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오늘날에 이르러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2백 년전 만해도 지금의 동구 범일동과 좌천동 일대를 가리키는 이름에 지나지 않았다. 배산임해의 지형으로서 평지가 적다. 수정산과 구봉산을 등지고 동해를 바라보며, 북쪽으로는 부산진구와 남쪽으로는 중구와 경계를 잇고 있다. 일찍부터 항만을 끼고 발전한 관계로 외국과의 교역이 끊이지 않았고 상업이 발달했던 점으로 미루어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부산포의 기능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우리 나라의 남쪽 관문 구실을 하였다. 조선 태종 7년(1407)에 부산포(현 좌천동 일대)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왜관이 설치되었는데, 동구 지역은 이때부터 국제화의 중심으로 자리하였다. 부산포왜관은 광해군 원년(1609)에 두모포(현 수정동)에 이건 되었고, 숙종 4년(1678) 초량(현 용두산 일대) 지역으로 이건하기 전까지 대일의 외교교섭 및 무역거래의 중심지로 기능 하였던 곳이다. 조선중기 무렵 지금의 수정동 지역에 설치되었던 왜관이 중구(초량왜관) 지역으로 이전되자 두모포, 개운포 등의 수군 진관이 이설되어서 국방요새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임진왜란 때에 왜군이 가장 먼저 우리 땅을 침범한 곳도 동구이다. 왜군은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성을 쌓아 조선 침략의 발판으로 삼았는데, 부산진성이란 이름으로 오늘까지 일부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