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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모사 (慈母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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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정인보
 

1. 자모사 (慈母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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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
가을은 그 가을이 바람불고 잎 드는데
4
가신 님 어이하여 돌오실 줄 모르는가
5
살뜰히 기르신 아이 옷 품 준 줄 아소서
 
6
2
7
부른 배 골리보고 나은 얼굴 병만 여겨
8
하루도 열두 시로 곧 어떨까 하시더니
9
밤송인 쭉으렁*인 채 그지 달려 삽내다
 
10
3
11
동창에 해는 뜨나 님 계실 때 아니로다
12
이 설움 오늘날을 알았드면 저즘미리
13
먹은 맘 다 된다기로 앞 떠날 줄 있으리
 
14
4
15
차마 님의 낯을 흙으로 가리단 말
16
우굿이* 어겼으니 무정할 손 추초(秋草)로다
17
밤 이여 꿈에 뵈오니 편안이나 하신가
 
18
5
19
반갑던 님의 글월 설움될 줄 알았으리
20
줄줄이 흐르는 정 상기 아니 말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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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낯에 대이니 배이는* 듯하여라
 
22
6
23
므가나* 나를 고히 보심 생각하면 되 서워라
24
내 양자(樣子)* 그대로를 님이 아니 못보심가
25
내 없어 네 미워진 줄 어이 네가 알것가
 
26
7
27
눈 한번 감으시니 내 일생이 다 덮여라
28
질* 보아 가련하니 님의 속이 어떠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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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던 닭 나래쳐 울면 이때리니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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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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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수는 적으셔도 목소리는 크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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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어 옴으신 입 주름마다 귀엽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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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으신 마른 허리에 부지런히 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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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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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 어지럴사 뒤먼저도 바없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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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간 눈물이요 쓰고 나니 한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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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님 들으실까 나가 외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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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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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닫이 닫히었나 열고 내다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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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 턱 바삐 넘어 앞 안 보고 걸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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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팔 도진다마는 님은 어대 가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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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43
젖 잃은 어린 손녀 손에 끼고 등에 길러
44
색시꼴 백여가니 눈에 오즉 밟히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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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도 님 따라간지 아니 든다 웁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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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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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
48
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
49
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어라
 
50
13
51
썩이신 님의 속을 깊이 알 이 뉘 있스리
52
다만지 하루라도 웃음 한번 도읍과저
53
이저리 쓰옵던 애가 한 꿈되고 말아라
 
54
14
55
그리워 하 그리워 님의 신색 하 그리워
56
닮을 이 뉘 없으니 어딜 향해 찾으오리
57
남으니 두어 줄 눈물 어려 캄캄하고
 
58
15
59
불현듯 나는 생각 내가 어이 이러한고
60
말 갈 데 소 갈 데로 잊은 듯이 열흘 달포
61
설움도 팔자 없으니 더욱 느껴 합내다
 
62
16
63
안방에 불 비치면 하마 님이 계시온 듯
64
닫힌 창 바삐 열고 몇 번이나 울었던고
65
산 속에 추위 이르니 님을 어이 하올고
 
66
17
67
밤중만 어매 그늘 세 번이나 나린다네
68
게서 자라날 제 어인 줄을 몰랐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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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공 깨닫고 보니 님은 벌써 머셔라
 
70
18
71
태양이 더웁다 해도 님께 대면 미지근타
72
구십춘광(九十春光)이 한 웃음에 퍼지서라
73
멀찌기 아득케나마 바랄 날이 언제뇨
 
74
19
75
어머니 부르올 제 일만 있어 부르리까
76
젖먹이 우리 애기 왜 또 찾나 하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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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黃泉)이 아득하건만 혼자 불러 봅내다
 
78
20
79
연긴가 구름인가 옛일 벌써 희미(熹微)해라
80
눈감아 뵈오려니 떠오느니 딴 낯이라
81
남없는 거룩한 복이 언제런지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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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83
등불은 어이 밝아 바람조차 부는고야
84
옷자락 날개 삼아 훨훨 중천 나르과저
85
이윽고 비소리나니 잠 못 이뤄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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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87
풍상(風霜)도 나름이라 설움이면 다 설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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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년 님의 살림 눈물인들 남을 것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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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저다* 꿈이라시고 내 키만을 보서라
 
90
23
91
북단재 뾰죽집*이 전에 우리 외가(外家)라고
92
자라신 경눗골*에 밤동산은 어디런가
93
님 눈에 비취던 무산* 그저 열둘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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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95
목천(木川)집 안방인데 누우신 양 병중이라
96
손으로 머리 짚자 님을 따라 서울길로
97
나다려 말씀하실 젠 진천인 듯하여라
 
98
25
99
뵈온 배 꿈이온가 꿈이 아니 생시런가
100
이 날이 한 꿈되어 소스라쳐 깨우과저
101
긴 세월 가진 설움 맘껏 하소 하리라
 
102
26
103
시식(時食)도 좋건마는 님께 드려 보올 것가
104
악마듸* 풋저림을 이 없을 때 잡숫더니
105
가지록 뼈아풉내다 한(恨)이라만 하리까
 
106
27
107
가까이 곁에 가면 말로 못할 무슨 냄새
108
마시어 배부른 듯 몸에 품겨 봄이온 듯
109
코끝에 하마 남은가 때때 맡아 봅내다
 
110
28
111
님 분명 계실 것이 여기 내가 있도소니
112
내 분명 같을 것이 님 가신지 네 해로다
113
두 분명 다 허사외라 뵈와 분명하온가
 
114
29
115
친구들 나를 일러 집안 일에 범연타고
116
아내는 서워라고 어린아이 맛없다고
117
여린 맘 설움에 찢겨 어대 간지 몰라라
 
118
30
119
집터야 물을 것가 어느 무엇 꿈아니리
120
한 깊은 저 남산이 님 보시던 옛 낯이라
121
게섰자 눈물이리만 외오 보니 설워라
 
122
31
123
비 잠깐 산 씻더니 서릿김에 내 맑아라
124
열구름 뜨자마자 그조차도 불어 없다
125
맘 선뜻 반가워지니 님 뵈온 듯하여라
 
126
32
127
마흔의 외둥이를 응아하자 맏동서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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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없는 자애렸만 정 갈릴가 참으셨네
129
이 어찌 범절만이료 지덕(至德)인 줄 압내다
 
130
33
131
찬 서리 어린 칼을 의로 죽자 내 잡으면
132
분명코 우리 님이 나를 아니 붙드시리
133
가서도 계신 듯하니 한 걸음을 긔리까*
 
13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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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헛소문에 놀라시고 급한 편지
136
네 걸음 헛디디면 모자 다시 안 본다고
137
지질한 그날 그날을 뜻 받았다 하리오
 
138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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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황(白鳳凰) 깃을 부쳐 도솔천궁(兜率天宮) 향하실 제
140
아득한 구름 한점 옛 강산이 저기로다
141
빗방울 오동에 드니 눈물 아니 지신가
 
14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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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둔재 높은 고개 눈바람도 경이랏다
144
가마 뒤 잦은 걸음 얘기 어이 그쳤으리
145
주막집 어둔 등잔이 맛본상*을 비춰라
 
146
37
147
이 강이 어느 강가 압록(鴨綠)이라 엿자오니
148
고국산천이 새로이 설워라고
149
치마끈 드시려 하자 눈물 벌써 굴러라
 
150
38
151
개울가 버들개지 바람 따라 휘날린다
152
행여나 저러할라 돌이고도 굴지 마라
153
이 말씀 지켰다한들 누를 향해 사뢸고
 
154
39
155
이만 사실 님을 뜻조차도 못받든가
156
한번 상해드려 못내 산 채 억만년을
157
이제와 뉘우치란들 님이 다시 오시랴
 
158
40
159
설워라 설워라해도 아들도 딴 몸이라
160
무덤풀 욱은 오늘 이 살붙어 있단 말가
161
빈 말로 설운 양함을 뉘나 믿지 마옵소
 
162
- 《담원시조》(을유문화사.1948> -
 

 
163
* 밤송인 쭉으렁 : 우리 속담에 쭉으렁 밤송이 삼년 달린다는 말이 있다. 다병(多病)한 사람이 그대로 부지하는 것을 이에 견주어 말하며 못 생기고 오래 사는 것을 이에 견주어 말한다.
164
* 우긋이 : 茂盛한 모양
165
* 배이는 : 점읍
166
* 므가나 : 미운
167
* 양자(樣子) : 모양
168
* 질 : 저를
169
* 봉사 : 봉선화의 와(訛), 소녀들이 봉선화를 짓찧어서 손톱에 홍색을 들이니 이를 봉사들인다고 한다
170
* 이저다 : 이것 저것 모두
171
* 뾰죽집 : 천주교당(天主敎堂)의 속어
172
* 경눗골 : 정릉동(貞陵洞)
173
* 무산 : 무산(巫山) 십이봉(十二峰)
174
* 악마듸 : 억세인 것
175
* 긔리까 : 만과(瞞過), 속여 넘김
176
* 맛본상 : 겸상으로 보아 놓은 밥상
【원문】자모사(慈母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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