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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
해설   본문  
박영희
1
밤은 깊이도 모르는 어둠 속으로
2
끊임없이 구르고 또 빠져서 갈 때
3
어둠 속에 낯을 가린 미풍(微風)의 한숨은
4
갈 바를 몰라서 애꿎은 사람의 마음만
5
부질없이도 미치게 흔들어 놓도다.
6
가장 아름답던 달님의 마음이
7
이 때이면 남몰래 앓고 서 있다.
 
8
근심스럽게도 한발 한발 걸어오르는 달님의
9
정맥혈(靜脈血)로 짠 면사(面絲) 속으로 나오는
10
병(病)든 얼굴에 말 못하는 근심의 빛이 흐를 때,
11
갈 바를 모르는 나의 헤매는 마음은
12
부질없이도 그를 사모(思慕)하도다.
13
가장 아름답던 나의 쓸쓸한 마음은
14
이 때로부터 병들기 비롯한 때이다.
 
15
달빛이 가장 거리낌없이 흐르는
16
넓은 바닷가 모래 위에다
17
나는 내 아픈 마음을 쉬게 하려고
18
조그만 병실(病室)을 만들려 하여
19
달빛으로 쉬지 않고 쌓고 있도다.
20
가장 어린애같이 빈 나의 마음은
21
이 때에 처음으로 무서움을 알았다.
 
22
한숨과 눈물과 후회와 분노로
23
앓는 내 마음의 임종(臨終)이 끝나려 할 때
24
내 병실로는 어여쁜 세 처녀가 들어오면서
25
당신의 앓는 가슴 위에 우리의 손을 대라고 달님이
26
우리를 보냈나이다 .
27
이 때로부터 나의 마음에 감추어 두었던
28
희고 흰 사랑에 피가 묻음을 알았도다.
 
29
나는 고마워서 그 처녀들의 이름을 물을 때
30
나는 '슬픔'이라 하나이다.
31
나는 '두려움'이라 하나이다.
32
나는 '안일(安逸)'이라고 부르나이다 .
33
그들의 손은 아픈 내 가슴 위에 고요히 닿도다.
34
이 때로부터 내 마음이 미치게 된 것이
35
끝없이 고치지 못하는 병이 되었도다.
 
36
백조 3호 (1923. 9)
【원문】월광으로 짠 병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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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희(朴英熙) [저자]
 
  1923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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