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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오백년가 (漢陽五百年歌) ◈
◇ 6 ◇
해설   목차 (총 : 13권)     이전 6권 다음
1913년
사공수
1
단장전에 세워 놓으니
2
바람 끝에 펄렁펄렁.
3
堂上에 급히 앉아
4
天機를 바라보니,
5
남방의 將星 하나
6
고령군에 떨어졌다.
 
7
바삐 가서 데려 오라.
8
이 장수가 누구던가?
9
金德齡이 이 아닌가?
10
군관이 영을 듣고
11
나는 듯이 달려가서,
12
德齡 집을 찾아가서
13
德齡을 재촉하여
14
한양 성중 得達하니,
 
15
李如松의 거동 보소.
16
德齡의 손을 잡고
17
반가이 하는 말이,
18
이 같은 난세 중에
19
그대 같은 將略으로
20
數間茅屋 집 가운데
21
맥맥히 누웠는가?
 
22
조선을 나와 보니
23
난리가 대단하오.
24
蒼生은 고사하고
25
社稷이 말 아닐세.
26
임금이 可遷하니
27
시각이 어렵도다.
 
28
일본 대장 소섭이는
29
智謀 將略 의논컨대,
30
司馬穰苴 無可奈요
31
孫臏 吳起 可笑롭다.
32
이렇듯이 장한 장수
33
백만 병을 거느리고,
34
평양을 도륙하고
35
練光亭에 진을 치고
36
북도에 웅거하니,
37
잡기를 의논컨대
38
그대 將略 아니면은
39
어느 누가 잡으리오.
40
행장을 바삐 차려
41
사속히 내려가서,
42
대사를 도모하여
43
소섭이 목을 베어
44
내 앞에 바치어라.
 
45
德齡이 聽令하고
46
匹馬單騎 재촉하여
47
나는 듯이 내려갈 제,
48
임진강을 얼른 건너
49
송도를 지난 후에,
50
마마역 숙소하고
51
제역을 얼른 지나,
52
청강성을 바삐 가서
53
백설령을 급히 넘어,
54
청양점에 숙소하고
55
모란봉을 잠깐 지나,
56
을밀대에 잠깐 쉬어
57
기린골을 바삐 지나,
58
패강을 얼른 건너
59
장림들을 다다르니,
60
부벽루가 어디메뇨?
61
연광정이 여기로다.
 
62
金德齡 이십 세에
63
평양 감사 裨將으로,
64
삼 년을 지낼 적에
65
누구와 친했던가?
66
如何 美人 여럿 중에
67
그 중에도 유정하다.
68
평양 기생 花月이와
69
은밀한 인정 맺어,
70
백년을 기약 두고
71
맹세를 깊이 맺어,
72
평생을 잊지 말자.
73
이렇듯이 굳은 마음
74
전라 어사 이도령이
75
남원 기생 춘향이와,
76
백년 기약 맺은 듯이
77
둘이 서로 맺은 듯이.
 
78
德齡의 거동 보소.
79
이전 인정 생각하여
80
花月을 찾아 가니
81
花月 어미 春桂 말이,
82
반갑도다 우리 사위.
83
즐겁도다 우리 사위.
84
나의 딸 花月이와
85
함께 죽자 맹세터니,
86
행차 한 번 떠난 후로
87
소식조차 頓絶하오.
88
죽자 사자 하던 인정
89
그다지도 매몰찬가?
90
나의 연세 십구 세요
91
화월 나인 십육 세라.
92
浮碧樓 죽림 속에
93
이별할 제 뿌린 눈물
94
지금까지 마르지 않네.
95
여부 여보 나리님요,
96
마소 마소 그리 마오.
97
사람 대접 그리 마오.
98
아무리 천첩인들
99
인정조차 다르리오.
100
비장 나리 가신지가
101
지금까지 몇 해 되오?
102
을유년(1585)에 맺은 언약
103
임진년(1592)에 풀러 왔소?
104
아무리 언약 둔들
105
제 몸이 기생이요
106
제 나이 청춘이라.
107
이팔청춘 젊은 년이
108
독수공방 홀로 앉아
109
지금까지 수절하니,
110
기생치고 장하지 않소?
 
111
칠팔년을 수절타가
112
금년 팔월 보름날에,
113
일본 대장 소섭이가
114
威力으로 잡아다가
115
왜장의 첩이 되어,
116
房守 들러 들어가서
117
그 후로는 아니 왔네.
118
花月 아비 제삿날이
119
오늘 지나 내일이요,
120
제삿날에 온댔으니
121
그 때에 만나 보소.
 
122
德齡의 거동 보소.
123
할미 말을 잠깐 듣고
124
들은 후에 생각하니
125
옳고도 無顔하네.
126
花月 어미 거동 보소.
127
푸닥거리 한참 하고
128
후회가 도로 나서,
129
손길 잡고 방에 들어와
130
술 부어 대접하고,
131
담뱃대 앞에 놓고
132
이렇거나 저렇거나
133
잡담고사 다 치우고,
134
아까 했던 할미 말을
135
노여워 말고 분하다 마소.
136
이 같은 난세 중에
137
어찌하여 여기 왔소?
138
나를 찾아 오셨는가?
139
화월 보려 와 계시오?
140
칠팔 년 그린 얼굴
141
아무려나 반가워라.
 
142
金裨將 대답하되
143
장모님 내말 듣소.
144
나도 예서 올라간 후
145
天地喪을 다 당하니
146
喪主되고 출입 못해,
147
편지나 하려 하니
148
기러기 얻지 못해
149
편지도 못 부치니,
150
장모 마음 고사하고
151
내 마음은 좋을쏜가?
152
그럭저럭 황혼 되어
153
夕飯床이 들어온다.
154
등촉을 밝혀놓고
155
밥상을 살펴보니
156
진수성찬 애걔로다.
157
무창의 살찐 고기
158
소담하게 차려 놓고
159
지성으로 권한 말이,
160
밥이나 자시시오.
 
161
德齡의 거동 보소.
162
그 밥을 먹은 후에
163
그날 밤에 혼자 자고,
164
花月이 나오기를
165
고대하여 바라더니,
166
왜 나팔 부는 소리
167
창 밖에 들리거늘,
168
왜 군사 수십 인이
169
花月을 고이 모셔
170
春桂 집으로 들어온다.
 
171
花月의 거동 보소.
172
鬢紅顔 고운 얼굴
173
依舊하게 어여쁘다.
 
174
花月 어미 거동 보소.
175
花月 보고 하는 말이,
176
고령 사는 金裨將이
177
어저께 여기 왔네.
 
178
花月이 이 말 듣고
179
顔色이 不平하여
180
勃然하여 대답하되,
181
金裨將이 누구신가?
182
내가 모른 그 사람이
183
나의 집을 어찌 왔소?
 
184
가마 타고 들어가며
185
어미더러 하는 말이,
186
내일 다시 나올 것이니
187
酒肉이나 많이 하오.
 
188
德齡이 생각하니
189
계집은 헛것이로다.
190
저와 나와 맺은 언약
191
금석같이 굳었더니,
192
왜장과 친한 후에
193
마음이 변했구나.
194
나오기를 기다리어
195
저년부터 죽이리라.
 
196
客窓寒燈 찬바람에
197
心身이 不平하여
198
목침을 돋워 베고
199
三尺劍을 어루만지며
200
경계하여 하는 말이,
201
칼아 칼아 이내 칼아
202
이번 걸음 내 온 일은
203
너도 정녕 알 것이라.
204
부디부디 성공하고
205
너와 나와 함께 가자.
206
칼도 또한 信義 있어
207
이번 성공 내 못하면,
208
내 목숨은 고사하고
209
국사가 말 아니다.
 
210
이렇듯이 경계하고
211
날 새기를 기다리니,
212
五更寒天 風雨中에
213
鷄鳴聲이 狼藉하니,
214
동방이 밝아오며
215
소슬 동창에 해가 뜨니,
216
아침 상이 들어옴에
217
밥을 먹고 앉았으니,
218
창외에서 들린 소리
219
花月이가 또 나온다.
 
220
화월이 들어와서
221
어미 보고 하는 말이,
222
술과 고기 어찌했소.
223
春桂의 거동 보소.
224
술동이 들어내고
225
고기 그릇 들어내어,
226
마당에 포진하고
227
왜졸을 대접하니,
228
저 왜졸의 거동 보소.
229
서로 앉아 지껄이며
230
고기 먹고 배부르고
231
술 마시고 취한 후에,
232
鴻濛天地 이 아닌가
233
醉裏乾坤 여기로다.
234
鴻濛天地 취한 놈이
235
무슨 말을 들을쏘냐?
 
236
花月의 거동 보소.
237
방문 열고 뛰어들어
238
德齡의 손을 잡고
239
一喜一悲하는 말이,
240
반갑도다 반갑도다
241
裨將 행차 반갑도다.
242
좋을시고 좋을시고
243
裨將 행차 좋을시고.
244
七年大旱 비 오신들
245
이보다 더 좋을까?
246
죽은 부모 살아온들
247
이보다 더 좋을까?
248
반갑도다 반갑도다
249
천리 행차 반갑도다.
250
멀고멀고 먼먼 길에
251
행차나 편히 했소.
252
을유년(1585)에 이별하고
253
임진년(1592)에 다시 보니
254
세월은 빨랐으나
255
얼굴은 依舊하오.
256
낭군님이 아니 와도
257
평생을 홀로 늙어,
258
첩의 몸이 죽은 후에
259
지하에서 만나볼까?
260
이렇듯이 마음먹고
261
紗窓에 홀로 누워,
262
눈물로 세월 보내다
263
뜻밖에 난리 나서,
264
왜 대장이 첩을 불러
265
금줄 안에 가둬 두고,
266
어머니도 못 보오니
267
화월의 팔자 보소.
268
청춘에 가장 그려
269
獨守空房 설운 회포
270
굽이굽이 맺혔거늘,
271
家長을 말할진대
272
천리 밖에 있었으니
273
원망치는 못하나마,
274
곁에 있는 저 어머니도
275
마음대로 못 보았소.
 
276
德齡의 거동 보소.
277
어저께 했던 일을
278
내가 보고 분이 나서,
279
네 마음이 변했다고
280
오늘날 다시 오면
281
죽이기로 작정하고
282
너 나오기를 바랐더니,
283
오늘날 하는 일을
284
다시 보고 料量하니,
285
너 보기가 부끄럽다.
286
우리 둘이 만날 적에
287
너의 나인 십육 세요
288
나의 나인 십구 세라.
289
십육 세의 여자는
290
장부 심정 알건마는,
291
십구 세 대장부는
292
여자 마음 몰랐으니,
293
장부되기 부끄럽고
294
여자되기 아깝도다.
 
295
花月의 손을 잡고
296
희희낙락 희롱하니
297
花月이 하는 말이,
298
희롱을 말으시고
299
진정으로 하옵소서.
300
德齡이 대답하되,
301
이별한지 팔 년 만에
302
너의 얼굴 생각하면
303
눈에 삼삼 어려 있고,
304
너의 음성 생각하면
305
귀에 쟁쟁 들리도다.
306
아무리 보자 하나
307
六年 焦土 지낸 후에
308
난리를 또 당하니
309
무슨 여가 있으리오.
310
이번에 여기 옴은
311
月態花容 고운 얼굴
312
다시 한번 보러 왔다.
 
313
花月이 이 말 듣고
314
낯빛을 다시 보고
315
正色하여 하는 말이,
316
아직도 장군님이
317
첩의 마음 모르시고
318
농담으로 희롱하니
319
그 아니 원통한가?
320
장군님 이번 걸음
321
대사를 도모코자
322
첩을 찾아 오셨으니,
323
이 일을 도모하실진대
324
첩 아니면 뉘와 하리.
 
325
德齡의 거동 보소.
326
이 말 듣고 大喜하여
327
잡은 손목 다시 놓고
328
흔연히 하는 말이,
329
나의 마음 너 알았다.
330
과연 정령 그러하다.
331
이번에 내가 온 걸음
332
소섭이를 잡으려고,
333
龍泉劍 드는 칼을
334
갈고 갈고 또 갈아서,
335
금자철병 칼집 속에
336
깊이 꽂아 차고 왔다.
 
337
花月이 이 말 듣고
338
德齡에게 하는 말이,
339
장군님아 장군님아
340
첩의 말을 들어 보소.
341
소섭이 하는 일을
342
낱낱이 말 하리다.
343
사방에 큰 줄 매고
344
칸칸이 방울 달아,
345
바람이 언뜻 불어
346
방울 소리 덜렁하면
347
잠을 깨어 기침하고,
348
잠자는 법을 보면
349
사흘씩 크게 잘 제,
350
첫 잠은 얕게 들고,
351
이튿날은 깊이 들어
352
사람 출입 모르오고,
353
사흗날은 점점 깨어
354
약간 하면 크게 내어
355
기침하는 그 소리에
356
방울이 달랑달랑.
357
턱밑을 만져보면
358
돈짝 같은 저 비늘이,
359
층층이 붙여 박혀
360
겹겹이 싸고 있어
361
구리쇠로 만든 듯하며,
362
時時로 용맹 나면
363
두 주먹을 불끈 쥐며
364
기지개를 켤 때 보면
365
비늘 틈에 살이 보이니,
366
그럴 적에 칼로 치면
367
제 아무리 力身이라도
368
아니 죽고 無可奈지.
369
잠들기를 얕게 들면
370
두 눈을 아주 감고,
371
잠들기를 깊이 들면
372
두 눈을 번쩍 떠서
373
사람을 보는 듯하며,
374
소섭이 하는 일이
375
사람을 의심하여,
376
저와 같이 형용 그려
377
等神이를 만들어서,
378
셋이 같이 누워 있으니
379
어느 것이 소섭인지
380
얼른 보면 모릅니다.
381
양편에 누운 것은
382
等神이가 누운 것이요,
383
그 가운데 누운 것이
384
소섭이가 분명하다.
 
385
임아, 임아, 장군님아!
386
내 말 부디 명심하오.
387
내일이 이틀째라
388
큰 잠 자는 그 날이오.
389
부디부디 들어오소.
390
내일 밤에 들어오면
391
장군님의 이번 大事
392
성공하고 가시리다.
 
393
이렇듯이 약속하고
394
花月이는 들어가서,
395
바지 솜을 빼어들고
396
그 많은 방울 구멍을
397
나갈 적에 틀어막고
398
들어오며 다 막으니,
399
아무리 출입해도
400
방울이 소리 없네.
 
401
德齡의 거동 보소.
402
삼경이 지난 후에
403
칼을 짚고 들어가니,
404
좌우의 倭卒들은
405
적적히 잠을 자고
406
인적이 고요하다.
 
407
練光亭을 올라가니
408
花月이의 거동 보소.
409
德齡 온 줄 정녕 알고
410
문을 열고 내달아서
411
손을 잡고 인도하니,
412
덕령이 뒤를 따라
413
문을 열고 서서 보니,
414
집동 같은 소섭이가
415
셋이 같이 누웠으니
416
알고 봐도 놀랍도다.
 
417
德齡의 將略 보소.
418
한번 보매 기가 막혀
419
칼을 짚고 혼잣말로,
420
대단할사 소섭이여!
421
듣던 말과 과연 같다.
 
422
정신을 다시 차려
423
자는 눈을 살펴보니
424
두 눈 빛이 경쇠 같고,
425
불빛과 서로 비춰
426
眼光이 영롱하여,
427
노기가 등등하여
428
德齡을 보는 듯하다.
 
429
德齡의 용맹 보소.
430
오른발을 높이 들어
431
자는 놈의 코를 차니,
432
소섭이 용맹 봐라.
433
두 주먹을 불끈 쥐고
434
두 발을 벌리고서
435
기지개를 한참 켤 때,
436
德齡이 칼을 들어
437
비늘 사이 살을 치니
438
칼을 맞고 떨어질 때,
439
머리 없는 저 장수가
440
설설 기어 칼을 찾아
441
德齡을 친다는 게
442
練光亭 대들보를 치니,
443
칼날로 친 자취가
444
지금까지 완연하니,
445
목 없는 저 장수가
446
저렇듯이 장하거든
447
목 있을 때 용맹 나면
448
용맹이 오죽할까?
 
449
花月이 곁에 있어
450
깍지재를 흩어 놓으니
451
죽은 몸이 요동 없네.
 
452
德齡이 거동 보소.
453
벤 머리 싸서 들고
454
花月이를 하직할 제,
455
측은하게 하는 말이
456
장하도다 이 花月아!
457
팔 년 만에 이제 와서
458
이렇게 가기 섭섭하다.
459
갈 길이 바쁘니
460
지체하기 어렵도다.
461
난리나 평정되면
462
다시 한번 볼 것이니
463
부디부디 너희 母女
464
殘命이나 보존하라.
 
465
花月이 이 말 듣고
466
슬피 울며 하는 말이,
467
장군님아 장군님아
468
첩의 말을 들어 보소.
469
(살려 두곤) 못 가리니
470
첩의 목을 베어 주오.
471
장군님의 드는 칼로
472
첩의 목을 베어다가
473
첩의 어미 주고 가오.
 
474
德齡이 이 말 듣고
475
탄식하고 하는 말이,
476
너와 같이 도모하여
477
만고 없는 대장 머리
478
한 칼에 베었거늘,
479
너의 공을 의논하면
480
千金賞을 준다 해도
481
千金이 부족하고,
482
萬金賞을 준다 해도
483
萬金이 부족하거늘,
484
상금이야 못 줄망정
485
마라마라 그리 마라.
486
추호라도 해할쏘냐?
487
殺妻求將하는 사람
488
吳起밖에 또 있느냐?
489
人情 박혀 못 하겠다.
490
부디부디 잘 있거라.
 
491
花月이 이 말 듣고
492
진정으로 비는 말이,
493
오늘밤에 장군님이
494
첩과 함께 同謀하여
495
왜장을 죽이시고
496
장군님만 가고 보면,
497
저 倭卒의 거동 보소.
498
저희 장수 죽였다고
499
첩의 모녀 죽일 거니,
500
오늘밤에 장군님이
501
첩의 목을 끊어다가
502
첩의 어미 주고 가면,
503
첩은 이미 죽었어도
504
첩의 어미 살아나지.
505
제발 덕분 장군님은
506
첩의 목을 베어다가
507
가는 길에 주고 가오.
508
첩의 원이 이것이오.
 
509
德齡의 거동 보소.
510
한숨짓고 생각하니
511
事情은 박절하나
512
事勢는 당연하다.
513
꽂은 칼을 다시 빼어
514
花月의 목을 베어
515
나오다가 불러 주니,
 
516
花月 어미 거동 보소.
517
홍찬 비단 치마 벌려
518
딸의 머리 받아들고,
519
德齡을 붙들고서
520
슬피 울며 하는 말이,
 
521
가련하다 花月이야!
522
불쌍하다 花月이야!
523
어미를 생각하여
524
나를 두고 네가 죽었나?
525
이런 일을 볼작시면
526
花月이는 기생이되,
527
忠孝를 겸전하니
528
후세 사람 본 받을세.
 
529
德齡이 거동 보소.
530
匹馬單騎 가는 행차
531
大功을 이루오니
532
千古에 희한하다.
 
533
평양 사백오십 리를
534
사흘 만에 득달하여,
535
소섭이 끊은 머리
536
李如松 대장 앞에
537
봉한 채로 올리오니,
 
538
李如松이 거동 보소.
539
대희하여 일어서서
540
함을 열고 헤쳐 보니,
541
소섭이 죽은 머리
542
두 눈이 끔쩍끔쩍,
543
함 안에 어린 피가
544
오히려 마르지 않네.
 
545
德齡의 손을 잡고
546
크게 칭찬하는 말이,
547
장할씨고 김장군아!
548
놀랍도다 (김장군아!)
549
범 같은 이 장수를
550
혼자 들어 잡아내니,
551
그대의 용맹 보니
552
中原에서 나셨던들,
553
용맹과 그 도략이
554
나에게서 百不이라.
 
555
이렇듯이 칭찬하니
556
德齡이 여쭈오대,
 
557
이번에 성공함은
558
장군님의 덕택이요,
559
소장 공은 아니외다.
 
560
그 이튿날 행군할 제
561
李如松은 대원수요
562
金德齡은 亞將이라.
563
십만 대병 거느리고
564
東征西伐 간 곳마다,
565
패한 것이 왜진이요
566
죽는 것이 왜졸이라.
 
567
姜弘立을 분부하여
568
삼천 병마 거느리고
569
황해도로 내려가서
570
서홍 연안 백천 막고,
 
571
金應瑞를 불러다가
572
오천명을 거느리고
573
충청도로 내려가서
574
충주읍을 구원한다.
 
575
李如松 金德齡이
576
금산진을 찾아가니
577
趙重峯은 戰亡하고,ᅟᅟᅟ(趙重峯 : 趙憲)
578
화왕산을 찾아가니
579
勸花山은 戰敗하고,ᅟᅟᅟ(勸花山 : 權應銖)
580
상주읍을 들어가니
581
鄭愚伏도 戰亡하고,ᅟᅟᅟ(鄭愚伏 : 鄭經世)
582
충청도를 찾아가서
583
탄금대를 찾아가니
584
申壯士도 간 데 없다.ᅟᅟᅟ(申壯士 : 申砬)
 
585
李如松 金德齡이
586
도처마다 왜병 치고
587
왜진을 소멸하니
588
이 해가 어느 해야?
589
갑오년(1594) 칠월이라.
 
590
영남으로 다시 내려와
591
성주 땅에 다다라서,
592
무개를 얼른 지나
593
한개 앞을 지나가니,
594
왜병이 모였거늘
595
한칼에 무찌르고,
 
596
현풍읍을 지났더니
597
왜장인 청정이가
598
오천 병마 진을 치고
599
大陣을 막았거늘,
 
600
李如松의 용맹 보소.
601
한손으로 칼을 들고
602
또 한손에 창검 들어,
603
억만 군병 적진 중의
604
나는 듯이 달려들어
605
가며 치고 오며 치니,
606
칼끝에 죽는 군사
607
몇 천 명이 죽었으며,
608
창끝에 죽는 군사
609
몇 백 명이 죽었느냐?
610
주검이 泰山 같고
611
피 흘러 江水로다.
612
대병을 거느리고
613
전라도로 내려가서
614
강진 나루 건너가니,
615
十里平沙 너른 들에
616
왜장인 평수길이
617
백만 군병 진을 치니
618
진법이 엄숙하다.
619
變化不測 測量 없네.
620
잡기가 極難하다.
 
621
李如松의 거동 보소.
622
德齡을 돌아보고
623
급히 일러 하는 말이,
624
나는 잠깐 쉴 것이니
625
김장군이 얼른 가서
626
적진을 破하여라.
 
627
德齡의 용맹 보소.
628
갑옷을 단속하고
629
투구 끈을 졸라매고,
630
三尺劍을 손에 들고
631
말머리를 두드리며,
632
진중에 얼른 들어
633
四十餘合 싸웠으나,
634
승부를 결단 못해
635
날이 이미 저물거늘,
636
본진으로 돌아와서
637
이여송과 의논하되,
 
638
평수길의 재주 보소.
639
칼을 들어 목을 치니
640
맞은 목은 그저 있고
641
곁에 있는 군사 목이
642
대신하여 떨어짐에,
643
다시 들어 목을 치니
644
수길은 간 데 없고
645
말머리만 떨어지니
646
이것이 수상하오.
647
아마도 생각하니
648
變化不測 이 아닌가?
649
변화가 무엇인가?
650
遁甲 藏身 이 아니요?
651
遁甲 藏身 저 장수를
652
어이하여 잡으리까?
 
653
李如松 하는 말이,
654
明日에 다시 싸워
655
제가 내일 싸움에서
656
遁甲 藏身 또 하거든,
657
遁甲 막을 그 法數가
658
어렵지 않고 쉬우리라.
659
遁甲을 제 하거든
660
나는 먼저 비켜서서
661
乙方으로 돌아들어
662
左便을 먼저 치고,
663
藏身을 제 하거든
664
나는 몸을 비키어서
665
丁方으로 돌아들어
666
右便을 먼저 치면,
667
제 아무리 遁甲해도
668
遁甲이 쓸데없고
669
제 아무리 藏身해도
670
藏身을 못하느니,
671
그럭저럭 들이치면
672
아니 죽고 어이하리?
 
673
德齡이 이 말 듣고
674
계교를 배운지라.
675
이튿날 접전할 제
676
德齡이 칼을 들고
677
乙方으로 돌아드니,
 
678
수길이 거동 보소.
679
어허어허 이상하다.
680
遁甲 막는 그 재주를
681
어제는 모르더니
682
오늘은 아는구나.
683
수길이 할 수 없어
684
必死로 달아난다.
 
685
덕령의 거동 보소.
686
장수 없는 저 군사를
687
한칼로 소멸하니
688
피 흘러 적지로다.
 
689
본진으로 돌아오니
690
李如松이 德齡 보고
691
칭찬하고 하는 말이,
692
아무려나 장군 용맹
693
孟賁 烏獲 다시 와도
694
장군님만 못할 것이요,
695
關羽 張飛 또 있어도
696
장군님만 못하리라.
 
697
이때가 어느 때냐?
698
정유년(1597) 팔월이라.
 
699
猛軍을 거느리고
700
팔도를 평정하니
701
이 난리가 오죽할까?
702
영해를 들어가니
703
수길이 거동 보소.
704
다 죽고 남은 군사
705
겨우 모아 오백 명을
706
屯聚하여 진을 쳤다.
 
707
李如松의 거동 보소.
708
德齡과 둘이 들어
709
수길을 찾아가니,
710
수길의 재주 보소.
711
오백 명 저 군사로
712
오작진을 치고 있네.
 
713
李如松과 金德齡이
714
오작진을 들어가니
715
수길의 陣法 보소.
716
半空中에 솟아올라
717
雲霧로 진을 치고
718
星辰으로 군사 삼아,
719
日月로 장수 삼고
720
무지개로 칼을 삼아
721
이렇듯이 하였거늘,
722
李如松은 앞에 서고
723
金德齡은 뒤를 따라
724
둘이 서로 칼을 들고,
725
雲霧中에 三壯士가
726
셋이 함께 싸울 적에,
727
이 장수를 저 장수를
728
피차 서로 분별 못해,
729
李如松은 칼을 들고
730
김장군아 어디 있나?
731
김장군은 칼을 들고
732
이도독이 어데 있소?
733
두 장수가 서로 물어
734
수길만 찾아 치니,
735
수길이 위급하여
736
도망하기 어렵도다.
 
737
雲霧가 자욱하니
738
劍光도 없어지고,
739
칼날이 서로 닿아
740
성겅성겅 하는 소리,
741
구름 속에 나는 듯이
742
순식간에 지나갈 적에,
743
아래 있는 왜군사가
744
하늘만 바라보고
745
승부를 바라더니
746
머리 하나 떨어지네.
 
747
군사들이 팔을 들어
748
머리를 들고 보니
749
왜장인 수길일세.
750
저 군사 거동 봐라.
751
오백 명 우는 소리
752
천지가 진동한다.
 
753
李如松 金德齡이
754
수길의 머리 따라
755
둘이 함께 내려와서
756
왜졸을 소멸하고,
757
팔도에 남은 군사
758
씨 없이 무찌르니,
759
삼조 팔억 나온 군사
760
한 사람도 못 살았네.
 
761
청정은 어데 가고
762
죽은 곳이 없었으니,
763
아마도 청정이는
764
고국으로 갔단 말이
765
정녕코 분명하다.
 
766
청정이 들어갈 제
767
蚌鷸詩를 지었으니
768
그 글에 하였으되,
 
769
大蚌隨陽避日寒
770
鷸禽何事怒相看
771
身離窟宅朱態損
772
足踏沙場翠翼殘
773
閉口那期開口禍
774
入頭何良出頭難
775
早知俱落漁人手
776
雲水飛潛各自安
 
777
이 글 뜻을 들어 보소.
778
蚌鷸詩가 용한 시오.
 
779
크고큰 큰 조개가
780
추운 날을 겁을 내어
781
양지를 따라 나와
782
물가에 붙었는데,
783
날아가는 저 황새가
784
무슨 일로 성을 내어
785
서로 밉게 보았는가?
786
가련할 사, 저 조개는
787
그 터를 떠나올 제
788
붉은 자태 손상되고,
789
어여쁘다, 이 황새야!
790
沙場을 밟아들 제
791
푸른 나래 쇠잔하다.
792
불쌍하다, 저 조개야!
793
입을 막고 있을 적에
794
입을 열고 화 피할 줄
795
어이 그리 몰랐으며,
796
가엽도다, 저 황새야!
 
797
들어오기 쉬운 머리
798
네 나가기 어려울 줄
799
네가 어이 몰랐는가?
800
우리 둘이 漁翁 손에
801
한가지로 떨어질 줄
802
어이 그리 몰랐더냐?
803
너는 날아 白雲中으로 가고
804
나는 잠깐 물에 가서,
805
彼此 서로 禍 피할 걸
806
어찌하다 못 하였나?
807
후회한들 쓸 데 있나?
808
둘의 목숨 그만이다.
 
809
기해년(1599)에 평정하니
810
八年風塵 이 아닌가?
 
811
李如松의 거동 보소.
812
팔 년 풍진 소멸하고
813
흉한 심사 새로 나서
814
조선 산천 둘러보니,
815
산천 정기 유명하니
816
인재가 많이 나겠구나!
817
팔도를 돌아다녀
818
名山大川 찾아가서,
819
쇠말뚝을 치켜들고
820
곳곳이 穴을 질러,
821
산맥을 끊을 적에
822
넉 달을 다녔구나.
823
넉 달을 혈을 질러
824
그 害를 의논하면
825
팔 년 풍진 더 심하다
 
826
슬프다, 조선 풍속.
827
공신 대접 허무하다.
828
팔 년 풍진 金德齡을
829
公侯 爵祿 하더라도
830
그 공을 다 못할 걸,
831
封爵은 고사하고
832
함정에 든 범이 되니
833
그 신원을 누가 할까?
834
德齡이만 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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