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의 한 부족. 루기족을 중심으로 한 혼성 부족이다.
기원전 1세기 무렵에 북유럽의 오데르강 유역에 살다가 남쪽으로 이동하여 3세기 후반에는 다뉴브강 중·하류 지역에서 살았다. 다시 4세기 무렵 이후에는 로마의 지배 아래 있는 판노니아에 정착하였다.
게르만 민족이 서아시아의 훈족에게 밀리어 로마 제국 등으로 대규모로 이주한 제1차 민족 대이동 시기에 반달족도 고델기젤왕이 부족을 거느리고 훈족을 피하여 서쪽으로 이동하였다. 이동 중인 406년에 라인강을 건너 갈리아 지방을 침략하였으며, 409년에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에스파냐를 침략하여 정착하였다.
그러나 서고트족이 에스파냐를 침략하자 429년 가이세리크왕은 전 부족을 이끌고 다시 이동하여 북아프리카를 침입, 당시 그 곳을 다스리던 로마 총독 보니파우스키를 살해하고 정착하여 로마의 동맹국이 되었다.
439년에는 군주로 섬기던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나 카르타고를 함락하고, 카르타고를 수도로 삼아 반달 왕국을 세워 독립하였다. 이들은 아프리카 점령지 전역에 흩어져 살지 않고 제우기타나 땅에 모여 살면서 로마인 지주들에게서 땅을 빼앗았다.
한편 가이세리크왕은 지중해로 진출하여 해상권을 장악하는 한편, 455년에는 로마시를 침략하여 약탈하는 등 크게 위세를 떨쳤다.
신성 모독· 문화의 파괴자·야만인의 뜻을 가진 영어의 '
반달리즘'이라는 말은 바로 반달족이 당시 종교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인 로마를 침략한 데서 생겨난 말이다.
가이세리크왕이 죽은 뒤에는 세력이 차츰 약해졌다. 뒤를 이어 왕의 자리에 오른 군다문트와 트라사문트는 침략 정책을 버리고 평화 정책으로 전환하였다.
본래 반달족은 그리스도가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강조하는 아리우스파 크리스트교를 믿었는데, 훈네리크왕에 이르러서 아프리카의 가톨릭 교회를 심하게 박해함으로써 로마의 반감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훈네리크의 아들이며 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친한 친구인 힐데리히왕은 가톨릭으로 종교를 바꾸어 극단적인 친로마 정책을 폄으로써 민족주의자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고, 533년에 결국 사촌인 겔리메르에게 왕위를 빼앗겼다.
이에
534년 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는
반달 왕국 내부의 분란을 틈타
벨리사리우스 장군이 지휘하는 원정군을 북아프리카로 파견해서 반달 왕국을 공격하여 멸망시켰다.
로마는 다시 이 지역을 지배하게 되었고 가톨릭 교회를 부활시켰으며, 반달족은 이후로는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