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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朝鮮)의 신화(神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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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2월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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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조선]의 神話[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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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話[신화]는 最古[최고] 歷史[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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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란 것은 원시 시대의 미개한 사람들이 그네의 지식 정도와 상상력으로써 천지 만물과 인간 만사에 대하여 그 내력과 성질을 설명한 이야기인데、 모든 것이 대개 神靈[신령]의 활동을 말미암아 생겼다고 말하므로 이 특점을 취하여 그것들을 신화라고 이름한 것입니다。후세에 인류의 지식이 진보함과 한가지로 신화는 한 荒誕奇怪[황탄기괴]한 이야기로 들려서、 차차 일반 사람의 注意[주의]로서 떠나고、 또 학문이라도 있다는 이들은 짐짓 이것을 배척하게 되기도 하였지마는、 실상 신화는 원시 사회의 생활 내용이 거기 寫眞[사진]박혀 있고、 또 그 시절 인민의 지식이 온통으로 뭉쳐 있는 것인만큼、 인류의 어느 시기의 생활과 문화를 연구함에는 이 신화보다 더 귀중한 재료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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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곧 원시 인민의 종교요 철학이요 과학이요 예술이요 역사입니다。아니、 이 모든 것이 아직 따로따로 分科[분과]되지 아니한 상태로 있는 인류 지식 전체의 최고 표현인 것입니다。 근세에 이르러 학문의 방법이 진보하고 部面[부면]의 확대됨과 한가지、 인류의 아이 때 생활 사실이 비로소 그 면모를 나타내게 된 것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습니다。 그런데 조선으로 말하면 孔子[공자]가 怪力亂神[괴력난신]을 말하지 아니하였다는 관념도 있고、 다 자라 철 있는 사람이 누가 그 어리석은 소리를 알은 체 하겠느냐는 똑똑한 체도 있어서、 우리 고대의 거의 唯一[유일]이요 무엇보다 귀중한 정신적 유산인 신화가 벌써 오랜 옛날부터 지식인에게 멸시를 받고 그래서 문자 기록의 위에서 뽑혀버림을 당하여、 없애다가 다 없애지 못한 斷片[단편] 잔재가 약간 처량하고 쓸쓸하게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온통 다 없어지지 아니하고 요만쯤이라도 남아 있는 것이 다행이요、 더욱 유감스러움은 毋論[무론]입니다。 이 허허바다에 남아 있는 몇 알맹이 구슬을 갈고 흠쳐서 조선인의 원시 문화를 비추어내는 夜光珠[야광주]를 만듦은、 금후 우리 學徒[학도]에게 짊어지워 있는 큰 임무 아닐 수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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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체로나 부분으로나 모두 다 신화로써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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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민의 역사든지 그 초두에 적혀 있는 사실은 죄다 신화요、 그렇지 않으면 신화로서 換骨脫胎[환골탈태]하여 나온 擬裝的[의장적] 사실이요、 아무리 진보한 방법으로 만든 역사라도 그 고대의 일은 재래의 신화에 합리적 해석을 붙인 것에 벗어날 것 없읍니다。 왜 그러냐 하면 신화를 제쳐놓고 인류의 最古[최고] 역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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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容[내용] 單純[단순], 分量[분량] 貧弱[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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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太古史[태고사]는 옛날에나 뒷날에나 둘러치나 메어치나 밤낮 신화 하나가 있을 뿐인데、 다만 인류의 지식이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주무르는 방법이 시대와 정도를 따라서 같지 아니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신화를 중시치 아니함은 곧 생활 전통을 중시치 아니함이요、 신화를 버림입니다。 인류가 현재와 및 장래를 위하여 과거를 돌아다볼 필요가 있기까지 인류 문화의 고향을 나타내는 신화는 언제든지 귀중한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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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류를 두루 보건대、 어떠한 未開人民[미개인민]의 사이에라도 자기네의 사회와 및 생활의 내력을 설명하는 얼마만큼의 신화를 가지지 아니한 인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복잡 다단하고 周到細密[주도세밀]한데、 어떤 이는 단순하고 虛疎[허소]한 차이는 있을 법하며、 어떤 이는 있는 것을 기르고 늘려서 상당한 예술로까지 발전시켰는데、 어떤 이는 있던 것을 쫍치고 일그러뜨려서 있는둥만둥 아무 생색이 없게 해버린 차이는 있을 법하되、 가만히 살펴보면 민족 치고 신화 가지지 아니한 자의 없음이 인류 치고 종교 없는 이가 없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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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음은 맨처음 신화에서 늘고 길리어서 다른날 갖가지 문화의 싹을 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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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비교적 완전한 형태를 보건대、 천지가 개벽하고 인물이 발생함으로부터 日月星辰[일월성신]、 風雲雷雨[풍운뇌우]、 水火山川[수화산천]、 草木禽獸[초목금수] 등의 내력에 대하여 두루 설명을 더하고 일변 言語動作[언어동작]、 生死婚姻[생사혼인]、 政治經濟[정치경제]、 倫理道德[윤리도덕] 등 인간 생활의 온갖 현상에 대하여도 골고루 一種[일종]의 理論[이론]을 붙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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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왜 높은 데 있느냐、 불은 어떻게 생겼느냐、 사람은 왜 죽느냐、 나라는 어떻게 생겼느냐 등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 천지 만물의 내력을 말하는 종류를 學者[학자]들은 自然神話[자연신화]라 이르고、 인생 사실의 근원을 말하는 종류를 人文神話[인문신화]라고 이릅니다。 자연ㆍ인문 두 방면에 걸쳐서 갖가지를 골고루 설명하여 놓은 希臘[희랍]이나 인도의 신화같은 것도 있고、 본래 아마 具備[구비]하였던 양한데 후세에 많이 없어져서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는 支那[지나]의 신화 같은 것도 있고、 원체 구비하지는 아니하여도 꽤 많은 종류가 있기는 하였는데 후에 어떠한 목적을 위하여 크게 整理[정리]와 取舍[취사]를 더한 결과로 그 목적에 합하는 부분만이 기형적으로 유난한 발달을 이룬 일본의 신화 같은 것도 있읍니다。 이렇게 신화에는 제각기 민족적 또 지방적 특색이 있읍니다。조선의 신화는 그 淵源[연원]은 멀고 관계 범위는 자못 넓지마는、 그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고 또 현재에 남아 있는 분량은 심히 빈약함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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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自然神話[자연신화]에 붙이는 것은 거의 없읍니다。 천지 개벽의 이야기도 없고、 홍수 난리 치르는 이야기도 없고、 왕사람의 몸이 조각조각나서 日月風電[일월풍전]、 사천초목이 생겨나는 이야기도 없읍니다。 조선 문학의 큰집같은 支那[지나]에는 盤古氏[반고씨]니 夏禹氏[하우씨]니 하는 이들의 이 방면으로 활동하던 이야기가 꽤 整齊[정제]히 있건마는、 이것을 옮겨 오고 본뜰 생각조차 나지 아니하였었읍니다。 어떠한 이야기의 귀퉁이에 끼어 있는 것이、 혹시 옛날에 있던 그런 이야기의 부스러기가 아닌가 할 것이 없지는 아니하나、 대체로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신화는 조선에 없다 하여도 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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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인생 사실에 관하여서도 사람이 왜 나고 왜 죽고、 죄악은 어찌다가 저지르고、 혼인은 어떻게 시작되고、 불은 어디로서 얻어 왔다는 것 같은、 이른바 人文神話[인문신화] 중의 중요한 종목은 거의 다 빠져버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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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史記[삼국사기]>와 <三國遺事[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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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런 좋은 題目[제목]을 다 제쳐놓고 어떠한 신화가 있느냐 할 것 같으면、 조선에 남은 것은 다만 하나 국가 기원──나라가 어떻게 생기고、 임금은 어떻게 나오고、 정치는 어떻게 행하였느냐 함에 관한 신화가 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建國神話[건국신화]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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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조선으로 더불어 血緣[혈연]으로는 형제 관계를 가지고、 문화는 本支[본지] 관계를 가지는 동북아시아 인민의 신화에는 자연 현상에 관한 신화가 심히 부족하고、 또 人文神話[인문신화]에서도 그 국가 생활에 관한 부분이 가장 현저하게 존재함이 통례입니다。 조선의 신화가 치우쳐 나라 배포하던 사실만으로 생겼음은、 실상 이러한 문화 계통상 관계에 말미암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에는 文字[문자] 기록의 術[술]이 매우 뒤져서 생기고、 支那[지나]로부터 漢文[한문]을 수입하여다가 예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기록할 때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이미 병들고 없어진 것이 많았는데、 그나마도 더 지나서 支那[지나]의 본새로 史記[사기]를 만드는 이들이 그 중에서 역사로 돌려 꾸밀 수 있는 부분만을 채용하여、 사실 비스름한 형태로 역사의 일부를 만들고 그 나머지는 荒誕不稽[황탄불계]한 이야기로 내어버리는 통에 다행히 建國[건국]의 古事[고사]로 역사에 채용된 僅少[근소]한 一部[일부]를 제하고 다른 많은 종류의 부분은 그럭저럭 없어져서、 마침내 오늘날과 같이 단순하고 빈약한 꼴이 되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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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조선의 신화를 찾아보는 문헌은 주로 고려 仁宗[인종] 二三[이삼]년(一一四五[일일사오])에 金富軾[김부식]의 편찬한 <三國史記[삼국사기]> 五○[오영]권과、 그보다 一四○[일사영]년쯤 뒤져서 역시 고려 忠烈王十一[충렬왕십일]년 至十五[지십오]년의 間[간](一二八五[일이팔오] ─ 一二八九[일이팔구])에 一然禪師[일연선사]의 손에 저술된 <三國遺事[삼국유사]> 五[오]권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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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 기록으로써 보는 신화는 八[팔]백 년 이전의 것이 없는 형편입니다。 무론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이전에도 허다한 문자가 있기는 하였지요마는、 김부식이 그것을 자료로 하여 <삼국사기>를 만든 뒤에는 그럭저럭 차차 없어져가고、 없어지다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을 一然禪師[일연선사]가 약간 거두어서 <삼국유사>에 집어넣은 뒤에는 다시는 돌아보는 이가 없어서、<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채용되지 아니한 허다한 신화 뭉텅이는 거의 다 영영 생명을 잃어버리고 말게 되었읍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전에도 누군지의 만든 舊本[구본] <삼국사기>가 있어 金氏[김씨]의 新[신] <三國史記[삼국사기]>에 비하면 古史[고사]에 관한 설화가 더 많이 또 더 자세히 적혀 있은 것이 사실이요、 또 이런 체제를 갖춘 正史[정사]이외에 고구려ㆍ백제ㆍ신라에 오랜 文籍[문적]이 이른바「古記[고기]」──<海成古記[해성고기]>니 <三韓古記[삼한고기]>니 하는 여러 가지 명목으로 꽤 많이 존재하였음이 사실이요、 또 史記體[사기체]의 것말고도 金大問[김대문]의 <鷄林雜傳[계림잡전]>、 崔致遠[최치원]의 <新羅[신라] 殊異傳[수이전]>과 또 <神話[신화]>니 <仙史[선사]>니 전하는 이름으로 고대의 전설을 적어서 전한 책이 결코 적지아니하였지마는、 이것들의 거의 大部[대부]가 진작부터 없어지고、 이조 중엽 이후에 이르러서는 그 남아 있는 한두 가지조차 마저 없어져서、 마침내 비교적 연대가 떨어지고 探收[탐수]가 치우치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古史[고사] 설화에 관한 유일한 證憑[증빙]이 되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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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부식이란 이는 怪力亂神[괴력난신]을 말하지 아니하는 孔子[공자] 이래의 전통 사상을 가지고、 또 한문학 支那[지나] 저술가의 例套[예투]를 지켜서、 原始心理[원시심리]의 산물을 후세적 상식으로 판단하고、 사실을 전하기에 충실하기보다 문학적 기술을 부리기에 더 用心[용심]하여、 각 나라 역사의 첫머리 만들기에 필요한 부분을 빼고는 그 나머지는 거의 다 후려버리고 그 채용한 부분도 글 만드는 필요、 史記[사기]의 체제를 갖추게 하는 필요상으로 매우 變通[변통]을 더하여 드디어 오늘날 보는 것같이 신화적 재료로는 매우 空疎[공소]한 내용을 가진 <삼국사기>가 나오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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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삼국사기>는 삼국의 史記[사기]니까 삼국 이전 또 이외의 事實[사실]을 모른 체함이 당연하다고도 할 것이지마는、 다만 삼국의 고대를 전함에도 許多[허다]한 전설이 있었겠는데、 이것들이 다 무시되고 閒却[한각]된 것이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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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念[신념]으로 傳承[전승]된 歷史[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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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 뒤를 받아서 一然[일연]과 같은 佛敎中人[불교중인]이 비교적 淡泊[담박] 坦率[탄솔]한 태도로 <삼국사기>에 버려진 재료를 거두어서 <삼국유사>를 남긴 것이 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아니하였더면 조선의 고대 문화를 상고하는 上[상]에 기막히는 경우에 빠질 뻔도 하였읍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무론 <삼국사기>만한 공적이 있어 고마운 점도 많지마는、이를 정신상으로 볼 때에는 그 태도와 방법에 유감이 적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삼국사기>나 <삼국유사>가 七[칠]백 년 또 八[팔]백 년 전에 편찬된 것이라 하여도、 그 재료는 죄다 그 이전부터 傳來[전래]한 것을 썼으니까 부분부분으로는 퍽 오랜 연대를 지낸 文字[문자]도 많음이 무론이며、 또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 오른 나라 배포하는 전설은 일변 一[일]천 수백 년 내지 근 二[이]천 년 되는 支那[지나]의 正史[정사]에도 실려 전하는 것들이 많은즉、 이런 전설들의 내력이 오래고 또 확실함은 의심할 것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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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삼국사기> 이하의 모든 책에 동방 여러 나라의 배포하던 사실이라고 적혀 있는 것、 곧 멀리는 단군조선으로부터 차차 夫餘[부여]ㆍ고구려ㆍ백제ㆍ신라ㆍ駕洛[가락] 등 여러 나라 始祖[시조]의 세상에 나와서 나라를 만들기까지의 事實[사실]은 말하자면 죄다 一篇[일편] 신화에 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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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동안 大衆[대중]이 실제의 역사로 알았지마는、 常理[상리]에 어그러지는 奇怪[기괴]한 일이 옛날이라고 있을 수 없으매、 그것이 전하는 그대로 믿어지는 객관적 事實[사실] 아닐 것은 진실로 무론입니다。 그러나 옛날에나 시방에나、 인류의 생활을 상식적으로만 판단하려 하는 이들과 같이 신화는 지어낸 이야기니까 하고 하잘것없이 집어치우고 말아서 가할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신화 그대로의 역사의 전개는 없었겠지마는、 한 신화를 구성하여 가지고 있는 부분과 요소에는 그 신화를 성립시키던 사회와 및 이전으로부터 그때까지의 생활 전통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신화의 온 덩어리는 사실 아닐지 모르지마는、 그 조각 그 조각은 대개 사실입니다。 또 일면에 있어서는 신화가 스스로 표시하는 시대에는 사실이 아니었을지 모르거니와、 그 신화가 한 번 성립한 이후에는 오랜 동안 그 사회 인민 사이에 정확한 사실이라고 믿어져서、 이리로부터 허다한 새 역사가 산출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 인민에게 있어서 그 인민의 신화는 대개 超事實[초사실]의 一事實[일사실]로 퍽 큰 권위를 가짐이 通例[통례]입니다。 많은 경우에 어느 한 민족의 신념은 이러한 신화적 사실로써 지도되어 갔읍니다。 그런데 신념은 무엇보다도 큰 힘임이 무론입니다。 신화는 이러한 신념에서 생기고 신념으로써 전승한 一種[일종] 명확한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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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조선]의 두 가지 特色[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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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선 역사상에 나타난 신화를 살펴보건대、 대개 커다란 大[대]줄기 하나와 조그만 곁가지 하나의 두 부분으로 성립하였음을 봅니다。 이두 가지의 두드러진 특색을 취하여 이름을 지을 것 같으면、 하나는 天子系[천자계]── 하늘 아드님이 인간에 내려와 나라를 배포하시는 계통의 신화니、 이것이 조선 古史神話[고사신화]의 대줄기로 조선 신화의 대부분은 이리로 귀속되는 것이요、 하나는 海神系[해신계]── 바다 밖에 있는 어느 나라로서 떠들어온 이가 하늘 아드님 나라에서 더부살이 나라를 만드는 계통의 신화니 이것은 조선 반도의 동남단에서 발견되는 古史神話[고사신화]의 한 곁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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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子系[천자계]의 신화에 비하면 龍王系[용왕계]의 신화는 一○[일영]에 七[칠]、 八[팔]과 二[이]、 三[삼]의 비례에 지나지 못하지마는、 여하간 조선의 古史神話[고사신화]는 대체 이 두 가지의 색채로 구분됨이 사실입니다。 天子系[천자계]의 신화란 것은 어떠한 것이냐 하면、 맨먼저 단군으로 부터 시작하는 조선의 最古[최고] 또 最著[최저]한 신화형태가 그것입니다。 <삼국유사>에 인용한「壇君古記[단군고기]」의 전하는 바를 보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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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桓[환]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庶子[서자]인 桓雄[환웅]이란 어른이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 세계로 가기를 못내 희망하였다。 父主[부주]께서 아드님의 의향을 아시고 下界[하계]를 내려다보지매 太伯山[태백산]이 인간을 敎化[교화]하기에 적당한지라、 그래서 天神[천신]의 符印[부인]되는 三種[삼종] 물건을 주시며 내려보내셔서 統治[통치]에 當[당]케 하였다。 雄[웅]이 從者[종자][삼]천을 데리시고 태백산 꼭대기의 神壇樹[신단수] 밑에 下降[하강]하시어 神市[신시]라 이르는 것을 배포하시니、 이 어른이 桓雄天王[환웅천왕]이라 하신 이었다。 風伯[풍백]ㆍ雨師[우사]ㆍ雲師[운사]네들을 거느리시고 穀[곡]ㆍ命[명]ㆍ病[병]ㆍ刑[형]ㆍ善惡[선악] 등 무릇 인간의 三六○[삼육영]餘事[여사]를 主[주]하셨다。 그 적에 一熊[일웅]과 一虎[일호]가 한 구멍에 살면서 늘 神雄[신웅]께 기원하기를、 제발 사람으로 化[화]하여지이다 하였다。 그래서 신께서 靈艾[영애] 一炷[일주]와 蒜[산] 二○枚[이영매]를 내어주어 가로되、「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日光[일광]을 보지 않기 百日[백일]만 하면 얼른 人形[인형]을 쓰게 되리라」하셨다。 熊[웅]과 虎[호]가 받자와 먹고서、 三七[삼칠]일 동안 忌[기]를 하여 熊[웅]은 女身[여신]을 얻었는데、 虎[호]는 忌[기]하지를 못하여서 人身[인신]을 쓰지 못하였다。 熊[웅]이 여인이 되었지마는 혼인하여 주는 이가 없으므로 늘 壇樹下[단수하]에 나와서 呪願[주원]하기를 아이를 배어지이다 한대、 雄[웅]이 假化[가화](本體[본체]는 神[신]이시지마는 人身[인신]을 뒤집어쓰시고)하고 결혼하셨다。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매 이름지어 가로되、 壇君王儉[단군왕검]이라 하였다(이로부터 下[하]의 文[문]은「以唐高即位五十年庚寅[이당고즉위오십년경인]、 都平壤城[도평양성]、 始稱朝鮮[시칭조선]、 又移都於白岳山阿斯達[우이도어백악산아사달]、 又名弓忽山[우명궁홀산]、 又今彌達[우금미달]、 御國一千五百年[어국일천오백년]、 周虎王即位己卯[주호왕즉위기묘]、 封箕子於朝鮮[봉기자어조선]、 壇君乃移於藏唐京[단군내이어장당경]、 後還隱於阿斯達[후환은어아사달]、 爲山神[위산신]、 壽一千九百八歲[수일천구백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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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입니다。 여기 잠깐 붙여 말씀할 것은、 세상에서 흔히 단군이라하면、 그 사실의 전부가 一篇[일편] 신화로 생긴 줄로 아는 경향이 있읍니다마는、 <삼국유사>의 壇君古記[단군고기]를 자세히 볼 것 같으면、 그 前段[전단]이라 할 단군이란 어른이 이 세상에 탄생하시기까지의 기사는 純然[순연]히 신화에 속하는 것이요、 그 後段[후단]이 되는 세상 나오신 단군이 조선이란 나라를 배포하셔서、 平壤[평양]ㆍ白岳[백악]등으로 도읍을 옮겨 가면서 천여 년 나라를 다스리시다가、 뒤에 阿斯達山[아사달산]에 들어가 신이 되셨다 하는 부분은、 신화하고도 관계 없는 전설적 역사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 구별을 명백히하지 아니하면、 단군에 대한 議論[의논]이 점점 헝클어져서 정당히 이해하기가 크게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여기 말씀하는 단군신화라 하는 것도 무론 단군 탄생까지의 전하는 말을 이르는 것입니다。 이 단군신화의 고갱이를 따서 보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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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인간의 위에 桓[환]이라는 神界[신계](天國[천국])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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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主神[주신](天帝[천제])의 아드님 한 분이 무슨 동기로 인간으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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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내려옴에는 약간의 추종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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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내려오는 곳은 인간에서 특별히 골라 뽑은 훌륭한 山岳[산악]의 꼭대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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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그 山頂[산정]에 내려와서는 天神[천신]들을 데리고 나라를 배포하고 필요한 소임을 두고서 인간의 모든 일을 보살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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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山上[산상]에서 神國[신국]을 만들고 지내는 동안、 어떠한 배우자(흔히 神聖動物[신성동물])를 만나서 신성한 아드님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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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이 아드님의 출현과 한가지 당초의 天帝子[천제자]는 出世[출세]하였던 임무를 다하였다는 듯、 문득 下落[하락]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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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이 天帝子[천제자]의 子[자]가 비로소 純人間的[순인간적] 국가를 건설하여 여기 一王族[일왕족]과 및 그 一王朝[일왕조]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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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몇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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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明王[동명왕] 建國說話[건국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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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단군 사실은 원래 예부터 내려오는 기록의 줄거리만을 따서 草草[초초]히 한 題目[제목]을 베푼 것에 그친 것이기 때문에 허다한 잔사설은 도무지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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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天上[천상]으로부터 인간에 내려오는 동기라든지、 山上[산상]에 神國[신국]을 마련하고 지내는 동안에 신령네들 사이에 어떠한 波瀾[파란] 紛競[분경]이 있었다든지、 天帝子[천제자]의 또 아드님이 人間的[인간적]의 새 나라를 배포할 때에는 어떠 어떠한 고난을 겪는다든지 하는 자세한 경과는 죄다 생략되었읍니다마는、 여하간 天帝系[천제계] 신화의 주요한 요소는 대개 구비한 것을 인정할것입니다。 이 뒤에 무릇 동방 세계에서 일어나는 허다한 나라 ── 시방 역사상에 이름을 남긴 것들 ── 이를테면 부여ㆍ고구려ㆍ백제ㆍ신라ㆍ가락 등 모든 나라들은 南北[남북]과 전후를 막론하고 죄다 이 套式[투식]에 맞는 건국 설화들을 가졌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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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론 자세하고 간략한 분별과、 더하고 덜한 차이는 면할 수 없으나、 그 大綱嶺[대강령]으로 말하면 ── 하느님 아들이 인간으로 내려와서 이상한 색시를 장가들어서 영특한 아드님을 낳아 놓으면、 이 어른이 한 나라를 배포하여 각기 시조가 된다 하는 줄거리로 말하면、 한 판에 박은 듯이、 한 붓으로 그린 듯이 죄들 똑 같습니다。 여기 대한 적절한 例證[예증]으로 첫째 東明王[동명왕]의 건국 설화를 보건대 (舊本[구본] 三國史記[삼국사기]에 依據[의거]하였다 하는 李奎報[이규보]의 東明王篇[동명왕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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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餘王[부여왕] 解夫婁[해부루]께서 年老[연로]하시되 아드님이 없으셔서 山川[산천]에 제사하여 嗣續[사속]을 구하시더니、 타신 말이 鯤淵[곤연]이란 데를 가서 大石[대석]을 보고 눈물을 흘리거늘、 왕께서 야릇하셔서 그 돌을 떼밀게 한대、 그 밑에 小兒[소아]가 있어 金色[금색]이요 蛙形[와형]이었다。 왕이 가로되 옳지、 하늘이 좋은 아들을 주심이로군 하시고 데려다가 길러서 이름지어 가로되 金蛙[금와]라 하시고、 세워서 太子[태자]를 삼으셨다。 하루는 그 政丞[정승]인 阿蘭弗[아란불]이 말씀하여 가로되、 요즈음 天神[천신]이 집혀서 말씀하시기를、 장차 내 자손으로 하여금 나라를 여기 세우리니 너희는 내어놓고 가거라、 동해의 가에 迦葉原(가섭원)이란 곳이 있어 땅이 농사짓기에 합당하니、 도읍할 만하니라 하십디다 하고、 阿蘭弗[아란불]이 왕을 권하여 도읍을 옮기게 하고 東夫餘[동부여]라고 號[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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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舊都[구도]에는 解慕漱[해모수]가 天帝子[천제자]로 와서 도읍하였다(여기까지는 시방 三國史記[삼국사기]의 글과 똑 같습니다)。 그리고 漢[한]나라 神雀[신작][삼]년 壬戌歲[임술세]에 天帝[천제]께서 태자를 보내셔서 夫餘王[부여왕]의 故都[고도]에 하강하여 놀게 하시니、 號[호]를 해모수라 하였다。 天界[천계]로부터 하강하실새 그는 五龍車[요룡거]를 타시고 從者[종자] 百餘人[백여인]이 죄다 白鵠[백곡]을 탔는데、 彩雲[채운]이 위에 뜨고 음악이 雲中[운중]을 움직이면서 熊心山[웅심산]에 머무르기 一○[일영]여 일만에 비로소 지상에 하강하셨다。 머리에는 烏冠[오관]을 쓰고 허리에는 龍光劒[용광검]을 차고 아침이면 내려와서 일을 보살피고 저녁이면 天上[천상]으로 올라가시니、 세상에서 天王郞[천왕랑]이라고 여쭈었다。 都城[도성][북]에 靑河[청하](鴨綠江[압록강])가 있고、 그 神[신](河伯[하백])이 예쁜 따님 셋을 두니、 長[장]은 가론 柳花[유화]요、 次[차]는 가론 萱花(훤화)요、 季[계]는 가론 葦花[위화]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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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王郞[천왕랑]과 河神[하신]의 女[여] 柳花[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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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河中[하중]으로서 나와서 熊心山[웅심산]의 淵潭[연담]에 가서 노는데、 맵시도 곱거니와 치장도 갸륵하여 天上[천상]의 선녀와 다름 없었다。 天王郞[천왕랑]이 사냥을 나오셨다가 색시들을 보시고 情[정]이 동하여 가로되、 그를 데려다가 배필을 삼았으면 훌륭한 아들을 낳으리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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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색시들은 왕을 뵙고 그만 물속으로 들어가서 피신을 하니 좌우가 말씀하되、 대궐을 지어 놓고 색시들이 그리로 들어가거든 門戶[문호]를 가로막으심이 좋을까 합니다 하여、 왕이 그 말을 그러히 여겨서 馬鞭[마편]으로써 땅에 금 하나를 그으매、 구리지붕 대궐이 금새 덩그러니 이룩되었다. 房中[방중]에 비단 방석 셋을 펴고 좋은 술을 놓아 두었더니、 색시들이 과연 그리로 들어가서 권커니 자커니 술들이 大醉[대취]하여 버렸다。 왕이 그녀들의 곤드레만드레하여지기를 기다려서 와락 내달아서 그만 지게 문을 가로막으니、 색시들이 대경하여 도망질을 하는데、 큰 색시 유화가 왕에게 붙잡혔다。 河神[하신]이 大怒[대로]하여 使者[사자]를 보내어 가로되、 네가 도무지 누구인데 우리 색시를 붙잡아 두느냐 한대、 왕이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곧 天帝[천제]의 아들이거니와 이제 河神[하신]으로 더불어 혼사를 지내려 하노라 하였다。 하신이 가로되、 네가 과연 天帝子[천제자]로서 나에게 구혼을 할 양이면 인륜 대사에 法例[법례]가 自在[자재]하거늘、 이제 방자히 색시를 억류하니 이런 실례가 어디 있으랴 하거늘、 왕이 미상불 부끄러워서 친히 하신을 가서 보려 하지마는 水中[수중] 세계라 들어가는 수 없어 색시만을 놓아 보내려 하니、 색시가 이미 왕으로 더불어 정이 들어서 거연히 떨어질 생각이 없으므로 이에 왕에게 가르쳐 가로되、 만일 龍車[용거]를 가지시면 하신의 대궐로 들어가시오리다 하여、 왕이 하늘을 쳐다보고 이런 말씀을 하시매、 그새 五龍車[오룡거]가 공중으로부터 내려오고、 왕과 색시가 한 車[거]를 타시매 풍운이 문득 일면서 삽시간에 水宮[수궁]으로 들어갔다。 河神[하신]이 예를 갖추어 맞이하고 가로되、 혼인이란 예가 있거늘 억탁을 하여 남의 가문을 더럽힘이 어이한 일이오? 당신이 과연 天帝[천제]의 아드님이면 필시 神通變化[신통변화]하는 재주가 있으리니、 우리 서로 시험을 합시다 하고、 波紋[파문] 이는 碧波[벽파][중]에 가서 鯉魚[이어]가 되어 넘실거리거늘、 왕이 얼른 水獺[수달]로 변화하여 들이덤벼 훔쳐버리고、 河神[하신]이 다시 두 날개를 뻗치고 化[화]하여 꿩이 되매、 왕은 곧 神鷹[신응]으로 화하여 후려차버리고、 그 사슴이 되어 달아나면 여기서는 승냥이가 되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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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이 神術[신술]을 보고 과연 천제자라 하여 성혼을 하나、 혹시 딸을 데려가지 않을까 하여 주연을 베풀고 즐겁게 대접한 후 大醉[대취]하기를 기다려、 왕과 딸을 한데 가죽가마 속에 넣고 龍車[용거]에다가 실으니、 대개 왕과 그 딸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도록 함이었다。 그러나 수레가 물에서 채 나가기 전에 왕이 술을 깨어 색시의 黃金釵[황금채]를 앗아서 가죽가 마를 뚫어 구멍을 내고 그리로 빠져 나가서 혼자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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河神[하신]이 대로하여 그 딸을 나무라 가로되、 네가 내 교훈을 듣지 아니하다가 우리집이 마침내 이런 욕을 당하였느니라 하고、 좌우로 하여금 그 입추리를 쥐어 잡아당겨서 입술이 三尺[삼척]이나 내어 뽑히게 하고、 다만 奴婢[노비] 兩人[양인]을 주어서 태백산 南[남]의 優渤水[우발수]에다 집어넣어 두었다。 어부노릇하는 强力[강력] 扶鄒[부추]가 고하여 가로되、 근래에 梁中[양중]에 넣은 고기를 훔쳐 가는 것이 있사온데 무슨 짐승의 짓인지를 모르겠읍니다 하거늘 왕이 어부로 하여금 그물을 넣어 후리게 한대、 그물이 터져버리고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서 끌매、 비로소 색시 하나가 돌에 앉아 나오는데、 색시의 입술이 길어서 말을 못하거늘、 사람을 시켜 세 번 그 입술을 자른 뒤에야 겨우 이야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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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잘 쏘는 王子[왕자] 朱蒙[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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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天帝子[천제자]의 妃[비]임을 알고 別宮[별궁]에다 두었더니、 그 색시가 품에 日光[일광]을 받아서 아이를 배고 神雀[신작][사]년 四[사]월에 朱蒙[주몽]을 낳으니、 우는 소리가 雄偉[웅위]하고 骨表[골표]가 영특 기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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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산할 때에 左腋[좌액]으로 一卵[일란]을 낳아 크기 五升[오승]이나 되니、 왕이 괴이히 여겨 가로되、 사람이 鳥卵[조란]을 낳다니 그런 不祥[불상]스러울 데가 있으랴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을 말 치는 마당에 둔대 말들이 밟지를 아니하며、 깊은 산에 버린대 뭇 짐승이 다 뒤덮으며、 구름 끼고 흐린 날에도 卵上[난상]에는 늘 日光[일광]이 있거늘、 왕이 신기히 여겨 가져다가 그 어머니께 돌려보내어 기르게 하였다。 달포만에 알이 쪼개지고 사내아이가 나오니、 난 지 한 달이 못되어서 말을 똑똑하게 하여、 어머니께 여쭈어 가로되、 파리들이 와서 눈을 뜯어먹어서 잠을 잘 수 없으니、 弓矢[궁시]를 좀 만들어 주소서 하거늘、 어머니가 쑥대로써 활과 살을 만들어 주신대、 스스로 물레바퀴 위에 앉은 파리를 쏘아서 쏘는대로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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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餘[부여] 말에 활 잘 쏘는 것을 朱蒙[주몽]이라 하므로、 이름을 주몽이라고 지었다。 나이 자라는 대로 재능이 출중하여 차차 따를 이가 없었다。 金蛙王[금와왕]에게 아들 七[칠]형제가 있어、 항상 주몽으로 더불어 사냥을 하는데、 왕자와 및 從者[종자] 四○[사영]여 인이 온통 들어서 사슴 한 마리를 잡는데、 주몽은 혼자 활을 쏘아 허다한 사슴을 얻거늘、 왕자가 샘을 하여 주몽을 붙잡아서 나무에다 붙들어매고 사슴을 앗아가니、 주몽이 뒤쫓아 나무를 잡아 뽑고 돌아섰다。 太子[태자] 帶素[대소]가 왕께 여쭈어 가로되、 주몽은 神勇之士[신용지사]요 눈씨가 범상치 않사오니、 진작 조처해버리지 아니하오면 반드시 후환이 있으오리다 하거늘、 왕이 그 心意[심의]를 시험코자 하여 주몽으로 하여금 말을 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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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이 혼자 속으로 恨[한]을 품고 어머니께 여쭈어 가로되、 나는 天帝[천제]의 孫[손]인데 남의 말 치는 사람이 되니、 과연 生不如死[생불여사]라、 南方[남방]의 좋은 곳에 가서 나라를 배포하려 하옵되、 어머니가 계시므로 마음대로 못하겠읍니다 한대、 어머니가 이 말을 듣고 섧게 눈물을 지어 가로되、 오냐 내 걱정은 말아라、 나도 마음에 아픈 지가 오래더니라、 사나이가 먼길을 가려하면 千里[천리] 駿馬[준마]를 가져야 하는데、 내가 말을 잘 보노라 하고 손을 이끌고 말우리(馬閑[마한])로 가서 곧 긴 채찍으로써 마구 휘두드린대、 모든 말들이 놀라 도망질을 가는데 그 중의 한 마리가 두 길도 넘는 높은 장을 뛰어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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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이 그 말이 駿逸[준일]함을 알고 가만히 바늘을 말의 혓줄기에 꽂아놓으니、 그 말이 혀가 아파서 水草[수초]를 먹지 못하매 나날이 몹시 파리해 가더니、 왕이 馬牧[마목]으로 순행하다가 여러 말들이 모두 비대하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시며 그 중에 여위어빠진 말이 있으므로 그것을 주몽에게 주신대、 주몽이 그 말을 얻으매 얼른 바늘을 빼고 잘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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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明[신명]의 後裔[후예]라는 松讓[송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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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몽이 가만히 烏伊[오이]ㆍ摩離[마리]ㆍ陜父[합부]라 하는 지략있는 사람 셋을 깊이 사귀어 동무를 삼아 가지고 기틀을 보아 빠져 나와서 南方[남방]을 바라고 行[행]할새、 淹㴲水[엄사수](곧 시방 압록강 상류의 佟家江[동가강])에 이르러서는 건너려 해도 배는 없고 뒤쫓는 군사는 점점 迫到[박도]하여 오매、 이에 채찍으로써 하늘을 가리키고 慨然[개연]히 한탄하여 가로되、 나는 天帝[천제]의 孫[손]이요 河伯[하백]의 甥[생]인데、 시방 피난해 여기 왔사오니 皇天后土[황천후토]께옵서 이 孤子[고자]를 어여삐 보사、 속히 건너갈 다리를 마련하여 주옵소서 하고、 말을 박차 활로써 물을 탁 치니 魚鼈[어별]들이 떠나와서 다리를 놓거늘、 주몽이 어려움 없이 건너고 고대 쫓는 군사가 당도하였는데、 주몽이 건너자말자 다리가 없어져서、 앞서서 다리에 올랐던 군사들이 다 물에 빠져 죽었다。 주몽이 떠나 올 때에 차마 어머니를 떼치기 어려워한대、 어머님께서 가로되 행여한 어미로써 근심을 삼지 말라 하시고、 이에 五穀[오곡] 종자를 싸서 주시는데、 주몽이 작별하는 마음에 절망고하여 보리 씨를 잊어버리고 왔었다。 주몽이 큰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노라니、 비둘기 한 쌍이 와서 앉거늘、 주몽이 가로되 필시 神母[신모]께서 보리 씨를 붙여 보내신것이라 하고、 이에 활을 잡아당겨 쏘아 한 살에 둘을 맞추고 불가슴을 벌여 보리 씨를 집어내고 물로써 비둘기를 뿜으매 다시 살아 날아갔다。 이에 形勝之地[형승지지]를 가려서 도읍을 정하고 스스로 풀자리에 상하를 가려서 대강 군신의 位次[위차]를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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沸流王[비류왕] 松讓[송양]이 사냥을 나왔다가 왕의 용모가 비상함을 보고 오시라하여 함께 앉아 가로되、 외지게 한 구석에 있어 점잖은 어른을 못 보다가 오늘날 이렇게 만나니 다행한 말씀을 이루 다 어찌 하오리까、 대체 당신은 뉘시며、 어디로서 오셨는지요。 왕이 가로되、 나는 天帝[천제]의 孫[손]이요、 西國[서국]의 君[군]이거니와、 그래 당신께서는 뉘 뒤를 이으셨소。 讓[양]이 가로되、 나는 仙人[선인]의 後[후]로서 옛날 옛적부터 내리 임금 노릇을 하는 터이거니와、 이제 지방이 작아서 두 나라에 나누는 수는 없고、 당신은 나라 만든 것이 며칠 되지 아니하니 우리의 더부살이가 될 밖에 없을까하오。 왕이 가로되、 나는 天帝[천제]의 孫子[손자]이거니와 당신은 神明[신명]의 후예도 아니면서 턱없이 임금이로라 하니、 만일 내게 굽히지 아니하였다가는 반드시 천벌을 면하지 못하오리다。 송양이 왕의 연방 天孫[천손]이로라 함을 듣고、 그런가 안 그런가 시험해 보려하여 가로되、 우리 활쏘기 내기를 해 봅시다 하고、 그가 畵鹿[화록]을 百步[백보] 내에 두고 쏘되 살이 사슴의 배꼽에 맞지를 못하는데、 왕은 玉指環[옥지환]으로써 百步[백보] 외에 매달고 쏘되 찰칵 하고 들어맞으매、 송양이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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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가로되、 우리 나라가 배포된 지 오래지 아니하여、 아직 鼓角威儀[고각위의]가 없어서 沸流[비류]의 使者[사자]가 왕래할 적에 迎送[영송]하는 예절을 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우리를 경멸히 여기는 것이로다 한대、 從臣[종신] 扶芬奴[부분노] 가 가로되、 臣[신]이 大王[대왕]을 위하여 비류의 鼓角[고각]을 取[취]해 오오리다。 왕이 가로되、 남의 나라에 간수해 둔 물건을 네가 어떻게 앗아 오리오。 扶芬奴[부분노] 가로되、 이것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니 왜 가져오지 못하오리까。 대저 大王[대왕]께서 한참 夫餘[부여]에서 困厄[곤액]을 당하실 때에 누가 대왕이 오늘날과 같이 되실 줄을 알았사오리까。 이제 大王[대왕]께서 온갖 고생을 다 치르시고 威名[위명]이 遼左[요좌]에 떨치게 되심은 막비 天帝[천제]께서 시켜서 됨이오니、 무슨 일을 성공치 못하오리까 하고、 이에 부분노 등 三[삼]인이 비류국으로 가서 鼓[고]를 앗아 가져왔다。 송양이 사신을 보내어 가로되、 나라가 오랬을진대 전래하는 鼓角[고각]이 있지 아니할까. 왕이 가로되, 아무렴 없을 줄 아느냐 하고 왕이 혹시 鼓角[고각]을 보더라도 하고, 그 빛을 침침하게 하여 아주 故物[고물]을 만들었더니、 송양왕이 과연 와서 보고 감히 다투지 못하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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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이 다시 도읍 세운 先後[선후]로써 附庸[부용]을 정하려 하거늘、 왕이 궁실을 짓되 썩은 나무로써 기둥을 만들어서 오래되기 천 년이나 묵은 듯하니、 송양이 와서 보고 감히 立都[입도]의 선후를 다투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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壇君神話[단군신화]와 一致[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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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明大王[동명대왕]께서 南方[남방]으로 사냥을 나가셨다가、 마침 白色[백색] 大鹿[대록]을 얻으매、 붙잡아다가 蟹峴[해현]에 거꾸로 매달고 呪[주]하여 가로되、 하늘이 만일 비를 퍼부어서 沸流王都[비류왕도]를 수렁을 만들어 버리지 아니하면、 내가 너를 놓아주지 아니하리니 네가 능히 하늘께 하소연하겠느냐 한대、 그 사슴이 슬피 울어 소리가 하늘에 사무쳐서、 억수장마가 七[칠]일을 연속하여 松讓王都[송양왕도]가 물속으로 파묻혔다。 송양왕이 갈대로써 동아줄을 꼬아서 물가에 붙잡아매고、 오리를 말로 타고 있으니、 백성들이 다투어 덤벼서 그줄을 붙잡고 있더니、 주몽이 채찍으로써 물을 그으매 물이 곧 줄고、 六[육]월에 송양이 온 나라를 가지고 와서 항복하였다。 七[칠]월에 玄雲[현운]이 鶻嶺[골령]에 일어서 山[산]이 온통 숨어버리고、 오직 數千人[수천인]의 들레면서 흙일 하는 소리가 나거늘、 왕이 가로되 하늘이 나를 위하여 都城[도성]을 쌓으시느니라 하더니、 七[칠]일만에 雲霧[운무]가 걷히고 城郭[성곽]과 宮室[궁실]이 엄연히 저절로 생겼으매、 왕이 皇天[황천]께 절을 하고 나아가서 들었다。 在位[재위]하신 지 十九[십구]년만에 왕께서 升天[승천]하여 내려오지 아니하시니、 時年[시년]이 四○[사영]이라、 太子[태자]가 끼치신 玉鞭[옥편]으로써 龍山[용산]에 장사하였다 (이 일에 동명 대왕의 아드님 類利[유리]에 관한 사실이 붙여 적혀 있지마는、 저절로 딴 부분이기로 여기는 그만 둡니다)。
 
64
하였읍니다。 이 동명왕편의 사설은 예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비교적 온전하게 전하기도 하고、 또 신화ㆍ전설의 通例[통례]로 볼 傳承[전승]、 전승하는 동안에 자연 발전과 및 遊離分子[유리분자]의 첨가한 것이 있기도 하여서、 매우 장황하고 복잡한 내용을 가지게 되었읍니다。 그러나 그 大綱領[대강령]、 主[주]되는 골자는 의연히 단군신화로 더불어 긴밀하게 일치함을 보이고 있음을 살필 수 있읍니다。 곧 天帝子[천제자]가 暫時的[잠시적]으로 人世[인세]에 내려와서 異物[이물]과 결혼하여 건국하는 神君[신군]을 낳고、 그이가 고유한 土地主[토지주]를 대신하여 天孫系[천손계]의 국가를 만드는 점과 아울러、 天帝子[천제자]에게는 특이한 신통력도 있고、 또 貴子[귀자]를 鍾毓[종육]한 뒤에는 天孫[천손]은 그만 숨어버리는 結構[결구]가 둘이 똑같습니다。
 
65
해모수는 단군신화에 있는 桓雄[환웅]에 當[당]합니다。 熊心山[웅심산]은 태백산에 當[당]합니다。 柳花[유화]는 熊女[웅녀]、 동명(주동)은 단군왕검에 當[당]합니다。 주몽이 나온 뒤에는 해모수의 말이 다시 보이지 아니함은、 단군이 나오시면서 환웅의 일이 그만 그림자를 감춘 것과 똑같습니다。 주몽이 千波萬瀾[천파만란] 十生九死[십생구사]를 치르고서 멀리 他方[타방]으로 가서 새 나라를 배포하는 사실의 심히 번거로움에 비하면 단군의 조선나라 배포는 심히 간단스럽지마는、 단군 전설이 이 부분은 總[총]히 생략되어 있으매、 그 原形[원형]이 어떠한 것은 이제 말할 수 없읍니다。 주몽이 얼마 동안 나라를 다스리다가 홀연 하늘로 올라가버리고 그 사당만 龍山[용산]이란 데 있다 함은、 곧 단군이 阿斯達山[아사달산]에 들어가서 神[신]되신 것과 같은 형식의 귀결입니다。 이 동명이란 이、 주몽이란 이의 이야기는 어떤 책에는 夫餘[부여] 始祖[시조]의 일이라 하기도 하고, 어떤 책에는 고구려 시조의 일이라 하기도 하여 전하는 바 일치하지 아니하지마는, 부여와 고구려는 한 나라의 두 갈래이며, 한 건국전설을 둘이 똑같이 전승함이 괴이할 것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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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동방] 古代[고대]의 宇宙觀[우주관]
 
67
이를 역사적 事實[사실]로 말하자면 여러 말이 되어야 하겠지마는、 이미 국민의 신념적 산물인 신화인 바에、 한 줄기의 두 나라가 같은 建國談[건국담]을 가졌음이 도리어 당연하다고도 할 것입니다。
 
68
그런데 여기 우리가 주의할 것은、 단군의 신화에서는 桓國[환국]이라 한 것을 동명의 신화에서는 그저 天[천]이라고 한 점입니다。 이것은 동방 고대의 우주관을 살펴보아야 밝아지는 것입니다。 고대의 동방인들은 인간 세계의 위에 神靈[신령]의 세계가 있어、 光明[광명]으로써 성립하고 善神[선신]이 居住[거주]하시는데、 이 세계를 그때 말로「환」이라고 이르니、 이것은 시방 말로도 광명을 의미함으로써 광명 세계를 나타낸 말임을 알 것입니다。 이「환」의 나라란 것을 한문으로 쓰자면 天[천]이 되고、 後世語[후세어]로 하면「하늘」도 되는 것입니다。 단군신화의 桓國[환국]은 곧 天國[천국]ㆍ神國[신국]ㆍ靈界[영계]입니다。 단군신화에는 동방의 옛 말을 音[음]으로 쓰고、 동명 신화에서는 그것을 漢文[한문]으로 번역하여 썼을 따름이지、 실체는 똑같은 천상 세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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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천상의 光明界[광명계]에는 허다한 신령이 거주하시는데、 그네의 어른으로 세계를 主宰[주재]하시는 最上神[최상신]은 光明[광명]의 總本源[총본원]인 태양이라 하였읍니다。 그네들은 태양을「하늘님」곧 天主[천주]로 생각하였읍니다。 시방 우리들이 하느님이라고 하는 말은 우주관ㆍ종교 사상의 진보 변천과 한가지 아주 관념적ㆍ추상적의 존재를 이루었지마는、 우리의 조상이「하늘님」이라 하던 어른은 실상 그런 것 아니라、 눈으로 보는 바 몸으로 겪는 바 무한한 광명과 溫熱[온열]과 위력으로써 온 세계를 뒤덮고、 만물에 생명을 주시는 구체적 존재요 경험상 사실인 저 태양을 천지의 주재자로 인정하였읍니다。 아침이면 東天[동천]으로 올라오셔서 저녁 西天[서천]으로 드실 때까지、 하루 한 바퀴 세계를 순행 관찰하심이 천지의 주재자 되신 소임을 보시는 것으로 생각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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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위엄과 고마운 사랑으로써 항상 下界[하계]를 내려다보시다가、 인간에 惡[악]이 쌓이고 禍[화]가 득실거림을 보시면、 인간을 구제하실 양으로 그 아드님 중의 한 분을 내려보내셔서 나라를 배포하고 인민을 다스리게 하시는 줄로 믿었읍니다。 우리의 단군신화나 동명신화에는 하느님 아드님의 인간에 내려오시는 동기가 說破[설파]되지 아니하였읍니다마는、 조선으로 더불어 동일한 문화적 傳承[전승]을 가진 문화적 형제국들에 전해 있는 신화를 보건대、 모두 이르기를、 인간에 邪氣惡神[사기악신]이 跳踉跋扈[도량발호]하므로、 그것을 制服[제복]하고 인생을 명랑케 하기 위하여、 그 소임에 堪當[감당]할 만한 아드님을 뽑아서 내려보내는 것으로 되어 있읍니다。 시방 말씀한 문화적 형제국이라 한 것은 무엇이냐 하면、 종교ㆍ윤리ㆍ신화ㆍ전설ㆍ사회 제도 등으로 긴밀한 관계를 가져、 생활과 문화상으로 동일한 계통에 붙이는 줄로 인정되는 나라나라의 그룹을 이름이니、 이를테면 아시아 대륙의 동북부로부터 조선 반도를 꿰뚫고 南方[남방] 海上[해상]의 일본 琉球[유구]에까지 이르는 전지역 내에는 正[정]히 이러한 관계가 존재함을 봅니다。
 
 
71
古史神話[고사신화]와 兄弟國[형제국]
 
72
시방 예를 신화상에 취하여 볼지라도、 태고에 그네들 나라를 배포한 내력을 말함이 大[대]줄기에 있어서는 대개 서로 일치하여서、 우선 하느님의 아드님이 인간에 내려와서 나라가 생겼다는 것부터 죄다 같은데、 조선을 사이에 두고 북으로 몽고와 남으로 일본ㆍ유구 등의 하늘 아드님인간에 하강하는 대문에는 그 동기에 대하여 天上[천상]의 신령네가 인간에 邪氣[사기] 妖物[요물]이 하도 어지러이 구는 것을 보고 그대로 둘 수 없다 하여、 한 아드님을 뽑아 내려보내서 그것을 말끔이 鎭靖[진정]시키고、 평화와 즐거움의 새 나라를 세우게 되니라고 자세히 설명하여 있읍니다。 東明神話[동명신화]는 좀 자세하다 하여도 원형보다는 퍽 줄여서 글을 만든 것이요、 壇君神話[단군신화]는 더군다나 줄거리에서도 고갱이만을 추려서 적은 것이매、 이러한 잔사설은 죄다 숨어버리고 만 것이요、 그 자세한 것은 다행히 형제국에 전해 내려오는 옛 이야기에서 얼마쯤 徵驗[징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73
조선의 고사 신화를 고찰하는 데 형제국의 전하는 바를 참고함이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하여 한두 가지 실례를 말씀할 것 같으면、 우리 단군신화에 「桓國庶子雄[환국서자웅]」이라 하여 아무 다른 설명이 없이 불쑥 桓國[환국]의 庶子[서자] 곧 하느님의 여러째 아들이라 한 것이 이것만 보아서는 아주 衍文[연문]에 가까운 고로、 나도 역시 오랫동안 의문으로 여겼던 바 입니다。 그런데 몽고의 桓雄[환웅]이라 할「깨실 뽁도」란 어른에 하느님의 열세째 아드님으로 특별히 뽑혀서 인간으로 派送[파송]된 내력이 있읍니다。 桓雄[환웅]을 그저 아드님이라고 하지만 않고、 여럿째 아드님이라고 함에는、 역시 이러한 의미가 있었던 줄을 몽고 신화로써 짐작하게 됩니다。 또 환웅이 하늘로서 인간으로 하강할 때에「天符印三個[천부인삼개]」 ―하느님 아드님의 표적되는 세 가지 물건을 받자와 가졌다 하는데、 무엇무엇임은 우리 단군신화에 表示[표시]되지 아니하였읍니다。 그런데 일본의 신화에는 天照大神[천조대신]이 그 아드님을 인간으로 내려보내실 때에 거울과 칼과 구슬 등 세 가지 보배를 주시면서、 이 세 가지 보배 주시는 까닭을 이르신 것이 있읍니다。 그러면 우리 신화의 세 가지 보배가 곧 일본과 같이 거울ㆍ칼ㆍ구슬이었는지 아니었는는지 모르겠지마는、 대체 여떠한 성질의 것이었을 것은 일본의 신화로써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조선 신화가 졸아들어 줄거리만 남았어도 형제국의 전하는 바에 비추어 어느 정도만큼의 원형을 더듬어 만져볼 수 있는 것도 있읍니다。
 
74
문드러져 없어진 것을 형제국의 신화로써 보충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또 한옆으로 조선 신화가 오래된 文籍[문적]을 잃어버려、 조선 後來[후래]의 전하는 것만 가지고는 그 본의를 잘 짐작하기 어려운 것을 조선 현존의 文籍[문적]보다 오랜 옛날에、 그때 조선에서 옮기는 대로의 옛말을 그대로 전해 듣고 글에 올려 놓은 이웃 나라의 문적에서 그 본 모양과 참 뜻을 집어낼 것도 있읍니다。 이를테면 아까 말씀한 단군신화에 桓國[환국]이라 하고 동명신화에 天[천]이라고 한 것이 꼭같은 事實[사실]을 가리킨 것인지 아닌지를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이것을 이웃 나라에 전하는 오랜 文籍[문적]에 징험하건대、 조선의 문적에는 동명이나 주몽이 天帝[천제]의 子[자]라고 한 대문을 支那[지나]나 일본의 문적에는 日[일]의 子[자]라 日神[일신]의 子[자]라고 한 것이 있으니、 조선 옛날에는 天帝[천제]가 곧 日[일]이나 日神[일신]이심을 이로써 환하게 깨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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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명신화 하나를 떼어 가지고 이야기에 나오는 事實[사실]을 검토하여 볼지라도、 그때의 天帝[천제]가 무엇임을 밝혀낼 수가 있읍니다。 동명신화에 天帝子[천제자]인 해모수가 하늘로서 인간으로 내려오는 광경을 말하기를、 다섯 龍[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從者[종자] 백여 인은 다 흰 고니(白鵠[백곡])를 탔는데、 채색 구름이 위에 뜨고 음악 소리가 그 중에 진동하고、 熊心山[웅심산]이란 산 위에 오랫동안 머뭇거리다가 비로소 세상으로 내려오니、 머리에는 까마귀 깃으로 만든 갓을 쓰고、 허리에는 놀라운 광채 나는 칼을 차셨다 하니、 이것은 얼른 보면 貴人[귀인] 행차의 기구를 말한 것 같지마는、 가만히 살펴보면 곧 아침에 해가 떠서 하늘에는 놀이 뜨고、 눈부신 광선이 높은 산으로부터 시작하여 세상을 비추는 광경을 그린 것입니다。 거기 잇대어、 아침에는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와 있다가 저녁이면 天宮[천궁]으로 돌아간다고 한 것은、 해가 낮에 비치다가 저녁이면 들어가는 사실을 이른 것입니다。 이 이를 天帝子[천제자]니 天王郞[천왕랑]이니 하였다 합니다。 天帝[천제]가 곧 태양임은 이야기의 사실로도 명백히 깨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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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羅[신라] 始祖[시조]의 出世說話[출세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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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모수의 인간에 오르내리는 광경이 그대로 태양의 아침 저녁 드나드는 광경임은 외국 신화의 유례로써 잘 짐작되는 바입니다。 이를테면 支那[지나] 신화에는 해가 六龍[육룡]이 끄는 수레를 타고 羲和[희화]라는 이로 하여금 御者[어자]를 삼아 아침에 暘谷[양곡]이란 데를 떠나서 扶桑[부상]ㆍ曲河[곡하]ㆍ曾泉[증천]ㆍ桑野[상야]ㆍ衡陽[형양]ㆍ昆烏[곤오]ㆍ鳥次[조차]ㆍ悲谷[비곡]ㆍ女紀[여기]ㆍ泉隅[천우]ㆍ連石[연석]ㆍ虞泉[우천]ㆍ蒙谷[몽곡] 등의 站[참]을 지나서、 저녁에 虞淵[우연]이란 데로 들어갔다가、 이튿날 또 그것을 되풀이한다고 하였읍니다 (淮南子[회남자])。 인도 신화에는 태양신 蘇利耶[소리야]가 七四馬車[칠사마차]를 타고서 아침에 東天[동천]에 나타나 저녁에 西天[서천]으로 들어감을 말하고、 희랍신화에는 태양신 헬리오스가 四頭馬車[사두마차]를 타고 아침에 동해로 나와서 天空[천공]을 一巡[일순]하고 저녁에 서해로 들어감을 말한 것이 있읍니다。 蘇利耶[소리야]는 혹시 공중으로 나는 새 모양으로 생각한 일도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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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신화에 해모수가 龍車[용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세계의 허다한 신화에서 보는 것 같은 일광과 日行[일행]의 광경에 대한 묘사임이 분명합니다。 白鵠[백곡]을 탄 從者[종자]란 것은 해뜰 때의 구름이 뭉게뭉게 함을 형용한 것이요、 鳥羽[조우]의 冠[관]이니 龍光[용광]의 劒[검]이니 하는 것은 日輪[일륜]과 일광에 대한 표상에 不外[불외]한 것입니다。 동명신화의 이 부분만은 옛날에는 조선에도 더러 있었던 듯한 自然神話[자연신화]의 남아 있는 부스러기로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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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동명신화를 씹어 맛보면、 단군신화하고만 아니라 내외 각국의 여러 가지 사실로써 꽤 재미있는 비교 해석을 시험해 볼 것이 있읍니다마는、 여기는 그리 할 겨를이 없읍니다。 여하간 동명신화는 단군신화에 비하면 퍽 상세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 얼른 보기에는 온통 독립 자재한 一說話[일설화]와 같지마는、 그러나 가만히 그 뼈대를 추려 볼것 같으면、 실상 단군신화나 동명신화가 똑같은 구조에 不外[불외]함을 알아볼 것입니다。 똑같은 간새에 修裝[수장]만 하나는 간소하고 하나는 稠密[조밀]한 것입니다。 전에 말씀한 단군신화의 여덟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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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天國[천국] ② 天子[천자] 降臨[강림] ③ 從者[종자] ④ 山頂[산정] 降臨[강림] ⑤ 在世[재세] 理化[이화] ⑥ 異物[이물] 配偶[배우] ⑦ 天子[천자] 隱沒[은몰] ⑧ 人間國[인간국] 出現[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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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고갱이로 말하면、 순서 하나 바뀌지 아니하고 그대로 전개하여 있음을 봅니다。 단군시화나 동명신화나가 둘이 다 이른바 天帝系[천제계]에 속하는 한 본새의 신화이기 때문입니다。 天帝系[천제계]의 허다한 신화 중에서도 단군신화와 동명신화와는 촌수가 특히 가깝고 관계가 가장 깊은 고로、 그 彼此[피차]의 일치됨도 남달리 유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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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껑충 뛰어서 신라 시조의 出世[출세] 설화를 와서 보건대 <삼국유사>에 신라의 前朝[전조]라고 할 辰韓[진한] 六村[육촌]의 先祖[선조]가 죄다 천상으로부터 하강한 것을 적은 뒤에 따로 신라 시조의 건국하던 이야기를 자세히 전하여 가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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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漢[전한] 地節[지절] 월년壬子[임자][이]월朔[삭]에 六部[육부]의 祖[조]들이 각각 자제를 거느리고 閼川邊[알천변]에 모여서 商議[상의]하여 가로되、 우리들의 위에 군왕이 계셔서 백성을 다스려 주시지 아니하므로、 백성들이 제멋대로 놀고 아무 절제가 없으니、 有德[유덕]한 어른을 찾아서 임금으로 모시고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베푸는 것이 어떠하겠소 하고、 이에 높은 데 올라서 南方[남방]을 바라보니、 楊山[양산] 및 蘿井[나정] 곁에 異氣[이기]가 있어 電光[전광]과 같이 땅에 드리우고、 白馬[백마] 한마리가 거기 跪拜[궤배]하는 형상이 있거늘、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붉은 빛 大卵[대란] 하나가 있고、 말은 사람을 보고는 크게 소리치면서 하늘로 올라갔다。 그 알을 쪼개매 童男[동남]이 나오는데 과연 아름답게 생겼는지라、 놀랍고도 신기하여 東泉[동천]에 가서 목욕감기니、 몸에서 광채가 나며 鳥獸[조수]들이 모두 춤들을 추고 천지가 진동하고 일월이 청명하거늘、 인하여 이름짓기를 赫居世王[혁거세왕]이라 하고(혁거세는 본말로 弗矩內[불구내]라 하니、 곧 광명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 位號[위호]를 居瑟邯[거슬한]이라 하였다(혹 居西干[거서간]이라고 함、 어느 전설에는 처음 開口[개구]할 적에 自稱[자칭]하되、 閼智居西干[알지거서간]이라 한 故[고]로 그 말대로 이렇게 일컫고 이로부터 王者[왕자]의 존칭이 되었다 함)。 모였던 사람들이 서로 하례하여 가로되、 이제 天子[천자]가 이미 下降[하강]하셨으니、 마땅히 有德[유덕]한 女君[여군]을 찾아서 배필을 삼아드려야 하겠다 하였더니、 이 날 沙梁里[사량리] 閼英井[알영정](一作娥利英井[일작아리영정]) 邊[변]에 鷄龍[계룡]이 나타나서 左脇[좌협]으로 童女[동녀]를 낳았으되 얼굴과 맵시가 심히 아름답고、 다만 입술이 닭의 주둥이와 같거늘 데리고 月城[월성] 北川[북천]에 가서 씻기매、 그 입부리가 떨어져 나갔다。 이에 宮室[궁실]을 南山[남산] 西麓[서록]에 이룩하고 二聖兒[이성아]를 奉養[봉양]할새、 男兒[남아]는 卵[란]에서 났는데 卵[란]은 匏[포]와 같고 本國語[본국어]에 匏[포]를 朴[박]이라고 이름으로써 인하여 성을 朴[박]이라 하고、 女兒[여아]는 나온 우물 이름으로써 이름지었다。 二聖[이성]이 나이 十三[십삼]세 되매 五鳳[오봉] 원년 甲子[갑자]로써 남아가 位[위]에 올라 왕이 되고、 그냥 女[여]로써 后[후]를 삼고 국호를 徐羅伐[서라벌](혹 徐伐[서벌]ㆍ新羅[신라]ㆍ斯盧[사로])이라 하고、 또 鷄龍[계룡]의 祥瑞[상서]에 인하여 鷄林國[계림국]이라 이르기도 하고(이것은 金閼智[김알지]의 까닭이라 이르기도 함。 下文[하문] 參照[참조])、 후세에 이르러 드디어 新羅[신라]라는 국호를 정하였다。 나라를 다스린 지 十一[십일]년에 왕이 하늘로 올라가시고、 七[칠]일만에 遺體[유체]가 흩어져 떨어지매 后[후]가 또한 돌아가시니、 國人[국인]이 합하여 葬事[장사]를 잡수려 한대、 大蛇[대사]가 쫓아다니면서 못하게 굴므로 따로따로 五體[오체]를 파묻어서 五陵[오릉]을 만들고、 또 이름을 蛇陵[사릉]이라 하니、 曇嚴寺[담엄사] 北陵[북릉]이 그것이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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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羅[신라] 古代[고대]의 天子說話[천자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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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거세 신화는 무대가 멀리 남으로 옮겨진 관계도 있고 하여、 여러가지 새 특색과 異分子[이분자]도 첨가 또 粘着[점착]하였읍니다마는、 그 大意[대의]인 天上[천상]으로부터 내리 쬔 이상한 광선은 동명신화에 일광이 柳花夫人[유화부인]을 쬔 것에 당하는 것이요、 그 자리에 붉은 큰 알이 있었다 함은 유화부인이 알을 낳은 것에 당하는 것이요、 楊山下[양산하] 蘿井傍[나정방]이라 함은 太伯山下優渤水[태백산하우발수]에 당하는 것이요、 그 알이 깨지며 아기씨가 나시매 몸에서 광채가 나고 새짐승이 춤을 추며 온 세계가 환하여졌다 함은 또한 日出[일출]과 한가지 천지 만물이 다 안심과 기쁨을 가짐을 표상한 것이요、 그 어른을「弗矩內[불구내]」라고 불렀다 함은 그때 말로「해의 아들」이라 함입니다。 옛날 동방에서 해를 神靈[신령]님으로 부를 때에는「」이라고 하였으니、 弗矩內[불구내]는 「」의「아이」 곧 日子[일자]라 함이요、 日子[일자]는 곧 天帝[천제]라 함임이 무론입니다。 그러므로 그 下文[하문]에 모든 사람이 서로 치하하기를「하늘 아드님이 내려오셨으니 합당한 색시를 얻어드리자」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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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子[일자]의 意[의]로 이름지은 어른을 고대 天子[천자]라고 일렀읍니다。 또 이렇게 天帝[천제] 日神[일신]의 아드님이 강림하시매、 신라 땅에 그 전부터 있는 여러 작은 임금들은 다 자기네의 자리를 내어놓고、 이 어른을 받들어 대왕을 삼았다 함은、 동명신화에서 天帝子[천제자] 해모수가 下降[하강]하매、 北夫餘王[북부여왕] 金蛙[금와]가 나라를 내어놓고、 역시 천제자라 하는 高朱蒙[고주몽]이 卒本夫餘[졸본부여]에 이르매 전부터 있던 松讓王[송양왕]이 나라를 내어놓았다는 대문과 합하는 것입니다。 무론 동명신화와 弗矩內[불구내]신화와의 사이에는 지방적 또 시대적 사정에 말미암은 피차의 특색이 얼마쯤 있지 않은 것이 아니지마는、 그 대체의 사연이 天帝[천제]이신 日神[일신]의 아드님이 인간에 내려오매、 전에 있던 세력이 다 물러나고 그 자리에 天子[천자]의 나라가 생겨났다 하는 점에서는 v다。 弗矩內[불구내] (赫居世[혁거세])의 신화도 시방 남은 것이 몹시 간단하여서 자세한 것을 비교하기 어렵지마는、 대체로 天子系[천자계]에 속하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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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신라 고대의 天子[천자] 설화에는 좀더 변화성이 생겨서 이러저러한 새 형식이 있게 되니、 아까도 언급하였거니와 辰韓[진한] 六部[육부] 시조 제각기의 天降說話[천강설화]가 이미 그것이요、 또 신라 三王族[삼왕족] 중의 가장 유력한 계통이 되는 김씨네의 기원을 말하는 신화를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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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解尼師今[탈해이사금][구]년 春三月[춘삼월]에 왕이 밤에 金城[금성] 西[서]인 始林[시림]의 樹間[수간]에 닭의 울음 소리가 남을 듣고、 날이 샌 뒤에 政丞[정승]인 匏公[포공]을 보내어 보니、 金色[금색]의 小櫃[소궤]이 樹枝[수지]에 걸려 있고、 白鷄[백계]가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匏公[포공]이 돌아와 告[고]한대、 왕이 사람으로 하여금 櫃[궤]들 가져다가 열어 보니、 小男兒[소남아]가 그 속에 있어 과연 잘 생겼는지라、 왕이 기꺼워 左右[좌우]더러 일러 가로되、 이는 실로 하늘이 아름다운 아들을 나에게 주시는 것이로다하고、 그냥 거두어 길렀다。 자라매 총명하며 지략이 많거늘、 이에 이름을 閼智[알지]라 하고、 金櫃[금궤]에서 나왔음으로써 성을 金[김]씨라 하고、 始林[시림]의 이름을 고쳐 鷄林[계림]이라 하고、 그것을 그대로 국호를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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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삼국유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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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平[영평][삼]년 庚申[경신][팔]월 四[사]일에 匏公[포공]이 밤에 月城[월성] 西里[서리]로 다니노라니까、 大光明[대광명]이 始林[시림]의 속에 뻗쳤거늘、 가서 보니 紫雲[자운]이 하늘로부터 땅에 드리우고 雲中[운중]에 黃金櫝황금독]이 있어 樹枝[수지]에 걸리고、 光[광]이 櫝中[독중]으로부터 나오며、 또 白鷄[백계]가 있어 樹下[수하]에서 울고 있었다。 그 상황을 왕께 여쭌대、 왕이 그리로 거둥나셔서 櫝독]을 열어 보매 童男[동남]이 있어 누웠다가 일어나기를 마치 赫居世[혁거세]의 故事[고사]와 같이 하거늘、 그 말에 인하여 閼智[알지]로써 이름을 지으니、 알지는 곧 本國[본국] 말로 小兒[소아]라는 말이다。 껴안고 대궐로 돌아올새 鳥獸[조수]들이 따라오면서 기뻐하고 뛰고 춤추었다。 왕이 吉日[길일]을 가려서 太子[태자]로 册立[책립]하였었으나、 후에 婆娑王[파사왕]에게 讓頭[양두]하여 바로 즉위치 아니하고 金櫝금독]에서 나온 까닭으로써 성을 金[김]씨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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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이 또한 그 適例[적례]입니다。 金閼智[김알지] 說話[설화]에는 神人[신인] 天降[천강]의 동기 같은 것이 명백하지 못하고、 설화 구성의 上[상]에도 種種[종종]의 新機軸[신기축]이 생겨 왔음도 認[인]하겠지마는、 여하간 新勢力[신세력] 창립자가 本原[본원]을 天上[천상]에 가지고 그 人世[인세]로의 下降[하강]함에는 光明[광명]ㆍ異氣[이기] 등 太陽現象的[태양현상적] 요소가 附隨[부수]하여 있음은 다른 天帝子系[천제자계] 神話[신화]로 더불어 樞軸[추축]을 한가지로 하며、 더욱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所傳[소전]을 따로따로 보아서는 오히려 어근버근한 嫌[혐]이 없지 않지마는、 이 둘을 한데 합하여 보건대、 다른 同系[동계] 說話[설화]와의 유사 또 연락 관계가 와짝 鮮明[선명] 또 긴밀하여짐을 재미있다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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駕洛國[가락국]의 나라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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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걸음 뛰어서 駕洛國[가락국]의 나라 배포하던 이야기를 보건대、 여기에 대하여는 두 가지 재료가 남아 있는데、 그 중 오래된 신라 말년의 文豪[문호] 崔致遠[최치원]의 기록한 것에는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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伽倻山神[가야산신] 正見母主[정견모주]가 天神[천신] 夷毗訶[이비가]의 감동을 받아 大伽倻王[대가야왕] 惱窒朱日[뇌질주일](伊珍何鼓[이진하고])과 金官國王[금관국왕] 惱窒靑裔[뇌질청예](首露王[수로왕]) 두 사람을 낳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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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으며、 고려 초엽(文宗[문종][말]、 서기 一○八○[일영팔영]년 전후)에 撰述[찬술]된 <가락국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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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한 이래로 이 곳(金海[김해])에는 나라도 없고 임금도 없더니、 얼마만에 我刀干[아도간]ㆍ汝刀干[여도간]ㆍ彼刀干[피도간]ㆍ五刀干[오도간]ㆍ留水干[유수간]ㆍ留天干[유천간]ㆍ神天干[신천간]ㆍ五天干[오천간]ㆍ神鬼干[신귀간]등 아홉 干[간]이 있어 酋長[추장]이 되어서 인민을 거느리고 지냈었다。 어느 해 三[삼]월 三[삼]일날 들에 놀이들을 나왔더니、 북방 龜旨峰(귀지붕) 上[상]에서 이상한 聲氣[성기]가 나므로 군중 수백 인이 몰려가서 본즉、 形相[형상]은 보이지 않고 음성만 들리기를「거기 누가 없느냐」、 九干[구간] 등이 대답하기를「우리들이 있노라」、 또 소리나기를 「여기가 어디냐」、 대답하기를「귀지봉이로다」、 또 가로되「나는 皇天[황천]의 命[명]을 받잡고 이 곳에 와서 새 나라를 배포하고 임금 노릇하기 위하여 내려온 터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峰[봉] 꼭대기의 흙을 좀 파고 노래하기를、 거북아 거북아 고개를 내밀어라、 아니 내밀면 구워서 먹어버리리라、 하면서 춤들을 출 것 같으면 내가 너의 정성을 알겠노라」하므로、 九干[구간] 등이 그대로 기를 내어 춤을 춘즉 居無何[거무하]에 붉은 빛줄이 하늘로서 땅으로 드리우는지라、 그 줄 내리닿는 곳을 찾아본즉、 붉은 보자기에 황금 合[합]이 싸여 있거늘、 열어 보니 그 속에 黃金卵[황금란][육]개의 둥글기 해 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군중이 놀랍고 기쁘고 하여、 온통 백배를 하고 도로 싸 가지고 我刀干[아도간]의 집으로 가서 모셔 놓고 헤어졌다가 한 열흘 지난 뒤에 군중이 다시 모여 合[합]을 열어본즉、 六卵[육란]이 화하여 아기들이 되었으되、 용모 드남차고 그냥 마룻바닥에 일어나 앉거늘 모두들 절을 하면서 치하하여 공경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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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기들이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서 一○[일영]여 일만에 키가 九[구]척 씩은 되고、 眉目[미목]과 풍채 모두 비범한데、 맨먼저 나온 어른은 首露[수로]라고 이름하여 그저 駕洛[가락] 곧 金官國[금관국]의 임금이 되시고、 남은 다섯 분이 다 각각 나가서 다섯 가락국의 임금들이 되셨다。 그래서 수로왕은 도읍을 정하고 궁궐을 짓고 벼슬을 내고 정치를 행하더니、 홀연 해외로부터 脫解[탈해]라는 이상한 사람이 와서 수로왕더러 말하기를 「나는 왕의 자리를 빼앗기 위하여 왔노라」、 왕이 대답하기를「하늘이 나를 명하여 임금 자리에 앉게 하기는 장차 中國[중국]을 바로잡고 백성을 편안히 하려 하심이니、 하늘께 받은 자리와 나라와 백성을 감히 너를 내어줄 것이냐」고 거절하였다。 그제는 탈해가 하는 말이「그러면 우리 술법을 씨름해 보자」하거늘、 왕이「오냐、 그러자」하여 탈해가 화하여 매가 되매 왕은 수리가 되고、 탈해가 참새가 되매 왕은 새매가 되는데、 선뜻 얼른하여 아무 짬이 없으며、 이에 탈해가 本身[본신]으로 돌아오거늘 왕도 그러한대、 탈해 항복하여 가로되、 「제가 어찌 당신을 향하여 임금 자리를 다툴수 있으리까」하고 그만 나가서 배를 타고 신라국으로 가버렸다。 그리한 뒤 얼마만에 九干[구간] 등이 朝會[조회]하는 끝에 여쭙기를「대왕이 降靈[강령]하신 뒤에 아직도 배필이 없으시니、 저희들의 딸아이 중에서 하나 뽑아 바치리이까」한대、 왕이 이르시기를「내가 여기 내려온 것이 이미 天[천]의 명하신 바니、 내 배필될 이도 天[천]이 주시리라」하시고、 드디어 留天干[유천간]ㆍ神鬼干[신귀간] 등을 시켜 海邊[해변]으로 나가 보라 하시거늘、 나가 본즉 홀연 西南[서남]바다 밖으로서 돛단 배 한 척이 살같이 들어오고、 그 배 위에는 꽃 같은 색시 한 분이 허다한 從者[종자]를 데리고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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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왕께 여쭈어 威儀[위의]를 갖추어 맞아들여다가 배필을 삼으니、 그 색시님이 말하기를「나는 본래 阿踰陀國[아유타국]의 공주로서 성은 許[허]요 이름은 黃玉[황옥]이러니、 지난번에 부모께서 다 꿈에 皇天上帝[황천상제]를 뵈니、 가락국 임금 수로는 하늘에서 내려보내 나라를 배포하게 한 것이니、 너의 딸을 보내어 배필을 삼으라 하시므로、 부모께서 나를 배에 실어 보냄이니이다 하였다。 이렇게 내외분이 맞아서 백성을 거느리고 아드님을 낳아 뒤를 잇고、 각각 一五○[일오영]여의 壽[수]를 누리고 돌아가시매、 백성이 神[신]을 삼아 길이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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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읍니다。 최치원의 전하는 바에 比[비]하면 <가락국기>의 이야기는 異分子[이분자]의 혼잡과 後人[후인]의 變改[변개]가 많아서、 내용이 심히 駁雜(박잡)하여졌지마는、 그 고갱이가 天子[천자] 下降[하강]、 建國[건국] 治民[치민]인 점은 밤낮 매한가지입니다。
 
 
100
東明神話[동명신화]와 駕洛神話[가락신화]
 
101
그리고 붉은 줄이 하늘로서 땅에 드리우고 그 아래 黃金卵[황금란] 여섯개 둥글기 해 같은 것이 있어 그것이 깨어지면서 거룩한 아기씨 여섯 분이 나오므로、 그 전부터 작은 임금 노릇하던 아홉 어른이 다 자리를 내어놓고 새로 난 여섯 아기가 여섯 伽倻[가야]─大伽倻[대가야](駕洛[가락])ㆍ金官伽倻[금관가야](시방 金海[김해])ㆍ小伽倻[소가야](시방 固城[고성])ㆍ古寧伽倻[고령가야](시방 咸昌[함창])ㆍ阿那[아나](羅[라])伽倻[가야](阿尸良[아시량]、 시방 咸安[함안])ㆍ碧珍伽倻[벽진가야](星山伽倻[성산가야]、 시방 星州[성주]) 등 여러 나라의 주권자가 되었다고 함이、 대체로 신라의 弗矩內[불구내] 說話[설화]로 더불어 同工異曲[동공이곡]으로 생겼음을 봅니다。
 
102
그래서 가락의 건국 설화가 역시 天子系[천자계] 神話[신화]에 붙임은 분명한 事實[사실]입니다。 그 아기씨들이 연방 황천─하느님이 이 세상을 다스리라고 우리를 내어보내셨음을 내세움을 보아도、 그 主旨[주지]가 나변에 있음을 살필 것입니다。 가락 신화는 雜多[잡다]한 分子[분자]를 가진만큼、 그것을 자세히 해석하여 보면 재미있는 점이 많지마는、 여기는 그 겨를이 없읍니다。 그중의 한 가지만을 들건대、 수로왕이 闖入者[틈입자] 탈해로 더불어 국토 다툼을 하여 갖은 수법으로 씨름함이、 東明神話[동명신화]에 동명왕이 하백하고와 송양하고와 역시 술법의 우열을 따져서 주권의 귀속을 판정한 사연으로 더불어 서로 부합하는 점입니다。 어째 그렇게 하였으냐 하는 이유는 따로이 원시 사회에 있는 임금 뽑는 방법과 및 사회적 분쟁、 시비 곡직을 판단하는 관습으로써 설명할 것이지마는、 이는 또한 겨를하지 못하되、 다만 동명신화와 가락신화와가 大[대]줄기는 하나이면서 세부를 일일이 비교하기는 첫째 재료부터 부족한데、 홀연 이 대문 하나가 한 판에 박은 듯한 유사 관계를 보임만도 크게 주목할 가치가 있음을 말씀하여 둡니다。
 
103
이렇게 한 계통에 붙이는 신화가 지방적 또 시대적으로 隔絶[격절]하여 발달되는 중에 枝葉[지엽] 末節[말절]이 차차 딴판이 되어버리고도 그 어느 한 부분에는 생게망게한 본래의 유사점을 보존하고 있는 例[예]를 또 하나 들추어 보겠읍니다。
 
104
동명신화에 동명왕이 다른 지방으로 도망할 때에 쫓는 군사는 덜미를 잡는데 물이 앞에 당하고 건널 것이 없으므로、 하늘을 우러러 한탄을 한즉、 魚鼈[어별]이 나와 다리를 놓아서 건넘을 얻었다 하는 한 대문이 일본 신화에서 大國主命[대국주명](オヌクニヌシノミコト[오오쿠니누시노미코토])라는 고대의 건국 영웅이 갖은 고초를 겪고、 형제 八○[팔영]인을 다 물리치고 형제끼리 경쟁하던 색시를 자기가 장가들고 혼자 나라를 맡아 가지는 이야기의 한 삽화가 되어 있읍니다。 곧 因幡國[인번국]에서 한 토끼를 만나서 그 토끼가 홍수에 밀려서 隱岐島[은기도]로 떠내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려 하나 할 수 없어 애를 쓰는 참에、 海中[해중]에「와니」란 물고기가 많이 떠 있음을 보고 모두 나와서 因幡國[인번국]까지 다리를 놓게 하고、 그 다리를 밟고 건너갔다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형식이 되었읍니다。 이와같은 관계는 이 밖에도 많이 끄집어낼 수 있지마는、 여기서는 이만큼 하여 두겠읍니다。
 
105
이상에 말씀하여 온 바를 보건대、 고대의 동방 세계 줄잡아도 조선 역사중에 들어가는 모든 나라는 죄다 한 끈에 달린 듯이 하느님인 해의 아드님이 인간에 내려와서、 본래 있던 세력을 대신하여 새 나라를 세웠음을 그 역사의 첫장에 적어 가지고 있읍니다。
 
106
그야 나라를 따라 부분적의 차이는 없지 아니하지마는、 大[대]줄기와 主旨[주지]는 어디서나 똑같이 이렇게 되어 있읍니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하는 것보다、 맨 처음에 이러한 이야기의 근본적 본새가 이 민족의 고향에 있어서는 그 민족의 갈래로 생기는 나라들은 다 각기 이것을 가져다가 자기네 나라 배포하던 역사 첫장을 삼았다고 하여、 가장 설명하기가 편한 것입니다。
 
107
대개는 맨처음 단군신화가 있고、 이것이 한 계통으로서 나온 여러 부족의 사이에 두루 전하여、 얼마만큼씩 시대적ㆍ지방적 기타 특수 사정에 인한 특색을 섞어 가면서 부여ㆍ고구려ㆍ백제ㆍ신라ㆍ가락 등의 동일한 意匠[의장]의 天子[천자] 건국 설화를 만들었으리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것으로 조선 신화의 대줄기인 天子系[천자계] 신화에 관한 말씀은 한 단락 짓고、 다음으로 옮기겠읍니다。
 
108
조선 고대 신화의 중에는 王統[왕통]이나 귀족의 기원을 天主[천주]ㆍ日神[일신]에 두지 아니하고 해외의 어느 곳에서 왔다 하는 또 한 그룹이 있읍니다。 그 대표가 된 것은 신라 三王族[삼왕족]의 하나인 昔氏[석씨]의 내력입니다。 <삼국사기>를 據[거]하건대、
 
109
脫解[탈해]는 본래 多婆那國(다파나국)의 사람이니、 다파나는 倭國[왜국] 동북 一千里[일천리]에 있었다。 처음 국왕이 女國[여국] 왕녀를 장가들어 아이를 배었더니、 七[칠]년만에 큰 卵[란] 한 개를 낳았는지라、 왕이 가로되、 사람이 卵[란]을 낳다니 변괴로다、 내다 버리라 한대、 그 어머니는 차마 그러지를 못하여 비단에 卵[란]을 싸고 갖은 보물을 어울러서 궤짝 속에 넣어서 바다에 띄우고 갈데로 가라고 하였다。 처음 金官國[금관국]、 곧 가락국의 해변에 가서 닿으니、 가락 사람은 괴이히 여겨 취하지 아니하고、 다시 辰韓[진한]곧 신라의 阿珍浦口[아진포구]에 이르니、 해변의 노파가 줄에 매어 끌어 내어다가 궤를 열고 보매 한 아이가 있으므로、 그 할머니가 집어내어 길렀다。 차차 자라니 신장이 九[구]척이요 풍신이 훌륭하고 지식이 뛰어나니、 나라에서 듣고 데려다가 사위를 삼고 벼슬하여 政丞[정승]에 이르고、 및 임금이 돌아가시매 그 뒤를 이어서 왕위에 나아갔다。
 
110
어진 政事[정사]를 행하다가 돌아간 뒤에는 東岳[동악]의 山神[산신]이 되어 길이 국민에게 위함을 받았다。
 
111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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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에는 또 그 궤가 떠들어올 때에 까치가 울면서 따라온 고로、까치 鵲字[작자]의 한쪽을 떼어서 성을 昔[석]이라 하였다고 적었으니、 성씨의 출저에 관한 부분은 맹랑한 말이거니와、 까치가 따라왔다는 것은 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이었음을 생각할 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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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話傳說集[신화전설집] <殊異傳[수이전]>
 
114
多婆那國[다파나국]은 <삼국유사>에는 龍城[용성]이라 하고、 또 正明[정명]이라 하기도 하고、 琓夏[완하]ㆍ花廈(화하)라 하기도 하고、 역시 倭國[왜국] 동북 一千里[일천리]에 있다고 하였읍니다。 다파나국 龍城[용성]이고 正明[정명]이고 어느 것이 옳을는지 알 수 없고、 一[일]천 리라는 거리는 필시 먼 것을 의미한 것으로 보이거니와、 그 위치를 왜의 동북으로 잡음에는 미상불 재미있는 聯想[연상]을 할 것이 있읍니다。 무엇이냐 하면 아시아 동북부의 古民族[고민족] 사이에 행하는 大鴉(대아)(왕가마귀) 神話[신화]입니다。 이를테면 시방 캄차카 반도 일대로 몰려들어가 사는 코리악 민족의 間[간]에는「커키누쿠」라고 이름하는 왕가마귀를 저희들의 조상이라 하여、 이 왕가마귀가 신령도 되고 사람도 되고 다른 여러 가지 변화를 하면서 세상에서 활동하는 이야기가 퍽 많아서 그네가 가진 신화 一四○[일사영]편 중에 단 아홉을 빼고는 죄다 이 왕가마귀의 이야기입니다。 이 왕가마귀는 곧 그네의 토템、 곧 그 씨족을 나타내는 動物祖靈[동물조령]입니다。 그 왕가마귀는 처음 신령님이 만드신 것이라하기도 하고、 저절로 생겨난 것이라 하기도 하지마는、 어떠한 신화에는、 그는 본래 양친이 있었으나 어려서 어버이의 버린 바 되어 혼자 자라서 영특한 사람이 되었다고 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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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탈해의 신화에 나오는 까치는 혹시 이 아시아의 고대 민족인 코리악인의 왕가마귀로 더불어 연락이 있지 아니한가를 생각케 합니다。 탈해의 본국이 해외의 동북방에 있고、 그가 옴에는 까치가 따라왔다 함이 아무리해도 북방 아시아의 냄새를 풍김이 있읍니다。 반도의 동해안에는 아시아 북방 민족과 혹 그 문화가 흔적을 머물렀으리라고 생각함은 본래부터 망발일 것 아닙니다。 탈해 전설을 <殊異傳[수이전]>이라는 오랜 文載[문재]에는、
 
116
龍城國[용성국]의 왕비가 大卵[대란]을 낳으니、 괴이타 하여 卵[란]을 小櫃[소궤]에 넣고 노비와 七寶[칠보] 文貼[문첩]을 껴서 배에 실어 바다에 띄웠다。 배가 흘러서 阿珍浦[아진포]에 이르거늘、 촌장 阿珍[아진] 등이 궤를 열고 卵[란]을 내었더니、 홀연 까치가 와서 그 卵[란]을 쪼아 깨매、 거기 童男[동남]이 들어앉아 있다가 스스로 일컫기를 탈해로라 하였다。 村婦[촌부]에게 부탁하여 어미를 삼으니、 書史[서사]를 배우고 겸하여 지리의 術[술]에도 통하며 체모가 雄傑[웅걸]하였다。 吐含山[토함산]에 올라가서 京師[경사]의 地勢[지세]를 살피다가 新月城[신월성] 터가 살 만한 것을 보았는데、 거기는 瓠[호]를 차고 해외 어디서론지 떠들어온 瓠公[호공]이란 이가 전부터 살고 있었다。 탈해가 그 터를 앗으려 하여、 밤에 그 집 동산으로 들어가서 대장장이 제구를 파묻어 놓고 官家[관가]에 가서 하소연하여 가로되、 저는 대대로 대장 일을 하옵는데、 잠시 隣鄕[인향]에 다니러 간 동안에 瓠公[호공]이 제 집을 앗아 들었사오니 살펴 주옵소서 하여、 파 보매 과연 대장의 제구가 있었다。 왕이 탈해가 또한 鷄林人[계림인] 아님을 아시되、 특히 그 비범히 생김을 보시고、 그 집으로써 下賜[하사]하시고、 長公主[장공주]로써 사위를 삼으셨다。 龍城國[용성국]은 倭國[왜국] 동북 二[이]천 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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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읍니다。 <수이전>이란 책은 조선 고대의 神異[신이]한 故事[고사]를 모아서 적은 것으로서、 시방 말로 하자면 신화ㆍ전설집이라 할 것이요、 그것이 만일 온전히 전할 것 같으면、 우리 고대 문화를 稽考[계고]하는 上[상]에 一大源泉[일대원천]、 一大光明[일대광명]이 되겠지마는、 그 全書[전서]는 시방 전하지 아니하고 겨우 斷篇零章[단편영장]이 다른 책에 인용된 것을 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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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羅[신라] 때의 政丞[정승] 瓠公[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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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전>의 작자에 관하여는 兩說[양설]이 있어서、 혹은 신라 崔致遠[최치원]의 撰[찬]이라 하고、 혹은 고려 朴寅亮[박인량]의 저라고 하는데、 설사 박씨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는 文宗朝[문종조](서기 一○四七[일영사칠]~一○八三[일영팔삼])에 登第[등제]하여 文名[문명]이 내외에 드날린 사람인즉、 김부식의 <삼국사기>(서기 一一四五[일일사오])보다 앞서기 반세기 이상 거의 一[일]세기나 될 것입니다(시방 여기 인용한 脫解[탈해] 故事[고사]는 이조 成宗[성종][칠]년 撰成[찬성]에 係[계]한 <三國史節要[삼국사절요]>에서 再引[재인]한 것입니다)。 <수이전>의 탈해 고사도 또한 이미 識的[식적] 합리화한 形跡[형적]을 가릴 수 없지마는、 그는 별문제로 하고、 그 중에서 도리어 원시적 색채를 나타내는 것으로 認[인]할 요소로서、 까치가 알을 쪼아내는 소임을 하였다는 한 귀절이 여기서 우리의 興味[흥미]를 줍니다。 까치가 昔氏[석씨]의 祖先[조선]인 탈해를 이 세상으로 탄생케 하는 직접 세력이라 함은 자칫 한 걸음만 환원시키면 까치가 토템이었다는 의미를 이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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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하간에 신라의 古史[고사] 설화에는 탈해의 외에도 해외로서 떠들어온 족속이 또 있읍니다。 탈해보다 앞서서 신라 시조의 때에 政丞[정승]이 되어 활동하던 瓠公[호공]이라는 이、 탈해 전설에도 나오는 瓠公[호공]이 그 하나입니다。 <삼국사기>에 그 내력을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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瓠公[호공]이란 이는 그 씨족을 꼭 알지 못하나、 본래 倭人[왜인]으로서 바가지를 허리에 매고 바다를 건너온 고로 이르기를 瓠公[호공]──바가지 영감이라고 하였다。
 
122
하였읍니다。 이 바가지란 것은 동방의 신화ㆍ전설 중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소임을 보고、 조선에도 흥부의 바가지가 하늘이 주시는 보배를 담아 가지고 있었다 하는 것이 있거니와、 臺灣[대만] 土人[토인] ブヌン[부눈][족] バハフル[바하후루][사]의 전설에는、 옛날에 라모가나란 곳에 조롱박 한 개와 흙솥 하나가 있었는데、 조롱박에서는 사내아이가 나오고、 흙솥에서는 계집아이가 나와서、 이 두 사람이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 하고、 또 タイヤル[타이야루][족]ㆍアミ[아미][족] 등의 신화에는、 하늘이 바가지 속에 곡식 씨앗을 넣어 주셔서 사람이 먹고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여러 가지로 전하고 있읍니다。 또 남방의 印度支那[인도지나]의 짜라이族[족] 중에는 火王[화왕]ㆍ水王[수왕]이라는 神君[신군]이 있어 부근 여러 부족이 敬畏[경외]하고、 그 국왕들이 수년에 一次[일차]씩 여러 가지 보물을 禮幣[예폐]로 드리고서 세상이 太平[태평]하게 하여 줍시사 하면、 火王[화왕]ㆍ水王[수왕]은 큰 바가지에 쌀과 깨를 잔뜩 담아서 답례로 주는데、 받은 물건에 비하여 回謝[회사]하는 것이 아주 변변치 못하지마는、 실상 이 바가지 속에는 火王[화왕]ㆍ水王[수왕]의 신령한 능력이 들어 있다하여 받는 이는 크게 황감하게 생각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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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의 神道[신도]에서는 바가지를 水神[수신]으로 쳐서 火災[화재] 豫防[예방]을 축원하는 일이 있읍니다。 이렇게 바가지는 특별히 남방 해상 민족의 신화 중에 한 중요한 요소로 쓰이는 것입니다。 瓠公[호공]의 차고 온 바가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혹시 해녀의 허리에 차는 것 같은、 물에 뜨는 물건이란 뜻을 옮겨서 배를 비유한 것일지도 모르거니와、 바가지 그것에 남방 해상의 짠바람이 섯도는 것만은 事實[사실]입니다。 탈해나 瓠公[호공]을 다 倭國[왜국]에서 왔다고 하였지마는、 이 왜국이 반드시 일본을 가리키는 것 아니라 泛博[범박]하게 바다 건너 나라를 의미함에 불과함을 우리는 생각합니다。
 
124
또 일변 신라 어느 王統[왕통]의 시조에 관하여는 婆蘇[파소]라 하는 해외에서 들어온 이상한 색시가 와서 낳은 것이라는 전설이 있읍니다。 중국 어느때 帝室[제실]의 따님으로 반도로 와서 동방의 처음 임금을 낳고 神母[신모] 혹 聖母[성모]로 推尊[추존]되어 慶州[경주] 西鳶山[서연산]에 위해 앉힌 이가 그이라 합니다。 여기 말하는 중국이란 것도 반드시 支那[지나]를 가리키는 것 아니라、 대개 서편 바다 밖 어디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또 아까 말씀한 가락국 시조 수로왕의 后[후]는 西南[서남]편 해외의 阿踰陀國[아유타국]으로서 왔다 하는데、 이 아유타란 이름은 佛經[불경]에 나오는 印度[인도]의 나라요、 또 남양 방면의 옛 나라에도 阿踰闍아유도]라는 이름이 있기도 하지마는、 그것이 꼭 어디라고 말함은 도리어 너무 영절스러우며、 역시 南[남]편 해외의 어디라는 의미쯤으로 볼 것입니다。 여하간 반도 남방의 女系[여계] 貴族[귀족]에는 그 근본이 해외에 있음을 전하는 이가 더러 있습니다。
 
 
125
海神[해신]과의 婚姻關係[혼인관계]
 
126
대개 어떤 신화에든지 海神[해신]은 흔히 女神[여신]으로 생겨、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의 신화에는 海神[해신]과의 혼인 관계를 말하는 예가 많이 있으니、 이를테면 희랍 신화에 海神[해신] 오세아누스와 그 처 테티스와의 사이에서 오세아니데스라는 許多[허다]한 女神[여신]이 나고、 또 그 자녀 중에서 네레이데스라는 五○[오영] 명 여자가 나서 各神[각신]에게 시집갔는데、 그 중의 하나로 유명한 海神[해신] 아퍼트리테는 제우스의 아우되는 넵튠의 처가 되어 여러 가지 풍파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아까 말씀한 코리악인의 신화에도 해신에게 장가든 임금이 많이 있고、 일본 신화에도 해신이 여자로서 자주 출동합니다。 ワタツミノカミ[와타쓰미노카미]라는 海神[해신]과 ワタツミノカミノミヤ[와타쓰미노카미노미야]라는 海中世界[해중세계]가 있어、 지상의 豪族[호족]과의 사이에 婚媾혼구] 관계를 이야기함이 그것입니다。 우선 神武天皇[신무천황]의 外家[외가]가 海神[해신]의 一[일]족이었읍니다。 <古事記[고사기]>의 大意[대의]를 取[취]하여 소개하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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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帝孫[천제손]이신 邇邇藝命[이이예명](ニニギノミコト[니니기노미코토])이 笠沙岬[입사갑](カササノミサキ[카사사노미사키])로 하강하셔서 大山津神[대산진신]의 第二女[제이녀]인 木花咲耶媛[목화소야원](コノハナサクヤビメ[코노하나사쿠야비메])를 만나 결혼하고、 그 사이에서 火照命[화조명](ホデリノミコト[호데리노미코토])와 火須勢理命[화수세리명](ホスセリノミコト[호스세리노미코토])와 火遠理命[화원리명](ホオリノミコト[호오리노미코토]) 三[삼]형제를 낳으셨는데、 형이신 火照命[화조명]은 海漁[해어]가 선수요、 弟[제]인 火遠理命[화원리명]은 山獵[산렵]이 선수러니、 하루는 火遠理命[화원리명]이 형님께 향하여 山海[산해]의 利[리]를 좀 돌려 보십시다 하고 漁獵[어렵] 諸具[제구]를 바꾸어서 시험한즉、 두 편이 다 신통치 못할 뿐 아니라、 火遠理命[화원리명]은 형님의 낚시까지를 물고기에게 떼어 보내었다。 그래서 형제의 생각이 다도로 제 長技[장기]대로 할 것이라 하고 제구를 돌려보내는데、 아우가 형님께 잃어버린 것 대신으로 낚시 五[오]백 개 또 천 개를 물어놓는다 해도 형님이 받지 않고 기어코 본래의 것을 주어야만 한다고 하므로、 火遠理命[화원리명]이 할 바를 몰라서 해변에 가서 엉엉 울고 있었다。 鹽椎神[염추신]이란 어른이 지나다가 우는 까닭을 듣고、 내가 좋은 수를 내어 드리리다 하고、 火遠理命[화원리명]을 작은 배에 태워서 바다 밖으로 띄워 보내었다。 배 가는 곳에 길이 저절로 열리더니、 얼마만에 海神[해신]의 대궐 앞에 당도하였다。 먼저 해신의 따님과 이어 해신이 친히 나와서 火遠理命[화원리명]을 뵙고 天帝[천제]의 자손임을 알고 얼른 맞아들여서 대접을 잘하고 따님(豐玉姬[풍옥희]、 トヨタマヒメ[토요타마히메])를 아내로 바쳐서 三[삼]년 동안 즐겁게 지내었다。 하루는 火遠理命[화원리명]이 근심이 가득하여 한숨을 쉬시매、 따님이 웬 일입니까 하고 묻거늘 낚시를 잃고 그것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던 곡절을 말씀한대、 해신이 가만히 있으라 하고、 곧 海中[해중]의 고기란 고기를 다 모아서 사실한 뒤에、 어느 도미의 아가미에서 그 낚시를 찾아서 빼어서 내놓았다。 그리고 곧 鰐魚[악어]를 불러서 火遠理命[화원리명]을 일본국으로 모셔다 드리라 하여、 하루만에 還國[환국]하여 형님께 그 낚시를 돌려드렸다。 그러나 이로부터는 이 낚시에 고기가 잘 잡히지 아니하므로、 형님 火照命[화조명]이 아우를 매우 원망하여 별별 모계로 아우를 해치려 하건마는、 아우는 해신에게서 여러 가지 防護[방호]하는 제구를 가지고 온 것이 있어서 해를 입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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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子系[천자계]와 海神系[해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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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海神[해신]의 따님 豐玉姬命[풍옥희명]이 일본국으로 건너와서 火遠理命[화원리명]을 뵙고 여쭙기를、「그 동안 내가 아이를 가져서、 배를 풀 때가 되었기로 이리로 왔읍니다」하고、 따로 産室[산실]을 지어 주시고 결코 해산하는 것을 보시지 마십시오 하고 신신당부하였다。 그러나 火遠理命[화원리명]은 궁금하여서 산실을 엿보니、 豐玉姬命[풍옥희명]께서 한참 鰐魚[악어]가 되어서 이리 기고 저리 기므로 놀라서 피신하였다。 豐玉姬命[풍옥희명]은 들킨 줄을 알고 원통해서 하시는 말씀이、「내가 오래오래 海路[해로]로 왕래하면서 늘 뵙고 지내려 하였더니 내 本形[본형]이 탄로된 바에 부끄러워서 다시 대면치 못하겠읍니다」하고、 곧 몸을 솟구쳐 바다로 들어가서 海陸[해륙]의 교통하는 길을 틀어막고 水宮[수궁]으로 돌아갔다。 이때 탄생하신 어른이 鵜萱葺不合命[제훤즙불합명](ウガヤフキアエズノミコト[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이시요、 이 어른의 姨母[이모]인 玉依姬[옥의희](タマヨリノヒメ[타마요리노히메])를 장가들어서 그 사이에서 五瀨命[오뢰명](イツセノミコト[이쓰세노미코토])ㆍ稻冰命[도빙명](イナヒノミコト[이나히노미코토])·御毛沼命[어모소명](ミケヌノミコト[미케누노미코토])·若御毛沼命[약어모소명](ワカミケヌノミコト[와카미케누노미코토])의 四[사]형제를 낳으셨다。 막내의 若御毛沼命[약어모소명]은 또 이름을 神倭伊波禮毘古命[신왜이파례비고명](カムヤマトイワレビコノミコト[카무야마토이와레비코노미코토])라 하시니、 곧 후의 武神天皇[무신천황]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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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읍니다。 곧 人皇[인황]의 高祖[고조]이신 神武天皇[신무천황]께서는 外家[외가]와 眞外家[진외가]가 다 해신의 댁이시란 말씀입니다。 이 海神族[해신족]의 本國[본국]에 대하여 학자들 중에는 혹 琉球[유구]라 하고 혹 신라라 하는 등 실제적 해석을 시험하는 이도 있지마는、 그것은 어떻게 되든지 일본의 건국 신화에는 해신과의 관계를 말한 것이 다만 一[일]、 二[이]뿐 아닙니다。 더 후년의 故事[고사]가 되어 있는 田島間守[전도간수]의 常世國[상세국] 교통과 水江浦島子[수강포도자]의 蓬萊山[봉래산] 왕래도 무론 海神系[해신계] 설화의 眷屬[권속]으로 볼 것일까 합니다。 海國[해국] 일본의 신화ㆍ전설에 해신 관계가 비교적 濃密[농밀]히 나타남은 진실로 당연하다고 하겠지요。 조선도 이미 三[삼]면에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니까、 마땅히 해신 관계의 事實[사실]이 있고、 더러 해신의 색시에게 장가도 들어야 할 터인데、 분명히 그렇다고 드러내놓은 것 없음이 도리어 기이합니다。 나는 신라의 娑蘇聖母[사소성모]와 가락의 許皇后[허황후]는 본래 海中[해중]의 임금、 곧 龍王[용왕] 또 海神[해신]의 따님이란 것이 후세에 이르러 상식에 맞추어 이리쿵저리쿵 形貌[형모]를 變改[변개]한 것이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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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이상에 말씀한 脫解[탈해]ㆍ瓠公[호공]ㆍ娑蘇[사소]ㆍ許黃玉[허황옥] 등의 설화는 天帝子[천제자] 독판의 동방 신화 중에 있어서 여러 가지로 색채와 香味[향미]가 특이하고、 무엇보다도 해외의 관계를 말함에서 그러한 것이니、 우리는 조선신화에서 이러한 한 끄덩이를 모아서、 편의상 「海神系[해신계]」 신화라고 이름하여 따로이 그 성립 근거를 고찰하고 있읍니다。 이 해신계 신화는 첫째 그 범위가 신라ㆍ가락의 반도 東南[동남] 한 귀퉁이에 그치고、 둘째 그 수량이나 관계 事實[사실]이 극히 적고、 세째 임금의 마나님 아니면 政丞[정승]으로써 신화의 중에 출현하여 탈해와 같이 왕위에 오르기까지 하였으되、 그 後事[후사]는 또한 적막하여버린 것처럼 그 지위가 동방의 신화 중에서 항상 陰地[음지]쪽으로 돌고 더부살이로 끼어 있고 傍系的[방계적]으로 존재함에 불과합니다。 어디까지든지 天子系[천자계]의 신화가 大[대]줄기요、 그 한쪽의 작은 곁지로 海神系[해신계] 神話[신화]가 붙어 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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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신화는 대개 이상에 말씀한 것같이、 天子系[천자계]의 신화 大部[대부]와 海神系[해신계] 신화 一部[일부]로써 구성하여 있는데、 천자계의 신화는 무론 북방적 대륙적의 내용을 가진 것이요、 해신계의 신화는 해양적인 동시에 남양적 색채를 농후하게 띠었읍니다。 신화의 성립과 발달과 변천은 무론 여러 가지 조건과 형태로써 행하는 것이니까、 그 해석과 설명은 신중히 함을 요하지마는、 후세에 남아 있는 조선 신화의 이 體相[체상]은 그대로 역사상 事實[사실]에 부합함을 봅니다。 조선 역사를 만든 민족과 및 문화의 本幹[본간]은 대체로 북방 대륙의 계통에 속하지마는、 그래도 期節風[기절풍]이 불고 조류가 밀리는 바에、 남방 해양 계통의 것이 없지도 못하였으리니、 시방 있는 조선 실화가 대체로 天子傳說[천자전설] 중심이면서도 약간의 해외 관계 사실을 섞어 가졌음은 이 관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양 관계의 사실이 신라ㆍ가락의 東南[동남] 연해 지방에 그치고 그 형적이 그다지 뚜렷하지 못함은、 역시 海洋文化[해양문화]의 영향이 시간으로나 처소로나 자연한 制限[제한]을 받아서 대단한 발전을 보지 못하고、 마침내 大陸文化[대륙문화]에게 압도되고 만 것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화의 大勢[대세]가 역사의 실정으로 더불어 자위가 꼭꼭 들어맞음은 신화에서 역사를 찾고 역사에서 신화를 징험하는 흥미를 한층 더 깊게 하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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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九年[일구삼구년] 二月[이월] 十六日[십육일]~三月十三日[삼월십삼일]>
【원문】조선(朝鮮)의 신화(神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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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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