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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별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9.13. 20:24 (2026.09.13. 20:24)

암피트리테 – 바다의 왕비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와 오케아노스의 딸 도리스 사이에서 태어난 네레이데스 가운데 하나이다. 파도와 바람을 잠재우는 바다의 여신으로,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달아났다가 돌고래 델핀의 중재로 그의 아내가 되어 바다의 왕비가 되었다. 트리톤을 비롯한 자손을 두었으며 테세우스를 바닷속 궁전에서 맞이하는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그녀의 이름이 거센 파도와 넓은 바다 자체를 가리키는 듯 쓰이기도 한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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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피트리테 – 바다의 왕비
 
 
 

개요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와 오케아노스의 딸 도리스 사이에서 태어난 네레이데스 가운데 하나이다. 파도와 바람을 잠재우는 바다의 여신으로,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달아났다가 돌고래 델핀의 중재로 그의 아내가 되어 바다의 왕비가 되었다. 트리톤을 비롯한 자손을 두었으며 테세우스를 바닷속 궁전에서 맞이하는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그녀의 이름이 거센 파도와 넓은 바다 자체를 가리키는 듯 쓰이기도 한다.
 
 
 

제1장 네레우스의 딸

1.1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
 
바다가 아직 수많은 신들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던 시대, 깊고 잔잔한 물속에는 ‘바다의 노인’이라 불리는 네레우스가 살고 있었다. 그는 폰토스와 가이아의 아들로, 거짓을 말하지 않고 온화하며 올바른 신으로 이름났다. 네레우스는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의 딸 도리스와 결혼했고, 두 신 사이에서는 바다의 물결처럼 아름다운 쉰 딸들이 태어났다. 사람들은 이들을 네레우스의 딸들이라는 뜻에서 네레이데스라 불렀다.
 
그 딸들 가운데 암피트리테가 있었다. 헤시오도스는 플로토, 사오, 테티스, 갈라테이아, 프사마테를 비롯한 자매들의 이름과 함께 암피트리테를 기록했다. 자매들의 이름에는 물결과 항해, 해안과 바다의 여러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암피트리테도 처음부터 포세이돈의 아내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네레우스의 많은 딸 가운데 하나로 오래된 바다의 신성에 속한 여신이었다.
 
그녀가 살아가는 곳은 인간의 왕궁이나 도시가 아니라 끝없이 펼쳐진 바다였다. 햇빛이 수면에서 부서지고 푸른 빛이 깊은 곳으로 스며드는 동안 네레이데스들은 아버지 네레우스의 곁을 오가며 바다를 누볐다. 훗날 암피트리테는 자매들 가운데 특별한 위치에 올라 포세이돈의 왕비가 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먼저 네레우스와 도리스에게서 이어진 오래된 바다의 계보에서 시작된다.
 
네레우스와 도리스 곁의 어린 암피트리테
 
 
1.2 네레이데스 자매들
 
네레이데스는 한곳에 머무르는 여신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해안과 섬 사이를 오가고 물결 위에 모습을 드러내며, 때로는 깊은 바다에서 함께 지냈다. 테티스와 갈라테이아, 프사마테처럼 각기 독립된 이야기를 남긴 자매도 있었고 이름만 전해지는 자매도 많았다. 그러나 고대 시인들에게 네레이데스는 바다를 둘러싼 수많은 모습과 움직임을 하나의 신성한 무리로 나타내는 존재들이었다.
 
암피트리테도 처음에는 그 자매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여러 문헌에 나타난다. 헤시오도스는 그녀를 네레이데스 가운데 분명하게 기록했고, 《아폴론에게 바치는 호메로스 찬가》에서는 레토가 델로스섬에서 아폴론을 낳을 때 곁에 모인 여신들 가운데 암피트리테도 있었다. 그녀는 포세이돈의 배우자라는 역할과 별개로, 이미 신들의 세계에 이름을 가진 바다의 여신이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그녀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암피트리테라는 이름은 개별적인 님프를 넘어 거대한 파도와 깊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으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그녀는 포세이돈의 아내가 된 뒤에야 중요해진 존재라기보다, 네레우스의 딸이면서 동시에 오래전부터 바다의 힘과 가까이 연결되어 있던 여신이었다. 그러한 암피트리테에게 곧 바다의 지배자 포세이돈과 얽힌 새로운 운명이 다가왔다.
 
물결 위에서 함께 노니는 암피트리테와 네레이데스
 
 
1.3 파도를 잠재우는 님프
 
바다는 언제나 온화하지 않았다.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면 잔잔하던 수면이 솟구치고 높은 파도가 해안과 배를 두드렸다. 인간에게 바다는 다른 땅으로 나아가는 길이면서도 한순간에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두려운 세계였다. 네레이데스들은 그러한 바다 곳곳에 깃든 여신들이었으며, 암피트리테 역시 물결과 바람의 움직임에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헤시오도스는 암피트리테를 퀴모도케와 퀴마톨레게와 함께 특별히 언급한다. 세 여신은 안개 낀 바다에서 높이 솟구치는 파도와 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을 쉽게 잠재우는 존재들이었다. 폭풍이 몰아쳐 배들이 흔들릴 때 그들의 힘이 미치면 거친 물결은 차츰 낮아지고 바람도 힘을 잃었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왕비라는 역할과 별개로, 바다를 진정시키는 신성한 힘을 지닌 여신으로 전해졌다.
 
이 모습은 거센 파도와 지진을 일으키기도 하는 포세이돈과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 포세이돈이 바다의 압도적인 힘을 드러내는 신이었다면, 암피트리테는 그 힘을 잠재우고 고요하게 만드는 오래된 바다의 여신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훗날 두 신이 한 왕가를 이루게 되었을 때에도 암피트리테는 단순히 포세이돈의 곁에 선 배우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계보와 힘을 가진 존재로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거센 파도와 바람을 잠재우는 암피트리테
 
 
1.4 포세이돈의 눈에 들다
 
티타노마키아가 끝난 뒤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가 세계의 영역을 나누었을 때 포세이돈은 바다를 자신의 몫으로 얻었다. 그는 삼지창을 들고 파도를 일으키거나 잠재웠으며, 지진을 일으키고 섬과 해안을 뒤흔드는 강력한 신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가 바다의 지배자가 된 뒤에도 그곳에는 네레우스와 오케아노스, 여러 해신과 네레이데스처럼 오래전부터 바다에 속해 있던 신들이 존재했다.
 
그 오래된 바다의 신들 가운데 암피트리테가 있었다.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인 그녀는 자매들과 함께 물결을 누비며 바다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전승은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가 처음 어디에서 서로를 보았는지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다만 포세이돈이 그녀에게 마음을 두고 자신의 아내로 삼고자 했다는 이야기는 후대의 여러 작가에게 전해졌다.
 
바다를 차지한 올림포스의 신과 오래된 바다의 혈통을 이은 네레이데스가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포세이돈이 원한다고 해서 혼인이 곧바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암피트리테는 그의 구혼을 즉시 받아들이지 않았고, 두 신의 혼인은 예상과 달리 도피와 추적을 거쳐야 했다.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암피트리테가 달아나면서, 그녀에게 전해지는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물결 위 암피트리테를 바라보는 포세이돈
 
 
 

제2장 포세이돈의 왕비가 되다

2.1 포세이돈이 구혼하다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를 아내로 삼고자 했다. 바다를 자신의 영역으로 차지한 그에게 네레우스의 딸 암피트리테는 같은 바다에 속한 신이면서 오래된 해신의 혈통을 잇는 존재였다. 그러나 암피트리테는 그의 구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후대에 전해진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포세이돈과의 혼인을 피하고 처녀로 남기를 원했다고 한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마음을 돌리려 하지도, 그의 구혼에 머물러 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택한 것은 포세이돈에게서 멀리 몸을 피하는 일이었다. 포세이돈은 강력한 올림포스의 신이었고 넓은 바다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암피트리테는 그의 구혼을 피해 자신이 지내던 곳을 떠나 달아났다.
 
암피트리테가 사라지자 포세이돈은 그녀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수많은 섬과 해안,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 속에서 숨어 버린 네레이데스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포세이돈은 마침내 여러 사자를 보내 암피트리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게 했다. 그들 가운데에는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도 있었고, 이 작은 바다의 동물이 마침내 두 신의 혼인을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포세이돈의 구혼을 거절하는 암피트리테
 
 
2.2 아틀라스가 있는 곳으로 달아나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그에게서 멀리 달아났다. 히기누스가 전하는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처녀로 남기를 원하여 아틀라스에게로 가서 몸을 숨겼다고 한다. 전승은 암피트리테가 어느 해안이나 섬에 머물렀는지, 아틀라스의 곁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아틀라스에게로 달아가 몸을 숨겼다는 사실을 전한다.
 
포세이돈은 사라진 암피트리테를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숨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여러 사자를 보냈다. 사자들은 바다와 섬 사이를 돌아다니며 네레이데스의 행방을 찾았지만 암피트리테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길을 잘 아는 바다의 여신이 스스로 몸을 감춘 이상, 바다의 지배자인 포세이돈에게도 그녀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포세이돈의 사자 중 하나였던 돌고래가 암피트리테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포세이돈을 피해 숨어 있던 암피트리테의 행방이 마침내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이 돌고래는 단순히 그녀의 위치만 알아내고 돌아가지 않았다. 후대 전승에서 그는 암피트리테에게 직접 다가가 포세이돈과의 혼인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존재로 등장한다. 두 신 사이에서 뜻밖의 중재자가 된 돌고래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된다.
 
포세이돈을 피해 아틀라스에게 달아난 암피트리테
 
 
2.3 돌고래 델핀이 찾아내다
 
포세이돈이 보낸 사자들 가운데 마침내 암피트리테를 찾아낸 것은 돌고래 델핀이었다. 그는 바다를 돌아다닌 끝에 아틀라스에게 몸을 피하고 있던 네레이데스를 발견했다. 포세이돈이 직접 나타난 것이 아니라 바다의 동물인 델핀이 암피트리테 앞에 나타났고, 그는 포세이돈의 뜻을 전하며 두 신의 혼인을 받아들이도록 그녀를 설득했다.
 
히기누스의 전승은 델핀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설득이 성공하여 암피트리테가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그녀는 포세이돈에게 돌아가 그의 아내가 되었고, 구혼을 피해 떠났던 이야기도 끝을 맺었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혼인을 성사시킨 돌고래의 공을 높이 여겨 그의 모습을 하늘의 별들 사이에 두었다고 한다. 그렇게 델핀은 돌고래자리의 유래와도 연결되었다.
 
다만 모든 전승이 암피트리테의 혼인을 이와 같이 전하는 것은 아니다. 후대 시인 오피아노스는 돌고래들이 그녀의 은신처를 알아내 포세이돈에게 알려 주었고, 포세이돈이 암피트리테를 데려가 아내로 삼았다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세부는 서로 다르지만 돌고래가 숨어 있던 암피트리테를 찾아내 두 신의 혼인을 이어 주었다는 점은 공통된다. 그래서 델핀은 암피트리테의 혼인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숨어 있는 암피트리테를 찾아낸 돌고래 델핀
 
 
2.4 바다의 신과 혼인하다
 
암피트리테가 포세이돈의 곁으로 돌아오면서 두 신의 혼인이 이루어졌다.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이었던 그녀는 이제 바다를 지배하는 포세이돈의 아내가 되었다. 포세이돈은 올림포스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바다를 차지한 신이었고, 암피트리테는 그보다 오래된 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혈통을 이은 여신이었다. 두 신의 혼인은 서로 다른 바다의 계보가 한 왕가 안에서 이어지는 사건이기도 했다.
 
혼인 뒤 암피트리테는 여러 고대 미술에서 포세이돈과 나란히 등장한다. 두 신은 함께 바다를 가로지르는 수레에 오르거나 돌고래와 해마, 네레이데스와 트리톤이 따르는 가운데 바다의 왕과 왕비처럼 표현되었다. 암피트리테는 더 이상 수많은 네레이데스 가운데 한 명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포세이돈의 곁에서 바다의 궁정을 이루는 중심적인 여신으로 새로운 자리를 얻게 된 것이다.
 
그녀의 혼인은 또 다른 바다의 계보를 낳았다.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 사이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확실하게 전해지는 아들 트리톤이 태어났고, 다른 전승에서는 로데와 벤테시키메도 두 신의 자녀로 기록된다.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떠났던 네레이데스는 이제 깊은 바다의 왕비가 되었으며, 그녀의 이야기는 이후 황금 궁전과 자손들, 그리고 인간 영웅들이 찾아오는 바다의 세계로 이어졌다.
 
바다의 궁정에서 혼인하는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
 
 
 

제3장 바다의 왕비

3.1 황금 궁전에 살다
 
포세이돈과 혼인한 뒤 암피트리테의 거처는 깊은 바다 속 왕궁이 되었다. 헤시오도스는 그곳을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 그리고 그들의 아들 트리톤이 함께 사는 황금의 집으로 노래했다. 인간의 배가 지나가는 수면 아래, 햇빛이 희미해지는 깊은 곳에 바다의 신들이 사는 궁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암피트리테는 그곳에서 네레이데스의 한 사람을 넘어 바다 왕가의 중심에 섰다.
 
궁전 주변에는 오래전부터 그녀와 함께했던 네레이데스들이 있었고, 포세이돈을 따르는 트리톤과 여러 바다의 신성한 존재들이 드나들었다. 지상에서 제우스와 헤라가 올림포스의 왕과 왕비로 나란히 자리하듯, 바다에서는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가 한 쌍으로 그려졌다. 포세이돈이 삼지창으로 거친 파도와 지진의 힘을 드러냈다면,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오래된 신성과 네레이데스의 계보를 왕궁 안으로 이어 주었다.
 
그녀가 달아났던 시절과 비교하면 삶은 크게 달라졌다. 이제 암피트리테의 이름은 포세이돈과 함께 불렸고, 그의 곁에서 바다를 가로지르는 모습도 전해졌다. 그러나 황금 궁전은 단순히 남편의 집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그녀의 아들 트리톤이 자랐고, 뒤이어 바다와 섬, 인간의 영웅 이야기로 이어질 후손들의 계보가 시작되었다. 암피트리테는 그렇게 바다의 어머니이자 왕비로 자리 잡았다.
 
황금 궁전의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와 트리톤
 
 
3.2 트리톤과 바다의 자손들
 
암피트리테와 포세이돈 사이에서 가장 분명하게 전해지는 아들은 트리톤이다. 헤시오도스는 트리톤을 크고 강대한 신이라 부르며, 그가 아버지 포세이돈과 어머니 암피트리테와 함께 바다 깊은 곳의 황금 궁전에 산다고 했다. 훗날 트리톤은 인간의 상체와 물고기의 꼬리를 지닌 모습, 소라고둥을 불어 파도를 움직이는 바다의 신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다른 전승에서는 암피트리테의 자녀가 더 늘어난다. 아폴로도로스는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 사이에서 트리톤과 로데가 태어났다고 기록한다. 로데는 뒤에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내가 되어 로도스섬의 계보와 연결된다. 또 다른 대목에서는 벤테시키메도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의 딸로 등장한다. 그녀는 에티오피아에서 살다가 포세이돈이 맡긴 어린 에우몰포스를 길러 주며 인간 영웅들의 이야기와 이어진다.
 
이처럼 암피트리테의 자손에 관한 전승은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트리톤만큼은 매우 오래된 계보에서 확실하게 그녀의 아들로 자리한다. 네레우스와 도리스에게서 시작된 바다의 혈통은 암피트리테를 거쳐 포세이돈의 왕가와 결합했고, 다시 트리톤과 여러 자손에게 이어졌다. 한때 네레이데스 자매들과 물결을 달리던 님프는 이제 바다의 새로운 세대를 낳은 어머니가 되었다.
 
어린 트리톤을 품에 안은 암피트리테
 
 
3.3 테세우스를 맞이하다
 
크레타로 향하던 배 위에서 테세우스와 미노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다. 바킬리데스의 노래에 따르면 미노스가 아테나이의 처녀 에리보이아에게 손을 대려 하자 테세우스가 그를 막아섰다. 미노스는 자신이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자랑했고, 테세우스도 자신이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맞섰다. 미노스는 하늘의 제우스에게 번개를 보내 달라고 청해 자신의 혈통을 증명한 뒤, 테세우스에게도 포세이돈의 아들임을 증명해 보라고 요구했다.
 
테세우스가 바다로 뛰어들자 돌고래들이 그를 신들의 거처로 데려갔다. 바킬리데스의 전승에서 그는 그곳에서 아버지 포세이돈의 아내 암피트리테를 만난다. 바다의 왕비는 젊은 영웅을 물리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들였다. 그녀는 테세우스의 몸에 자주색 옷을 둘러 주고, 자신의 혼인 때 아프로디테에게 받았다는 장미 화관을 그의 머리에 씌웠다. 테세우스는 바다의 왕궁에서 받은 증표를 지닌 채 다시 배 위로 돌아왔다.
 
파우사니아스가 전하는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에게서는 미노스가 바다에 던진 반지를 테세우스가 되찾아 오고, 암피트리테에게 받은 황금 관까지 가지고 수면 위로 올라온다. 전승마다 선물과 사건의 세부에는 차이가 있지만, 암피트리테가 포세이돈의 바닷속 세계로 내려온 테세우스를 맞아 신성한 증표를 건넸다는 점은 같다. 이 장면에서 그녀는 바다의 왕비로서 인간 영웅을 받아들이고 그의 신성한 혈통을 인정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테세우스에게 장미 화관을 씌우는 암피트리테
 
 
3.4 바다의 왕비로 남다
 
암피트리테의 이름은 포세이돈의 아내만을 가리키지 않았다. 《오디세이아》에서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 앞으로 지나가야 할 위험한 항로를 알려 주면서, 떠도는 바위에 부딪쳐 포효하는 ‘암피트리테의 거대한 파도’를 말한다. 이 표현에서 암피트리테는 한 여신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두려워하는 넓고 거친 바다의 힘을 떠올리게 한다.
 
《오디세이아》 5권에서도 암피트리테의 이름은 바다와 직접 연결된다. 뗏목을 타고 표류하던 오디세우스는 해안 가까이에서 어떤 거대한 바다 괴물이 나타나 자신을 덮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는 암피트리테가 그러한 괴물들을 많이 기른다고 생각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그녀는 포세이돈 곁에 앉아 있는 왕비의 모습으로 자세히 묘사되기보다,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와 그 속에 숨은 위험을 나타내는 이름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후대의 신화와 미술에서는 암피트리테가 포세이돈과 함께 바다를 가로지르는 왕비의 모습으로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네레우스의 딸로 태어나 파도를 잠재우고, 포세이돈의 구혼을 피해 달아났다가 그의 아내가 되었으며, 트리톤의 어머니이자 테세우스를 맞이한 여신으로 이야기를 남겼다. 이렇게 암피트리테는 한 명의 네레이데스이면서 동시에 고대 그리스인이 바라본 깊고 넓은 바다를 대표하는 신성한 이름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포세이돈과 함께 바다를 가로지르는 암피트리테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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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