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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곡(寬谷) 넓은 들판이 북해(北海)를 베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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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天地) 삼긴 후에 몇 사람 다녀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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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 복거언(卜居焉)하니 백년(百年) 살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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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곡(寬谷) : 함경도 나진과 웅진 사이의 마을 이면서 작가의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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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거언(卜居焉) : 살만한 땅으로 점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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巖山(암산) 송백(松伯)들이 초목(草木)과 섞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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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풍 학설(饕風虐雪)에 속절없이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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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태평연월(太平烟月)에 늙을 줄을 모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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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풍 학설(饕風虐雪) : 탐학스런 바람과 잔인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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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杜鵑花) 어제 지고 철쭉(躑躅)이 오늘 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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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번화(山中繁華)야 이 밖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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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유수(流水)에 흘러 소식(消息) 알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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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白岳)에 올라 앉아 창해(蒼海)를 도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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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높이 개고 어주(漁舟)만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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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라 낙하 고목(落霞孤鶩)을 일러(말해) 무엇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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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白岳) : 함경도 경원과 경흥 경계의 암석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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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 고목(落霞孤鶩) : 저녁놀이 걷힐 때 외롭게 나는 들오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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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赤島)에 배를 매고 도혈( 陶穴)을 찾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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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當時) 유적(遺跡)이 완연(完然)도 한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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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풍패 적자(豊沛赤子)로 몰세 불망(沒世不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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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赤島) : 함경도 경흥 남쪽의 바다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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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혈(陶穴) : 이성계의 조상인 익조(翼祖)의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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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패 적자(豊沛 赤子) : 은혜를 많이 입은 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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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세 불망(沒世 不忘) : 세상을 잊고 살아도 은혜는 잊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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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卵鳥)에 올라 앉아 창해(滄海)를 굽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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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이 잔잔한데 넘노느니 백구(白鷗)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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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라서 네 알을 줍관대 못내 슬퍼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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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도(卵鳥) : 함경도 경흥 남쪽의 바다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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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리(松山裏) 벽계변(碧溪邊)에 절로 자란 고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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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朝夕)에 배불리 먹으니 주릴 줄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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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釣臺) 높은 곳에 백구(白鷗)만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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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白鷗)야 놀라지 마라 네 벗 되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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