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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문덕 (乙支文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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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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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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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무애생(無涯生, 신채호)이 그가 저술한 《을지문덕》 한 책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 책을 읽어 보고 나는 뛸 듯이 기뻐하며 "우리나라 서적계의 효시(嚆矢)로다. 어찌 급히 간행하여 널리 배포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자, 그 때 무애생은 한동안 넋을 잃고 말할 바를 몰라 하였으니 이는 그 효시라는 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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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우리나라 서적계에 책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었는가? 열이면 다섯은 조정(朝廷)을 칭송하는 시(詩)이고, 셋은 정자(程子) 주자(朱子)를 찬미하는 노래이고, 둘은 한퇴지 소동파 이태백 두보를 흉내 낸 것 들이다. 뭉뚱그려 말하자면 이는 노예의 학문이었으니 책답지 않은 책이면 어찌 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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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책으로 국민을 속박하고 내어 몰아 노예학(奴隸學)의 영역으로 치닫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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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가의 원리, 민족의 대세에 대해서는 언급도 않아 장차 국민을 어리석게 만들 것이니 어찌 이 책들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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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민족이 잠시 악마의 유혹에 빠져, 한 때 피폐함을 면치 못하였으나 그 실제를 살펴보면 이것은 우리민족의 잘못은 아니었다. 악마가 그렇게 한 것이었으니 그로 인해 우리 나라 서적계에 소위 책다운 책이 출간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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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생이 신비로운 필체로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위인 을지문덕의 모습을 힘써 그려 내고, 그 목소리 행동거지까지 다 갖추어 살수대첩의 위업이 역사상에 더욱 빛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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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책을 보고 숙연해 졌다가 또 원기가 왕성해져 미친 듯이 소리도 치게 되고, 창연(愴然)이 눈물이 나기도 하였는데 왜 이렇게 감정이 교차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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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을지문덕은 갔도다. 강산(江山)이 조용하고 규무( 武)가 이미 먼데 불러도 구원(九原)의 사람은 대답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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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생이 지금과 같이 고통이 지극한 날을 당하여 한 개의 붓과 눈물과 피로써 을지문덕의 역사를 기록하였으니 이는 만에 하나라도 민족정신에 보탬이 되게 하고자 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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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프다. 이 책으로 인해 을지문덕의 위대한 혼백이 다시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나타나면 우리 형제 자매가 혹 힘써 분발하게 될 것이다. 이 작은 책자로 인하여 국혼(國魂)이 되 살아 나고 민족이 진흥되면 이 어찌 무애생만이 고대하던 바 이겠는가? 또한 전국 동포의 한 없는 바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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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이미 인쇄되어 무애생이 갑자기 나에게 서(序)를 부탁하니, 내가 비록 문장이 짧으나 무릅쓰고 급히 한 글을 써 응해 주었다. 이 《을지문덕》 한 책이 우리나라 서적계에 효시됨은 의심할 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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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희(隆熙) 2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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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만(卞榮晩)쓰다.
 
 

2. 서(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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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은 우리나라 4000년 역사상 제1의 위인이다. 그 독립적 기상과 건투(健鬪)적 정신은 실로 우리민족의 대표적 인물이며 모범적 인물이다. 을지문덕에 대하여 알고나면 의타적인 사람은 반드시 자립하며 소극적인 사람은 반드시 분발하여 전진하니 영웅을 숭배하는 자가 을지문덕을 버리고 누구를 숭배할 것이며 위인을 연구하는 자가 을지문덕을 버리고 누구를 연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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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의 문화가 전래된 이후 사람마다 외국숭배사상에 젖고 자기를 깔보는 병에 걸려 을지문덕과 같은 대영웅은 꿈에서조차 생각치 않는다. 다만 관중(管仲), 제갈량(諸葛亮) 등의 무리에 대해서만 칭송하니 우리 민족의 쇠퇴의 원인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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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무애생(無涯生)이 이를 개탄하여 최근에 《을지문덕》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는데 을지문덕의 성공한 역사와 그 인격에 대해 논술한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어 보니 논리가 옛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였고 아울러 저자의 웅장하고 탁월한 문장으로 윤색을 더하여 살수 대첩의 성대한 전황(戰況)과 을지문덕의 침착·강직한 인격을 완벽하게 묘사하였으니 일찍이 없었던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을지문덕의 독립적 기상과 전투적 기상을 우리 국민 개개인에게 부여하여 을지문덕과 같은 인물이 전국에 꽉차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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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장차 인쇄에 붙이고자 나에게 서(序)를 요청하거늘 나는 유익한 진서(珍書)가 세상에 나옴을 기뻐하여 문장의 졸렬함을 불구하고 감히 한마디를 써서 찬하(贊賀)하는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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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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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李基燦)
 
 

3. 서(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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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생(無涯生) 신채호(申采浩) 군이 《을지문덕》 한책을 저술하여 나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나는 이를 읽어보고 "을지문덕의 풍부하고 위대한 공열(功烈)이 이 책에서야 처음으로 잘 묘사되어 있으니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로다"라고 탄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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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계각국을 여행해 보니 그 나라의 영웅이 검을 휘둘렀던 곳에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 공(功)을 노래하고 있었고, 피를 뿌린 곳에서는 수천만 인이 칭송하고 있었다. 몸이 있 는 자는 그 몸을 영웅에게 바치고, 재주가 있는 자는 그 재주를 영웅에게 바치며, 학문이 있는 자는 그 학문을 영웅에게 바쳐, 국민 모두가 영웅을 받들고 함께 전진하였다. 그리하여 워싱턴이 배출되었고, 나폴레옹이 태어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을지문덕이 죽고 이천년 후 인 오늘에서야 이같은 저술이 처음 나왔으니 이것이 슬프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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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을지문덕의 고향에서 태어나고 성장하였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우리 선조 영웅 가운데 을지문덕이 있었음을 알았으나, 높은 산의 수천년된 바위가 말 한마디 없고 망망한 대동강에 비석하나 없어 나이 많은 노인에게 물어도 을지문덕의 역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역사 책을 보아도 을지문덕에 대해서는 겨우 10여줄에 불과하여 개탄해 마지 않았다. 오늘 신채호군의 이 책은 자료를 널리 수집하였고 논리가 정밀하여 이천년 이후의 붓으로 이천년 이전 인물의 정신을 이같이 밝혀 냈으니 이전에 이같은 책이 없었음은 비록 부끄러운 일이나 신채호 군의 그 노력은 크게 기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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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만든 목적은 독자들의 술자리나 차(茶)자리에 이야기거리를 제공코자 한 것이 아니라 조국의 명예로운 역사를 통해 못난자를 경계하고 깨우쳐주려 함이며, 독자의 이부자리에 이야기 책을 제공함이 아니라, 선조의 위대한 사업을 칭송하여 국민의 영웅 숭배심을 고취하고자 함이고 또한 이천여 년 전의 일을 한가로이 읊고자 함이 아니라 열성적·모범적 위인의 행적을 그려내어 이천년 후 을지문덕과 맞먹는 인물을 기르고자 함이니 모든 독자는 항상 이에 유념하여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는 서(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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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424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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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관에서
 
 

4. 범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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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 4000년 역사상의 인물 중에 그 웅위민활(雄偉敏活)한 수완을 발휘하여 웅대하고 찬란한 공적을 쌓은 사람은 두루 살피건대 을지문덕을 첫째로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동국통감(東國通鑑)》에 실린 을지문덕에 관한 기록은 수십 절구에 불과하니 이는 우리 후손의 책임이다. 이에 나는 심히 개탄스러움을 이기지 못하여 나의 학문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저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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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을지문덕에 관한 사적(事蹟)은 저자(著者)가 정밀히 널리 수집하였기 때문에 빠뜨린 것이 없음을 자부할 수 있으나 혹시 우리나라 역사책 외의 다른 책에 을지문덕에 대한 유적(遺蹟)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러한 경우에는 후일 재판(再版)할 때 첨부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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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책내의 연도(年度)는 단군 즉위 후로 계산한 것이다.
【원문】서(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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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채호(申采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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