]치 안으셔요?」
 
133
「아 ─ 니, 空然[공연]히 잠이 아니 와셔……」
 
134
「왜요?」
 
135
이 에 마로 壁[벽]에 걸닌 自鳴鐘자명종은 한 번을  친다.
 
136
「두러 누어서 곰곰 각을 다가 마누라고 議論[의논]을 하러 두러 왓소!」
 
137
「무얼이오?」
 
138
「경희의 婚姻[혼인] 일 말이오. 도모지 걱졍이 되어 잠이 와야지」
 
139
「나 역 그요」
 
140
「이번 婚處혼처  놋치지를 말고 야지. 그만한 곳 업소. 그 新郞[신랑] 아버지 되 者[자]고난 前[전]붓허 익슉히 아 터이니 다시 알아 볼 것도 업고 當者[당자]도 그만 면 쓰지 別[별] 兒孩[아해] 어 잇다 長子[장자]이니 그 만흔 財産[재산] 다 相續[상속]될 터이고  경희 그런 大家[대가]집 맛며누리감이지……」
 
141
「글셰 나도 그만한 婚處[혼처]가 업 줄 알지마 제가 그러케 열길이나 고 실 거슬 엇더케 단 말이요. 그러케 실타고  거슬 抑制[억제]로 보엿다가 나죵에 不吉[불길] 일이나 잇스면 子息[자식]이라도 그 怨罔[원망] 을 엇더케 듯잔 말이오……」
 
142
「아…… 니 不吉[불길]할 일이 잇슬 닭이 잇나 人品[인품]이 그만 것다. 秋收추수를 數千石[수천석]겟다. 그만면 고만이지 그러면 엇더케 잔 말이오. 게집가 열 아홉 살이 적소?」
 
143
金夫人[김부인]은 잠々이 잇다. 李鐵原[이철원]은 혀를 툭々 차며 後悔[후회]를 다.
 
144
「내가 잘못이지 게집를 일본지 보다니 게집가 시집가기를 실타니 그런 망칙 일이 어 잇셔 남이 알가 보아 무셥지. 발셔 適合[적합] 婚處[혼처]를 몃 군를 놋첫스니 엇더케 잔 말이야! 아이……」
 
145
「그러면 婚姻[혼인]을 언제로 잔 말이오?」
 
146
「져만 對答[대답]면 只今[지금]이라도 곳 지 오날도 촉 片紙[편지]가 왓는…… 已往[이왕]게집라도 그만치 가라쳐 노앗스니 녯날처럼 父母[부모]리로 할 수 업고 셔 발셔 사흘 불너다가 타일느나 도모지 말을 드러먹어야지. 게집년이 되지 못 固執고집은 왜 그리 시운지 新郞[신랑] 三寸[삼촌]은 긔어히 족하 며누리를 삼아야겟다고 몃 번을 그지 모로……」
 
147
「그 무엇이라고 對答[대답]셧소?」
 
148
「글셰 남이 붓그럽게 게집더러 무러 본다나, 무엇이라나 그지 안아도 큰 게집를 일본지 보너니 엇더니 고 욕들을  그셔 각 본다고 지」
 
149
「그러면 거긔셔 기다리겟소 그」
 
150
「암 그게 발셔 올 正月[정월]붓허 말이 잇던 것인 동집 시악씨 밋고 장가 못간다더니……」
 
151
「아이 그러면 速[속]히 左名[좌명][간] 決定[결정]을 여겟 엇더케 나 져난 긔어히 하든 工夫[공부]를 맛치기 前[전]에 죽여도 시집은 아니 가겟다  그고 더구나 그런 富者[부자] 집에 가셔 치마 자락 느리고 십흔 은 에도 업다고 다오. 그셔 졔 동 시집 갈 도 제것으로 노은 고운 옷은 모두 주엇습넨다. 비단 치마 속에 근심과 셜음이 잇너니라고 다오. 그 말도 올킨 올어」
 
152
金夫人[김부인]은 自己[자기]도 남 부럽지 안케 이제것 富貴[부귀]게 살아왓스나 自己[자기] 남편이 졀머슬  放蕩[방탕]여셔 속이 傷[상]든 일과 鐵原[철원] 郡守[군수]로 갓슬 도 妾[첩]이 두셋식되여 남 몰 속이 쎡든 生覺[생각]을 고 경희가 이런 말을 할 마다 말은 아니나 속으로 는 네 말이 올타  적이 만핫다.
 
153
「아이 아니 운 년 그기에 게집를 가라치면 건방져셔 못 쓴다 말이야…… 아직 쳘을 믈너셔 그럿치…… 글셰 그것도 그럿치 안소 오작  집에서 婚姻[혼인]을 구로 단 말이오. 金判事[김판사] 집도 우리 집 內容[내용]을 다 아 터이니 婚姻[혼인]도 자지 누가 구로 婚姻[혼인] 집 시씨를 데려 갈냐겟소 아니 이번에  야지……」
 
154
夫人[부인]의 말을 드르며 그럴 듯게 生覺[생각]든 李鐵原[이철원]은 이 로 婚姻[혼인] 生覺[생각]을 니 이 急[급]작히 조려진다. 그러고 각할록 이번 金判事[김판사]집 婚處[혼처]를 놋치면 다시 그런 門閥[문벌]잇고 財産[재산]잇 婚處[혼처]를 엇을 수가 업 것 갓다. 그셔 두 말할 것 업시 이番[번] 婚姻[혼인]은 强制[강제]로라도 식힐 決心[결심]이 이러난다. 李鐵原[이철원]은 벌 이러선다.
 
155
「게집가 工夫[공부] 그러케 셔 무엇? 그만치 알앗스면 고만이지 일본은 누가  보기 하구? 이번에 無關[무관]지 긔어히 그 婚處[혼처]고 야지, 일  한번 불너다가 아니 듯거든  무를 것 업시 곳 버려야지……」
 
156
怒氣[노기]가 가득다. 金夫人[김부인]은「그러케 시요」라든지「마시요」라든지 무어시라고 對答[대답] 수가 업다. 다만 실엄업시 自己[자기]가 風病[풍병]으로 누울 마다 경희를 시집 보기 젼에 도라갈가 보아 아실々々든 각을 며
 
157
「는 하나 남은 경희를 마저 내 生前[생전]에 시집을 보 노아야 내가 죽어도 눈을 감겟」 이다.
 
158
李鐵原[이철원]은 이러시다가 다시 안지며 나직한 소리로 뭇다.
 
159
「그런 日本[일본] 보셔 버리지 아는 貌樣[모양]이오?」
 
160
「아니요 그 前[전]보다 더 부리전졋셔요. 아이면 第一[제일]몬져 이러납넨다. 그셔 마루 걸질이며 마당이며 멀거케 치여 놋치요. 그 인가요. 허면 방아 다 토록 체질주기…… 그게 시월이 조와져 죽겟다지요……」
 
161
金夫人[김부인]은 果然[과연] 경희의 날마다 일 거슬 볼 마다 큰 安心[안심]을 漸漸[점점]차잣다. 그거슨 경희를 日本[일본] 보 後[후]로 남들이 非難[비난] 마다 입으로 말을 아니 나 恒常[항상] 으로 念慮[염려]되 거슨 경희가 萬一[만일]에 日本[일본]지 工夫[공부]를 갓다고 난 체를 다든지 工夫[공부] 威勢[위세]로 산갓치 안저셔 먹자든지 면 그 을 엇더케 남이 붓그러워 보잔 말인고 고 未嘗不미상불 걱졍이 된 거슨 어머니된 者[자]의 을 사랑 自然[자연] 情[정]이라. 경희가 일본日本셔 오든 그 잇흔날 붓허 압치마를 치고 부억으로 드러갈 에 오간만에 쉬우러 온 이라 말니기는 엿스나 속으로 큰 숨을 쉬울만치 安心[안심]을 엇은 거시다. 경희 家族[가족]은 누구나 다 아는 바와 히 경희의 마루 걸네질, 다락 벽장 치움 前[전]붓허 有名[유명]엿다. 그셔 경희가 셔울 學校[학교]에 잇슬  一年[일년]에 셰 번式[식] 休暇[휴가]에 오면 依例의례히 다락 벽장이 속々지 沐浴[목욕]을 게 되엿다.  金夫人[김부인]의 에도 경희가 치우지 안으면 아니 맛도록 되엿다. 그셔 다락이 지져분다든지 벽장이 어수션게 되면 발서 경희의 올날이 몃칠 아니 남은 거슬 안다. 그러고 경희가 집에 온 그 잇흔날은 경희를 보러 오는 四寸[사촌] 형님들이며 할머니, 큰어머니 한번式[식] 열어보고「다락, 벽장이 粉[분]을 발낫고나」시고「긋기도 다」시며 稱讚[칭찬]을 시셧다. 이거시 경희가 집에 가는 그 前[전]날 밤붓허 깃버 것이고 경희가 집에 온 第一[제일]의 標蹟표적이엿다. 金夫人[김부인]은 이번에 경희가 日本[일본]셔 오면 年[년]々 셰번式[식] 沐浴[목욕]을 식혀주든 다락 벽장도 치여주지 아니 줄만 알앗다. 그러나 경희는 如前[여전]히 집에 到着[도착]면셔 父母[부모]님의게 인 엿줍고 첫 번으로 다락 벽장을 열엇다. 그러고 그 잇흔날 終日[종일] 치웟다. 그런 이번 경희의 掃除소제 方法[방법]은 前[전]과는 全[전]혀 달느다. 前[전]에 경희의 掃除[소제] 方法[방법]은 機械的[기계적]이엿다. 東[동]에 노핫든 祭器[제기]며 西[서] 壁[벽]에 걸닌 표주박을 씰고 문질너셔는 그 노핫든 자리에 그로 노흘 줄만 알앗다. 그셔 잇던 검의줄만 업고 싸혓든 몬지만 터르면 이거시 掃除[소제]인 줄만 알앗다. 그러나 이번 掃除法[소제법]은 달느다. 建造的[건조적]이고 應用的[응용적]이다. 家庭學[가정학]에셔 흔 秩序[질서], 衛生學위생학에셔 흔 整理[정리]  圖畵[도화] 時間[시간]에 흔 色[색]과 色[색]의 調和[조화], 音樂[음악] 時間[시간]에 흔 長短[장단]의 音律[음률]을 利用[이용]야 只今[지금]지의 位置[위치]를 全[전]혀 더 고치게 된다. 磁器자기를 陶器도기 엽헤다도 노하 보고 七疊칠첩 반상을 漆器칠기에도 담아본다. 주발 밋헤 주발보다 큰 사발을 밧쳐도 본다. 흰 銀[은]반 위로 노로소름 종골방아치도 느려본다. 큰 항아리 다음에는 甁[병]을 논는다. 그러고 前[전]에는 컹컴 다락 속에셔 몬지 암에 눈쌀도 흐렷슬  外[외]라 終日[종일] 을 흘니고 掃除[소제] 거슨 家族[가족]의게 드를 稱讚[칭찬]의 報酬보수를 밧을냐이엿다. 그러나 이번에 이것도 달느다. 경희는 컹컴 속에셔 제 몸이 이리져리 運動[운동]케 되 거시 如干 [여간] 滋味[자미]스럽게 生覺[생각]지 안앗다. 일부러 비루를 놋코 쥐을 집어 암도 맛하 보앗다. 그러고 경희가 終日[종일] 일 거슨 아모 바라 報酬[보수]도 업다. 다만 제가 져 할 일을  것 박게 아모 것도 업다. 이러케 경희의 一動[일동] 一靜[일정]의 內幕[내막]에는 自覺[자각]이 生[생]기고 意識的[의식적]으로 되 同時[동시]에 外形[외형]으로 活動[활동] 할 일은 로 만하진다. 그셔 경희는 할 일이 만타 萬一[만일] 경희의 親[친] 동모가 잇셔々 경희의 할 일 中[중]에 하나라도 준다 면 비록 그 物件[물건]이 경희의 손에 잇다 더라도 그거슨 경희의 것이 아니라 동모의 것일다. 이럼으로 경희가 조흔 거슬 갓고 십고 남보다 만히 갓고 십흘진 경희의 힘으로 能[능]히 할 만한 일은 항여나 털만 일이라도 남더러 달나고 할거시 아닐다. 조곰이라도 남의게 앗길 거시 아닐다. 아々 多幸[다행]일다. 경희의 넙적 다리에는 살이 고 팔둑은 굴다. 경희는 이 살이 다 져셔 거를 수가 업슬 지 팔둑이 힘이 업서 느러질 지 할 일이 無限[무한]일다. 경희의 가질 物件물건도 無數[무수]다. 그럼으로 낫잠을 한번 자고나면 그 時間[시간] 자리가 完然[완연]히 턱이 난다. 終日[종일] 일을 고 나면 경희는 반드시 조곰式[식] 자리난다. 경희의 갓 거슨 하나 式[식] 느러간다. 경희는 이러케 아붓허 저녁지 엇기 爲[위]야 자라갈 慾心[욕심]으로 제 힘 일을 다.
 
162
李鐵原[이철원]도 自己[자기] 의 일 거슬 날마다 본다.  속으로 긔특게도 역인다. 그러나 이러케 自己[자기] 夫人[부인]에게 무러본 거슨 李鐵原[이철원]도 亦是[역시] 金夫人[김부인]과 갓히 경희를 自己[자기] 아들의 勸告[권고]에 못 익이여 日本[일본]지 보엿스나 恒常항상 버릴가 보아 念慮[염려]되든 거슨 事實[사실]이엿다. 그럼으로 오날 져녁에 夫婦[부부]가 안저셔 婚處[혼처]에 對[대] 걱졍이라든지 그 버릴가 보아 念慮[염려]든 거슬 安心[안심]는 父母[부모]의 愛情[애정]은 그 두 얼골에 운 우숨 속에 가득다. 아모러 知友[지우]며 兄弟[형제]며 孝子[효자]인들 엇지 이 父母[부모]가 念慮[염려]시 念慮[염려] 깃버시 참 깃붐갓흐리오. 李鐵原[이철원]은 婚姻[혼인]자고 할곳이 업슬가 보아 밧 조엿든 이 조곰 누구러젓다. 그러나 마루로 나려시며 마른 기침 한번을 며「내일은 世上[세상] 업셔도 여야지」는 決心[결심]의 말은 누구의 命令[명령]을 가지고라도 能[능]히 틔릴 수 업슬 것 가치 보힌다.
 
163
벽 닭이 새 을 告[고]다. 마튼 밤이 白色[백색]으로 활작 열닌다. 同窓[동창]의 障紙[장지] 한 편이 次[차]々 밝아오며 모긔張[장]  흐로 붓허 漸[점]々 연두을 물듸린다. 곤히 자든 경희의 눈은 웟다. 경희는  오날 終日[종일]의 제 일을 始作[시작] 깃붐에 醉[취]야 벌 이러나셔 방을 나신다.
 

 
 

4. 四[사].

 
165
는 正[정]이 午正[오정]이라. 안마루에셔는 뎜심상이 버러졋다. 경희는 舍廊[사랑]에셔 드러온다. 시월이며 거는방 형님은 간절히 졈심 먹기를 勸[권]나 드른 채도 아니고 골방으로 드러시며 四方[사방] 房門[방문]을 々 닷다. 경희는 흙々늣겨 운다. 방바닥에 업듸리기도 다가 이러 안기도 고  이러셔々 壁[벽]에다 머리를 부듸친다. 기둥을 불 안고 핑핑 돈다. 경희는 엇지 할 줄 몰나 々 다. 경희의 조고 마 가심은 불 갓히 타온다. 걸닌 手巾[수건] 자락으로 눈물을 씨스며 이금  말은 「아이구 엇지 나……」 할 이다. 그러고 이 집에 잇스면 밥이 업셔지고 옷이 업셔질 터이니 나를 어셔 다른 집으로 칠냐나 보다.  怨罔[원망]도 生[생]긴다. 마치 이 넓고 넓은 世上[세상] 우에 졔 조고마 몸을 둘 곳이 업 것 갓치도 각난다. 이런 쓸업고 주졔시러은 거시 왜 겨낫나  마다 쳣든 눈물은 다시 비오듯 쏘다진다. 누가 와셔 萬一[만일] 말닌다 면 그 사하고 흠도 할 것 갓다. 그러고 그 사의 머리를 한번에 잡아 불 것도 갓고 그 사의 얼골에셔 피가 물과 갓히 흐르도록 박々 할퀴고 쥐여트들 것도 갓다. 이러케 四方[사방][창]이 々 닷친 조고마 어둠침々 골방 속에셔 이리 부딋고 져리 부뒷 경희의 運命[운명]은 엇더가!
 
166
경희의 압헤 只今[지금] 두 길이 잇다. 그 길은 희미지도 안코 렷 두 길일다. 한길은 쌀이 穀間곡간에 싸히고 돈이 만코 貴[귀]염도 밧고 사랑도 밧고 밟기도 쉬울 黃土[황토]요 가기도 쉽고 찻기도 어렵지 안은 坦[탄]々大路[대로]일다. 그러나 한 길에는 제 팔이 압흐도록 버리방아를 여야 겨오 엇어 먹게 되고 終日[종일] 을 흘니고 남의 일을 주어야 겨오 몃푼돈이라도 엇어 보게 된다. 이르 곳마다 賤待천대이오 사랑의 맛은 에도 맛보지 못할 터이다. 발리에셔 피가 흐르도록 험 돌을 밟아야 다. 그 길은  러지 絶壁[절벽]도 잇고 날카라은 山頂[산정]도 잇다. 물도 건너야 고 언덕도 넘어야 고 數[수]업셔 부러진 길이요 갈수록 險[험]고 찻기 어려온 길일다. 경희의 압해 잇 이 두 길 中[중]에 하나를 오날 擇[택]야만 고 只今[지금]  定[정]야 다. 오날 擇[택]한 以上[이상]에는 일 밧글 수 업다. 只今[지금][정] 이 잇가 急變급변 理[리]도 萬無[만무]다. 아々 경희의 발은 이 두 길 中[중]에 어느 길에 노아야 가. 이거슨 敎師[교사]가 가라칠 것도 아니고 親舊[친구]가 잇셔々 忠告[충고]도 쓸업다. 경희 제 몸이 져 갈 길을 擇[택]야만 그거시 오 維支[유지]할 것이고 제 精神[정신]으로  거시라야 變更[변경]이 업슬 터이다. 경희는  한 번 머리를 부딋고「아이구 엇지면 조흔가!」다.
 
167
경희도 女子[여자]다. 더구나 朝鮮社會[조선사회]에셔 사라온 女子[여자]다. 朝鮮[조선] 家庭[가정]의 因襲인습에 파뭇친 女子[여자]다. 女子[여자]라 溫良柔順[온량유순]야만 쓴다는 社會[사회]의 面目[면목]이고 女子[여자]의 生命[생명]은 三從之道[삼종지도]라는 家庭[가정]의 敎育[교육]일다. 니러실냐면 壓迫[압박]랴는 周圍[주의]요 움직이면 四方[사방]에셔 드러오 辱[욕]이다. 多情[다정]게 손 붓잡고 忠告[충고]주는 동모의 말은 열 사 한 입갓치「便[편]게 前[전]과 갓히 살다가 쥭읍세다」일다. 경희의 눈으로 비단옷도 보고 경희의 입으로 藥食[약식] 煎骨[전골]도 먹엇다. 아々 경희는 어느 길을 擇[택]여야 當然[당연]가? 엇더케 살아야만 조흔가? 마치 갈가에 탄평으로 몸을 느려 기어가든 암의 지를 집이 으로 조곰 근듸리면 느러졋든 몸이 밧 옥으러지며 눈방울이 룩々々고 족 혀를 毒氣[독기]잇게 자조 미 貌樣[모양]갓치 이러 각을 할 마다 경희의 몸에 달닌 두 팔이며 느러진 두 다리가 밧 가 속으로 속으로 옥으라 드러온다. 마치 어느 作亂[작란]감 商店[상점]에 노은 가리와 몸딍이 인 作亂[작란]감갓치 된다. 그러고 十三貫[십삼관]의 体重[체중]이 急[급]작이 白紙[백지] 한 장 만치 되여 바람에 날니 것 갓다.  머리 속은 져도 알만치 고 셔 ─ 늘진다. 눈도 작으릴 쥴 몰누고 壁[벽]에 구멍이라도 를 것 갓다. 등에는 이 흠 괴이고 四指[사지] 죽은 사과 갓히 차듸 차다.
 
168
「아이구 엇지 면 조흔가!」
 
169
경희는 벙어리가 된 것 갓다 아모말도 할 쥴 몰누고  한마듸 할 쥴 아 말은 이 말 일다.
 
170
경희는 제 몸을 만져 본다. 왼 편 손목을 바른 便[편] 손으로, 바른 便[편] 손목을 왼 便[편] 손으로 쥐여본다. 머리를 흔들어도 본다. 크지도 안코 조고마 이 몸…… 이 몸을 엇더케 셔야 가. 이 몸을 어듸로 向[향]여야 조흔가…… 경희는 다시 제 몸을 위에셔붓허 아지 흘터본다. 이 몸에 비단 치마를 느리고 이 머리에 翡翠玉簪[비취옥잠]을 져 볼가 大家宅[대가댁] 맛매누리 얼마나 威嚴[위엄]스러울가. 기 씨 노름이 얼마나 滋味[자미] 잇슬가? 媤父母시부모의 사랑인들 얼마나 만흘가. 只今[지금] 이러케 賤童[천동]이든 몸이 父母[부모]님의게 얼마나 貴[귀]염을 밧을가. 親戚친척인들 오작 부러워고 우러々 볼가. 잘못엿다. 아々 잘못 엿다. 왜 아바지가「정[定]자」실 에「녜」지를 못고「안되요,」 나, 아々 왜 그나, 엇더케 할냐고 그러케 對答[대답]을 엿나! 그런 富貴[부귀]를 왜 실타고 나, 그런 자리를 놋치면 나종에 엇지 잔 말인가. 아바지 말과 히 苦生[고생]을 몰나 그런가 보다. 철이 아니 나셔 그런가 보다.「나종에 後悔[후회]리라」시더니 발셔 後悔莫及후회막급인가 보다. 아々 엇지 나 가 더듸기 前[전]에 只今[지금] 舍廊사랑에 나가셔 아바지 압헤 自服[자복]할가 보다.「졔가 잘못 生覺[생각]엿습니다」고 그러케 할가? 아니다. 그러케 할 터이다. 그거시 適當[적당] 길일다. 그러고 구치 안은 工夫[공부]도 고만 둘 터이다. 가지 말나시 日本[일본]도  다시 아니 가겟다. 이 길인가 보다. 이 길이 밟을 길인가 보다. 아 그러케 定[정]자 그러나……
 
171
「아이구, 엇지면 됴흔가……」
 
172
경희의 눈은 말へ 다. 全身[전신]이 千斤萬斤[천근만근]이나 되도록 무거워졋다. 머리 위에 큰 銅鐵[동철] 투구를 들씨운 것 갓치 무겁다. 옥으러젓든 두 팔 두 다리는 어느덧 나와셔 척 느러졋다. 도로 全身[전신]이 옥으라진다. 엇지 할냐고 그런 大胆[대담]스러온 對答[대답]을 엿나 고 아바지가「게집라 거슨 시집가셔 아들  낫코 媤父母[시부모] 셤기고 남편을 恭敬[공경]면 그만이니라」실 에「그거슨 녯날 말이야요. 只今[지금]은 게집도 사이라 요. 사인 以上[이상]에는 못할 거시 업다고 요. 사와 히 돈도 버를 수 잇고 사와 히 벼슬도 할 수 잇셔요. 사  거슨 무어시든지  世上[세상]이야요」든 生覺[생각]을 며 아바지가 담를 드시고「머 엇제고 엇제. 네짓 게집가 하긴 무얼 日本[일본]가셔 하라 工夫[공부]난 아니 고 貴[귀] 돈 업고 그짓 엉 소리만 화 가지고 왓셔?」시든 무셔운 눈을 각며 몸을 흠칠다.
 
173
果然[과연] 그럿타. 나갓흔 거시 무얼 나. 남들이  말을 흉々 거시 아닌가. 아々 果然[과연] 사 노릇 기가 쉬울 거시 아닐다. 男子[남자]와 히 모 ─ 든 거슬  女子[여자] 平凡[평범] 女子[여자]가 아닐 터이다. 四千年來[사천년래]의 習慣[습관]을 틔리고 나시 女子[여자]는 웬만 學問[학문], 如干[여간] 天才[천재]가 아니고셔 될 수 업다. 나파륜 時代[시대]에 巴里[파리]의 全[전] 人心[인심]을 움직이게 든 스라아루 夫人[부인]과 갓흔 微妙미묘 理解力[이해력], 饒舌요설 雄辯[웅변] 그러 機才[기재] 社會的[사회적] 人物[인물]이 아니고셔 될 수 업다. 사라셔 오루렌을 救[구]고 死[사]에 佛蘭西[불란서]를 救[구] 닥크 갓흔 百折不屈백절불구의 勇進용진, 犧牲희생이 아니고셔는 될 수 업다. 達筆[달필]의 論文家[논문가], 明快[명쾌] 經濟書[경제서]의 著書[저서]로 일흠이 날닌 英國女權論[영국여권론]의 勇將[용장] 훳드 夫人[부인]과 갓흔 語論[어론]에 精勁정경고 意志[의지]가 强固[강고] 者[자]가 아니고셔 될 수 업다. 아々 이러케 쉽지 못다. 이만 實力[실력], 이러 犧牲[희생]이 드러야만 되 것이다.
 
174
경희가 이제것 홧다 學問[학문]을 톡々 터러모하도 그거슨 작 놀날만치 아모 것도 업다. 남이 제 압헤셔 츔을 추고 노를 나 으로 조와 쥴을 몰누고 眞情[진정]으로 우셔줄々을 몰루 自痴[자치] 갓흔 感覺[감각]을 가졋다. 한 마 對答[대답]을 할냐면 얼골이 벌게지고 語序[어서]를 차질 줄 몰누 鈍舌둔설을 가졋다. 조곰 苦[고]로오면 실여, 조곰 맛기만 여도 慟哭[통곡]을  못된 臆病억병이 잇다. 이 사이 이 로 져 사이 져는 로 東風[동풍]부는 로 西風[서풍]부 로 씰니고 라가도 곳칠 수 업시 衰弱쇠약 意志[의지]가 드러 안젓다. 이거시 사인가, 이거슬 가진 爲人[위인]이 사 노릇을 잔 말인가. 이짓 남들 다 아는의 學問[학문]으로, 남들도 쥐울줄 아는 三時[삼시] 밥 먹을  올흔 손에 숙가락 잡을 줄 아 것으로 발셔 틀녓다. 어림도 업 虛榮心[허영심]일다. 萬一[만일] 古今[고금] 事業家[사업가]의 各[각][부]인들이 알면 코우슘을 우슐 터이다. 정말 엉 소리다.「아이구, 엇지면 조흔가……」
 
175
여긔지 졔몸을 反省[반성] 경희의 生覺[생각]에 져를 맛며누리로 뎨려갈냐 金判事[김판사] 집도 다.  져갓흔 천치가 그런 富貴[부귀] 宅[댁]에셔 데려갈냐면 고를 슉이고 녜々 小女[소녀]를 밧치며 얼는 가야할 거시 當然[당연] 일인 실타고  거슨 졔가 生覺[생각]여도 괫씸 일々다. 그러고 아바지며 어머니며 其外[기외] 여러 親戚[친척] 할마니, 아자마니가 져를 볼 마다 시집 못 보가 보아 걱졍들을 시 것이 當然[당연] 일인 것도 갓다.
 
176
경희는 이제지 비나 진 夫人[부인]들을 보면 오 불상이 生覺[생각]엿다.「져거시 무어슬 알고 져러케 어룬이 되엿나 남편에게 對[대] 사랑도 몰누고 機械[기계]갓히 本能的[본능적]으로만 저러케 금수와 갓히 살아가구나 子息[자식]을 貴愛[귀애] 거슨 밥이나 만히 먹이고 고기나 만히 먹일 쥴만 알앗지 조흔 學問[학문]을 가라칠 쥴은 몰누고나 져것도 사인가」 驕慢[교만] 눈으로 보아왓다. 그러나 왼일인지 오날은 그 夫人[부인]들이 모다 壯[장]게 보인다. 셜거질 시월이 머리에도 비녀가  져진 거시 져보다 훨신 나흔 것도 갓치 보인다. 담 사이로 農民[농민]의 子息[자식]들의 우는 소리가 들니 것도 져보다 훨신 나흔  世上[세상] 갓다. 아모리 生覺[생각]여도 져는 져갓흔 어룬이 될 수 업 것 갓고 졔 몸으로 져와 갓흔 아희를 나을 수가 업 것 갓다.「져와 갓히 이러케 가기 어려은 시집을 엇지면 그러케들 만히 갓고 져와 갓히 이러케 어렵게 子息[자식]의 敎育[교육]을 이리 져리 궁구 거슬 저러케 쉬웁게 잘들 살아가누」生覺[생각]을 즉 져는 아모 것도 아니다. 그 夫人[부인]들은 自己[자기]보다 몃 十倍[십배] 낫다.
 
177
「엇더케 저러게들 쉬웁게 비나들을 지게 되엿나? 엇지면 저러케 子息[자식]들을 만히 나아 가지고 구슌히들 잘 사누 참 장다.」
 
178
경희 각사록 그들이 壯[장]다. 그러고 져는 이러케도 시집가기가 어려운 거시 도모지 異常[이상]스럽다.「그 婦人[부인]들이 壯[장]한가? 내가 壯[장]가? 이 婦人[부인] 들이 사람일가? 내가 사일가?」이 矛盾[모순]이 경희의 깁흔 잠을 우 큰 煩悶[번민]일다.「그러면 엇지 여야 壯[장] 사이 되나」 거시 경희의 머리가 무거워지는 苦痛[고통]일다.
 
179
「아이구 엇지 하나 내가 그러케 될 줄 알아슬가……」
 
180
한 마듸가 느럿다. 同時[동시]에 경희의 머리이 웃 위로 올나간다. 그러고 경희의 々 얼골, 넙적 입 길죽 四指[사지]의 形狀[형상]이 모다 슬어지고 조고마 밀집 헤 막々々 불갓흔 무어시 바람에  잇 것 갓다. 房[방]만은 훅군々々다. 不知中[부지중]에 四方[사방][창]을 열어제쳣다.
 
181
거운 强[강] 光線이[광선] 瞥眼間[별안간]에 왈칵 드 거슨 편쌈군의 兩便[양편]이 六[육]모방이를 들고「자……」며 드 것 갓히  놀날만치 强[강]게 여드러온다. 五色[오색]이 混雜[혼잡] 百日紅[백일홍], 活年花[활련화] 우으로는 連絡不絶[연락부절]히 호랑나비 노란나비가 오고가고 다. 나무 우에 치 버금자리에 만 기 가리가 들낙나을낙며 어미 마귀가 먹을 것 가지고 오 거슬 기다리고 잇다. 답리 그늘 밋헤는 탑실가 씨러져 쿨々 자고 잇다. 그  불눅다. 울타리 밋흐로 굼벵이 집으러 다니는 어미 닭의 뒤로 여셧 마리의 병아리가 줄々 라간다. 경희 얼진 것 갓히 멀간 ─ 니 안져셔 보다가 몸을 일부러 움지기엿다.
 
182
져것! 져것은 다. 져것은 이고 져거슨 닭이다. 져것은 나무다. 그러고 져긔 달닌 거슨 다. 져 하눌에 거슨 치다. 저것은 항아리고 저것은 졀구다.
 
183
이러케 경희는 눈에 보이 로 그 名稱[명칭]을 불너본다. 엽헤 노힌 머리창 도 져본다. 그 우에 여셔 언진 면주 이불도 씨다듬어 본다.「그러면 내 名稱[명칭]은 무어신가? 사이지!  사일다.」
 
184
경희는 壁[벽]에 걸닌 体鏡[체경]에 졔 몸을 비최여본다. 입도 버려보고 눈도 직여본다. 팔도 드러보고 다리도 여노아 본다. 分明[분명]히 사 貌樣[모양]일다. 그러고 두러누은 탑실와 굼벵이 으러 다니 닭과  마귀와 저를 比較[비교]본다. 저것들은 禽獸[금수][즉] 下等動物[하등동물]이라고 動物學[동물학]에셔 홧다. 그러나 저와 갓치 옷을 입고 말을 고 거러 다니고 손으로 일 거슨 萬物[만물]의 靈長[영장]인 사이라고 홧다. 그러면 져도 이런 貴[귀] 사이로다.
 
185
아々 對答[대답] 잘 다. 아바지가「그리로 시집가면 됴흔 옷에 生前[생전] 불니 먹다가 죽지 안켓니?」실 에 그 무서운 아바지 압헤셔 平生[평생] 처음으로 벌々 며 對答[대답]엿다.「아바지 顔子[인자]의 말에도 一簞食[일단사]와 一瓢飮[일표음]에 樂亦在[낙역재] 其中[기중] 이라 말이 업습니가?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것슨 사이 아니라 禽獸[금수]이지요. 버리밥이라도 졔 努力[노력]으로 졔 밥을 졔가 먹 거시 사인줄 압니다. 祖上[조상]이 버러논 밥 그거슬 그로 밧은 남편의 그 밥을  그로 엇어먹고 잇 거슨 우리집 나 一般[일반]이지요」엿다. 그럿타. 먹고 죽으면 그거슨 下等動物[하등동물]일다. 더구나 졔 손구락 하나 움직이지 안코 祖上[조상]의 財物[재물]을 밧아가지고 졔가 들기 둘겨 쳐노코 밧은 것도 쓸 줄 몰나 술이나 妓生[기생]에게 쓸업시 浪費[낭비] 사이 아니라 禽獸[금수]와 갓히  듸리다가 죽 富者[부자]들의 家庭[가정]에 別[별]々 悲慘[비참] 일이 만타. 殆[태]히 禽獸[금수]와 區別[구별]을 할 수도 업 일이 만타. 그런 者[자]는 사의 가족을 暫間[잠간] 비러다가 쓴 것이지 조곰도 사이 아닐다. 저 답살이 그늘 밋헤 두러눌냐 야도 가 비웃고 그 자리가 앗갑다고 할 터이다.
 
186
그럿타. 苦[고]로음이 지나면 樂[낙]이 잇고 우룸이 다 면 우슘이 오고  거시 禽獸[금수]와 달는 사일다. 禽獸[금수]가 能[능]치 못 生覺[생각]을 고 創造[창조]를  거시 사일다. 사이 버른 쌀 람이 먹고 남은 밥 게기를 바라고 잇 禽獸[금수] 주면 둇타 禽獸[금수]와 달는 사은 졔 힘으로 찻고 제 實力[실력]으로 엇다. 이거슨 조곰도 矛盾[모순]이 업 사과 禽獸[금수]와의 差別[차별]일다. 조곰도 疑心[의심]업 眞理[진리]이다.
 
187
경희도 사일다. 그 다음에 女子[여자]다. 그러면 女子[여자]라 것보다 먼져 사일다.  朝鮮[조선] 社會[사회]의 女子[여자]보다 먼져 宇宙[우주] 안 全人類[전인류]의 女性[여성]이다. 李鐵原[이철원], 金夫人[김부인]의 보다 먼져 하나님의 일다. 如何[여하]튼 두 말할 것 업시 사의 形狀[형상]일다. 그 形狀[형상]은 暫間[잠간] 들씨운 가족  아니라 內腸[내장]의 構造[구조]도 確實[확실]히 禽獸[금수]가 아니라 사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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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사일다. 사으로 보이지 안 險[험]한 길을 찻지 안으면 누구더러 차지라 하리! 山頂[산정]에 올나셔々 려다 보 것도 사이 할 거시다. 오냐 이 팔은 무엇자 팔이고 이 다리 어듸 씨자 다리냐?
 
189
경희는 두 팔을 번 들엇다. 두 다리로 충 엿다.
 
190
々 빗이 스르々 누구러진다. 남치마 빗갓흔 하날빗히 油然[유연]히 오른 검은 구름에 가리운다. 南風[남풍]이 곱게 살々 부러 드러온다. 그 바람에 花粉[화분]과 香氣[향기]가 싸혀 드러온다. 눈 압헤 번가 번쩍々々 고 억게 우으로 우뢰소리가 우루々々 다. 조곰 잇스면 여름 소기가 쏘다질 터이다.
 
191
경희의 精神[정신]은 恍惚[황홀]다. 경희의 키는 瞥眼間[별안간][이] 느러지드시 붓 느러진 것 갓다. 그러고 目[목]은 全[전] 얼골을 가리우 것 갓다. 그로 푹 업듸리여 合掌합장으로 祈禱[기도]를 올닌다.
 
 
192
하님! 하님의 이 여긔 잇습니다. 아바지! 내 生命[생명]은 만흔 祝福[축복]을 가졋습니다.
 
193
보십소! 내 눈과 내 귀 이러케 活動[활동]지 안습니가?
 
194
하님! 내게 無限 [무한] 光榮[광영]과 힘을 려 쥬십소.
 
195
내게 잇 힘을 다야 일오리다.
 
196
[상]을 주시든지 罰[벌]을 리시든지 로 부리시웁소셔.
 
 
197
(『女子界[여자계]』, 1918. 3)
【원문】경희(瓊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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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혜석(羅蕙錫)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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