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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나의 再婚(재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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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3~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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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文壇) 30년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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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再婚(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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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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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살림이란 여편네 있어도 귀찮아 못 살겠거니와 여편네 없이도 또한 불편해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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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갈파했거니와, 사실 안해 없는 홀아비 생활을 2년나마 하고 나니 인젠 진저리가 났다. 남매 두 어린 자식을 매일 가꾸어서 학교에 보내고 학교 하학한 뒤에는 또한 학과 복습을 시키고 이것은 사실 여인이 할 노릇이지 사내로서는 감당치 못할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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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여름 나는 두번째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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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결혼하기에 가장 마음에 켕기는 점은 경제적 안정인데 둘러보아야 우리나라에 글 쓰는 사람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문사의 안해란 가난쯤은 달게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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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그 여름에 나는 지금 안해와 혼약을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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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조금 앞서 나는 동아일보에 연재소설을 쓰기로 승낙을 한 것이었다. 동아일보에 연재소설의 요구는 늘 받아왔지만 일체로 신문소설은 거절해 오던 나로서도 결혼을 앞두고 경제문제 해결책으로 승낙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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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에게 있어서 첫 훼절이었다. 아직껏 누가 무슨 소리를 하던 간에 나는 내 길만 닦아 나아간다던 그 주장은 꺾이고 대중소설에 손을 댄 나의 첫번의 훼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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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첫번 신문소설을 쓰기 위하여 龍岡(용강) 온천으로 가서 「젊은 그들」의 첫머리를 좀 써서 동아일보사로 보내자 동아일보는 그만 무기 정간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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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동아일보 편집국장이던 춘원 이광수에게서 간곡한 위로의 편지가 있었으나 나는 에라 잘 됐다쯤으로 쓰기 싫은 글 안 쓰게 되었으니 결국 잘 되었다고 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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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中外日報》(중외일보)(《시대일보》의 후신이다)에서 또 장편을 하나 요구한다. 그래서 《중외일보》에 대해서는 내 주장을 충분히 표시한 뒤에 그런 조건 아래서라도 써 달라면 써 주겠노라고 하여 「太平行」(태평행)을 쓰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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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간 처분을 받았던 동아일보는 그 가을부터 다시 나기 시작하였다. 거기는 「젊은 그들」이 실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중외일보》가 나다 말다 하다가 깜빡 꺼지고 말았다. 「태평행」은 5, 60회 연재되다가 중단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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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땅에서 글 쓰는 사람의 비애란 자기가지여서 다 손꼽기도 어렵거니와, 작품 발표기관 문제도 그 큰 것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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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건 잡지건 작가에게 별별 소리를 다 하여 연재물을 시작하게 한 뒤에는 뒷 책임은 아주 무시해 버린다. 신문(혹은 잡지)의 체면과 체재상 소설 한편쯤 연재해야겠으니 연재를 하는 것이지, 그 작품이 완결되건 말건 그런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런지라 몇천 편의 소설이 신문이나 잡지에서 시작만 되다가 그 신문(혹은 잡지)의 폐간으로 중단되어 버렸는지 일일이 다 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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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행」도 《중외일보》의 폐간으로 중도에 끊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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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ㅡ 연말 가까이 나는 열 편의 창작과 그 밖에 4, 5편의 수필을 써 가지고 상경하였다. 그 새 독신생활 3년에 축적된 정력을 한꺼번에 쏟은 것 이었다. 열흘 동안에 창작 열 편과 수필 4, 5편을 써 던진 것이었다. 그것을 모두 돈으로 바꾸니 꽤 오래간만에 주머니가 두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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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둑한 주머니를 털어서 평양에 남겨둔 오누이 두 아이의 겨울옷을 사 가지고 돌아올 때에 나는 돈의 힘의 고마움을 통절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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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뒤 나는 새 안해를 맞아왔다. 그러나 그 전후부터 나는 강렬한 불면 증에 걸려서 신음하던 중이었다. 파산이라 失妻(실처), 이런 가지가지의 불행한 사고가 만들어낸 병으로서, 약혼기간 중 약혼자를 찾아다닐 때도 최면제는 늘 끼고 다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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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과 나와의 새에 소위 발가락 문제의 사건이 생긴 것이 아마 이때였었다고 생각된다.
【원문】나의 再婚(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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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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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3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