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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廉尙燮(염상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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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3~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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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文壇) 30년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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廉尙燮(염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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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섭과 나는 두 번 큰 싸움을 하였다. 한 번은 서로 아직 상면도 없는 1920년경이요, 또 한 번은 1928년경이다. 그러나 현 문단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를 꼽으라 하면 나는 서슴지 않고 상섭 그 밖 두서너 사람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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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섭의 문학 출발 초년경에는 몹시 불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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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격에는 어디인지 비꼬아진 데가 있어서 젊었을 적에는 남에게 시비를 걸기를 좋아했다. 소성 현상윤과도 무슨 논전을 한 일이 있다. 창간초의 동아일보에 잠깐 들어갔었지만 언제 들어갔다가 언제 나왔는지 電光石火(전 광석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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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고경상은 후원으로 동인제로 《폐허》가 났다가 없어졌지만, 상섭은 《폐허》에서도 한 그림자 엷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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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벽의 아버님 남궁훈 노인이 安秉畯(안병준) 앞에서 조선일보 사장이 될 때 상섭은 남궁벽의 인연으로 조선일보의 편집국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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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명 청년 상섭의 아래 사원이 통제될 리가 없어서 곧 불신임 문제가 일어나서 꼭 사흘 국장 노릇하고는 물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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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정주 오산학교의 교원으로 잠깐 갔었지만, 이 역 언제 갔다가 언제 그만두었는지 전광석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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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동면기에 내가 패밀리 호텔에서 놀아날 때 상섭은 가끔 호텔로 놀러 와서는 그의 능변적인 너부죽한 입을 놀려가면서 뒷날 그의 장편소설에서 보는 것 같은 아기자기한 화술로써 사람을 고혹케 하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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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나는 그 새의 1년간의 놀이에서 피곤도 하고 염증도 생겨 잠깐 동경으로 산보를 다녀와서는 평양의 내 가정으로 돌아와서 그 새의 피곤을 삭였다. 대동강에 김찬영과 마상이〔小舟(소주)〕를 내다가 띄워 놓고 낚시를 대동강에 던지고 그 새 모진 놀이에 피곤한 머리와 몸을 고요히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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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에 상섭은 육당 최남선 주재의 東明社(동명사)에 들어가서 《東明》 편집 책임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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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상섭이 동명사에 있으면서 내게 소설 하나 써 보내라고 부탁하였다. 이 요구에 나는 3·1 옥중기의 한 토막으로 「笞形(태형)」을 써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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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후하여(1923, 4년경이라 생각된다) 지금껏 천도교의 기관지인 듯한 느낌이 강하던 《개벽》이 차차 종합잡지로 체재를 갖추며, 처음은 좌익 색채가 강렬하다가 민족주의 색채로 변하여 동시에 적지 않은 페이지를 문예란에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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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문예비평가로 자임 타임하던 상섭이 《개벽》에 그의 처녀작 「標本室 (표본실)의 靑(청)개구리」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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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본실의 청개구리」에 대하여 나는 1929년 조선일보 지상의 ‘朝鮮 近代(조선근대) 小說考(소설고)’라는 소론에 이렇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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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 문예비평가로 방황하던 상섭은 이에 비로소 소설 작가로서의 길을 발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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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기 그의 능란하고 풍부한 어휘는 문단의 경이였다. 뒷날 내가 아내를 잃고 독신으로 지낼 때에 상섭은 누차 나더러 경기 여인을 아내로 맞으라고 권고하였다. 춘원의 소설 문장이 그처럼 화려한 것은 춘원 부인 허씨의 어 학 코치의 덕이라 하며, 경기 여인의 好辯(호변)이 소설 제작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뜻으로 나더러 경기 여인을 아내로 맞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상섭의 호의적 충고를 좇지 않고 평안도에서도 용강이란 시골, 용강서도 농촌 처녀를 아내로 맞아서 가정을 이루고 현재에 미쳤었지만, 나더러 그런 권고를 하느니만치 상섭은 자기의 경기인인 풍부한 어휘를 아낌없이 소설상 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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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성섭이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소설을 썼다. 이 사람이 소설을 썼구나, 나는 이런 마음으로 그 작품을 보았다. 그러나 연재물의 제1회를 볼 때, 나는 큰 불안을 느꼈다. 강적이 나타났다는 것을 직각하였다. 이인직 (국초)의 독무대 시대를 지나서 이광수(춘원)의 독무대, 그 뒤 2, 3년은 또한 나의 독무대 시대에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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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도기의 청년이 받은 불안과 공포― 「표본실의 청개구리」에 나타난 것은 그것이었다. 나는 상섭의 출현에 몹시 불안을 느끼면서도 이 새로운 ‘하믈레트’의 출현에 통쾌감을 금할 수 없었다. (약)….’
【원문】廉尙燮(염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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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194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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