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우두머리 신이며 저승 세계 의 지배자. 산스크리트로 '야마(Yama)'이며, 그 음사어로는 '염마' 또는 '염마왕'이라 한다.
야마는 인도의 신화에서 유래하였고, 다음과 같은 여러 뜻이 있다.
첫째로, 오빠와 누이동생 야미가 같이 왕이 되어 오빠는 남자의 일을 다스리고 누이는 여자의 일을 다스린다는 '쌍왕(雙王)'의 뜻이다. 둘째로, 항상 고통과 즐거움이라는 2개의 보답을 같이 받는다는 '쌍세(雙世)'의 뜻이다. 셋째로, 죄인을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죄를 짓지 못하게 한다는 '차지(遮止)'의 뜻이 있다. 넷째로, 악한 사람이 왕의 말을 듣고 자기의 죄를 뉘우쳐 말다툼과 악을 그치고 고요히 쉰다는 '정식(靜息)' 또는 '쟁식(諍息)'의 뜻이다. 다섯째로, 평등하게 죄를 다스린다는 '평등왕'의 뜻이다. 여섯째로, 죄인을 묶는다는 '박(縛)'의 뜻이다.
이는 모두 살아 있는 중생의 모든 죄를 감시하고 죽은 사람의 죄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한편, 베다에서 야마는 옛날에 쌍둥이 누이동생 야미와 인류의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되었다고 하며, 그와 동시에 역시 처음으로 죽은 사람이 되어 모든 사람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죽음의 길을 개척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는 하늘에 살았고, 죽은 선조의 영혼을 다스리는 우두머리로 나타나며, 아직 죽은 사람을 심판하는 왕으로 나타나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 후에는 죽음의 지역인 남쪽 지하에 살았고, 죽은 사람들의 묘를 다스리면서 죽은 사람이 생전에 행한 일의 잘잘못을 판단하여 어떤 사람은 조상들의 영혼이 있는 곳으로 보내고 또 어떤 사람은 다시 이 세상으로 환생시키며 어떤 사람은 지옥으로 보내 버리기도 하는 공평하지만 무서운 저승의 신이 되었다.
신화에서 염라 대왕은 겉모습이 매우 위세 있고 당당하며 눈은 푸른색이나 붉은색이 감돌고 있으며 붉은 옷을 입고 해골이 장식된 지팡이와 올가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돌아다닐 때 물소를 타며 까마귀와 비둘기를 심부름꾼으로 부린다고 한다. 또 그가 다스리는 왕국은 눈이 4개 달려 있는 개 2마리에 의하여 입구가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염라 대왕은 비단 인도 신화에만 나타나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 티베트·일본 그리고 우리 나라의 불교 신화에서도 등장하는데, 역시 인도 신화의 경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으로 여겨지지만 그 중요성은 떨어진다. 불교에서는 외호신(外護神)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야마천(夜摩天)으로서는 한 천계(天界)의 왕이며, 온건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염라로서는 죽은 사람을 심판하는 판관으로 저승 세계의 왕이 되어 염마법왕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또 '악업소감의 신(惡業所感의 身)' 즉, 중생이 저지른 악한 행위로 인하여 나타난 몸이라고도 하며, 지장 보살의 화신이라고도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도교의 사상이 결합되면서 염라 대왕은 사람의 행위에 따라 재판하여 그 삶과 죽음을 다스리는 신으로 시왕〔十王〕 중 하나로 간주되었다. 우리 나라에서의 염라 대왕에 대한 인식이나 습속은 이러한 중국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