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고 막막漠漠히 앉았으니
7
심사도 창연悵然서글픈데 물색物色도 유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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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殘柳 남교南郊에 춘앵春鶯이 이귀已歸하고
11
소월素月 동정洞庭에 추원秋猿이 슬피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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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사창細雨紗窓 요적寥寂한데 흡흡洽洽히 깊은 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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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경三更 무인無人 사어시私語時에 백년 살자 굳은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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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봉丹峰이 높고 높고 패수浿水가 깊고 깊어
17
무너지기 의외意外어든 끊어질 줄 짐작斟酌하리
21
홀연히 이는 추풍秋風 화총花叢을 요동搖動하니
23
진장秦藏에 감춘 호구狐裘 도적할 길 바이 없고
24
금롱金籠에 잠긴 앵무 다시 희롱 어려워라
25
지척咫尺 동방東方 천리千里 되어 바라보기 묘연杳然하다
26
은하작교銀河鵲橋 끊겼으니 건너갈 길 아득하다
28
아름다운 자태 거동 이목耳目에 매양每樣 있어
30
천수만한千愁萬恨 가득한데 끝끝이 느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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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이는 추풍秋風 별회別懷를 붙여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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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별한悠悠別恨 간절한데 소래소래 추성愁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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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봉 꽃진 남게 상엽霜葉이 표불瓢拂하다
45
용산龍山의 늦인 경景은 창울蒼鬱함이 심사心事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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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탄馬灘의 넓은 물은 탕양蕩漾함이 회포懷抱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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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문普通門 송영객送客亭에 이별 아껴 설어마라
48
초패왕楚覇王의 장한 뜻은 죽기로 이별 설워
51
세상 이별 남녀 중에 날 같은 이 또 있는가
52
수로문水路門에 떴는 배는 행하는 곳 어디 메뇨
53
만단萬端 수회愁懷 실은 후에 천리 약수弱手 건너 가서
55
성우城隅의 늦인 경景을 견디어 못 보리라
57
바람 결에 오는 종성鐘聲 묻나니 어늬 절고
60
인간 이별 내신 부쳐 어느 탑상榻上 앉었는고
61
이한離恨 별수別愁도 이 또한 정수定愁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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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淸江의 맑은 물은 추천秋天과 한 빛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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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상사想思 지리支離 한 중 옥면玉面인가 반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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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문宋之問의 명하편明河篇을 길이 읊어 배회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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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상풍寒露霜風 소슬한데 취한 술 다 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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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른 탄식 긴 한숨에 발을 밀어 일어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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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없이 가는길에 애련당愛蓮堂 드단 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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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일지芙蓉一枝 꺽어 들고 유정有情히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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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水邊에 비친 꽃은 님이 나를 반기는 듯
79
엽간葉間에 듣는 비는 내 심정 아뢰는 듯
87
간 곳마다 보는 물색 어이 그리 심란한고
89
임과 함께 볼 양이면 경개景槪롭다 하련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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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심사滔滔心思 울울鬱鬱하야 도로혀 수심愁心이다
93
가기佳期는 절節을 찾아 구추九秋에 늦었세라
94
상 아래 우는 실솔蟋蟀 너는 무삼 나를 미워
96
긴 소래 저른 소래 경경耿耿히 슬피 울어
98
촌계村鷄도 더디 울어 밤도 자못 깊었에라
99
상풍霜風에 놀란 홍안鴻雁 운소雲宵에 높이 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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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옹嗈嗈한 긴 소래로 짝을 불러 슬피우니
101
춘풍 호월皓月야 저믄 날에 두견성도 느끼거든
102
오동추야梧桐秋夜 단장시斷腸時에 차마 어찌 들을 것가
103
네 비록 미물이나 사정私情은 나와 같다
106
명월사창 요적한데 임 계신 곳 전하렴아
107
인비목석人非木石이라 임도 응당 반기리라
108
인연 없어 못 보는가 유정하여 그리는가
111
일성중一城中 함께 있어 어이 그려 못보는가
112
오주吳州 명월明月 밝은 때와 초산楚山 운우雲雨 성길 적에
113
설진說盡 심중心中 무한사無限事는 황연怳然한 꿈이로다
114
무진無盡 장회長懷 강잉强仍하여 문을 열고 바라보니
117
오며 가며 두 사이에 무슨 약수弱水 막혔관데
118
양처兩處가 막막漠漠하야 소식조차 끊단 말가
119
둘데 없는 이내 심사 어디 다가 지접支接할고
121
봉구황鳳求凰 한 곡조를 한숨 섞어 기리 타니
122
여음餘音이 요요하야 원怨하는 듯 한恨하는 듯
124
탁문군卓文君의 밝은 지음知音 흡흡히 자취 없다
125
심중 소회所懷 안전수眼前愁는 나 혼자 뿐이로다
127
경경히 흐르는 빛 절기節期 찾는 영화營火로다
130
장장 추야 긴긴 밤을 이리하야 어이할고
134
일병一柄 잔촉殘燭 벗을 삼아 전전輾轉 불매不寐 잠 못들어
135
검각령劍閣領 새벽 달에 오경五更인 줄 깨닫겠다
139
남교藍橋의 굳센풀고 월로승月老繩 다시 맺어
140
봄바람 가을 달에 귓전 같이 마주 앉아
141
이런 일 옛말 삼어 정회중情懷中에 넣어두고
142
유자有子 생녀生女하여 한 없이 즐기다가
143
인심人心이 교사驕邪하야 어느 누가 시비커든
144
추풍 오호五胡 저믄 날에 금범錦帆을 높이 달고
146
자좌오향제법子坐午向製法으로 수간數間 초옥草屋을 지은 후에
147
석전石田을 깊이 갈어 초식草食을 먹을 망정
149
상사想思로 곤한 몸이 상위에 잠간 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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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듯이 잠을 들어 호접胡蝶이 나를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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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든 우리 님을 꿈 가운데 잠간 만나
152
희비가 교집交集하야 별래사정別來私情 다 못하여
153
수가誰家 옥적성玉笛聲이 추풍秋風에 섞여 불여
155
두어라 이산유수離散有數라니 후일 다시 볼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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