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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인일기 (狂人日記) ◈
해설   본문  
1918년 5월
魯迅 (노신)
삼천리 제7권 제5호. 1935년 06월 01일
목   차
[숨기기]
1
某君 들재는 지금 그 이름을 숨기엇다. 그는 나와 전일 중학시대의 良友이엇다. 난우인지 여러해에 소식이 업더니 일전에 나는 문득 중병의 소식을 듯고 마침 고향으로 돌아갈 새 길을 돌아 방문하야 겨우 한사람을 만나보니 즉 그의 아우다. 그의 말이 「군이 遠路에 수고로히 병문으로 오섰으나 가형은 벌서 나아서 某地에 候補로 떠낫노라하며 웃으며 일긔 두 책을 내보이며 당일의 병상을 알왼다. 바다서 펴처보니 그가 알던 병이 비로소 「밋치광」의 종류임을 알앗다. 일긔의 말은 넘우 차레도 업시 어지럽고 황당하고 또 날자도 긔록하지 안엇다. 잉크와 글자체가 갓지안은 것을 보니 한때에 쓰지 안흔 것인 줄은 알앗다. 간혹 그래도 열락된 곳이 잇서 이제 그 일편을 베기어 의학가(醫學家)의 硏究재료를 삼고저한다. 그중에 오자(誤字)도 한자 안 고치고 오직 인명(人名)은 다 촌사람의 이름이 되어 세상이 모르는 바 대체 상관게업는 것은 다 고치엇다. 또 책이름은 본인이 지은 것이니 더 고칠 것도 업다. 7년 4월 2일識.
 
 

1. 一

 
3
오늘 저녁은 좋은 달빛이다.
 
4
내가 그를 못 븐지는 벌서 삼십여년이다. 오늘보니 정신이 더욱 상쾌해지는 것이 과거 삼십년을 그저 어리벙하게 지낸 것이 생각된다. 그러나 퍽 조심하련다. 글세 저조가의 집개가 어째서 나를 달리 보는지? 나는 공포할 만하다.
 
 

2. 二

 
6
오늘은 달빗치 조곰도 업는 것을 보니 나는 자미업는 줄을 알앗다. 아침에 조심스러히 나갓는데 조영감의 낫빗치 이상한 것이 나를 무서워하는 듯 나를 해하려는 듯하다. 또 칠팔인이 머리를 마주대고 중얼거리며 내가 볼가봐 두려워하며 나를 두고 의론을 하는 모양이다. 왼길ㅅ가의 사람이다 이럿타, 그중 가장 흉한 사람은 입을 벌리고 나를 보고 빙긋 웃군한다. 나는 몸이 으씰으씰 차온다. 그들의 배포가 다 된 줄 알앗다.
 
7
내야 두려울 것 업시 그냥 내 길을 갈 뿐이다. 앞에 아이들도 내말을 하며 짓거리는 것이 모도 조영감과 갓치 낫빗치 다시 푸레한 혈색이다. 나는 그애들이 나와 무슨 원수가 잇서 그리는가 생각을 하고는 참지 못해서 「얘들아 말해라!」하고 웨치면 그들은 다라나고 만다.
 
8
생각을 해보자! 나와 조영감과 무슨 원수가 잇스며 길가의 사람들이 또 나와 무슨 원수가 잇나? 다만 이십년 전에 고선생의 여러 해 묵은 치부책을 거더차 버리고 선생이 매우 불만히 녁이 엇을 적 뿐이다. 조영감도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꼭 소문을 듯고 대신 불평을 가지고 길가의 사람과 어울려 나와의 대수를 짓는 모양이다. 그러나 어린애 녀석들은 웨? 그때에 그애들은 생겨나지도 안앗을 것인대 웨 이상히 눈도 부릅떠보고 두려워도 하며 나를 해하려는 듯까지 할가? 아야말로 무섭고 희한하고 속이 상하는 노릇이다. 나는 알앗다. 이것은 그애들의 에미 애비가 가리켜 준 것이다.
 
9
그들은-군수한테 결박을 지엇섯고 순사한테 빰도 마잣고 또 관리한테 안해를 빼앗긴 자도 잇다. 또 애비 에미가 빗쟁이한테 빗에 몰려 죽은 것도 잇다. 그때의 그들의 낫빗츤 어제처럼 무섭지도 안코 그리 흉하지도 안엇다.
 
10
아주 이상한 것은 어제 거리의 그녀인 그의 아들을 때리면서 이놈아 내 너를 깨물어 먹어야만 시원하겟다. 그의 눈은 나를 보앗다. 나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지 안을 수 업섯다. 그러니 이를 악물은 그들은 모도 한번 와! 하고 잇섯다. 진가는 뛰어와서 억지로 나를 끌고 집으로 돌아왓다. 끌려 집에 오니 집의 식구들은 모도 나를 모르는 체 한다. 그들의 안색은 모도 다른 사람과 갓다. 글방으로 들어가서 닭을 가두듯이 돌이어 문을 건다. 이게 무슨 일인지 나는 도무지 그 내막을 알 수가 업다.
 
11
몃날 전에 냥자촌(狼子村)의 소작이 와서 흉년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형님을 보고 맛치 그는 촌안에서 여러 사람이 제일 악한 놈을 때려 죽엿는데 몃사람은 그의 心肝을 그집어 내서 기름에 지저 먹엇는데 담이 커진다고 나는 그 말을 듯고 한마듸 가로 채엿다. 그러나 소작인과 형님은 모도 나를 멧번 보기만 하엿다. 오늘이야 그들의 눈이 아주 밧갓 사람과 갓흔 것인 줄 알앗다. 생각할스록 머리끗부터 발끗까지 차진다.
 
12
그들이 사람을 잡아먹는데 나를 잡아 먹자고야 못할 수 업다.
 
13
보라 그 녀인이 『깨물어 먹어야 시원하겠다』는 말과 또 시푸레한 날에 이를 악문 사람의 웃음과 그적게 소작인의 말이 분명하고 암호다. 나는 그 가운대 전부 독(毒)이 있음을 보았다. 우슴 가운대 칼이 있음을 그들의 이 말은 모도 하얏케 차레로 박힌 것이 사람을 잡아먹는 긔구다.
 
14
내가 생각해 보아도 내가 악인은 아니지만 고가집의 치부책을 거더찬 다음붙어는 보증할 수가 없었다.
 
15
그들이 아무래도 무슨 다른 심사가 있는 것 같은데 도무지 알아낼 수가 없다. 게다가 또 그들이 낱을 붉히며 한번 남을 악인이라고 할 때 내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공격만 하면 잘 지였다고 동그램이를 막처주고 나뿐 사람을 용서하는 몇마디만 쓰면 그는 『翻天妙手요 與衆不同이라』고 추어주었다. 그들의 심사야말로 참 추냥하기 어렵다. 하물며 또 먹으려고까지 할때야. 무슨 일이던지 연구해야 않다. 옛적엔 늘 사람을 잡아먹던 것이 지금까지 기억은 되는데 그리 똑똑하지는 않다. 내가 역사책을 상고할 때 이 역사엔 연대도 없고 끼울끼울하게 펴지마다 「仁義道德」 몇자만 쓰었다. 가로 누어 잠을 일우지 못하고 자세히 거의 온맘을 보니 그제야 글ㅅ줄 가운데 「食人」이라는 두자가 가득히 씨워 있음을 보았다. 책우에 이따위 글ㅅ자가 많고 소작인이 이런 말을 만히 하며 나를 이상한 눈으로 웃으면서 본다.
 
16
나도 사람인데 그들은 나를 잡아먹자고 할 것이다.
 
 

3. 四

 
18
아침에 종용히 앉었으니 진노우(陳老五)는 밥을 들여왔다. 한접시 나물 한집시 물ㅅ고기가 들웠다. 이 고기의 눈은 하얏코 딴딴하며 입을 벌린 것이 사람을 먹이는 저무리와 같다. 몇수까락을 먹으니 미끌미끌한 것이 고긴지 사람인지 그저 벌서 붙어 토해내었다.
 
19
나는 노우들어 『노우야. 형님보고 내가 답답하니 마당에 나아가서 단니겠다』고 말하라 일럿다. 노우는 대답도 안하고 가다가 멈추고 와서 문을 열었다.
 
20
나는 꼼짝도 안하고 그들이 어떻게 나를 처치할 것만 연구하엿다. 그들이 꼭 노아주지 안을 줄을 알았다. 아닐게라 나의 형님은 어떤 늙은이를 끌고 천천히 들어온다. 그의 눈은 흉한 빛이 가득하고 내가 볼까봐 두려운지 머리를 숙이고 안경을 쓴 옆으로 슬몃이 흘겨본다. 형님은 나를 보고 『오날은 네가 많이 나은 것 같고나』한다. 나는 「예!」하고 대답하였다. 형님은 또 말하기를 『오늘은 하선생님을 청해 진단하기로 하였다. 『그리십시요』하고 나는 대답을 또 하였다. 기실 내가 웨 이 늙은이가 사형집행리같은 솜씬 줄을 모를까? 맥을 본다하고 살지고 여윈 것이나 맨저보고 또 이덕에 고기ㅅ점이나 얻어 먹는 것이다. 나도 무섭지는 않다. 내가 비록 사람을 잡아먹지는 못하지만 담(膽)은 오히려 그들보다 크다. 두 주먹을 내놓자 어떻게 하나 보게 늙은 것은 앉아서 눈을 감고 얼마동안 어르만지며 바보짓을 하더니 그제야 그 귀신같은 눈을 뜨며 말하기를 『생각을 어지럽게 하지말고 종용히 몇날만 양하면 낫지요』한다.
 
21
난상(亂想)을 하지말고 종용히 몇날 수양하라고! 양해서 살지면 그들은 의례히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게야 아모 유익이 없다. 어떠케 낫겠는가? 저 무리들이 사람을 먹지 못해 애를 쓰며 또 별별 순단으로 직접은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이 참 나로서는 웃으워 못견듸겠다. 나는 참다못하며 크게 소리를 내어 웃으니 퍽도 시원하다. 이 웃음 리면에는 덜어는 의용과 정기가 있음을 자기로도 깨달았다. 늙은이와 형님은 모도 실색하여 나외 용기와 정기에 정복을 당하였다.
 
22
그러나 내가 용기가 있을사록 그들은 나를 더욱 잡아먹으려고 한다. 용기에 눌리어 늙은이는 문을 나서면서 얼마 멀리가지 않고 형님보고 낮은 목소리로 『빨리 잡으시요』하니 형님은 머리를 끄덕인다. 오 본시 네가 그놈이로구나! 이 큰 발명은 비록 의외이었으나 역시 의중(意中)이었다. 동무를 해 가지고 ‚˜를 잡아 먹으려는 자는 나의 형님이다. 사람잡아먹는 사람은 나의 형님이다.
 
23
나는 사람을 먹는 사람의 동생이다.
 
24
내가 사람한테 먹혀도 나는 그냥 사람을 먹는 자의 동생이다.
 
 

4. 五

 
26
이 몇날은 한거름 물러가 생각한다. 만약 그 늙은이가 사형집행리의 솜씨가 아니고 정말 의사라고 해도 그냥 사람들 잡아먹는 사람이다. 그들의 마르스승 리시진(李時珍)의 지은 「풀에서」(本草)우에 밝히 씨웟있기를 인육은 지저 먹을 수가 있다했는데 제 어찌 사람을 먹지 안는다고 할까? 나의 형님까지도 조곰도 그를 원망하지 안을 것이 분명하다. 그가 나에게 글을 배워줄 쩍에 제 입으로 『易子而食』을 할 수 있다 하였다. 또 한번은 우연히 나뿐사람을 말할 쩍에 죽어야 맞당하고 고기까지 먹어야 옳다고 하였다.
 
27
그때에 내 나이는 어렸으나 마음은 왼 종일 두군거렸다. 그적게 냥자촌의 소작인이 와서 심간을 먹는 이야기를 할 때 그는 조곰도 이상히 녁히지 않고 그냥 머리를 끄떡이였다. 이것을 보면 심사가 그적과 꼭 같은 것이다. 이미 『易子而食』을 하는 바에야 무슨 사람인들 먹지 못하랴? 그전에는 단지 그의 말하는 도리만 듯고 그리 어림하고 지나겠으나 지금 그의 말하는 이치를 들을 때는 입 속에 사람의 기름이 발린 것 같고 또 마음에 사람을 먹을 생각이 가득한 것 같다.
 
 

5. 六

 
29
시껌한 낱인지 밤인지 모를 때 조가의 개는 또 짓었다. 사자같은 흉한 맘 토끼의 겁 여호의 교활...
 
 

6. 七

 
31
나는 그들의 수단을 알았다. 직접으로 죽이긴 싫고 또 화(禍)가 내릴까봐 감히 못한다. 그리하며 그들은 서로 열락을 하고 그물을 펴 놓고 나로 하여곰 자살하기를 핍박한다. 보라! 몇날 전에 거리 남녀의 모양과 또 요사이 내 형님의 행위를 보면 십상팔구를 알아낼 수 있다. 제일 좋은 것은 허리띄를 글러 대들ㅅ보에 매고 스스로 꼭 매달아 또 원할이 있다. 그리하면 모도 기뻐뛰며 아이고! 데이고! 하는 웃음을 발할 것이다. 그렇지 안으면 놀래서 근심하다가 죽으면 비록 여웻지만은 그애로 좋아할 것이다.
 
32
그들은 다만 죽은 고기를 먹는다. 어떠한 책우에 말한 것이 기억된다. 무슨 물건인지 「海乙那」라는 것은 눈과 모양도 아주 미운 것인데 늘 죽은 고기를 먹으며 아주 큰 뼉다귀까지 가늘게 집씹어 먹는다고 하였다. 나는 그를 생각할쓰록 무섭다. 해을나는 이리의 친척이다. 이리는 본시 개의 존속이다. 그적게 조가의 개가 나를 힐끗힐끗 보는 것이 그의 동무인 것 같다. 밀이 무슨 열락이 있었을 것이다. 늙근야 이 눈을 구벼 땅을 보지만 제 어찌 나를 속일 수 있을까? 그중 가련한 것은 나의 형님이다. 그도 사람인데 어찌하여 조곰도 무서워 안하고 한 무리가 되어 가지고 나를 잡아먹고저 하는가? 습관을 일우어 그른 줄을 모르는가? 또는 량심이 상해서 알고도 범하는가?
 
33
나는 사람 잡아먹는 자를 주저한다. 그에게 붙어 시작하며 사람먹는 사람들에게 권고하련다. 위선 그에게 붙어하자!
 
 

7. 八

 
35
기실 이런 이치는 그들도 이미 알았을 것이다...
 
36
홀연히 한사람이 왔는데 나이는 스믈좌우이었다. 얼골은 똑똑히 보이지 않으나 아주 웃는 낱으로 나를 대하여 머리를 숙였다. 그의 웃음도 참웃음같지 않기에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 옳으냐』 물었더니 그는 그냥 웃으며 『흉년이 아니고 어찌 사람을 먹소』하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나는 대번에 극역한 동무인 줄 알고 백배의 용기를 다하여 또 『옳으냐?』하고 물었다.
 
37
『이런 일을 물어 무엇하오? 당신도 참... 웃으은 말도 하우... 오늘 일긔가 매우 좋은데요.』
 
38
『일긔는 좋소. 월색도 밝소. 그러나 내가 뭇고 싶은 것은 「옳으냐」 말이오.』
 
39
그는 옳지 않다는 듯이 어물어물하게 『아니... .』
 
40
『옳지 안으면 그들은 어찌하여 막 먹는가요?』
 
41
『없는 일이지요... .』
 
42
『없는 일이야요? 냥자촌에서 자조 잡아먹었고 또 책 우에도 모도 쓰기를 通紅斬新」이라고 하였는데요... .』
 
43
그는 곳 낱을 프르게 변하며 눈을 번쩍뜨며 『있기는 있을 것이지 그것은 본시 그러니깐... .』
 
44
『본시 그러면 옳은가요?』
 
45
『나는 당신과 이런 말은 하지 않겠소. 어찌하였던 당신은 말을 마시요. 말하면 당신이 글지요.』
 
46
나는 날뛰며 눈을 부릅뜨니 이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온 몸엔 땀이 줄줄 *었다. 그의 나이는 내 형보다도 젊은데 저렇게 동류가 되었으니 이야 꼭 그의 부모가 먼저 가르켜 준 것이겠다. 아마 벌서 그의 아들에게도 가르켜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까지도 나를 밉게 보는 것이다.
 
 

8. 九

 
48
자긔가 남을 먹으려하며 또 남에게 먹힐까 두려워 모도 의심이 깊은 눈으로 서로 낱을 마조치고 노려본다...
 
49
이 마음을 버리고 마음을 놓고 일하고 밥 먹고 잠자면 얼마나 편할까? 이것이 오직 길이요 또한 관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부자 형제 부부 친구 사생(師生)원수와 모든 사람이 다 한 동류가 되어 서로 권면하고 서로 끌며 죽더라도 이 한 걸음을 넘겨 드디지 못한다.
 
 

9. 十

 
51
식전 아침에 내 형님을 찻아갓다. 그는 집문박게서 한울을 처다 본다. 나는 그의 뒤에 가서 문을 가리고 가장 종용히 화긔잇게 그에게 말하엿다.
 
52
「형님! 내 여쭐 말슴잇서요.」
 
53
「말하렴으나.」
 
54
갑작이 그는 낱을 돌린다.
 
55
『내가 꼭 할 말이 몇마디 잇는데 말이 나오지 않읍니다. 아마 당초에 야만인은 사람을 먹었을 터인데 후로 마****** 사람을 먹지 않고 사람으로 변하고 얼마는 아직도 사람을 먹지요. 또 버레로 고기 원숭이로 변하며 사람으로까지 변하고 아직도 얼마는 잘 되기가 싫어서 지금껏 그냥 버레로 있읍니다. 아! 이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들이 사람을 안 잡아먹는 사람보다 얼마나 수치스러웁니까? 아마 버레가 원숭이에게 대한 수치보다도 차가 많을 것임니다.
 
56
역아(易牙)는 그의 아들을 쩌서 걸주(桀紂)에게 먹인 것이 그래도 아주 그전의 일이외다. 판고씨가 천지를 개벽한 후에 역아의 아들까지 먹어오고 역아의 아들부터 서석림(徐錫林)의 아들까지 서석림으로 냥자촌에서 붓잡힌 사람까지 잡아먹은 것이외다. 작년에 성안에서 죄인 하나를 죽엿는데 거긔서도 폣병쟁이 하나는 빵에 그의 피를 찍어 먹엇지오.」
 
57
저들이 나를 잡아먹고 십허도 한사람이면 제 어찌지 못할 것이외다. 그런데 하필 또 그들의 동무가 될 것이야 무엇인가요? 사람을 먹는 사람이 무엇을 못해요. 그들이 나를 잡아먹고저 할 제야 당신까지도 잡아먹고저 할 것이외다.
 
58
그러나 다만 한 걸음을 돌이키어 곳 그 버릇을 고친다면 사람사람이 다 태평히 지낼 것이외다. 비록 이러케 지내 왓지만 우리가 오늘부터는 더욱 서로 조아할 수 잇지요. 안 된다면 그적게 소작인이 와서 땅세를 감하자고 할 때 형님이 안 된다고 하엿슬 줄 나는 밋슴니다. 처음에 그는 코웃음을 하다가 후에는 눈을 부릅뜨는 것이 그들의 비밀을 다 폭로시킴으로 낫빗츨 붉힌 것이다. 대문박에는 한무리 사람들이 서 잇다. 조늙은이와 그의 개도 그안에 잇다. 모도 머리를 기웃기웃하며 차레로 들어온다.
 
59
더러는 한겁으로 낫을 가린 것이 알아 볼 수가 업고 더러는 이를 악문 푸르럭한 낫에 입을 담을고 웃고 잇다. 내 알기에 그들은 다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의 심사가 다 갓치 안은 줄은 안다. 한 종류는 본시부터 그러커니 하고 먹을 것이니 하는 자이고 또 한 종류는 먹는 것이 안 될 줄을 알면서도 먹는 자이다. 이런 것을 뉘라서 알까? 누가 그를 폭로 시킬까봐 내 말을 듯고는 분이 나서 야단이다. 입만 담을고 코웃음만 한다.
 
60
이때에 나의 형님은 홀연히 흉한 빗즐내며 놉은 소리로 부르짓기를
 
61
「모도 다 나가! 미친 사람이 보기 조흘게 무에야.」
 
62
이때에 나는 그들의 교묘한 한가지를 알엇다. 그들은 회개커녕 벌서 미친 사람이라는 일음을 빌어 나에게 뒤집어 씨운다. 그리고 그 다음에 잡아먹으면 아주 태평무사 할 뿐 아니라 아마 구경하는 사람까지 잇슬 것이다. 소작인이 말한 여러 사람이 악한 사람을 잡앗다는 것이 즉 이 방법을 쓴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유명한 장끼다. 진노우는 분이나서 막 들어온다. 내 입이 어세 가만히 잇슬가. 나는 이사람들 보고
 
63
「당신들 회개하시오. 참 맘으로 회개하시요.」
 
64
장래는 사람을 먹는 사람을 세상에 살도록 용납하지 안을 것이외다. 당신네가 만약 회개하지 안으면 제몸까지 다 먹힐 것이고 산대야 참 사람한테 멸망을 밧을 것임니다. 산양꾼이 이리를 보면 쏘아 죽이는 모양으로 버레와 한가지로.」
 
65
그 무리들은 진노우한테 다 쫏기어갓다. 형님은 어데로 갓는지 모르겟다. 진노우는 나보고 방으로 드러가자고 권한다. 방안엔 아주 컴컴하다. 대들보와 석가래가 다 머리우에서 떨고 잇고 한번 떨고는 커저서 내 몸우에 싸인다.
 
66
어찌나 무섭던지 움직일 수가 업는 것이 그의 뜻은 나보고 죽어달나는 말이다. 나는 그 무거움이 거짓인 줄을 안다. 그리고 빠저 나오니 옴 몸엔 땀이 흐른다. 그러나 나는 이러케 말하고 십다.
 
67
「당신들 곳 회개하시요. 참 마음으로 회개하시오. 당신들은 장래에 사람 잡아먹는 사람이 용납되지 못할 줄을 알아야 함니다.」
 
 

10. 十一

 
69
해도 안뜨고 문도 열지 안코 날마다 두끼 밥뿐이다. 나는 젓가락을 들 때마다 형님이 생각나며 나의 누의 애의 죽은 연고가 다 그이 때문인 줄을 알엇다. 그때에 나의 누이 애는 다섯살이엇다. 사랑스럽고 가련한 양자가 아직도 눈압헤 잇다.
 
70
어머님은 작고 우는데 그는(형님) 어머님보고 자꾸 자꾸 울지 말라고 권하엿다. 아마 자기가 잡아먹은 까닭으로 울기는 좀 무엇하든 모양이다. 만약 아즉도 그러타면...
 
71
누이 애는 형님한테 먹키엿다. 어머님을 아시는지 나는 알 수가 업다.
 
72
어머님도 알기는 알 것이다 마는 울때여 설명이 업는 것이 아마 또 엽사로 보는 모양이다. 사오세때 집압헤 안자서 땀을 디릴때 형님의 말이 부모가 병이 잇슬 때에 아들되는 사람은 반드시 고기 한 점을 베어서 복까서 그를 먹여야 조흔 사람이라는 말을 하든 것이 기역된다. 어머님도 못한다는 말슴은 하지 안엇다. 한 점을 먹자면 통으로 말업시 먹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 우는 법은 지금 생각해도 사람을 슬푸게 하는 것이 참 조와라 하겟다. 이루 생각할 수가 업다.
 
73
사천년 이래로 늘 사람을 잡아먹는 곳을 나는 이제야 알앗다. 나는 그 가운데 오랫동안 징글엿다. 형님이 금방 가사를 살피자 누이 애는 마침 죽엇다. 그가 밥반찬을 만들어 가만히 우리를 먹이지나 안앗슬 수가 업다.
 
74
내가 무심중에 내 누이 애의 몃점 고기를 먹지 안엇을 수 업고 지금은 나의 몸으로 차례가 온 모양이다.
 
75
사천년 사람 잡아먹는 이력(履歷)을 가진 가는 애초애는 몰낫지만 지금은 참 사람을 참아 보기 어려운 줄을 알앗다.
 
 

11. 十三

 
77
사람을 먹어보지 못한 아기가 혹 아직도 잇슬 것이다. 아이를 지지자.
 
 
78
(完... 靑譯).
【원문】광인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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