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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종심사(聞鍾尋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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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 종소리를 들으며 절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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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많아 절은 보이지 않고, 인간 세상에는 다만 종소리만 들린다.” 말잡이 하는 아이까지 데리고, 보퉁이를 든 하인이 뒤따르고 절에서 나온 고깔 쓴 승려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꽤나 권력이 있는 집 여인인 것 같다. 사람들이 다니며 정성을 드리는 돌무더기 앞까지 나와서 마중을 하고 있으니, 여인이 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나 보다. 꽤나 지체가 높은 양반집 여인인가보다. 그 신분을 말해주듯 점박이 말 위에 올라탄 여인의 저고리는 삼회장이다. 삼회장 저고리는 소매끝(끝동이라 함)과 깃(저고리 동정 밑), 겨드랑이 옆 곁마기와 고름을 저고리와 다른 색으로 장식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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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쓴 것은 너울로 보인다. 너울은 삿갓같은 테두리에 천을 통으로 씌워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지체 있는 양반집 부인들은 다닐 때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이 너울을 쓰고 다녔는데, 눈 있는 부분만 얇은 망사 같은 천으로 만들어 보일수 있게 했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산길로 접어들자 앞을 가로막은 너울이 답답했나 보다. 뒤집어 머리 뒤로 넘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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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에는 부인이 나들이할 때는 조롱말을 타고 면사(面紗-얼굴가리개)를 하고 말군(襪裙)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번거로워서인 듯 잘 지켜지지 않은 듯하다. 말군은 부녀복 중 존자(尊子-지배층)의 옷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듯하다. 말군의 형태는 성종조에 펴낸 『악학궤범(樂學軌範)』에서 그 형태를 뚜렷이 볼 수 있단다. 그것은 통 넓은 가랑이가 있는 바지형으로 뒤가 터져 있어 입고 벗기 편하도록 한 모양이란다. 허리끈 외에도 어깨끈이 하나 달려 있어 흘러내림을 막았단다. 치마 위에 입어도 부리만 오므리면 충분히 너그러워 입고 말을 타면 치마가 펄럭이지 않았으리라 추측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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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얼마나 번거로웠을까(조선시대 사람들은, 특히 여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온갖 구속과 규율에 얽매여서...). 그림에 보이는 여인은 아마도 말군을 입은 듯 한데, <연소답청_후술예정>에 등장하는 기생들로 보이는 여인들은 말을 탔음에도 말군을 입을 수 있는 신분이 아니어서 입지 않았다. 이들은 가슴말기를 하고 치마 위에 저고리를 입었기 때문에 고름이 밖으로 나와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종심사>의 여인의 저고리 고름은 겉에 있는 천으로 가려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즉 치마 겉으로 무엇인가를 덧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을 말군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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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을 비워놓고 돌무더기 앞에 나무 한그루, 오른쪽으로 떨어진 곳에 커다란 바위와 절로 가는 길을 그려놓았다. 그 안에 홍살문 끝이 보인다. 원래 홍살문은 궁궐이나 관청, 왕릉이나 묘, 사당 등의 입구에 세워 놓는, 붉은 칠을 한 일종의 나무 기둥문이다. 절 입구에는 일주문(一柱門)이라고 해서 문은 없고 지붕만 있는 문을 세워 놓는다. 어디로 들어가는 것인지 홍살문만 보이고 일주문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절까지 가려만 한참 멀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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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택하여 불교를 믿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뿌리내려온 불교를 갑작스럽게 믿지 못하게 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왕실에서조차 드러내진 못하였어도 지속적으로 불사(佛事)를 벌였으니 일반서민들에게는 오죽하랴. 지체높은 이 여인은 나들이 삼아, 바람 쐬러 절에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바깥 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불사를 드리러 절에 간다는 것은 바깥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핑계거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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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원문】문종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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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