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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묘(素描) 2 ◈
해설   본문  
정지용
 

1. 소묘(素描) 2

 
2
『옵바 청산학원이십니까?』
3
『네 청산학원입니다.』
4
『집에 옵바는 효성중학이예요.』
5
그 아이는 만또자락으로 감추다시피 한 P의 단초를 벌서 눈녀겨두고 어린아이답게 첫인사를 부치는 것이엿다.
6
『옵바는 대학부기군요.』
7
P는 『네』하는 응답은 생략하여 버렷다.
8
우월감이 아조 압복된 對話에는 소사나오는 우슴이 아닌 우슴으로 말ㅅ뒤를 흐리여 버리는 것이 例이다.
9
대학부가 무슨 수치가 되랴. 그러나 K시 가톨닉교회에 발을 드듸기 비롯하야 인사도 업시 얼골을 니켜가는 그들 틈에서 P의 프로테스탄트는 잘 버서지지 아니하는 모양새 다른 적은 신발이엿다. 남의 눈에 주눅이 들니고 차차 색다른 붓그럼을 배워가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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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옵바 부름은 조금도 번접스럽지 속되지 안엇다. 이 나라 그리스당 소녀의 미덕을 보앗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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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고마한 손으로 차ㅅ반을 옴기고 따르고 하는 것이 그 아이에게는 힘에 하나 차는 큰 잔치일이라 어른의 귀염성업는 作法에서 나온 것도 아니오 아조 자연스런 遊戱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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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러주는 이른 아츰차는 겨우 쓴맛에 지나지 안엇다. 아즉까지도 도모지 절차를 리해할 수 업던 미사의식의 新嚴한 압박에서 버거나온 P는 가벼운 口渴과 가튼 것을 녹기엿다. 쓰듸쓴 맛을 씹는 것은 어린아이에서 쫏기여나고 어른의 경험에 드러스기 전 P의 초조가 엇더한 <反省>을 반추하는 고적한 동작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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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저내야 할 <日課>를 아조 이러버린 그에게는 그날 아츰 한창 찬ㅅ거리를 어더왓스니 ─ 그 아이는 <카톨닉교회 비들기>라고 도라와서 이야기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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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닉교회 비들기>란 칭찬이 엇지하야 S의 여프로 보는 뺨에 가벼운 질투를 반영하엿더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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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란 것은 얼골에 나리는 구즌 날세라 우서도 바로 태양이 되지 아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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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들기갓지요 깜찍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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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의 귀ㅅ밥에는 귀고리하엿던 바늘ㅅ귀만한 흔적이 ─ 국경 압록강근처에서 어린아이ㅅ적에 하는 풍속이라고 S는 말하엿다 ─ 그날 아츰에는 두뺨을 모다 차지하여 허무한 큰 소라ㅅ속만하게 보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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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모다 매한가지지. 자기 신앙만 가지고 잇스면 그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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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젠 그 자기 신앙에 몹시 고달펏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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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닉만 신앙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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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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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個性 업는 신앙이 무엇하오?자유 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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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웨 침묵라엿더뇨? 일ㅅ절에 피로한 그에게는 <자유>도주체할 수 업시 구기여진 옷자락이엿다. <우울>은 일ㅅ종 <오해>로 해석할냐 하엿다. S와의 사이도 단순한 <우정>으로 해석하쟈, 가장 갓가히 마조 대한 두 언덕우에 스쟈. 다만 그 사이에 시퍼런 뛰여넘지 못할 심연을 닉닉히 들여다보자 ─ 가장 자유로운 그리스도교도의 해석을 그는 취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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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가 그어노신 深淵을 신앙하엿다. 그러나 몇 번이나 그는 언덕에서 眩暈를 녹기엿슬가? 뛰여넘으면 넘는다. 넘고 아니 넘는 것은 하여간 27세ㅅ적 P는 가엽슨 양심을 길넛다, 그것은 안으로 안으로 기여드는 적은 새로서 길우에 떠려트려 업시할가 하면 안으로 깃드는 것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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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오늘은 좀 도라다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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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드럽드리고 잇스면 쓸데업시 회의만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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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것도 그리지 못한 그들의 <일과> 페이쥐는 결국 그날 오후 6월 해를 함폭 빠러드린 큰거리로 펴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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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면 대리석소리 난 듯한 푸른 하늘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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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르는 단장에 적막한 희랍적 쾌활이 가다가 이러스고 가다가 멈추고 하면서.....
 
30
작자는 더 적고 시퍼 시퍼하는 버릇이 잇다.
31
성당안 祭臺 압헤는 성체등이 걸녀잇다.
32
켠 불이 ─ 고요히 기도하는 중에 보이는 것이니 ─ 한나제도 신비롭게 커젓다 적어젓다 할때 거리에는 무수한 희랍적 쾌활이 이러섯다 수그러젓다 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적이 아님으로 커젓자 적어젓다 보아도 조코 그러케 안보아도 무방하다. 이는 성체등도 철저한 책임은 사양 할 것이니, 다만 至聖한 옥좌를 비추는 영원한 붉은 별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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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 빌딩들이 후르륵 떨고 이러스고 이러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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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통을 지나는 市民제씨 脫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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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제비 한쌍이 커 ─ 브를 돌아 슬치고 간다. 유리쪽에 날ㅅ벌네처럼 모하드는 비ㅅ낫치 다시 방울을 매저 밋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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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쉐뿔레는 아조 눈물겹게 일심으로 달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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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인쇄공장 정문에 드러스면서 박쥐우산 날개를 채곡 접어들고 교정실 문을 열 때는 모자를 벗고 테 ─ 블에 돌나안저선 유리잔에 찬물에 마섯다. 이리하야 우리들의 다만 십분간의 사치는 滑走하여 버리고 결국 남대문 큰거리를 지나온 한 시민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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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잇서 교정ㅅ거리가 드러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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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냄새가 이상스런 흥분을 일으키도록 향기롭다. 우리들의 詩가 까만 눈을 깜박이며 소곤거리고 잇다. 시는 활자화한 뒤에 훨석 효과적이다. 시의 명예는 활자직공의게 반분하라. 우리들의 시는 별보다 알뜰한 활ㅅ자를 운율보다 존중한다. 윤전기를 지나기 전 시는 생각하기에도 촌스럽다. 이리하야 시는 기차로 항로로 항공우편으로 신호와 함께 흐터저 나르는 軍用鳩처럼 날너간다.
40
『詩의 라디오 放送은 엇덜가?』
41
『저속한 성악과 혼동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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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전신발송은 엇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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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電報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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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시학이나 전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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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올 때는 B네거리에서 회색버스를 탓다.
【원문】소묘(素描)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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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용(鄭芝溶)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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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3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