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에는 2가지 다른 쓰임새가 있다. 그 하나는 한 개인이나 단체가 어떤 일을 반드시 하기로 약속하는 뜻을 글로 적어 상대방에게 주는 문서를 말하며, 다른 하나는 한 국가와 다른 국가 및 국가들과의 외교상의 교섭에서 일정한 효력을 지닌 문서 등으로 이 또한 각서이다.

먼저, 어떤 사건 등으로 서로 다른 이해를 갖는 개인들 간에 문서화된 글, 곧 각서는 일정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민법상으로 각서를 주고받은 당사자들이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중지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의 문서로 된 각서나, 상대방의 불법 행위 및 부당한 행위로 하여 피해를 입은 사항에 대한 당사자들의 손해 배상에 관련된 합의서 등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외교상의 각서란 한 국가와 다른 국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실을 요약한 외교상의 문서이다. 앞의 경우인 민법상으로 피해자인 개인과 그 상대방 사이에 각서나 합의서 등이 작성된 경우, 작성과 동시에 법적 효력을 지니는 각서 또는 합의서는 작성 이후 그 피해로 하여 문서화한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지라도 이를 추가로 청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교통 사고 등으로 합의 뒤에 생각지도 못한 후유증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제 외교상의 각서를 그 내용에서 살펴보면, 국가 와 국가의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회담의 내용을 기록한 의사 요록 등과 같은 것이 있으며, 한 국가와 다른 국가 의 합의를 나타내는 합의 문서 또는 한 국가의 일방적인 의사 표시인 일방의 문서 등이 있다. 이들 외교상의 문서들은 모두 약식이기는 하지만 공식 문서로서의 효력을 지닌다. 특히, 국가와 국가, 또는 국가들의 합의를 나타내는 문서 는 해당 국가들에게 조약이나 협정과 동일한 구속력을 지닌다. 우리 나라에서 외교 각서의 최초의 예는 기유 각서이다. 기유 각서는 일본에 사법권을 넘기기로 하는 내용의 약속으로, 우리 나라의 이완용과 일본의 제2대 통감인 소네 아라스케〔曾 荒助〕 사이에 체결되었다. 한 국가의 일방적인 의사 표시의 외교 각서의 예로는 제2차 세계 대전 후 연합군 최고 사령관인 D. 맥아더가 패전국인 일본을 통치할 때 사용하였던 것을 들 수 있다. 맥아더는 일본 정부에 지시 또는 요구하는 내용을 각서 형식을 취하여 발송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 각서는 전쟁에 이긴 연합군 측의 장군으로서 맥아더 가 패전국인 일본에 내리는 명령 내지는 지령과 같았다. 각서보다는 다소나마 틀을 갖추고 있는 문서로는 노트가 있는데, 이것은 우리말로 공문 또는 통첩 등으로 옮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