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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結語(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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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3~
김동인
1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2
結語(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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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 문학은 1918년에 발족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맨 처음부터 오늘까지의 고생스러운 가시밭을 다 겪어온 나같은 사람은 눈에는 과연 용하게 자라났다고 부르짖지 않을 수 없을 만한 괴로운 가시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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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족의 문학이 발흥하려면 첫째로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고, 감독 당국의 보호 장려가 필요하거늘, 우리의 민족 문학은 처음 대중의 지지의 권외에서 나서 자랐고, 감독 당국의 탄압과 배제의 아래서 성장하였다. 이러한 가시밭에서 자란 문학이 어느 민족에 또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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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난을 뚫고 좀 자라노라니까 좌익문학이라는 것이 생겨나서 순탄히 자라는 민족문학에 커다란 지장을 주었다. 좌익문학이 없어지면서는 소위 태평양전쟁이라는 것이 생겨나서 종이가 없고 물자가 부족한 가난살이에 겹쳐서 당국은 문학협력을 강요하는 어지러운 세상이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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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이른 고개는 38선이라는 구획으로 나라가 두 조각이 나며, 우수한 몇몇 문사가 북조선으로 건너가서 삼십 유여 년 길러온 문학도 두 조각으로 부스러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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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말라. 도야지는 진주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고 한 바이블의 말이 있지만 문학은 이 민족에게는 너무도 거룩한 학문일지도 모른다. 5천 년간 문화로 길러나고 자란 동양민족이 문화를 무시한단 사실도 기막히고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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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당국의 탄압이 있고 일반 대중의 무시까지 겹칠 때, 어떤 때는 이 문학을 탁 내던지고 싶은 충동도 비일비재였다. 그러나 그것을 그냥 붙들어서 오늘날 국가 해방까지 본 것이다. 해방이 되자, 문단 중견들은 모두 북조선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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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북조선에 가 있는 이태준이 문학가동맹 창립 때 어떤날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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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서는 문학자도 大巨(대신)의 대우를 해 준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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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자리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생활안정이 부러운 것이었다. 그리하여 건국 200년 미만인 과학문명의 나라 미국 군정의 남조선을 박차고 북조선으로 건너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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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당 최남선이 언제 이런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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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놈이 문학을 하겠다기에 욕했소. 이놈, 네 아비가 문학 30년에 집 한 간 못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너도 문학이냐고. 그래 의학을 시켰소. 사위도 의사 사위를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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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40년간 이 땅을 통치함에 가장 문학의 발흥을 꺼린 것이다. 문학이 민심에 주는 그 영향력을 생각하여 '문학 없는 땅'을 만들려 한 것이다. 그런 정책 아래서 문학을 건설하노라니, 과연 땀나는 노릇이었다. 지금 우리 나라는 일본에서 해방되고 우리나라 사람의 손으로 운영되는 고장이 되었다. 정치적으로 간섭하고 탄압하는 아무 기관도 없이 오직 자유로운 세상에 나서게 되었다. 이제야말로 내부적으로 남을 밟고 해치려는 좁은 생각에서 해탈되어, 우리의 문학을 힘차게 기를 수 있는 날이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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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40년간, 일본 정치 아래서 우리 사람이 한 일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학대받아 보지 않은 것이 있으랴만, 문학처럼 일본의 학대와 자국민의 무시 아래서 發芽(발아)해서 자란 것은 없다. 그 끈기 있는 생장력을 가지고 우리는 장래 우리의 마음에 맞는 체제 아래서 우리의 문학을 크게 키워 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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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열강의 틈에 끼어서 그 건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방 4천 년의 정기를 모은 우리의 문학을 우리는 장차 키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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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에 자란 우리의 문학을 옥토에 고이 배양할 것이 우리와 우리 후배에게 짊어지워진 지대한 사명이다. 된소나기를 지난날의 꿈으로, 우리는 우리의 문학을 곱게 화려하게 키워 보자ㅡ 이것이 후배에게 주는 가장 진실한 부탁이다.
【원문】結語(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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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194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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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3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