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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3. 13.) 洪斗鎭[홍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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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너 洞里[동리]에 스무 살이 헐신 넘은 떡거머리 總角[총각] 녀석이 있었는데, 바루 웃집에 아주 잘 생긴 시악씨가 하나 있는 것을 어떻게든지 하야 제 마누라를 삼어볼여고 꽤 오래동안 그 機會[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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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겨울이었든지 아침 새벽 일즉이 쇠죽을 쑤어주는데, 웃집에서는 그 시악씨가 늘 나와 쇠죽을 쑤었었다. 이 總角[총각] 녀석이 好機勿失[호기물실]이라 하야 그 새악씨가 쇠죽을 쑤는 大門[대문] 밖으로 각가히 갔으나 무순 생각을 먹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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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 한 마듸만 하구서는 도로 돌어왔다. 이튼날도 또 그 시악씨 쇠죽 쑤는데 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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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한 마듸만 하구서는 돌아왔다. 또 이튼날도 똑가튼 소리를 하여 사흘을 두고 이렇게 하구서 지가 洞里[동리]로 돌어간기며 지가 웃집 시악씨 십을 하였다고 굉장한 소문을 퍼트려 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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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女子[여자]네들이 이 所聞[소문]을 듣고 당황히 제 딸을 불너 막 꾸짓고 진정 그런가 안그런가 얼는 對答[대답]하라구 족처댔다. 이 시악씨는 그저 울며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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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여요. 이 머슴 녀석이 한 사날을 두고 내가 쇠죽 쑤는 데 와서 씹하구 가고 씹하고 가구 했을 뿐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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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母[부모]네 들은 참말로 씹하고 간 줄로만 認情[인정]하구 할 수 없이 이 총각[總角]한테 제 딸을 주더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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