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 ~ 1988] 구소련의 정치가. 러시아의 올렌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18세에 공산당에 입당하여 스탈린의 신임을 받고 당의 고위직에까지 올랐던 소련의 저명한 정치가였다.

그는 1919년 10월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에 적군에 들어갔으며, 1920년에는 러시아 공산당에 입당하였다. 소련 내에서 혁명 전쟁이 끝난 다음 모스크바 고등 공업 학교에 입학해 1925년에 졸업하였다. 학교를 졸업한 후부터는 당 중앙 위원회에서 근무하였다. 1934년에는 당 중앙 위원회 지도당 기관부장을 역임하였다.

1930년대 후반에 있었던 대숙청 기간 동안에 그는 당 관료로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으며, 이와 같은 그의 처신은 스탈린의 신임을 받아 매우 빨리 승진하였다. 1939년에 당 중앙 위원과 당 중앙 서기국원에 임명되었고, 1941년에 당 정치국원 후보가 되었다.

그가 당 정치국원 후보가 되었던 1941년 제2차 세계 대전 중이었는데, 6월에는 소련도 독일과 전쟁 을 시작하는 등 세계 대전에 휘말리게 되었다. 이 때 말레코프는 국가 상임 위원회 워원으로 활약하면서 전쟁을 지휘하였다. 전쟁이 끝난 다음, 1946년부터는 정치국의 정위원으로 승진하고, 곧이어 당 중앙 위원회 제2 서기와 부총리로 임명되는 등 고속 승진을 하지만, 이 시기부터 그에게는 정적이 많이 생겼다. 그들 중 가장 큰 세력은 A.A. 주다노프였는데, 그는 말렌코프를 고발하여 그에게서 당직 중 하나를 박탈시키는 타격을 입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말레코프는 1952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중앙 위원회의 활동을 보고하는 기회를 잡았으며, 이를 발판으로 다시 스탈린의 부관 직책을 되찾으면서 스탈린의 유력한 후계자라는 위치를 확인하였다.

1953년 3월 스탈린이 사망하자, 그는 예정대로 각료 회의 총리직은 물론 당 서기장직에도 올라 소련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최고 지도자가 된 그는 한국 전쟁을 휴전시키고, 인도차이나 전쟁을 중지시키는 등 냉전 체제를 좀 완화시켜 보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흐루시초프와의 권력 다툼에서 패배해 몇 주 만에 당 서기장직을 빼앗겼다. 하지만 각료 회의 총리직은 한동안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총리직에 있을 때 군축과 소비재 생산을 늘리는 정책을 세우고 집단 농장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당 지도부의 반대에 부딪쳐 좌절하였다. 그 후부터는 소련 내에서 스탈린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스탈린의 신임 속에서 정치적인 성장을 하였던 그로서는 최대의 위기를 맞아, 1955년 2월 총리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1957년에 그는 V.M. 몰로토프, L.M. 카가노비치와 같은 구 정치 세력을 규합하여 흐루시초프를 몰아 내고 자신들의 정치 회복을 이루기 위해 반당 활동을 획책하였다가, 오히려 흐루시초프측의 강한 저항을 받고 반당 분자로 몰려 모든 당직에서 실각하였다.

결국 그는 1961년 공산당에서 쫓겨나, 카자흐스탄에 있는 수력 발전소의 관리인으로 일하였다. 정치적으로는 끝내 복권되지 못하고 1968년 완전히 은퇴하였으며, 그 후 30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다가 사망하였다.