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 ~ 1990]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호는 담인(淡人)이다. 시인
김동환의 두 번째 아내이다. 함경남도 단천 출생이다.
함경 북도 성진에서 태어났으며, 15세 되던 해에 함경 남도 단천으로 이사하여 그 곳에서 살았다. 1928년 숙명 여자 고등 보통 학교를 졸업하였으며, 1930년 일본으로 가서 학생 극예술좌에 참여하고 우리 나라로 돌아왔다. 1931년 서울 중앙 보육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동안 유치원에서 보모 생활을 하였다.
또 1931년 월간 종합 잡지인 《삼천리》에 《정당한 스파이》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33년에는 《삼천리》 잡지사에 들어가 기자로 활동하면서, 단편 소설 《명일(明日)의 식대》 《성좌》 등을 발표하였는데, 이 작품들은 자기 고백적인 내용이다.
1934년에는 2차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카프)의 검거가 있었는데, 이 때 최정희는 동맹원도 아니면서 투옥되었다가 이듬해인 1935년에 풀려났다.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은 1925년 7월에 김기진· 박영희 등이 중심이 되어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인 진보적 예술가들이 당시의 개량주의 사상인 퇴폐적·감상적인 문화 예술을 비판하며 신경향파 문학 운동을 전개하면서 결성한 단체이다. 동맹원은 모두 200여 명에 이르렀으며, 민족 개량주의 문학· 무정부주의 문학과 투쟁하고 예술의 대중화를 위하여 활동하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1935년에 해체되었다.
최정희는 1935년 《조선 일보》 출판부에 입사하였으며, 그 후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많은 순수 소설을 발표하였다.
1939년 당시의 가장 대표적인 문예지로서 신인 배출과 양성에 공이 컸던 《문장》지에 《지맥》을 발표하고, 이어 1940년 《인맥》, 1941년 《천맥》을 발표하였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여주인공들의 불행한 운명을 다룬 것으로, 3부작으로 불린다.
최정희는 1942년부터 《장미의 집》 《야국초》와 같은 친일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을 쓰기도 하였다.
8·15 광복 후 1947년에는 《점례》 《풍류 잡히는 마을》 《청량리역 근경》 등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들에서는 농촌 사회의 궁핍함과 당시 사회의 혼란함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최정희는 공군 종군 작가단에 참여하였다. 1954년에는 장편 소설 《녹색의 문》을 발표하고, 1955년 《바람 속에서》를 발표하였으며, 1956년에는 《주부 생활》지 주간을 역임하였다.
1960년에는 《인간사》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최정희의 대표작으로 일제 말기에서부터 8·15 광복과 남북 분단, 그리고 6·25 전쟁을 거쳐 4·19 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의 사회적·역사적 변천사를 소설로 그린 작품이다. 그 후 1976년 단편집 《찬란한 대낮》을 발표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장편 소설 《별을 헤는 소녀들》 《끝없는 낭만》 등이 있고, 단편 소설 《장다리꽃 필 때》가 있으며, 수필집에 《사랑의 이력》 《젊은 날의 증언》 따위가 있다.
1970년 예술원 회원이 되었으며, 1972년에 한국 여류 문학인회 고문이 되었다. 그 외에 조연현 문학상 운영 위원, 한국 소설가 협회 대표 위원, 서울 특별시 문화 위원, 한국 여류 문학인회 회장, 국세청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한편, 《인맥》은 1996년 최정희가 파인
김동환과의 사이에 낳은 딸로서 현재 작가로 활동하는 김지원이 《소금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펴냈다.
1958년 서울 특별시 문화상, 1964년 여류 문학상, 1971년 예술원상, 1983년 3·1 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