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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의 후기문화가 황금기를 이루고 있던 시대에. 서울 장안의 귀족생활은 아마 가장 호사가 극치를 이루었을 것이다. 따라서 귀문(貴門)자제들의 행락도 어지간히 극성스러웠을 듯한데. 이 그림은 그 시대를 산 신윤복의 붓을 통하여 그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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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피는 봄철이 되자 협기 만만한 반가(班家)의 자제들이 장안의 기녀들을 대동하고 간화답청(看花踏靑)의 봄나들이에 나섰는데. 이들의 옷차림은 장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멋을 부리고 있다. 보라색과 옥색 천으로 발 굵게 누빈 저고리에 향낭(香囊)을 달아 차고, 홍록의 갖은 주머니를 긴 띠매어 치레하며. 행전은 짧게 치고, 중치막의 앞 두 폭을 뒤로 잡아매어서 뒤폭만 꼬리로 늘이어 걸음마다 나풀거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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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명기들의 미태(美態)에 홀딱 빠진 양반자제들은 체면불구하고. 말탄 기생에게 시중드느라 담뱃불을 붙여 대령하며. 구종되기를 자원하여 갓을 벗어 마부 주고, 마부 벙거지를 제가 쓰고서 검은띠를 허벅대님으로 매고, 말고삐를 잡고있다. 한 친구는 시간에 늦었는지. 갓을 벗어 짊어지고 옷자락에 바람 일며, 동자 구종을 몰아 급히 달려오는데. 나귀탄 기생의 초록 장옷도 깃발처럼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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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에는 진달래나무인 듯 분홍꽃을 가득 피운 나무들이 군데군데 있고. 구름 같은 기생의 트레머리에도 그 꽃가지가 꽂혀있다. 물빛으로 갈라 놓은 삼거리 주변의 청태점(靑苔點)이 분분하여 답청이 실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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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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