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 ~ 1972] 소설가이자 영문학자. 호는 여심 또는 여심생이며, 평안 남도 평양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시인 요한의 동생이다. 숭실 중학 3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아오야마 학원 중학부에 편입하였다.

3·1 운동 후 귀국하여, 등사판 지하 신문을 발간하다가 10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20년 중국으로 망명하여 1927년 상하이에 있는 후장 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교육 심리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1929년 귀국하여 《신동아》의 주간으로 있다가, 1931년 중국 북경의 푸렌 대학에서 교수로 있었으나, 1934년 일본의 대륙 침략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되어 귀국하였다. 그 후 《코리아 타임스》의 주필을 거쳐, 경희 대학 교수,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사무 국장, 코리안 퍼블릭 이사장, 한국 번역 문학 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1921년 《매일 신보》에 단편 소설 《깨어진 항아리》를 발표하여 문단 활동을 시작, 《인력거꾼》 《살인》 등 40여 편의 소설과 10여 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그의 문학 세계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4단계의 변화 과정을 겪는다.

제1기는 1921~1927년까지로, 초기 프로 문학의 특성인 하층 계급의 생활과 갈등을 인도주의적인 시선으로 그려 내 이른바 신경향파 작가로 불렸다. 그런가 하면, 시도 쓰기 시작하여 《이상》 《자유》 등 인간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제2기는 1930~1937년까지의 시기로 《동아일보》에 장편 《구름을 잡으려고》를 연재하고, 이어 어른들의 사랑을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해 그린 그의 대표작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발표하였다. 그 후 《아네모네의 마담》 《추물》 등을 잇따라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에는 작가로서의 성숙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표작들이 여러 편 발표되었으며, 기성 윤리나 사랑의 좌절, 향수 등을 주제로 하여 삶의 의미를 추구하려 하였다.

1946~1958년까지의 제3기에는 8·15 광복 후 강렬한 현실 의식을 반영하는 《눈은 눈으로》 《대학 교수와 모리배》 《해방 일주년》 《이십오년》 등을 발표하여 광복 후의 무질서와 환란을 고발하면서 사회 의식과 자아 의식을 탐색하였다.

마지막으로 1960~1970년에 이르는 제4기는 《세 죽음》을 비롯하여 《열 줌의 흙》 《죽고 싶어하는 여인》 《밍크 코우트》 등을 발표, 삶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인간다운 삶의 문제 등을 다루었다. 초기에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즘을, 중기에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예술적 향취로 풀어낸 자연주의적 경향을 보였으며, 말기에는 사회 고발적인 현실 의식을 짙게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