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버스와 漁村 카모글리
이탈리아 제노바(Genova)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갈라타 해양박물관(Galata Museo del Mare)이 있어 1년에 8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리구리아 해안의 제노바 사람들은 4세기부터 10세기까지 비잔틴, 롬바르드, 프랭크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11세기부터 1797년까지 700년 동안에는 지중해 무역 제해권을 놓고 베네치아 공화국과 충돌하며 강력한 해양 공화국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 제노바는 상업 및 무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해군 강국으로 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제노바는 19세기에 거대한 조선소와 제철소를 보유하였다.
갈라타 해양박물관(Galata Museo del Mare)(사진:위키피디아)
포르토 안티코(Porto Antico) 부지에 위치한 갈라타 해양박물관에는 제노바에서 출생한 항해사 크리스터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15060)의 각종 기록과 친필 편지가 전시되어 있다. 그는 1492년에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아 서쪽 항로 개척에 나서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탐험하였다.
크리스터퍼 콜럼버스 초상화(사진:위키피디아)
콜럼버스는 생전에 초상화를 남기지 않아 그가 죽은 후 화가들이 상상력으로 초상화를 그려냈다. 1893년 5월 1일 시카고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렸을 때 박람회 공식 명칭이 ‘세계 콜럼버스 엑스포 (World’s Columbian Exposition)’였다. 세계박람회는 1871년 미국 중서부 대도시가 화재로 잿더미가 된 것을 다시 굳건하게 재건했음을 알리는 경이로운 행사로 아메리카합중국이 세계 제국으로 나가는 도약대가 되었다.
시카고 세계박람회(사진:《The Book of the Fair》)
세계박람회는 콜럼버스가 미국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조선왕조도 이조 참의를 역임했던 鄭敬源(1851~1898)을 대표 단장으로 행정사무원 최문현, 통역사 안기선, 국악단원 10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하여 1893년 3월 23일 제물포에서 출발해 부산과 요코하마를 거쳐 4월 8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후 시카고행 기차를 탔다.
조선 대표단은 6~7칸 규모의 한옥 전시관을 마련하고 전시품을 출품하고 세계에 독립국임을 알리기 위해 엑스포 만찬을 열었다. 당시 출품된 조선의 물품은 비단, 도자기, 장롱, 자개장, 병풍, 금속제품, 木彫佛 등 공예품과 갑옷, 활, 장기판, 태극선 등 민속품, 화승포(火繩砲), 감화 등 무기류가 있었다. 조선관은 기와를 얹고 태극기를 게양하여 조선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조선왕조 궁중 예복(사진: The Field Museum)
정경원은 미국에 184일을 체류하며 보고 들은 경험을 귀국하여 일기와 여행기로 남겼다. 정경원 문서는 1998년 역사가 이민식에 의해 발굴되고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당시 아시아에서는 샴(泰國), 일본, 조선 3개국이 공식대표단을 파견했다.
연구자는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육영수 교수가 2015년 7월에 ‘역사민속학’ 제48호에 발표한 논문 〈은자(隱者) 나라 조선 사대부의 미국 문명 견문록-출품사무대원 정경원과 1893년 시카고 콜롬비아 세계박람회〉를 읽었다. 약 40점의 유물이 시카고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시카고 세계박람회 행사는 700만 명의 유료 관객이 입장했고, 이때 콜럼버스 초상화가 처음 수집되어 71종의 초상화가 나타났다.
시카고 만국박람회 조감도(사진:미국의회도서관 지리 및 지도 부서)
문화유산 복원 전문가인 박진호 교수가 13세기 세계사를 크게 흔든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東方見聞錄)》을 주제로 한 두 번째 AI 영화 《실크로드맨, 마르코폴로》를 2025년 7월에 제작하였다. 박 교수는 정수일 선생님의 제자로 AI 영화를 평생의 스승인 ‘정수일 소장’에게 바쳤다.
마르코 폴로는 원제국에서 24년간 살다 해상 실크로드(Silk Road)를 이용해 인도 캘리컷 (Calicut), 호르무즈(Hormuz)를 경유하여 고향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돌아왔다. 마르코 폴로는 1296년 베네치아와 제노바 사이에 일어난 전투에서 포로가 되어 제노바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때 동료 수감자인 루스티켈로 다 피사 (Rustichello da Pisa) 수도사와 어울려 지내다가 마르코 폴로가 지난 세월의 여행 이야기를 수도사에게 모두 들려주었다. 바로 이것이 유명한 《세계 불가사의의 서, 世界 不可思議의 書, Livres des merveilles du monde, Book of the Marvels of the World》라는 책이다. 한국에서는 《동방견문록 (東方見聞錄)》이라도 한다.
AI 영화 《실크로드맨, 마르코폴로》(사진:박진호)
이탈리아 제노바는 2004년 프랑스 릴과 공동으로 ‘유럽 문화의 수도’로 선정되었다. 유럽 연합이 유럽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쇠퇴하는 도시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제노바가 탈산업화 시대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유럽 문화의 수도’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06년 스트라데 누오베(Strade Nuove)와 팔라치 데이 롤리(Palazzi dei Rolli)를 포함한 제노바의 유적 지구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웅장한 건축물과 도시의 문화적,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제노바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름다운 어촌 마을과 박물관이 있다.
어촌 마을 카모글리 전경(사진:Expedia)
카모글리 해양박물관은 당시 피에몬테 공작(the Prince of Piemonte)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테아트로 소시오알레(the Social Theatre)에 자리를 잡고, 1938년 7월 24일 일요일, 제노바 도지사 움베르토 알비니(Umberto Albini)와 시장 주세페 보조(Giuseppe Bozzo)가 참석한 가운데 개관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모든 물건은 카모글리의 선원 가족들이 기증한 것이며, 나폴레옹 전쟁과 세계대전(1798~1940) 사이 카모글리의 선주들이 소유했던 범선은 일부에 불과하다. 박물관 관장들은 항상 카모글리 시민이 소유한 유물만 수용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카모글리 노을(사진:Expedia)
1940~1945년 전쟁 중 보안상의 이유로 해양박물관 유물은 모두 창고에 보관되었다가 1971년 카모글리 시 소유의 현재 위치로 이전되었다. 조 보노 페라리(G.B. 페라리)의 이름을 딴 이 박물관의 개관식은 1971년 6월 6일, 상선부 장관과 카모글리 시장 엔리코 데 그레고리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하고 아틸리오 베르톨로토 대위를 박물관의 새 관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박물관장은 새 건물에 많은 유물을 능숙하고 예술적으로 정리하고 유물 목록을 작성했다. 후임 관장인 프로 스키아피노(Pro Schiaffino) 선장 역시 협회의 추천을 받아 1973년 4월 시장이 임명했다.
카모글리 항구(사진:Expedia)
이탈리아 관광부와 통계청(ISTAT)은 2023년, 2024년에 1억 3400만 명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61개 중 55개가 문화유산. 6개는 자연유산으로 세계유산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아름다운 항구를 가진 카모글리 마을 인구는 약 5,350명에 불과하지만, 경관이 뛰어나고 볼거리가 많아 유럽인들이 자주 방문한다.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대표 궁인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