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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뉴욕 댄스 & 퍼포먼스 어워드 수상 1
2026년 1월 20일 미국 뉴욕 딕슨 플레이스에서 열린 제41회(2024-2025 시즌) 베시 어워드 시상식 최우수 안무가/창작자(Outstanding Choreographer/Creator) 부문에서 서울시무용단 〈One Dance〉의 안무가 정혜진, 김성훈, 김재덕 3명이 공동 수상했다. 베시 어워드 선정위원회는 “〈One Dance〉가 종묘제례악을 시각적으로 매혹적이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정중동(靜中動)의 완벽한 조화와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수상 사유를 발표했다.
서울시무용단 〈One Dance〉(사진:세종문화회관)
The Bessie Awards는 뉴욕에서 발표한 무용, 예술 분야의 안무, 퍼포먼스(performance, 공연), 음악 작곡(music composition). 시각 디자인(visual design)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독립적인 창작자를 기리기 위해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후보자와 수상자는 무용수, 무용기획자(dance presenters), 프로듀서, 안무가(choreographers), 언론인, 비평가, 학자로 구성된 ‘베시 선정위원회(the Bessie Selection Committee)’에서 선정한다. 현재의 상은 과거보다 더 광범위한 무용 장르와 지원 예술 형식을 포괄하며, 매년 신진 예술가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한다.
제41회 The Bessie Awards(사진:서울시)
The Bessie Awards는 1984년 댄스 시어터 워크숍의 데이비드 R. 화이트(David R. White)가 설립하였다. 그는 1975년부터 2003년까지 댄스 시어터 워크숍의 총괄 감독을 역임하고 1985년에 국립퍼포먼스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무용계 최고의 상인 The Bessie Awards는 20세기 중반 현대무용의 중심에 있었던 사라 로렌스 대학(Sarah Lawrence College)의 무용학과 학과장을 역임한 베시 숀버그(Bessie Schonberg, 1906~1997) 선생을 기리기 위해 창설되었다. 그녀는 65년 동안 작곡과 무용을 지도하면서 루신다 차일즈(Lucinda Childs, 1940~ ), 엘리자베스 킨(Elizabeth Keen), 메러디스 몽크(Meredith Monk, 1942~ ), 캐롤린 애덤스(Carolyn Adams, 1943~ ) 등 현대 무용가들을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안무가 베시 숀버그(사진:Dence Teacher)
국내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On〈일무(佾舞)〉 작품은 조선왕조의 선대왕들과 왕후의 공적을 기리며 신주를 모신 세계유산 종묘에서 거행하던 제례의식에 사용된 기악, 노래, 춤 등이 어우러진 ‘종묘제례악’의 일부분으로 文舞, 武舞라고 불렸던 춤이다. 일무(佾舞)는 8열, 8행의 의미를 실천하며 64명의 무용수가 관복을 입고 일렬로 서서 각을 맞춰 군무를 추는 제례의식이다.
동양고전아카데미 김영환 교수는 사마천이 쓴 《사기》 고전 문헌을 강의할 때 일무(佾舞)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춤의 규모와 차이점을 자세하게 가르쳐주셨다. “팔일무(八佾舞)는 8열 8행 64명이 추는 춤으로 천자(天子, 皇帝)의 제향에서 시행하고, 육일무(六佾舞)는 6열 6행 36명이 추는 춤으로 제후(諸侯, 王)의 제향에서, 사일무(四佾舞)는 4열 4행 16명이 추는 춤으로 대부(大夫)의 제향에서, 이일무(二佾舞)는 2열 2행 4명이 추는 춤으로 士의 제향에서 행해졌다. 이런 규칙을 어기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일이다.”라고 강조해서 말씀하셨다.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사진:궁인창)
《論語諺解》 〈팔일편(八佾篇)〉에는 공자가 춘추시대 노나라 대부 계씨(季氏)의 팔일무(八佾舞)를 보고 꾸짖는 글이 있다. 「孔子謂季氏八佾舞於庭是可忍也孰不可忍也。」
“공자가 계씨에게 말씀하시기를, 팔일무를 뜰에서 추니 이것을 한다면 앞으로 무엇인들 차마 하지 못할 것인가?”라고 분노하며 계씨(季氏)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비판했다. 계씨를 주나라의 사회 질서와 예를 완전히 무너뜨린 무도한 인물로 보았다. 文舞는 文德(學文의 德)을 기리는 춤으로 왼손에는 약(籥, 피리)을 들고 오른손에는 적(翟, 꿩 깃털)을 들고 춤을 추는데, 이를 保太平之舞라고 한다. 武舞는 武人의 덕을 기리는 춤으로 왼손에는 방패(干)를 들고 오른손에는 도끼(戚)를 들고 추어 종묘제례에서는 定大業之舞이라고 한다.
〈일무(佾舞)〉(사진:세종문화회관)
종묘제례의 기원은 주(周)나라의 제례의식에서 기원했다. 대사(大祀)는 하늘(圜丘壇)과 땅(방구단), 종묘에 지내는 제사이고 중사(中祀)는 社稷, 日月(태양과 달), 先農(농사신) 등에 지내는 제사이다. 소사(小祀)는 四方 山川, 별(星辰) 등에 지내는 제사이고 시제(時祭)는 철에 따라 사계절(2, 5, 8, 11월) 종묘에 지내던 제사이다.
고려왕조 예종(睿宗) 11년(1116)에 사신 안직숭(安稷崇)이 송나라에 갔다가 徽宗이 준 新樂器와 곡보(曲譜)를 가지고 왔다. 이에 예종이 1116년 왕자지(王字之, 1066~1122)와 문공미(文公美)를 賀禮使로 보냈더니, 대성아악(大晟雅樂)과 아악기를 대량으로 보내주어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을 거쳐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고려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아악(雅樂)으로 연주되는 악장(樂章)에 맞추어 춤을 추며 6열 6행의 36인의 육일무(六佾舞)를 춘 것이 시초였다. 의종(毅宗) 대에 이르러서 6열 8행, 즉 48인의 육일무로 변화되어 조선 초기까지 이어졌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일무(佾舞)는 종묘대제(宗廟大祭), 사직대제(社稷大祭), 석전(釋奠) 등 국가 제사의 의례로 정착하였다. 1464년(세조 10) 정월부터는 종묘와 영녕전에서 6행 6열의 육일무로 정비되었다. 사직 및 석전에 서는 아부(雅部)에서 아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일무(佾舞)를 추었다. 문무(文舞)인 <열문지무(烈文之舞)>와 무무(武舞)인 〈소무지무(昭武之舞)〉로 짝을 이루어 아부 제사에 二舞를 올렸다. 이는 유교적 덕성과 무공을 상징하는 의례적 장치로 기능하였다.
세종대왕(世宗, 1418~1450)은 종래의 아악 일무가 중국적인 색채가 강하여 조상들이 생전에 향유하던 음악과는 괴리된다고 보아 향악(鄉樂)과 고취악(鼓吹樂)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제례악과 일무를 제정하였다. 이때 마련된 〈보태평지무(保太平之舞)〉와 〈정대업지무(定大業之舞)〉는 속악 계통의 일무로, 오늘날 종묘제례악 연행 전통의 기원이 되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대극장 (2022년 9월 12일)(사진:연합뉴스)
국립국악원은 종묘 국가 제사의 종묘제례악 연행을 무대화하여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 공연을 2015년 9월 18일 파리 샤이오극장에서 공연하였다. 그리고 한독수교 140주년 및 한-독 문화협정 5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 48명, 무용단원 18명, 전문 제작진 20명 총 86명이 참여하여 종묘제례악의 전장(全章) 연주를 2022년 9월 12일부터 26일까지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대극장 (9월 12일)에서 공연하면서 세계에 TV로 실황 중계되고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대극장 (9월 17일), 뮌헨 프린츠레겐트 극장 (9월 23일), 쾰른 필하모니 공연장 (9월 26일)에서 공연하여 큰 호평을 받았다. 조선왕조 왕실의 전통음악과 춤을 프랑스와 독일에 소개한 역사적인 공연은 지금까지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종묘제례악 공연은 한국의 궁중음악과 무용의 높은 역량, 복식(服飾), 장신구, 무구(舞具) 등을 통해 조화와 균형의 歌舞樂 일체를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서울시무용단은 종묘제례악 공연을 대표 작품으로 창작하여 매년 선보였다.
〈One Dance〉(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One Dance, 일무(佾舞)〉는 2022년에 초연된 작품으로 대한민국 제1호 국가무형유산인 한국의 전통적인 儒敎 儀式舞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2023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하여 큰 호평을 받고 2024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One Dance〉(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의 작품은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 최초 수상으로 베시 어워드 수상을 통해 미국 뉴욕 무용계의 객관적 심사 기준에서도 예술적 성취를 검증받고 국내외를 아우르는 성과를 완성하고 한국 무용의 창작 역량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했다.
The Bessie Awards 선정 작품(사진:The Bessie Awards)
베시 어워드는 매년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들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한다. 올해에는 이스라엘의 호페쉬 쉑타(Hofesh Shekta)와 미국의 차세대 안무가 커일 마셜 등 12개 후보를 선정했다. 12개 후보 중에 서울시무용단의 팀, 서아프리카 무용의 중점을 주는 니아 러브(Nia Love), 미국 뉴욕 TRIVE의 창립자이며 예술 감독 샤멜 피츠(Shamel Pitts)의 New York Live Arts 〈Touch of Red〉, 완지루 카무유(Wanjiru Kamyu) 4팀이 수상했다.
호페쉬 쉑타 작품(사진:Hofesh Shekta Company)
안무가 니아 러브(Nia Love)의 아버지 에드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FSU)에서 교수로 재직해 러브는 플로리다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1978년과 1986년에 쿠바 아바나에 있는 쿠바 국립발레단에서 일하고 1990년대 초에 로스앤젤레스에서 아프리카 문화에 중점을 둔 예술 대안학습 프로그램을 가르쳤다. 1992년에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무용학 석사 학위(MFA)를 받았다.
안무가 니아 러브(Nia Love) 교수(사진:FSU)
러브 교수의 춤 스타일은 일본의 부토(Butoh, 舞踏)와 현대 무용, 전통 아프리카 무용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라이브 드럼을 수업과 공연에 통합했다. 그녀 작품의 개성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감과 가족, 전통적인 일본 무용 부토를 공부하며 생겨났다. 그녀는 운동과 공연에 대한 영적 관계뿐만 아니라 구조적 인종차별에 비판적인 개인적인 작업으로 유명하며, 시, 운동, 예술을 통해 춤에서 여성의 역할을 탐구한다.
일본의 부토(Butoh, 舞踏, ぶとう)는 제2차 세계대전의 트라우마와 전통적인 무용 형식에 반발하여 1959년에 탄생한 전위적인 퍼포먼스 예술이다. 이 춤은 ‘암흑 무용’이라고도 하는데 일본 북부 아키타현 출신 안무가 히지카타 타츠미(Tatsumi Hijikata, 土方巽, 1928~1986)의 안무 중심 스타일과 오노 카즈오의 즉흥 스타일로 시작되었다.
부토(Butoh, 舞踏, ぶとう)(사진:土方巽)
타츠미 히지카타는 1947년부터 도쿄와 고향 아키타를 오가다 1952년에 영구적으로 도쿄로 이사했다. 당시 그는 탭, 재즈, 플라멩코, 발레, 독일 표현주의 무용을 공부하고 1959년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안무 폭력의 원자재로 사용하여 첫 안코쿠 부토 공연인 긴지키를 시작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히지카타는 미시마 유키오, 호소에 에이코, 그리고 도널드 리치라는 세 명의 인물을 만나 1962년, 그는 파트너 아키코 모토후지와 함께 도쿄 메구로 지역에 댄스 스튜디오인 석면 홀을 설립했다. 히지카타는 안코쿠 부토를 무법자 춤 예술 형식으로 시작하여 모든 기존 일본 춤 형식의 부정을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프랑스 소설가 장 제네의 범죄성에 영감을 받아 히지카타는 '감옥으로‘와 같은 제목으로 자신의 신흥 춤 형식에 대한 선언문을 작성했다. 그의 춤은 죽음에 대한 집착에 이끌려 현대 사회와 미디어 권력에 대한 암묵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신체적 극단과 변형 중 하나였다. 그들은 백색 칠(분장)과 나체, 삭발, 굽은 자세, 다리 벌림, 극도로 느린 동작, 육체의 질감 등을 통해 삶과 죽음, 통제된 움직임, 기괴한 내면의 감정, 무의식, 생명의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의 본질을 탐구하며 표현하는 전위적인 육체 표현 현대 무용으로 1970년대 말부터 西歐에서 주목했고 한국 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부토(Butoh, 舞踏, ぶとう) 2022년(사진:Butoh, 舞踏)
【출전】 歴史と発祥:1959年頃、土方巽が三島由紀夫の『禁色』を題材にした公演「禁色」で、「暗黒舞踊」(後に「暗黒舞踏」)を打ち出したのが始まり。
안무가 니아 러브(사진:Nia Love)
니아 러브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무용대학의 전임 부교수로 재직하며 아메리칸 댄스 페스티벌(American Dance Festival), 스미스 칼리지(Smith College), 윌리엄스 칼리지(Williams College), 사라 로렌스 칼리지(Sarah Lawrence College), 헌터 칼리지(Hunter College), 콜로라도 대학교, 무브먼트 리서치(Movement Research), 베이츠 댄스 페스티벌(Bates Dance Festival)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론을 가르쳤다. 니아 러브 교수가 안무한 작품을 하나씩 감상해 보니 정말 대단했다.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대표 궁인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