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山中(산중)에 깁히 드러 佛前(불정)의 焚香(분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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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에 영비1)고 血誠(혈성)으로 盟誓(맹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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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이 깁히 잠겨 男女 情慾(남녀 정욕) 쳣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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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의 구든 節(절개) 變(변)치 마 엿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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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 어 구든 나무 古今(고금)에 읍다드니
16
내 마음 열이라도 마 防塞(방색) 어려워라
19
歲月(세월)을 쵹여 白髮(백발)을 바랏더니
20
光陰(광음)이 더듸 든디 봄빗치 支離(지리)턴디
21
君子 所見(군자소견) 다르든디 바린 몸 눈의 걸녀
22
靑鳥 消息(청조소식) 한두 番(번)에 청조가 한두 번 날아오니
24
春情(춘정)이 無心(무심)여 깁히 든 잠 졀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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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뷔 논일면셔 柯枝(가지)마다 안질 젹과
32
元央(원앙) 밉다 고 근 머리 恨(한)오니
33
如此(여차) 心思(심사) 收拾(수습)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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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母 屛風(운모병풍) 둘너치고 巾櫛(건즐)2)을 밧들난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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妾(첩)의 行實(행실) 젼혀 밋고 醫術(의술)을 먼져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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郞君(낭군)의 깁히 든 病(병) 不死藥(불사약)을 나오랸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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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甘土(당감초) 으드랴고 月外廛(월외전)3)에 出入읍고
50
닷는 말 것는 종을 挾門(협문) 밧게 세웟다가
53
如此(여차) 道理(도리) 放恣(방자)나
55
이 말이 漏洩(누설)면 넉시라도 붓그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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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樂世界(극락세계) 다시 나서 宰相女(재상녀)로 나쵸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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針線 紡績(침선 방적) 내 所任(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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恩德(은덕)을 드리오 至極(지극)히 사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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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비 : 연비(燃臂). 불교에서 계를 받을 때 향불로 팔을 태우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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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巾櫛(건즐) : 수건과 빗. 여자가 아내나 첩이 됨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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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唐甘土(당감초) 月外廛(월외전) : ‘당감초’는 사금광에서 파낸, 금이 섞인 흙. ‘월외전’은 가발을 팔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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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견막이 : 저고리 겨드랑이 부분에 바탕감과 배색이 다르게 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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